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그 하버그룹이 바로 우리 가문의 기업이야.”“그래서 경아 후배, 우리 이번에 식사를 하면서 일 얘기를 좀 하자. 안 될 게 뭐 있어?”채경전의 얼굴에는 자신감의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서경아는 절대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느꼈다. 일단 사업상의 일에 관련되면, 서경아는 전형적인 사업가다.그리고 서화그룹은 최근 줄곧 이 항구그룹과 담판을 벌이고 있지만, 진도가 썩 순조롭지 못했다.서경아도 이에 대해 훤히 알고 있었다.이제 채경전의 말은 채경전이 협력의 돌파구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그런데 시간이...’서경아는 벽시계의 시간을 보니 벌써 9시가 넘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이성의 남자와 밥을 먹으러 나간다는 게...’“만약 정말 불편하다면, 회사 사람을 부를 수 있어, 어때?”채경전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채 말하면서 서경아를 바라보았다.채경전의 말을 들은 서경아는 자기도 모르게 눈앞이 환해졌다.‘확실히 회사 사람들을 부르면 걱정을 할 필요도 없고, 소문도 나지 않을 거야.’“잠깐만요!” 서경아는 미안한 표정으로 채경전을 쳐다본 뒤 내부 전화로 전화를 걸었다.“보안책임자 양호석하고 비서실 이태경을 내 사무실로 오라고 해!”“좋아요!”서경아는 전화로 회사의 보안책임자 양호석와 비서실의 이태경을 오라고 했다.회사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양호석와 이태경이 동반하면, 서경아도 더는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특히 안보책임자 양호석은 진루안과의 관계가 좋았다.만약 어떤 상황이 이상한 점이 있다면, 양호석은 가장 빠른 시간내에 진루안에게 연락할 수 있다.“대표님, 저희를 부르셨습니까?”1분도 지나지 않아서 양호석과 이태경이 사무실에 나타났다.양호석은 일찍이 보안팀장이었는데, 한 번의 우연한 계기로 보안책임자가 되었다.이태경은 바로 서화그룹 비서실의 큰 비밀 무기로 모든 비서의 훈련을 전문적으로 책임진다. 동시에 퇴역한 병왕이기도 하다.양호석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모두 군부에서 물러난 병왕이었다.
채경전의 웃음은 따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신사적이어서 불편한 점은 조금도 없었다.그러나 이렇게 너무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서경아는 채경전에 대해 약간의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한 남자가 자신의 나쁜 면을 모두 거두어들일 때, 단지 두 가지 목적만이 있다.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을 증명하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너와 같이 자고 싶다는 것이다.서경아는 이에 대해서 훤히 알고 있다.진루안과 채경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진루안은 여태까지 자신의 결점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수시로 자신의 결점을 드러내서 더욱 진실감을 느끼게 했다. 그것은 생동적인 남자이지 채경전처럼 자신을 꾸미고 난 뒤의 거짓이 아니다.그러나 서경아가 식사를 하기로 약속한 것은 단지 합작을 위해서일 뿐이다.“대표님, 가셔도 됩니다!”양호석이 앞으로 다가와 서경아를 힐끗 보면서 언질을 주었다.양호석의 이 말 뜻을 알아들은 서경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요, 그럼 가요.”채경전의 안색은 아주 좋지 않았다. 자신은 여태까지 성질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다만 이곳에서는 반드시 신사인 척해야 했다. 그런데 양호석이 여러 차례 자신의 말을 가로채자, 마음속에 이미 화가 난 것이다.그러나 전력을 다해서 화를 억눌러서 곧 정상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서경아를 바라보며 말했다.“경아 후배, F국 요리를 먹는 건 어때?”“아무거나요!” 서경아는 고개를 저으면서 무엇을 먹든 개의치 않았다. 자신이 마음에 두는 것은 단지 담판일 뿐이다. 그 외에는 어떤 것이든지 다 상관이 없었다.채경전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약간 암울한 기색을 띠었지만 곧 자연스럽게 회복되었다. 재차 서경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F국 요리를 먹자. 동강시에 F국 요리 전문 음식점이 있는데 아주 괜찮아.”“그럼 가요.” 서경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사무실 밖으로 걸어갔다.양호석과 이태경이 뒤에 바짝 붙어서 채경전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았다. 채경
