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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세상을 어지럽히지 않았다고요?"

강서준이 되물었다.

"화공마전을 수련하고 연구소를 세웠으며 생화학 바이러스를 주사해 괴물을 만든 것이 세상을 어지럽힌 게 아니에요?"

"내가 무슨 연구소를 세우고 무슨 생화학 바이러스를 주사했다는 말이냐? 그게 내가 화공마전을 수련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야?"

"변명은 소용없어요."

모용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말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명복은 빌지 못하겠네요."

강서준은 형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모용추는 눈을 찔끔 감았다. 그리고 등 뒤에서 피로 흠뻑 적셔져 있는 주먹만 한 구형 물체를 꺼내 강서준에게 건네줬다.

"이건 영귀의 내단이다. 영귀를 죽이면서 대부분 내단이 파괴되었지만 겨우 이거 하나 건졌다. 나는 이제 쓸 수 없게 되었으니 자네에게 맡기마. 자네의 잠재력으로는 분명히 9단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

강서준은 영귀의 내단이라는 물건을 바로 건네받지는 않고 모용추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힘들게 얻은 물건을 왜 저한테 주는 거죠?"

모용추는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귀한 물건인데 이대로 낭비하면 아깝지 않으냐. 게다가 네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해도 나는 살지 못했을 거다. 구양랑에, 영귀에, 미사일까지... 지금까지 목숨이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모용추는 고수의 풍채를 잃은 채 낭패한 모습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야 이제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신경 쓰여서 말한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복수를 위해 폐관 수련을 해왔다. 세상을 어지럽힌 적은 없거니와 네가 말한 연구소나 생화학 바이러스도 모르는 일이다."

강서준은 내단을 건네받았다. 내단은 생각보다 꽤 무거웠다. 그리고 아직 영귀의 피가 묻어있었고 뜨거운 온도도 가시지 않았다.

이때 모용추의 얼굴은 갑자기 급속도로 노화하기 시작했고 머리카락도 새하얗게 번졌다. 젊음을 유지하던 진기가 흩어지고 생명력을 잃은 것이었다.

모용추의 비참한 최후를 바라보며 강서준은 약간 동정하기도 했다. 모용추의 말이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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