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태도는 처음에 데릴사위로 들어왔을 때와 완전 딴판이었다.지금은 마치 하느님을 모시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강서준은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김초현이 팔을 당겨 별장으로 들어가 봤더니 거실 테이블이 부러지게 음식을 차려 놓았다.김천용이 지팡이를 집으며 분부했다.“얼른 내가 소장한 술을 갖고 오거라. 오늘은 실컷 마셔야겠다.”“저는 피곤해서 올라가서 쉴게요.”강서준은 김천용을 보며 한마디하고 바로 돌아서 방으로 들어갔다.“,,,”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강서준이 방문 닫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하연미가 김초현에게 다가가 물었다.“초현아. 무슨 일이야? 서준이 기분이 안 좋은데?”“피곤해서 그러겠죠.”김초현이 설명했다.“그동안 해결할 일들이 많아서 제대로 자지 못했거든요. 먼저 드세요. 제가 올라가 볼게요.”김초현도 방으로 올라갔다.남은 식구들은 서로 멀뚱히 쳐다보았다.강서준을 환영하려고 몇 시간이나 지지고 볶으면서 준비했는데 한 입도 먹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김초현이 방에 들어갔을 때 강서준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테이블에 진사검을 올려놓고 베란다로 나갔다.강서준의 뒤에서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등에 댔다.“여보, 이 집에 있기 싫으면 우리 나가서 살아요.”김초현은 가족들이 강서준에게 무슨 짓들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정말 피곤해서 그래요.”강서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당신 가족들을 만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알아요.”김초현이 꼭 껴안더니 강서준을 돌려세워 까치발을 들고 입을 맞췄다.오늘 김초현은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두 사람은 키스를 하다 어느새 샤워실까지 들어갔다.샤워를 할 때도 두 사람은 꼭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강서준은 밥도 먹지 않고 김초현과 방에만 있었다.간만에 김초현이 열정적으로 다가와 매우 흡족했다.서로의 욕정을 채운 후 끌어안고 잠들어버렸다.깊은 밤.강중 송나나 별장 밖에 세 남자가 인기척도
서청희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서 전등을 켰다.하지만 전등을 켠 순간 혈점을 찍혀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보스. 이 여자 예쁜데요?”“강서준의 첫사랑이자 애인이다. 지금도 두 사람 사이가 좋아.”서청희는 그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지만 말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당신들 누구야? 원하는 게 뭐야?”냉랭한 목소리로 질문했지만 누구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그 뒤로 눈앞이 캄캄하더니 마대자루에 들어간 것 같았다.3인방은 서청희를 납치하고 잇따라 송나나, 윤정아 그리고 퇴근하고 돌아온 백소희마저 납치했다.모용추는 진기가 사라져 지금은 평범한 노인과 다름없었다. 그러니 침입자의 인기척은 물론 제자들이 납치된 것도 감지 못했다.3인방이 서청희 일행을 납치하고 신속하게 진수의 거처로 향했다.그들의 목표는 서청희 일행뿐만 아니라 진수의 손녀 진소윤까지 납치하는 것이다.여러 해 동안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진수에 대해 얻어들은 것이 있었다.건드리기 쉬운 사람이 아니니 정면 충돌은 피하기로 했다.“보스. 이 별장이 바로 진수 거처입니다. 진소윤은 2층 왼쪽 방에 있습니다. 진수도 강자일 가능성이 있으니 최대한 빠르게 진소윤을 납치해야 합니다. 진수가 눈치를 채게 되면 우린 살아서 나올 수 없어요.”“알았다.”김덕윤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특제한 미연을 꺼내며 비열하게 웃었다.“이 미연만 있으면 아무리 7단 강자라도 죽은 듯이 잘 거다.”그날 저녁, 강서준은 편안한 밤을 보냈다.그동안 가장 편하게 잤던 밤이었다.이른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려 했더니 김초현이 자신의 가슴에 기대어 두 팔로 꼭 끌어안고 자고 있었다.순간 가슴속에 따뜻한 기운이 맴돌았다.조금 움직였더니 김초현이 눈을 부스스 떴다.“여보, 깼어요?”김초현이 껴안았던 손을 거두며 잠에서 덜 깬 눈을 비볐다.강서준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아직 일러서 좀 더 자도 돼요.”“네.”김초현은 너무 피곤했다.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어 눕더니 1분도 안 되어서 다시 잠들었다.강서준이
