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713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종 도령, 뒤에서 누군가 기습 공격을 하려고 해. 조심해!”

“왕 도령, 앉아. 개가 오줌을 싸!”

“당지수, 뛰어 올라서 왼쪽 뺨을 때려! 그리고 머리로 들이 받아. 완벽하게 끝내!”

양측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하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몇 사람을 걷어차고 설유아를 끌어내고는 입구에 서서 극을 지켜보았다.

종민우와 사람들은 비록 부잣집 자제들이긴 했지만 약간의 재주가 있었고 이렇게 싸워도 아주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따금씩 몇 마디 조언을 해줬을 뿐이었는데 종민우는 성진호와 싸울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종민우와 사람들은 비록 하현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했다.

게다가 하현이 몇 번의 주의를 준 후 그들은 이득을 보게 되었고, 지금은 자기도 모르게 하현을 조금 의존하게 되었다.

“형부, 우리가 이렇게 연극을 보는 건 좋지 않지 않아요?”

“아니면 우리가 가서 도와줄까요?”

설유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바보 같기는!”

하현은 설유아의 이마를 튕겼다.

“이 사람들이 개 머리들을 쳐낸다고 해도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너 설마 이 사람들이 큰 형님이라고 몇 마디 불렀다고 정말 나를 식구처럼 대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설유아는 혀를 내둘렀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종민우와 사람들은 원래 좋은 마음으로 대하지 않았는데 하현이 어떻게 사람들을 도우러 갈 수 있겠는가?

두 사람은 입구에 서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만에 하나 무슨 변고가 생겨도 빠져나가는 것은 몇 분이면 충분했다.

“너희들______”

종민우는 사람들과 싸우다가 죽을 지경이었는데 하현과 설유아는 여유롭게 극을 지켜보았다. 그는 이 놈이 이렇게 뻔뻔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현은 종민우의 표정을 보지 못한 듯 다시 한 번 조언을 했고 순간 그의 조언과 함께 종민우 쪽과 성진호 쪽 모두 격렬하게 싸웠다.

원래 이 싸움은 기껏해야 3분에서 5분이면 종민우와 사람들이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1714장

    “죽어라!”여태껏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성진호는 순간 눈이 충혈된 채로 앞쪽으로 굽히며 나오더니 동시에 오른쪽 주먹을 날렸다. 무시무시한 살기에 종민우는 자기도 모르게 피하려고 했지만 하현이 담담하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왼쪽으로 반 발자국 옆으로 이동한 다음 오른쪽 주먹을 정면으로 날려!”간단한 말이 지금 겁에 질린 종민우의 귀에 떨어졌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금 몸이 본능적으로 하현의 지휘에 따라 반응했다. “퍽______”종민우는 옆으로 움직이며 때마침 성진호의 필살기를 피했고 때마침 한방을 날리며 성진호의 가슴을 강타했다. “풉!”성진호는 피를 내뿜으며 비틀거리더니 뒤로 물러섰고 얼굴에는 경악하는 빛이 역력했다. 왕동석과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쳐다보았다. 종민우가 이런 재주를 가지고 성진호와 같은 고수를 한 주먹에 피를 토하게 할 줄이야? 다른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멍하니 서서 하나같이 손 동작을 멈추고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왜냐하면 이 장면은 사람들을 너무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왕동석과 사람들은 여전히 할말을 잃은 느낌이었다. 원래 그들의 계획대로라면 오늘 하현이 현장에서 성진호와 난투극을 벌일 것으로 예상을 했었다. 가장 좋은 것은 죽기 살기로 얻어터져 죽는 것이었다. 오늘 어떻게 갑자기 종민우가 성진호와 난투극을 벌이고 있는 거지?이건 옳지 않다!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이미 화살이 당겨져 있기에 쏘지 않을 수가 없었다!사람을 바꾸고 싶다고? 하현은 고사하고 이미 눈이 시뻘개진 성진호가 절대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종민우, 너 죽었어!”피를 내뿜어 대는 성진호의 안색은 흉악하기 그지 없었다. 양쪽은 서로 수십 번을 싸웠다. 언제 그가 종민우를 쓰러뜨리지 않은 적이 있겠는가?그는 여태껏 져본 적이 없었다. 오늘 피를 토할 정도로 맞아서 그의 눈동자는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이때 성진호는 심호흡을 하더니 순간 포탄처럼 앞으로 돌진했

