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보니 저녁 12시가 되었다.강서준이 분부했다.“펜과 종이가 필요해. 내가 적어줄 테니 바로 준비해줘.”흑뱀이 지시를 내렸다.“펜과 종이를 가져와.”인피가면을 만들려면 일부 재료와 약재가 필요했다. 흑뱀이 종이에 적힌 재료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약재는 어디에 쓰려고?”“묻지 말고 가서 준비해. 시간 없어.”흑뱀이 지시를 내렸다. 준비하는 사이 강서준은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다.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필요한 재료를 모두 눈앞에 가져왔다.강서준은 서둘러 인피가면을 만들고 약재를 찧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벽 4시까지 바쁘게 보냈다. 날이 밝기까지 두 시간이 남았다.강서준은 기지개를 펴며 밖으로 나갔다. 밖에 킬러들이 앉아 있었다.오늘 같은 중요한 날에 마을이 포위될 수 있다는 생각에 밤새 자지 않은 것이다.강서준이 집안에서 나오자 킬러들이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문턱에 털썩 앉은 강서준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봤다.“이젠 같은 편이니까 긴장들 빼. 우리 수다나 떨자고.”“당신과 할말이 없어.”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사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얼굴에 물감을 칠해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강서준이 인피가면을 만들 때 강은미에게 연락해 킬러 리스트 상위권에 속하는 킬러들의 정보를 알아냈다.방금 먼저 입을 연 젊은 남자의 차림새만 봐도 알 수 있다.진짜 이름은 모르지만 별명이 ‘한밤의 남풍’, SSS급 킬러, 순위는 5위로 실력이 막강하다.강서준이 싱긋 웃었다.“한밤의 남풍. 킬러 순위 5위 맞지?”“흥.”한밤의 남풍이 콧방귀를 뀌었다.강서준은 눈앞의 킬러들을 보며 웃었다.“강중에서 탈출하는 게 위험한지는 알고들 있어? 지금 소요왕이 강중을 지키고 5개 도시도 봉쇄했는데 들어오긴 쉬워도 빠져나가긴 어려울 거야. 흑뱀은 너희들을 포기했어.”강서준이 무심하게 말했다.“생각도 못했겠지. 흑뱀은 애초부터 너희들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어. 이번 작전에서 나를 죽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란 말이야. 블랙
강서준은 힘을 줘서 말했다.“새끼야,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냐?”“알아듣게 말해.”“빙빙 돌리지 말고 직방을 날리라고.”킬러들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씩 했다.강서준이 피식 웃었다.“간단해. 너희들이 돈을 원한다면 나도 줄 수 있다는 말이야.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면 그렇게 해 줄게. 다만 더 이상 킬러가 되지 않고 나를 따른다면 너희가 바라는 것을 다 줄 수 있어. 중요한 건 이곳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다는 거지.”강서준이 드디어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생각해 봐. 참, 날이 밝기까지 두 시간 남았어. 시간 없으니까 빨리 결정해.”말을 마친 강서준은 집안으로 들어갔다.밖에서 킬러들이 침묵하고 있다. 강서준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암살이라면 식은 죽 먹기지만 군부대를 상대하라면 승산은 없다.소파에 앉은 강서준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가 들어왔다. 눈을 살짝 떠보니 검정색 외투를 걸친 남자였다.나이는 대충 40대 초반, 피부가 검은 걸 보니 공사장에서 일하다 탄 것 같았다.“흑룡, 너에게 귀순하고 따른다.”강서준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별명은 ‘포악한 중년’, SSS급 킬러, 킬러 순위 6위다.이렇게 빨리 귀순할 줄은 몰랐다. 강서준은 포악한 중년에게 방금 전에 만든 알약을 건넸다.그것을 보던 킬러가 인상을 찌푸렸다.“이건 또 뭐야?”강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독약. 아직은 너희들 믿을 수 없으니까 독약으로 통제하려고. 진짜 내 말을 잘 들으면 해독약을 줄 거야. 반항하면 뭐 죽는 거지. 그러니 생각 잘 해. 난 강요하지 않는다고.”포악한 중년이 살짝 망설이더니 강서준이 건넨 알약을 삼켜버렸다.그리고 이렇게 말했다.“난 2조가 필요해. 내게 2조를 준다면 남은 생은 너를 위해 일 할게.”“문제없어.”강서준이 웃었다.2조? 사비를 털어서 줄리가 없다.흑뱀이 이미 2조를 준다고 약속했으니 킬러들을 수복한다면 흑뱀에게서 돈을 뜯어낼 생각이다.“쉬고 있어.”강서준이 손을 저었다.“알