강서준이 자신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을 때 요란한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새벽부터 누구야?”궁시렁거리며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을 들었다.발신자는 모용추다.“무슨 일입니까?”“큰일났다.”휴대폰 너머로 긴장된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에 강서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큰일이요?”“다들 어디로 사라졌는지 없어.”“누가요?”“청희랑 나나랑 정아 말이다. 얼른 여기로 와봐.”강서준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바로 돌아서 나가려 했다.“여보, 무슨 일이에요?”김초현이 말소리에 깨었다. 이불로 가녀린 몸을 감싸고 작은 머리만 쏙 내밀며 일어났다.헐클어진 머리와 목에 어젯밤에 열렬하게 치른 키스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아직 잠이 덜 깨서 정신이 몽롱했다.“모용추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청희랑 나나랑 사라졌다면서 나보고 지금 오래요. 무슨 일인지 가 봐야겠어요.”“네?”깜짝 놀란 김초현은 잠이 확 깨었다.부랴부랴 일어나 옷을 주어 입었다.“나도 같이 가요.”“그래요.”강서준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김초현은 대충 세수하고 머리를 정리했다.진사검도 잊지 않고 챙겼다.“여보, 가요. 멀뚱히 서서 뭐해요?”김초현이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고 할 때 강서준은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초현, 검이 상당히 무겁던데 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들 수 있어요?”강서준은 의심스러웠다.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전혀 들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검이기 때문이다.“이게 무겁다고요?”김초현은 오히려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렇게 무겁지 않은데요?”그러더니 웃으면서 진사검을 휘둘렀다.“엄청 가벼운데요.”강서준은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정말로 무거운 검이 아니라 나무막대기를 휘두르는 것 같았다.“우리 초현 씨 언제 힘이 이렇게 세졌어요?”정말 알고도 모를 일이다.“이리 줘봐요. 나도 들어보게.”“네.”강서준은 김초현이 건네는 검을 조심스럽게 받았다.쿵!진사검을 받자마자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닥에 떨어트렸다.순간 바닥
김초현이 대답하는 사이 강서준은 이미 집을 나섰다.주차장에 내려가 차를 몰고 송나나 집으로 향했다.모용추가 거실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강서준이 옆으로 다가가며 물었다.“대체 무슨 일입니까?”모용추의 안색이 굳어 있었다.“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수련하러 가자고 청희 방문을 두드렸는데 너무 잠잠한 거야. 문을 열어주지 않길래 다른 방에 가서도 문을 두드렸는데 다 반응이 없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문을 부수고 들어갔더니 아무도 없더라.”“다 없었어요?”강서준이 당황했다.“그래.”모용추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을 이었다.“나나, 청희, 정아 그리고 저녁에 돌아온 소희도 사라졌어. 내가 현장에서 저녁에 누가 다녀간 흔적을 발견했어.”“올라가서 보죠.”강서준이 돌아서 2층으로 올라가자 모용추와 김초현도 뒤를 따랐다.먼저 서청희 방으로 들어갔다.베란다 문이 열리고 전등도 켜진 상태였고 테이블에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모용추가 말했다.“보통 자기 전에 베란다 문을 잠그는데 지금은 열려 있어. 누가 들어온 게 틀림없다.”“누가 납치했을까요?”김초현도 짐작가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강서준은 말없이 다른 방까지 꼼꼼히 살펴봤다.확실히 누가 침입한 흔적들이 있었다.1층에 돌아와 담배를 꺼내 들었다.뿌연 연기가 손끝을 감돌았다. 강서준은 담배를 피우면서 생각에 잠겼다.김초현이 옆에 다가와 앉았다.강서준은 무엇을 곰곰이 생각할 때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다.‘대체 무슨 일이지? 멀쩡하던 사람이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다 사라질 수 있어?’저도 모르게 모용추를 힐끗 보았다.순간 모용추가 의심되었다.“왜, 나를 의심하는 거냐?”모용추도 눈치 백단이라 강서준의 눈빛만 봐도 속내를 알 수 있었다.“조금요.”강서준은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지내면서 모용추가 잔꾀가 많은 사람이라 여기지 않았지만 필경 고문파의 대수령이니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때 강서준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 액정을 확인해보니 낯선 번호였다.