  • 재벌 사위면 될까?   1715장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종민우 이 폐물에게 여러 차례 얹어 맞고 날아갔다. 성진호의 체면이 어찌 서겠는가?그는 용문 대구 지회 진주희 휘하의 첫 번째 사람으로 불리는 사람이다!그의 사부는 용문 대구 지회 원로회의 원로였다. 그는 권세가 높고 심지어 용문의 지회장을 능가했다! 그가 만약 오늘 이렇게 부잣집 도련님한테 맞고 쓰러진다면 그는 차라리 땅에 머리를 박고 죽는 것이 더 깔끔할 것이다! 그는 체면을 구길 수 없었다!“개자식! 죽어!”다음 순간 성진호는 장식용 섬나라 장도 한 자루를 칼집에서 빼내더니 종민우가 있는 곳을 향해 휘둘렀다. 종민우는 이제 자신감이 넘쳐 하현의 조언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성진호의 실력은 이미 최고치의 10%도 되지 않았다. 성진호가 비틀거리는 것을 보자마자 그는 성진호 앞으로 달려 들었고 빈손으로 섬나라 장검을 직접 낚아챘다. 그리고 난 후 그는 내친김에 칼을 휘둘렀다. “풉______”장검은 번뜩이더니 성진호의 목을 베었다. 검붉은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 성진호는 그대로 땅에 주저 앉았다. “아______”당지수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하현은 진작에 설유아의 눈을 가리고는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았다.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종민우의 얼굴엔 득의양양한 미소가 번졌고 눈앞의 광경을 보며 잠시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완전히 망했다! 원래 그의 계획대로라면 이 일을 하는 사람은 하현이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종민우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하현은 설유아를 끌어당겨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다. ……“퍽______”“너 머리에 바람 들었어!?”“퍽______”“너 설마 전설의 바보야!?”“퍽______”“너 설마 성진호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퍽______”“성진호의 큰 형이 왕화천 휘하의 제1전장이라는 건 둘째치고, 그의 스승은 용문 원로회의 원로야!”

  • 재벌 사위면 될까?   1716장

    “벌써 용문 대구 지회 사람들이 이 공개 살인범을 내 놓으라고 관청에 항의했어!”“용문의 체면과 관계된 일이라 진주희는 이 일에 대해서는 왕화천과 손을 잡기로 했어. 간단히 말해서 만약 내가 너를 넘겨주지 않으면 우리 벨라루스는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치러야 해!”“그들이 나한테까지 복수할 거야!”“내가 너한테 몇 번이나 말했어? 성진호 같은 사람과는 싸우는 건 괜찮아도 죽여서는 안 된다고!”“사람이 죽지 않았다면 문제가 커졌어도 해결할 수는 있어! 사람이 죽으면 골치 아파진다고! 알겠어?”“가장 중요한 건, 이 일은 우리가 하현을 죽이려고 한 건데 결국은 네가 직접 나섰잖아. 너 바보야?”“너 머리는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이때 정호준은 종민우를 때려 죽이고 싶었다. 그는 대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지내왔는데 어찌 용문 대구 지회를 무서워하겠는가?보잘것없는 왕화천은 말할 것도 없고 조중천이 살아있었다고 해도 무서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용문 원로회의 원로는 중시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원로회의 원로들은 모두 실력이 강한 늙은이들이라 정용이 맞선다고 해도 더없이 신중해야 한다. 정호준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정용보다 대단하겠는가?지금 이 순간 정호준은 스트레스가 너무 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래 속임수를 쓰려고 했던 계획이 결국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정호준은 심지어 성진호의 죽음으로 용문 대구 지회가 혼란스러워졌던 것들을 최대한 빨리 수습해 새로운 회장을 뽑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 벨라루스와 정용은 이득을 얻을 수 없었다. “정 형, 이 모든 건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멍청하면서 자존심만 세서 그래요!”“하지만 지금은 이미 일이 이렇게 됐고 성진호는 정말 죽었으니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잖아요. 한번만 살려주세요!”“살려 주세요!”종민우는 땅에 무릎을 꿇고 끊임없이 절을 했