흑뱀은 소파에 앉아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다.그 옆에는 킬러 한 명이 서서 무언가 보고했다.“보스, 흑룡이 이미 킬러들을 수복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흑뱀의 표정이 굳어버렸다.‘무서운 자식.’킬러 리스트 상위권에 속한 킬러들은 모두 무섭고 잔인했다. 킬러들을 고용하기 전에 2조를 준다고 약속하지 않았다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강서준이 그런 해괴한 방법으로 쉽게 수복하다니 정말 대단한 인간이다.“신경 쓰지 마.”흑뱀이 손짓을 했다.보스만 구할 수 있다면 강서준이 누구를 수복하든 누구를 끌어들이든 상관없었다.독보운이 블랙 진을 세운 후,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30년 간, 독보운이 손에 넣은 재물만 해도 한 나라를 상대할 정도다. 하지만 잡히는 바람에 돈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누구도 그 돈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흑뱀은 이 돈을 손에 넣는다면 거하게 도박을 치르고 싶었다.그러니 블랙 진을 강서준에게 넘긴다고 해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그 돈은 20조 30조 금액이 아니다. 이 정도 금액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니까.“됐어. 나가서 애들한테 전해. 무기를 잘 숨기고 평범하게 보여야 한다고. 곧 해가 뜨니까 절대 이상하게 보이면 안 된다고 말해줘.”“네.”……옆방에서 강서준은 눈을 감고 흑뱀의 진정한 목적이 뭔지 생각하고 있다. 보스 독보운을 구하면 블랙 진을 넘긴다는 말이 왠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도대체 뭘 위해서지?’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마땅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았다.강중에 흑뱀을 유인한 것은 오로지 킬러를 수복하기 위함이다.목적을 달성했으니 블랙 진의 보스라는 허무맹랑한 자리는 무시해도 된다.‘그렇다면…’그때 강서준이 눈을 번쩍 떴다.‘흑뱀은 속이 너무 깊어 알 수 없으니 절대 독보운을 보내면 안 되겠군. 아니면 화근이 될 거야.’강소준이 심호흡을 마셨다.한 편, 김초현은 이미 무사히 집에 도착하고 서청희도 뒤를 따라왔다.서청희는 지금 김초현과 함께 있었다.김초현이 근
같은 시각, 마을에서 수천 미터 떨어진 곳에는 집 한 채가 덩그러니 있었다.흑뱀은 해가 뜨기 전에 벌써 이곳에 도착했다. 이때 휴대폰이 울리고 그는 전화를 받았다."독보운은 이미 약속했던 마을로 보냈어."흑뱀이 되물었다."매복은 없고?""절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흑뱀이 전화를 끊고는 또 다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마을 밖으로 나가 봐."연락을 받은 흑뱀의 부하들은 가짜 강서준을 데리고 마을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 주차되어 있는 한 자동차 옆에는 낯선 남자가 서있었다.부하들은 총구로 가짜 강서준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한 중년 남자가 나서서 낯선 남자를 훑어보며 물었다."우리 형님은?""네가 흑뱀이야?""그래."확인을 거친 낯선 남자가 차 문을 열었다. 차의 뒷좌석에는 머리에는 보자기를 쓰고 사지는 쇠사슬에 묶인 남자가 있었다. 죄수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탓에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는 없었다."형님."가짜 흑뱀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멈춰."낯선 남자가 총을 꺼내 죄수복을 입은 남자를 향해 겨눴다."사람을 데려왔으니 흑룡을 내놔라."가짜 흑뱀이 신호를 주자 부하들이 가짜 강서준을 데리고 나왔다.이때 가짜 흑뱀이 총을 꺼내 가짜 강서준의 머리를 향해 발사했다.가짜 강서준은 바닥으로 쓰러지더니 이내 생기를 잃었다.가짜 흑뱀이 덤덤하게 말했다."애초에 흑룡의 머리로 우리 형님을 교환하기로 했으니 머리는 직접 베어가도록 해. 그리고 형님을 풀어주고 우리가 사용할 헬기도 준비하도록."이 말을 들은 낯선 남자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보스, 흑룡이 죽었습니다."그러자 그의 이어폰에서는 말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자세히 볼 수 있게 다가가.""네."낯선 남자가 가짜 강서준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몸에는 소형 카메라가 있었다.가짜 강서준이 피바다에 쓰러진 장면은 카메라에 선명히 담겼다.강중의 모 밀실에서.천자는 화면을 통해 피바다에 쓰러진 강서준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며 지시를 내렸다."