김초현이 천산파 진 장문을 찾아가겠다고 제안하자 강서준은 은근 걱정이 되었다.지금 김초현은 특수한 상황에 처했다. 체내에 영귀 피가 흘러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진기를 사용하면 안 되고 심지어 손에 든 검마저 사악한 기운이 담긴 진사검이다.천산파는 줄곧 은세하고 살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다.설령 휴대폰이 있다 해도 천산파 지역에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그러니 진풍한테 연락하여 지원해달라고 말할 수 없었다.김초현이 부드럽게 웃었다.“걱정 마세요. 알아서 조신하게 행동할 거니까 별일 없을 거예요. 지금 당신도 떠날 상황이 아니고 나 말고 대신 갔다 올 사람도 없잖아요.”강서준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허락했다.“그래요. 내가 소요왕한테 연락해서 전용기로 천산파까지 보내 달라고 부탁할게요.”“한시가 급하니 지금 바로 출발할게요.”김초현은 진사검을 들고 저택에서 나왔다.천산파에 가려는 목적은 강서준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것 외에 설굴에 기재된 검술을 얻기 위해서였다.왠지 모르게 자꾸 진사왕이 남긴 무학이 탐이 났다.며칠 전, 설굴에서 강천의 눈치가 보여 마음속의 욕망을 애써 억눌렀다.마침 강서준이 진풍을 찾으니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마검은 진사왕이 5 할 미치고 광마에 걸린 상태에서 창안한 검술이다.김초현은 마혈의 기운을 억누르는 상청결만 배웠다. 그것도 강천이 가르쳐 준 것이다.그 뒤로 강천은 마검을 더 가르치지 않았고 정작 본인도 수련하지 않았다.그러니 이 참에 다시 마굴에 가려고 한다.김초현은 송나나 별장에서 나온 후 가족들에게 연락했다.“엄마, 나 오늘 안 들어갈 거야.”“왜? 초현아, 오늘 새해인데 가족들이 모여서 밥 먹어야지. 무슨 일인데?”“일이 좀 생겨서 처리해야 돼. 그렇게 알고 있어. 끊을게.”가족에게 알리고 바로 군부대로 향했다.한편, 강서준은 소요왕에게 연락해 전용기로 김초현을 천산파까지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모용추가 옆에서 걱정스럽게 말했다.“고대 무술계가 혼란스러워지겠구나.”“그러게요.”강서
지금 상태에서 영귀의 내단을 연화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연화할 생각은 없었다.상처가 완치되고 진기가 회복되면 그때 계획을 세울 거니까.기다리는 동안 강서준은 특권을 이용해 별장의 모든 CCTV 기록을 확보했다. 사람은 찍히지 않고 별장 밖에 세운 검정색 상무차 한 대가 찍힌 것이 전부였다.강서준이 소요왕에게 연락해 이 차량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어느덧 벌써 점심이 되었다.소요왕한테서 답장이 왔다.“강 형, 차량 정보 확인했어요. 별장에서 떠난 뒤 다른 별장에서 30분 정도 멈췄다가 강중을 떠났네요. 지금은 구체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없어요.”“다른 별장은 어디인데요?”“W 별장이요.”“알겠어요.”저들이 전화에서 진소윤도 납치했다고 했다. ‘진소윤을 납치하기 위해서 W 별장에 갔겠지.’강서준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모용 형님, 진수를 찾으러 가야겠어요. 형님은 몸이 많이 허약하니 집에서 기다리세요.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요.”모용추가 껄껄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몸뚱어리 아직 쓸만 해. 나도 같이 가겠다.”강서준은 모용추를 데리고 W 별장 센터로 갔다.진수는 일찍 일어났다. 진소윤이 보이지 않자 밖에 나간 줄 알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도련님.”강서준의 얼굴을 본 진수는 반갑게 맞이하며 집안으로 들였다.“얼른, 얼른 들어와 앉으세요.”강서준이 별장으로 들어가 거실 소파에 앉았다.“도련님, 차라도 드릴까요?”강서준이 손을 내저었다.“됐어요. 진 집사님, 소윤이 납치된 사실을 알고 있어요?”“네?”진수가 깜짝 놀랐다.“납치라니요? 무슨 일입니까?”강서준이 설명했다.“아침에 진소윤을 납치했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만약 살리고 싶다면 할아버지 손에 있는 내단과 교환하자고 하더군요.”그 말에 진수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천천히 소파에 앉았다.강서준이 물었다.“진 집사님. 그동안 할어버지를 계속 따르셨죠? 30년 전 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맞습니다.