그러나 이 F국 요리 음식점에서 고급스러움은 모두 서양의 얼굴이고, 원래의 F국 요리의 맛을 의미한다.F국인 일색의 종업원들이 모든 손님을 접대한다.“안녕하세요, 예약이 있으신가요?”서빙 복장을 한 F국 사람 얼굴의 금발에 푸른 눈의 남자가, 웃음기를 띤 채 F국의 말로 예약을 했는지 물었다.서경아와 채경전에게 있어서 F국어는 모두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들이 예전에 유학했던 곳이 바로 F국이기 때문이다.채경전도 이때 F국어를 사용하면 순진한 척할 수 없었다. 필경 서경아는 자신의 F어보다 더 실력이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러 F국어를 드러내는 건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는 것이다.“예약은 하지 않았습니다!”바로 그때, 예상치 못하게 양호석이 먼저 미소를 지으면서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서양 남자를 향해 대답해서, 서경아와 채경전을 놀라게 했다.비서실의 고위 간부인 이태경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양호석을 바라보았다. 이태경의 눈에는 이 양호석은 무식쟁이이기 때문이다. 양호석이 비록 보안 책임자라고 해도 결국 좀 듣기에 좋지 않은 표현을 쓰자면, 바로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팀의 두목에 불과하다.그러나 이런 보안팀의 두목이 F국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믿기 어려웠다.“F국 말을 어떻게 알아요?” 서경아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양호석을 바라보며 주동적으로 한마디 물었다.F국어를 할 줄 아는 양호석과 F국어를 할 줄 모르는 그는 전혀 가치가 다르다.양호석이 외국의 언어를 알고 있다면, 서화그룹에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양호석이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질 것이고, 또한 보안팀의 두목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대표님, 저도 공자 앞에서 문자를 썼을 뿐입니다. 다만 예전에 교육을 받을 때 한동안 배운 적이 있습니다!”어수룩하게 머리를 긁적거리던 양호석은 좀 쑥스러워하면서 웃었다.필경 자신은 서 대표가 F국의 수재 유학생이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서경아 앞에서 F국어를 말하는 것은 확실히 공자 앞에서 문자 쓰
채경전은 식당 안쪽 구석의 자리를 가리켰다. 그곳은 한적해서 방해하는 사람도 없었고, 게다가 모퉁이에 있는 곳이어서 무엇을 해도 편리했다.물론 이것은 채경전의 입장에서 말한 것이다.서경아는 채경전의 이런 작은 수작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요!”표정이 굳어진 양호석이 경계하면서 채경전을 쳐다보았다.일찍이 특전사 후보 병사였던 자신이 그 자리를 선택한 채경전의 계략을 발견하지 못할 리가 없다.‘그 위치는 뒷문 근처에 있지만. 구석진 곳이라 조용했고 모퉁이에 있어서 방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전략적으로 고려하거나 노선의 계획에 있어서는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어.’‘물론 이것은 채경전의 나쁜 마음을 가리키기에 가장 좋은 예야’“저는 여기에 앉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양호석은 한쪽의 위치를 가리켰다. 그곳은 손님들이 모두 지나가는 공개적인 장소로 정문에서도 가까워서 무슨 꿍꿍이수작을 부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의아하게 양호석을 쳐다본 서경아는, 양호석의 뜻이 무엇인지도 알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그래요, 바로 여기...”“서 대표, 내가 만약 하버그룹 회장의 신분으로 당신과 담판한다면, 서 대표는 이 소란스러운 곳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거야?”서경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채경전이 바로 무례하게 말을 끊었다. 굳어진 표정을 하고 서경아에게 물었는데, 말투도 처음으로 날카로워졌다.그 말을 들은 서경아는 약간 놀란 기색을 드러냈지만, 곧 채경전의 뜻을 깨닫고 웃으며 말했다.“이왕 이렇게 된 이상 안쪽에 앉도록 하지요.”“서 대표님, 안돼요...”서경아가 승낙하는 걸 들은 양호석의 표정이 갑자기 크게 변하면서 제지하려고 했다.“당신은 서 대표의 큰일을 망치려는 겁니까?”그러나 양호석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채경전이 차갑게 경고 한마디를 내뱉고서 이미 안쪽으로 걸어갔다.“너...” 양호석은 주먹을 꽉 쥔 채 노기등등한 얼굴로 노려보았지만, 채경전은 이미 몸을 돌려 간 뒤였다.“됐어요. 그렇