머리에 총구가 닿은 이상, 흑뱀은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제아무리 킬러 순위 2위에 1:1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최강자라고 해도 말이다."이건 또 무슨 뜻이지?"흑뱀이 어두운 안색으로 소리를 질렀다."나는 너에게 솔직하게 대했어. 심지어 블랜 진의 보스 자리까지 제안했다고. 그런데 네가 감히 나를 배신해?"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는 너를 믿을 수 없어. 네가 하도 얍삽해서 말이야. 강중에 도착한 순간부터 나를 골 먹일 생각 밖에 안 한 주제에 나를 무기로 써먹으려고 해?""아니야!"흑뱀은 큰소리로 말했다."이번만큼은 진심이었어. 나는 나를 키워준 형님을 구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형님이 없었더라면 나는 진작에 죽었어. 그러니 나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형님을 구할 거야.""죽여."강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흑뱀은 막심한 공포를 느꼈다.킬러 순위 2위에 있는 그는 단 한 번도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었고 죽음에 대한 인식 또한 없었다."내가 엄청난 정보를 알고 있어. 내 목숨과 바꾸기에 아주 충분할 거야.""그래?"강서준이 멈춰 서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흑뱀을 향해 몸을 돌렸다."그럼 말해 봐."흑뱀은 황급하게 말하기 시작했다."우리 형님, 즉 독보운이 블랙 진의 창시자야. 30년 전, 형님은 천하의 자산을 귀속했고 웬만한 나라보다 부유해졌어. 또 대하 경내에 밀실을 지었는데 모든 자산을 그 안에 숨겨뒀다고 해.""나는 관심 없는 이야기야."강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나는 형검을 갖고 있는 남황의 흑룡이었어. 그런 내가 돈이 모자랄 거라고 생각해? 아무리 많은 돈도 나에게는 길고 짧은 숫자에 불과해."조바심이 난 흑뱀은 바로 이어서 말했다."밀실에 있는 물건은 돈이 아닌 황금이야. 비싸고 귀할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까지 갖고 있는 장식품이라고."강서준은 단호하게 몸을 돌렸다.탕!불량소녀는 강서준이 몸을 돌린 순간 방
천자는 소형 카메라를 통해 집 안에 있는 흑룡을 발견했다. 그는 분노에 차서 욕설을 내뱉었다."이놈의 흑뱀이 감히 나를 놀려?""형님, 이제는 어떻게 할까요?"중년 남자의 부하가 다가와서 물었다.바로 이때 멀리서 또 한 무리의 사람이 다가왔고 커다란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무기를 내려놓고 바닥에 무릎 꿇어."수 백 명의 군인들은 몸을 돌리자마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발견했다. 전신 무장한 상대를 보고 군인들을 안색이 변했다.그들은 다름 아닌 강서준이 남황에서 데려온 흑룡군이었다.강서준은 어젯밤 흑룡군을 데려오라고 무영에게 알렸다. 그렇게 이곳으로 오게 된 흑룡군은 알맞은 타이밍을 기다리며 잠복하고 있었다.무영은 강서준을 향해 걸어왔다."보스.""그래."강서준은 작게 머리를 끄덕였다.강중의 모 밀실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천자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애써 진정을 하며 이렇게 지시를 내렸다."상대는 강서준이 남황에서 데려온 흑룡군이야. 일단 충돌을 일으키지 말고 네가 소신껏 해결해."천자는 말을 끝내자마자 밖으로 나가버렸다.강서준은 자신을 포위한 군인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교토의 근위 적염군인가?"중년 남자가 걸어와서 경례를 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저는 적염군의 부용수입니다. 흑룡 님이 납치당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구하러 왔습니다. 괜찮으십니까?"강서준은 덤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 나를 구하기 위해 군대까지 보낸 천자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이곳의 뒷정리는 너희들에게 맡기지."강서준은 밖으로 나왔다.강서준이 수복한 킬러들도 뒤따라 나왔다. 그들은 자신이 강서준에게 수복했음을 감사히 여기고 있었다. 안 그러면 오늘을 넘겨 살지 못했을 것이다.흑룡군에... 적염군에... 목숨이 10개라 해도 이곳에서 살아 나가기는 어려웠다.강서준은 미리 준비되어 있던 차의 뒷좌석에 올라탔다.차에 함께 올라탄 무영이 그에게 담배를 건네며 물었다."보스, 저 자식들을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에요? 만약 미리 대비를