  • 재벌 사위면 될까?   1717장

    정호준은 차갑게 말했다.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그러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네가 말을 해봐.”종민우는 절을 하며 말했다. “정 형, 제발, 제발 방법을 생각해 주세요. 저를 구해주시기만 하면 제가 저의 종씨 집안의 모든 자산을 드릴게요!”“많지는 않지만 몇 백억은 있어요. 제 목숨만 살려 주신다면요!”“정 형, 우리는 의형제잖아요. 제가 죽는 것만 보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당지수는 지금도 계속 절을 했다. 그녀도 현장에 있었기에 비록 성난 용문 제자들이 그녀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최후는 아마 죽는 것보다 더 비참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정호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왕동석도 너희들과 같이 갔던 거 같은데?”“그는 왕화천의 조카 아니야? 왜 그는 나서서 사정하지 않는 거야?”종민우는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그가 사실대로 불었는데요. 그는 왕씨 집안의 먼 친척일 뿐이래요. 그래서 그도 지금 왕씨 집 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있어요.”“왕씨 성을 가지고 있는 걸로 봐서 그를 건드리지는 않을지 모르겠지만 그가 우리를 돕기 바라는 건 절대 불가능해요!”정호준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말에 따르면 너는 성진호를 절대 이길 수 없었어. 근데 하씨가 너한테 몇 마디 조언을 하고 난 후 네가 그렇게 강해졌다는 거야?”“성진호를 몇 번 다치게 한 게 아니라 결국 그가 지시하는 대로 성진호를 죽였다는 거야?”종민우는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얼굴에 미친 듯이 기쁜 기색을 띠며 말했다. “맞아요. 정 형. 나는 사람을 죽일 마음이 없었어요. 다 하씨가 시킨 일이에요. 나는 그의 말대로 했을 뿐이에요!”“그 사람이야 말로 범인이에요!”정호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 그 사람이야 말로 범인이네.”“너는 네 주제를 알지? 평소대로면 성진호의 한 주먹만으로도 너를 개처럼 만들 수 있었을 거야.”“그런데 이번에 하현 그

  • 재벌 사위면 될까?   1718장

    정호준과 종민우 등 사람들이 하현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 연구하고 있을 때. 향산 별장 밖에서는 오피스 룩 차림의 한 여자가 밖을 나서려는 하현을 가로 막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하 도련님, 왕 회장님이 만나보고 싶어 하십니다!”이 사람은 30대 후반의 여자로 세련되게 화장을 했고 날씬했지만 약간 날카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왕 회장님께서 어제 일에 대해 도련님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시간을 좀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어제 일?”하현은 웃었다. “용문 무도관에서의 일 말하는 거지?”“근데 나는 연극만 봤지 손도 안 댔어. 그니까 이 일은 나랑 상관없지?”여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 도련님, 가시지요. 왕 회장님의 뜻입니다. 이 일에 대해서는 저에게 해명을 하셔봐야 소용이 없습니다.”하현은 잠시 생각한 뒤 결국 거절하지 않고 그 여자를 따라 도요타 엘파에 올라탔다. 업무용 차는 거리를 질주했고 곧 용문 무도관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자가 하현을 데리고 정문으로 가지 않고 옆 문을 통해 무도관 뒤뜰로 향했다. 뒷마당 건물은 보수를 했지만 고전의 미와 현대의 미가 어우러져 독특한 멋을 더했다. 넓은 사무실에 들어서니 해남 목재를 정교하게 다듬은 가구들이 곳곳에 있었다. 이 가구들은 거의 20억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사무실 가장 깊은 자리에 선풍도골의 한 노인이 책상다리를 하고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낡은 무도복을 입고 있었고 생기가 있어 보였다. 우아함은 물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강인함을 지니고 있었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용문 대구 지회에 겨우 하나 남은 인물인 부회장을 쳐다보았다. 이 사람은 다소 매력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그는 조중천보다 훨씬 겸손해 보였다. 하지만 하현도 이 분이 용문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적어도 그는 전에 조중천이 자신에 의해 불구가 되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1719장

