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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네, 명심할게요.”

고지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 가 봐라. 며칠 동안 제대로 자지 못했더니 좀 쉬어야겠다.”

말은 쉬겠다고 했지만 눈을 감으면 잠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자는 것 외에 뭘 해야 될지 몰랐다.

침대에 누워 눈을 붙였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몇 년 동안 이토록 조바심 나고 불안한 감정이 나타나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별의별 생각으로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그러다 갑자기 벌떡 몸을 세워 앉았다.

며칠 전에 강천이 찾아왔을 때 강서준의 실력을 말하면서 반드시 강서준의 손에 죽게 될 거라고 했다.

“그냥 한 소리는 아닐 텐데? 설마…”

말에 말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살고 싶다면 강서준과 손을 잡으라는 건가?”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 믿지 않겠지만 그 사람은 강천이고 강서준의 할아버지다.

설령 강천이 조직에서 충분히 발언권이 있다지만 강서준의 할아버지 아닌가.

“그렇다면 내게 방향을 제시하러 온 거였군.”

고세인이 중얼거리더니 바로 고지민에게 연락했다.

고지민이 마침 강서준의 행방을 찾는 중이었다.

강서준에게 접근하려고 위치를 조사하기 전에 전화 한 통에 바로 돌아섰다.

방에 연탄불 냄새가 그윽했다.

고세인은 연탄불 가까이에 손을 대고 몸을 녹였다.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고 고지민이 물었다.

“고 선생님, 혹시 한독이 발작했습니까?”

고세인이 고개를 저었다.

“고질병이야. 내공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탓에 몸이 차갑고 떨리는 거지. 습관돼서 괜찮다. 참, 강천이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네? 강천이요?”

고지민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강천은 수령의 귀한 손님이지. 수령 대신 일을 처리할 겸 내게 왔더라고. 강서준이 나를 죽이려고 하고 지금 강서준의 실력을 말해 주더군. 그 외에도 이런 말을 했어.”

고세인이 그때 강천이 한 말을 그대로 알려줬다.

“내가 살고 싶으면 강서준과 손잡으라는 뜻이지? 혹시 강천이 강서준의 손을 빌어 수령을 제거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 말을 듣던 고지민이 잠시 생각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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