어슴푸레 기억이 났다.교토 강씨 저택에서 할아버지가 설이를 언급하면서 그들이 설이로 협박하면 안 된다고 했다.그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진수가 한참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그 얘기는 어르신께 직접 물으세요. 저가 말하긴 곤란합니다.”강서준이 숨을 들이마셨다.말투를 보니 30년 전의 일에 대해 알고 있었다.진수가 말하기를 거절하니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누가 진소윤을 납치했는지 짐작하는 자라도 있습니까?”진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모르겠어요. 엊저녁에 깊이 잠들어서 눈을 떠 보니 점심이 되었더라고요. 소윤이가 보이지 않아서 그저 나간 줄 알았어요. 도련님께서 오시지 않았더라면 납치된 것도 모를 뻔했어요.”진수도 모른다니 더 물어도 소용없다.지금으로선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서청희와 진소윤 일행을 납치한 자가 분명 다시 연락 올 테니까.한 시간 넘게 기다리던 찰나 드디어 휴대폰이 울렸다.미리 소요왕더러 자신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추적하라고 조치를 해 놓았다.강서준이 전화를 받자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서준, 강천에게 알렸냐?”강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할아버지한테 알릴 필요 없어. 너희들이 원하는 내단 내 손에도 한 조각 있거든. 만약 머리털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내단을 가질 생각하지 마.”전화한 사람은 3인방의 보스 김덕윤이다.그는 강천이 내단을 얻었다고 추측했지만 강천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강서준도 손에 넣었다니 김덕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걱정 마. 내단만 순순히 내놓으면 절대 해치지 않을 거야.”강서준이 물었다.“거래 장소는?”“조급해 말고 기다려.”김덕윤이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통화가 끝나기 바쁘게 소요왕한테서 연락이 왔다.“강 형, 그쪽에서 특수한 인터넷 전화를 사용했어요. IP 주소가 나타나지 않아서 정확한 위치를 추적할 수 없네요.”“알겠어요.”강서준이 전화를 끊자 진수가 물었다.“도련님, 저쪽에서 뭐라고 합니까?”강서준이
그 시각 김초현은 이미 천지시를 떠나 천산파 인근에 도착하였다. 그녀는 곧바로 뒤를 따라오는 몇몇 소요군 병사들에게 분부했다.“여기서 기다리세요.”“네.”병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김초현은 진사검을 들고 저 멀리 우뚝 솟은 설산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저곳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었다. 전투기가 무차별로 폭격한 흔적들은 온데간데없고 설산 위에는 온통 하얀 눈이 뒤덮였다.김초현은 설산을 바라보며 한걸음 한걸음 걸어갔다.이 속도로 걷는다면 몇 십 킬로미터나 되는 산길은 반나절 이상을 걸어도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지금 강중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강서준은 적들이 서청희 일행을 해칠까 봐 걱정하고 있지만, 허약한 몸으로는 적들 앞에 나설 수 없었다.이때, 김초현이 진기를 움직였다.진기를 움직이자 체내의 선혈이 뜨겁게 끓어오르며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이 기운은 김초현의 심신에 영향을 주었고, 그녀의 머릿속에서 마치 무수한 귀신들이 동시에 포효하는 소리가 울렸다.그녀는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그 순간 살인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지만, 바로 상청결로 억눌렀다.겨우 정신을 차려서야 다시 앞으로 전진할 수 있었다.이 지역은 이미 폐허가 된 후였고, 여기저기서 천산파 제자들이 다시 천산파 건물을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누구야?”김초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천산파 제자들이 인기척을 감지하고 곧바로 그녀를 포위했다.수십 명 되는 천산파 제자를 보고 김초현은 또다시 강력한 살인 충동을 느꼈다.그녀는 살인 충동을 억지하기위해 서둘러 진기를 거둬들이고, 상청결을 움직였다.“얼른 가서 장문께 아뢰어라!”제자들은 서둘러 장문에게 알리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풍이 나타났다.진풍은 두 눈을 감고 고통스러워하는 김초현을 물끄러미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천산파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대략 10분이 지나서야 김초현은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진풍이 다시 물었다.“여긴 왜 왔습니까?”김초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