    “듣기로 하현 형제가 남원에서 왔다고 들었는데 어느 스승님께 전수를 받았는지 모르겠네?”왕화천은 이상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영춘 핏줄인가? 아니면 홍권 핏줄인가?”왕화천은 남원 전체에서 손을 댈 수 있는 고수는 이 두 핏줄에서 나온다고 알고 있었다. “다 아니에요.”하현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자신은 여러 집안에서 살인술, 공격기술의 뛰어난 점들을 배웠지 특별히 어느 파벌이 없었다. “파가 없다고? 독학으로 배운 거야?”왕화천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설마 너 혼자 수련해서 여기까지 왔단 말이야? 정말 천재네!”“확실히 독학해서 성장한 거라 여러 개의 파가 혼합된 거예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왕화천을 쳐다보았다. “굳이 무슨 고수를 가리켜 보라고 한다면 제가 인터넷에서 사서 가지고 있는 책들이 있어요. 부회장님이 관심이 있다면 선물해 드릴게요.”“그렇군……”하현이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아 보여 왕화천도 더 이상 캐묻지 않고 말했다. “나는 자네가 실력 뿐만 아니라 비범한 기품이 있다고 생각해. 내 딸과 내기를 하는 거에도 별 관심이 없는 거 같아 보이고. 분명 태생이 범상치 않은 거 같아.”“젊은 친구가 명문가에서 났는지도 모르겠고? 어쩌면 자네 부모뻘 되는 사람과 내가 아는 사이인지도 모르지.”“저는 확실히 최고 가문에서 태어났어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근데 제가 속한 가문은 이미 뿔뿔이 흩어졌어요. 지금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고 다른 의지할 곳은 없어요.”“소위 비범한 기품은 명문가의 여운이 조금 있어야죠.”“자, 왕 부회장님, 저한테 이렇게 꼬치꼬치 캐물으시는데 도대체 뭘 하시려고 그러시는 거예요?”“설마 저를 데릴사위 삼으시려는 거예요?”“근데 제가 왕 아가씨와 농담으로 그랬다는 걸 분명 눈치 채셨을 텐데요.”왕화천의 얼굴에는 열기가 식었다. 하현의 출신과 능력을 확인한 뒤 그는 확실히 하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

  • 재벌 사위면 될까?   1720장

    왕화천은 역시 이익만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성진호는 어쨌든 그의 부하들 중 제일 가는 대장이다. 근데 그가 죽은 이후 왕화천은 성진호를 위해 복수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그의 사람이 되어 그의 땅을 넓히기를 원했다! 왕화천은 어젯밤 일어난 일의 전 과정을 분명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알고 있는데다가 벨라루스에서 일어난 일로 왕화천은 하현의 가치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는 200억만 있으면 하현이 기꺼이 그의 경호원이 될 거라고 굳게 믿었다. “돈이 있으면 유명해질 기회도 생길 거야.”“일단 네가 진주희를 이기면 우리 용문 대구 지회의 친구가 될 수 있어.”“심지어 나는 전례를 깨뜨리고 너를 용문 대구 지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할게. 너를 높은 자리에 앉혀주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해 줄게!”“앞으로는 내가 너를 커버해 줄 테니 너는 대구에서 활보하고 다니는데도 문제 없을 거야.”“다만 나는 네가 내 말에 복종하기를 바라. 기억해. 오직 나 한 사람의 말에만 복종해야 해!”왕화천의 굳은 의지의 말을 듣고 하현은 일어서려다 결국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왕화천을 쳐다보는 눈빛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았고 장난기가 가득했다. “왕 부회장님은 아무리 봐도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장사꾼 같아요. 계산이 딱딱 맞아 떨어지네요!”하현은 웃을 듯 말 듯 입을 열었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인은 하현을 쳐다보며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하현이 왕화천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고 느꼈다. “성진호는 내 수하의 대장 성준영의 동생이야. 성준영은 지금 산속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중이야. 만약 그가 자기 동생이 누구의 손에 죽게 됐는지 알게 되면 그는 반드시 복수할 거야.”왕화천은 하현의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이해하지 못한 듯 아랑곳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당연히 그 남동생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내가 한 마디만 하면 될 뿐이고.”“어쨌든 다들 종민우가 성진호를 죽였다는 걸 목격했어

