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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차 안에서는 오랫동안 아무 소리도 없이, 부스럭거리며 옷을 입는 소리만 났다. 앨리스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한 뒤 옷을 바로 입고, 입술을 깨물며 진루안을 원망하며 노려보았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진루안은 지금 적어도 몇 번은 죽었을 것이다.

진루안은 이미 분노가 없어졌고 도리여 이성을 회복한 후에는 약간 후회가 되기도 했다. 자신의 분노 때문에 뜻밖에도 한 여자의 결백을 빼앗은 것이다.

앨리스의 작은 얼굴은 좀 창백했다. 그녀는 지금 머리가 멍해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내려!”

한참 뒤에 앨리스는 몸을 돌려 차갑게 진루안을 바라보며 소리를 냈다.

진루안은 앨리스를 보면서, 말이 입안에서 맴돌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는 더더욱 몰랐다. 자신은 아무리 말을 해도, 결백을 잃은 여자를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래,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지?’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찾으면 돼.”

“내가 용국으로 돌아간 후에 동강시에 있을 테니, 너는 마영관에 와서 나를 찾으면 돼.”

“네가 복수해도 돼, 난 너를 기다릴게.”

“오늘…… 오늘 일은 내 잘못이야, 나는 너의 모든 벌을 받겠어.”

진루안은 앨리스를 보고 조용히 말했지만, 앨리스는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진루안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앨리스에게 알려주었고, 앨리스가 들었는지도 모른 채 씁쓸하게 웃으며 차문을 열고 나갔다.

진루안이 차에서 내리자 앨리스는 차를 몰고 ‘윙’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속도가 유난히 빨라서, 마치 현을 떠난 화살과 같았다.

진루안은 그녀의 기분이 필연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마음도 마찬가지로 좋지 않았다.

일이 끝나고도, 자신이 왜 얼떨결에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진루안은 자신에게 매섭게 뺨을 때렸다. 이것은 자신이 처음으로 개망나니나 하는 짓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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