강서준은 금세 강중으로 돌아왔다.강중으로 돌아온 그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킬러들을 데리고 지하 정보망 본부가 위치한 교외의 수리 공장으로 왔다.수리 공장 깊은 곳의 밀실에서.강서준은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가 수복한 킬러들은 바로 옆에 서있었다.강서준은 그들을 찬찬히 훑어봤다.킬러 순위 3위인 불량소녀.킬러 순위 4위인 방탕한 유랑자.킬러 순위 5위인 한밤의 남풍.킬러 순위 6위인 한밤의 포악한 중년.킬러 순위 7위인 저승사자.킬러 순위 9위인 전갈.킬러 순위 10위인 데드 댄스.킬러 순위 10위 안에서 이미 죽은 흑뱀과 1위인 킬러의 제왕 빼고는 전부 수복된 셈이었다."흑룡, 우리한테 2조 원을 주기로 했던 약속을 잊지 마."킬러 순위 4위인 방탕한 유랑자가 입을 열었다.다른 킬러들도 강서준을 바라봤다. 왜냐하면 그들도 돈을 위해 수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만약 돈이 없었더라면 그들은 목숨을 잃더라도 뜻을 굽히지 않을 사람들이었다.강서준은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내가 주겠다고 승낙한 건 절대 잊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야. 너희들한테 큰돈을 줘 봤자 쓸모도 없을 테고. 내가 일단 선불로 200억을 주고 나머지는 월급의 형식으로 주는 건 어때?"2조는 절대 작은 숫자가 아니었다. 7명 분의 2조를 전부 합하면 14조나 달했다.강서준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QS그룹이 한창 돈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네가 감히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쳐?"킬러 순위 7위인 저승사자가 화를 내면서 말했다.저승사자는 40대 남자였다. 그는 각진 얼굴형에 진한 눈썹을 갖고 있었다.저승사자는 돌연 총을 뽑아 들어 강서준을 향해 겨눴다."오늘 당장 2조를 입금하지 않으면 죽을 줄 알아."저승사자를 힐끔 쳐다본 강서준은 어두운 안색으로 손을 들어 은침을 뿌렸다. 은침은 정확히 그의 손목에 꽂혔다.갑작스러운 손목 통증에 저승사자는 총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강서준은 계속해서 지시를 내렸다."문화 거리의 천자 1호 골동품 가게를 예의주시해. 남황 난서왕 고대 유적지의 금고에 대한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 줘.""네.""그리고 이곳으로 데려온 킬러들을 조사해 봐. 가능하다면 가족들도 전부 강중으로 데려오고 집이랑 일자리도 찾아줘. 가족들이 강중에 있어야만 말을 들을 것 같아.""알겠습니다."무영은 머리를 끄덕였다.지시를 끝낸 강서준은 밖으로 나왔다.강서준은 나오자마자 지프차 한 대와 마주쳤다. 차 유리가 내려가고 소요왕이 얼굴을 내밀며 손을 흔들었다.강서준은 걸어가서 차에 올라탔다.소요왕은 담배를 건네며 물었다."어젯밤에는 괜찮았어요?"강서준은 담배를 받아 들며 미소를 지었다."안 괜찮았으면 제가 이곳에 있겠어요?""적염군이 출동했어요."소요왕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어젯밤 적염군이 헬기를 타고 강중으로 왔고 죄수도 데리고 왔더라고요. 그 죄수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겠고 물어볼 자격도 없어서 그냥 내버려 뒀어요.""맞아요."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미 만난 적 있어서 저도 알고 있어요. 만약 적염군이 신분을 밝히지 않았더라면 흑룡군에 제압당했을 거예요."이 말을 들은 소요왕은 깜짝 놀랐다.하지만 강서준은 그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놀랄 필요 없어요. 천자는 블랙 진을 이용해서 저를 죽이려 했고, 블랙 진의 흑뱀은 저를 이용해서 천자한테 있는 독보운을 데려올 생각이더라고요. 아무튼 제가 이미 흑뱀 놈을 죽여버렸어요."강서준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소요왕은 여전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물었다."상대가 천자인 건 확실해요?"강서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천자 말고 또 누가 독보운이라는 고수를 잡을 수 있고, 또 적염군을 출동 시키겠어요?""천자가 벌인 일을 대하 왕은 알아요? 아무리 이직을 했다고 해도 흑룡 시절에 쌓은 공적이 얼만데..."강서준은 손을 흔들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저를 없애는 게 대하 왕의 계획 중 하나일 수도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