  • 재벌 사위면 될까?   1721장

    “둘째, 내가 운 좋게 이겼다고 치면 당신은 용맹한 장수를 한 명 더 가질 수 있을 겁니다.”“하지만 이 용맹한 장수는 결코 당신의 심복이 아니라 앞으로 필요할 때는 공격수로 쓸 수 있지만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당신은 그냥 버릴 겁니다.”“셋째, 당신은 여태껏 성진호의 죽음을 마음에 둔 적이 없습니다. 경찰서 사람을 포함해 당신이 벨라루스에 사람을 보내 정호준을 압박하려고 한 목적은 오직 나를 당신의 집으로 들여 보내려는 것 뿐입니다.”“그렇다면 결국 내가 당신을 위해 사용되거나 당신에 의해 완전히 죽임을 당하거나 할 겁니다. 두 번째 결말은 일어나지 않을 거구요.”“왕 부회장님, 제가 말한 이 세 가지가 맞죠?”왕화천은 약간 떫은 미소를 지었다. 눈동자에는 희미하게 매우 놀라는 빛을 띠었다. 그는 하현이 이렇게 깊고, 이렇게 멀리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곧 다시 가볍게 웃으며 하현의 맞은편으로 돌아가 앉았다. “하 도령, 삼촌에 대해 악의적인 추측을 하다니. 이런 무책임한 비방은 대가를 치러야 해.”“회장 자리에 앉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나는 다른 게 아니라 내 실력으로 앉고 싶어.”“용문은 길바닥에서는 관청을 대표하고 민간 사이에서는 신용을 대표해. 용문 지회장은 반드시 덕망 높은 인물이어야만 앉을 수 있다는 점은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그러니까 하 도령, 앞으로 말을 할 때는 머리를 써야 해. 너와 나 둘만 있을 때는 무슨 말을 해도 괜찮아.”“하지만 남들이 들으면 이해하지 못 할 거야!”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손을 뻗어 탁자 위의 자주색 찻주전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만약 삼촌이 정말 음흉했다면 너한테 주아를 주겠다고 약속했겠어?”“내가 천하를 버린다고 해도 내 딸을 불구덩이에 밀어 넣을 수는 없지 않겠어?”왕화천은 이때 원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하현이 그를 모욕한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당신이 나를 용문에 들여 보내려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146장

    ”나한테 사과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엄도훈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여기서 끝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하현 형님에게 달렸지요.”“하현?”“하현 형님?”고명원은 이미 사건이 발생한 경위를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그는 사건의 근본 원흉인 작자가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병원에서 고통에 울부짖는 자신의 아들의 모습을 떠올렸다.순간 그의 눈에서 음흉한 빛을 뿜어져 나왔다.그러나 그도 인물은 인물이었다.그는 겉으로는 조금도 그런 내색은 하지 않은 채 미소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하현,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것이 우리가 제대로 키우지 못한 죄입니다. 우리가 눈치를 채지 못했어요.”“그러니 대인께서 관대하게 여기시어 너그러이 봐주십시오!”“성양이한테는 우리가 제대로 잘 타이르겠습니다!”말을 하면서 고명원은 허리를 굽혔다.그의 모습에선 수조원 자산가의 위상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리고 그는 얼른 수표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공손히 놓았다.열 자리 숫자, 이십억이었다!이를 바라본 정홍매의 눈동자엔 한기가 가득했다.엄도훈이 현장에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하현의 뺨을 때리고도 남았을 것이다.그들 장청 캐피털은 확실히 엄도훈에게는 굽신거려야 하지만 하현의 신원을 알아낸 그들에게 하현은 그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데릴사위일 뿐인데 뭐가 그리 대단하단 말인가?게다가 하현과 엄도훈이 사이가 좋게 된 이유가 풍수지리 때문이라는데 그것도 하현이 엄도훈을 속인 게 아닌가 하고 두 부부는 의심하고 있었다.간단히 말해서 정홍매의 눈에 하현은 그저 사기꾼일 뿐이었다.지금은 엄도훈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하현에게 굽신거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녀는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의를 숨기지 않고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고 사장님, 고맙지만 이 일은 엄 회장이 다 처리한 일이니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 재벌 사위면 될까?   4145장