“쥐꼬리 만한 채씨 가문도 감히 끼어들었어. 정말 죽고 싶은 거지!”진루안은 경도 채씨 가문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특별히 사람을 파견해서 한 번 알아보았다. 마지막에 모인 정보에 따르면 이 채씨 가문은 경도 안에서 관계 쪽으로 진출한 가문이 아니다. 즉, 그는 권문세가나 장군의 가문이 아니라 단지 호족일 뿐이다.당연히 부와 세력을 갖춘 호족이라고 하기에는 정확하지 않았다. 돈이 좀 있는 가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이런 가문은 동강시에 두면 큰 가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그러나 경도 안에서는, 이런 가문은 수많은 가문들 중에서 정말 보잘것없고 미미한 작은 가문에 불과했다.“나는 오히려 누가 채씨 가문이라는 이 바둑돌을 빌어서 나를 상대하는가를 봐야겠어.”진루안은 냉소를 연발했다. 전혀 지나치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지만, 이 일이 필연적으로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서경아의 사업에서의 적은 이렇게 상대하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서경아와 나의 관계를 알고 있는 내 원수가, 서경아를 상대해서 나를 격노하게 만들고 내생각과 이성을 교란해서 최종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거야.’‘그러나 애석하게도 가장 큰 문제는 상대방이 잘 고려하지 않았다는 거야. 어떤 일을 하든 내가 장님이나 귀머거리가 아닌데 상대방이 만지작거리고 계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 내 수중의 정보 시스템이든 인맥 자원이든 모두 상대방이 목적을 달성하는 걸.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거야.’‘오히려 이런 방법은 농담일 수밖에 없어. 다만 이 농담이 도대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가늠할 수 있을 뿐이야.’천천히 식당 안으로 들어간 진루안은 마주 오는 서양인 웨이터를 만났지만, 웨이터가 말을 하기 전에 바로 자리에 앉은 진루안이 메뉴 위의 음료를 가리켰다.서양인 종업원은 진루안이 이러는 것을 보고도 더 이상 묻지 않고 가 버렸다.진루안은 고개를 살짝 젖히면 모퉁이에 있는 서경아를 볼 수 있지만, 채경전은 전혀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설령 이쪽을 보더라
“후배는 지금 확실히 하버그룹의 운송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식품 산업의 판매 경로를 확장해야 해.”“과거에는 서화그룹의 식품이 내수에 그쳐서 용국의 각지에만 판매되었지만, 지금은 서화그룹이 한 걸음씩 커졌어요. 우리는 식품을 부근의 몇 나라에 판매할 계획이에요.”“그렇게 하려면 당연히 페리 운송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선배의 하버그룹이 가장 좋은 선택 대상이지요.”“하버그룹의 작년 운송 마일리지는 5백만 해리에, 운송 능력은 5천만 톤을 넘었어요. 운송 능력은 용국 전체에서 5위 “채 선배, 만약 계약 조항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수정할 수 있습니다!”서경아는 극히 진지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말하면서 채경전을 바라보았다. 이는 완전히 공적인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는 태도로서 사사로운 정을 이야기할 의사는 조금도 없었다.이 말을 들은 채경전의 표정이 조금씩 엄숙해졌다. 마음은 약간 불쾌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도리어 계속 웃으면서 말했다.“하하, 경아 후배는 역시 여장부야. 사업 얘기를 할 때는 정말 말과 행동이 사리에 들어맞아.”“경아 후배가 본론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이야기해 보자!”“다만 우리 회사의 일부 비밀과 관련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당신들 두 분은 양해해 주세요...”이렇게 말한 채경전은 미안한 표정으로 서경아의 양 옆에 호법처럼 앉아 있던 이태경과 양호석을 바라보았다.그의 말은 이미 명백했다. 다음에 이야기할 내용은 쌍방 회사의 핵심 기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당신들이 여기서 듣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드시 먼저 일어나야 한다.이태경은 채경전의 말을 듣고 나서 별로 생각하지도 않고 의자에서 바로 일어섰다.회사의 비밀은 당연히 외부인에게 언급할 수 없기 때문에, 이태경은 채경전의 염려를 잘 이해했다. 그러나 양호석이 채경전이라는 이 자식은 틀림없이 좋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 ‘어떤 나쁜 마음으로 서경아에게 수작을 부릴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이 자식의