    ”나 사장님, 설은아 좀 데려다주세요.”출구에 다다랐을 때 하현은 얼굴이 창백하기 이를 데 없는 나박하를 향해 손뼉을 치며 불러 세웠다.“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전화주세요.”“네, 알겠습니다. 형수님 잘 모셔다드리겠습니다!”하현의 말을 들은 나박하는 믿음직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그는 전화를 걸어 임시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어쨌든 지금 이 상황을 가볍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설은아도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하현이 엄도훈과 함께 일을 처리할 거라는 걸 알고 그녀는 바로 스포츠카로 향했다.그러나 운전석 문을 열면서 설은아는 하현을 쳐다보며 한마디했다.“하현, 얼른 돌아와!”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인 후 설은아를 떠나보냈다....30분 후.소항 회관 프레지던트 룸.엄도훈은 고성양의 일을 처리한 후 가장 호화로운 룸 파티를 열어 하현을 초대했다.값비싼 음식은 물론이고 82년산 라피트 두 병을 준비해 하현을 대하는 그의 성의를 보여주었다.하현은 엄도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가 다시 그의 핸드폰 안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이곳은 새로 인테리어한 신사 상인 연합회 사무실이었다.팔괘경은 이미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풍수지리사를 불러 가구 배치도 다르게 했다.하현은 쓱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사무실이 이전에 비해 훨씬 괜찮아졌다는 것을 알았다.그러나 엄도훈의 몸에는 여전히 불운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고 미간도 검게 변해 있었다.요 며칠 동안 엄도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들으며 하현은 가까스로 살아남은 그의 질긴 생명력에 새삼 감탄했다.재수가 없는 사람을 만났더라면 아마 이미 열두 번은 더 죽었을 것이다.하현이 엄도훈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살피려고 했을 때 엄도훈의 전화기가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으며 하현을 향해 옅은 미소를 보였다.“형님, 정말 죄송합니다.”“고명원이 형님한테 직접 사과를

  • 재벌 사위면 될까?   4144장

    엄도훈의 말에 고성양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자신의 아버지인 장청 캐피털 고명원의 이름이 엄도훈 앞에서 조금도 먹히지 않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엄도훈의 말이 맞았다.장청 캐피털이 고리대금을 풀어 소시민들을 괴롭히더라도 엄도훈 같은 독한 사람을 만나면 당장 무릎을 꿇어야 했다.심지어 배후에 있는 은둔의 왕 씨 가문의 그림자가 없었더라면 장청 캐피털은 이런 일로 몇 번이나 짓밟혔을지 모를 일이었다.얼굴이 일그러진 고성양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엄도훈은 시선을 돌려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이런 놈 체면을 세워 주려고 당신들은 여기 이러고 있는 거야?”진서기 일행은 하나같이 머리를 숙이고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뭔가 틈을 찾아 따지고 싶었지만 엄도훈의 시선이 너무 무서웠다.이때 이미 고성양은 모든 게 절망적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하지만 엄도훈은 하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여기서 멈출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그는 차가운 눈빛과 말투로 입을 열었다.“하현 형님은 마음이 착하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하지만 나 엄도훈은 달라. 인과응보. 잘못을 한 상대가 있으면 응당 되돌려줘야지!”“오늘 밤 하현 형님을 괴롭혔거나 형수님의 심기를 건드린 사람은 자진해서 나와.”“나와서 한 손씩 잘라. 그러면 이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아무것도 못 들은 척, 아무것도 못 본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다가 나한테 걸리면 죽는 거야!”엄도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말속에는 살의가 가득했다.이 광경을 본 하현은 웃으며 설은아의 손을 잡고 룸을 나서면서 나박하에게 자신을 따라나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진서기와 임민아는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은아, 살려줘!”설은아는 발걸음을 떼었다가 멈칫했지만 하현은 마음 약해질 틈을 주지 않고 얼른 그녀를 끌고 룸을 빠져나왔다.“풀썩!”진서기와 임민아 두 사람은 좀 전의 악독한 얼굴은 온데