“선생님, 주문하신 요리와 와인이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이때 서양 얼굴의 두 종업원이 F국의 요리와 와인 한 병을 들고 올라왔다. 요리와 와인을 테이블 위에 놓고 채경전에게 한 번 보라고 표시했다.채경전은 차려진 F국의 음식을 바라보며 얼굴에 미소가 더 많아졌다.와인 뚜껑을 열고 직접 서경아에게 술 한 잔을 따른 채경전이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경아 후배, 우리가 캠퍼스에 있을 때의 우정을 위해 건배하지!”“그때의 파릇파릇하던 시절을 돌이켜보자, 어때?”채경전은 미소가 가득한 표정으로 서경아를 바라보면서 먼저 와인잔을 쥐고 건배를 제의했다.서경아는 원래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채경전의 이유는 충분했다. 만약 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채경전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된다. 이는 다음의 담판에 불리했다.이렇게 생각한 서경아는 마음속으로는 어쩔 수 없이 한숨만 쉬었지만,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를 담고 건배를 하면서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텁텁한 입안에 와인이 들어가자 감칠맛이 무궁무진한 특별한 향이 났다. 약간 매운 맛이 좀 있지만 좋은 와인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이 한 잔은 우리 각자의 미래를 위해서야. 반드시 휘황찬란하게 출세할 거야 건배!”채경전은 서경아가 와인을 마신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뻐하면서 다시 서경아에게 술을 권했다. 또 마실 만한 충분한 이유도 가지고 있었다.서경아는 채경전이 끊임없이 자신에게 술을 먹이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미안하지만 선배, 우리는 여전히 담판을 위주로 해야 해요. 술을 마시는 이런 일은 술자리로 돌려야 하지 않겠어요?” 서경아는 비록 채경전이 이미 최선을 다해서 겸손과 예의를 보였다 해도, 채경전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그러나 서경아의 눈에는 정말 지극히 거짓된 연기였다. 이런 남자는 자신도 너무나 많이 접했었다. 진루안과는 전혀 비교할 수가 없다.만약 합작 때문이 아니었다면, 오늘 밥을 먹으면서 틀림없이 채경전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을 것이다.채경전은 지금도 욕심
“당신의 이름은 이태경인가요?” 진루안은 이태경의 긴장을 알아차린 듯 먼저 물었다.이태경의 표정이 굳어졌다. 잔뜩 긴장해서 일어서서 대답하려고 했다. 그러나 진루안은 이태경을 의자에 눌러 앉게 하고서, 웃으면서 말했다.“일어날 필요 없어요. 나는 당신의 상사도 아니고 당신의 월급도 깎지 않아요. 뭘 걱정하는 겁니까?”“진, 진 선생님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저, 저는...”이태경의 얼굴에는 눈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긴장이 가득했다. 이치대로라면 자신은 비서실의 고위 간부다. 평소에 시의 대신들을 상대해도 줄곧 침착했다. 그러나 이번에 진 선생님을 보자 마음가짐을 평온하게 할 수 없었다. 아마도 진루안의 행적이 너무나 무서웠을 것이다.아무튼 이번에 이태경은 머릿속에 진루안의 대단함을 가득 생각했고, 당연히 진루안의 질문에 대답할 때 유난히 긴장한 것이다.“내 일을 하나 좀 도와주세요. 일이 성사되면 없어서는 안 될 좋은 점이 있을 겁니다!”이태경이 정말 긴장한 것을 본 진루안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이태경은 안색이 좋아졌다. ‘진 선생님이 말한 좋은 점은 일반적인 좋은 점일 수가 없어.’‘그리고 내게 일을 맡긴 건 내가 진 선생님의 도구가 되었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겠어?‘진 선생님의 도구가 된다면, 단 한 번이라도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일이야.’‘결국 큰 인물의 수중에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 우수함을 증명하는 거야.’이렇게 생각한 이태경은, 그다지 긴장하지 않고 기대하는 표정으로 진루안을 바라보았다.이태경의 이런 모습을 보고 진루안도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타일러도 소용이 없으니 차라리 직접 일을 시키는 것이 나을 거야.’“이 쪽지를 저 채경전의 손에 갖다 주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요!”진루안은 말을 하면서 주머니 안에 있는 쪽지를 꺼내 이태경에게 건네주었다.이태경은 조심스럽게 진루안의 손에 있는 쪽지를 받은 후 얼른 일어나 모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