  • 재벌 사위면 될까?   4143장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고?”하현은 차를 마시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엄 사장, 내가 당신 체면을 세워 주지 않은 게 아니야.”“못 간 거야.”“지금 봐! 고성양이라나 뭐라나 하는 사람 말이야!”“내 아내를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때리기까지 하려고 했어.”“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가 말하길 신사 상인 연합회가 그의 뒷배이고 그 사람들이 날 짓밟아 죽일 거라고 하잖아!”“이런 데도 내가 당신한테 갈 수 있었겠어?”“당신 체면을 봐서라도 얼마든지 갈 수 있었지만, 내가 가면 내 아내는 어떻게 해?”“고성양한테서 계속 괴롭힘 당할 텐데?”“그래서 내가 부득이하게 가지 못했던 거야.”하현은 가벼운 무용담처럼 말했지만 그의 말에는 고성양을 향한 가시가 가득 들어 있었다.“신사 상인 연합회를 뒷배로 뒀다구요?”엄도훈은 눈빛이 싸늘해졌고 살기를 머금은 얼굴로 고성양을 노려보았다.“당신 누구야?”그러자 고성양은 바들바들 떨며 입을 열었다.“엄 회장, 나 고성양이야...”“난 당신을 모르겠는데.”엄도훈이 어이없다는 듯 단칼에 잘라 말했다.“신사 상인 연합회는 당신의 뒷배가 아니야. 당신 때문에 하현 형님과 맞서는 일은 절대 없어!”“당신 뒤에 누가 있든 오늘 이 일은 반드시 제대로 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그리고 잘 들어. 하현은 신사 상인 연합회의 귀인이며, 나 엄도훈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야!”“감히 우리 형님을 못살게 굴었다니! 그것은 나 엄도훈한테 대든 거나 마찬가지야! 신사 상인 연합회에게 도전한 거라고!”엄도훈은 이를 악물고 살기등등하게 말했다.마치 고성양을 잡아죽일 듯 포효했다.엄도훈은 자신의 목숨을 좀 살려달라고 하현을 찾아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고성양이라는 인물이 신사 상인 연합회라는 이름을 들먹이며 하현에게 맞서고 있는 것이었다.이것은 바로 눈앞에서 엄도훈을 엿 먹이는 짓이었다.엄도훈의 말을 들은 진서기 일행은 모두 어안이 벙벙한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원래 하현

  • 재벌 사위면 될까?   4142장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 사장은 감히 고성양에게 대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무릎을 풀썩 꿇은 그녀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진서기와 임민아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눈앞의 장면이 믿기 힘든지 눈 밑에는 쉴 새 없이 경련이 일었다.멀쩡한 이 사장이 왜 무릎을 꿇는 거야?그것도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은 하현 앞에서?설은아와 나박하는 더욱 놀란 얼굴이 되었다.도무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난폭하게 들이대던 이 사장이 왜 갑자기 이렇게 무릎을 꿇었을까?“쾅!”바로 그때 룸의 문이 벌컥 열렸다.문은 여러 번의 발길질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순식간에 부서졌다.곧이어 수십 명의 남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양복 차림의 남자들은 사나운 기운을 뿜어내며 고성양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경호원들을 발로 걷어차 버렸다.감히 누구도 대항할 수 없는 거센 기운이었다!문 앞에 모여 있던 구경꾼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소항 회관 직원들, 경호원들도 이 광경을 보고 모두 숨을 죽였다.그때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한 쪽 다리에 깁스를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평소 모습과는 달랐지만 직원들과 경호원들은 모두 그를 알아보았다.바로 신사 상인 연합회 회장 엄도훈이었다!이곳은 누가 뭐래도 엄도훈의 영향력 아래 있는 곳이었으니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간첩이나 마찬가지였다!“형님, 형님! 드디어 이렇게 뵙게 되었네요!”무릎을 꿇고 있던 이 사장은 엄도훈이 빠른 걸음으로 뛰어오는 것을 보았다.엄도훈은 의자에 앉아 있던 하현을 보자마자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눈을 반짝거렸다.이제야 자신이 살았다는 듯한 안도의 눈빛이었다.그는 오늘 길에 적어도 세 번의 교통사고 위기를 모면했다.올라오다가는 개한테 물릴 뻔도 했다.이 상황에서 그는 하현의 말이라면 무조건 굳게 믿을 것이다.엄도훈은 거의 매달리는 모습으로 말했다.“형님, 옆에 좀 앉아도

  • 재벌 사위면 될까?   4141장

    ”야! 내 앞에서 센 척하지 마!”땅바닥에 주저앉아 경련을 일으키던 고성양은 이를 악물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넌 이제 끝났어!”“나하네 미움을 사고 이 사장한테도 미움을 사고 신사 상인 연합회에도 미움을 산 거야!”“네놈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랄 걸!”“하물며 목숨이 한 개뿐인 너 같은 놈은 볼 것도 없어!”진서기와 임민아는 고성양의 말을 듣고 회심의 미소를 떠올렸다.이제 하현이 무릎 꿇는 일만 기다리면 될 것 같았다.“휙!”하현은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바로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누른 뒤 의미심장한 미소로 이 사장에게 던졌다.“당신이 여자인 걸 봐서 내가 상황 파악할 시간 1분 주겠어.”“그러고 나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할 것인지 아니면 나와 끝까지 싸울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이 사장은 하현의 핸드폰을 잡고 헛기침을 했다.“음흠! 센 척하기는!”“허세 부리는 게 그렇게 재미있어?”하현은 의자를 하나 당겨 앉았고 천천히 차를 한 잔 따라 마신 후 무덤덤하게 말했다.“50초 남았어.”하현의 모습에 이 사장과 고성양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이 녀석은 도대체 정체가 뭘까?말투나 자세로 보아 하니 보통 놈은 아닌 듯한데...하지만 하현의 행태를 보고 진서기와 임민아는 모두 냉소를 금치 못했다.허세를 부리는 하현의 모습이 해도 해도 너무 어이가 없다고 여긴 것이다.하현에게 잠시 시선을 머물고 있던 이 사장은 조금 머뭇거리다가 결국 통화버튼을 눌렀다.“뚜뚜뚜!”“형님! 접니다. 무슨 분부라도 있으십니까?”맞은편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이 사장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 새하얗게 변했다.자신의 강력한 뒷배라고 믿었던 사람이 하현을 형님이라 부르다니!그것도 이렇게 공손한 말투로!하현의 신분이 상상도 하지 못할 신분인 것인가?!엄도훈은 하현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신세였지만 사실 그는 서남 천문채를

  • 재벌 사위면 될까?   4140장

    설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럴 때 하현이 자신을 위해 나섰으니 그녀는 분명 그와 함께 할 것이다.그 후에 무슨 큰 문제가 생기면 그녀와 하현이 함께 감당하면 된다!“또각또각!”바로 그때 입구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요염하게 화장을 한 여자가 십여 명의 경호원들을 가득 이끌고 들어왔다.이 여자의 몸에는 여우 같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사람이 들어오기도 전에 룸 안에는 이미 향수 냄새가 먼저 몰려왔다.“어머, 고성양 아니야?”“왜 그래?”“어느 개자식이 감히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야?”이 여자는 소항 회관 책임자, 이 사장이었다.그녀는 금정 억양으로 한껏 교태를 부린 뒤 시선을 돌려 칼을 씹어 먹은 표정으로 룸 안을 훑어보았다.“어느 개자식이 감히 우리 고성양을 이렇게 만들었어? 왜? 겁이 나서 못 나서겠어? 어서 나오지 못해!”말을 하면서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현에게로 옮겨졌다.알면서 일부러 호통을 친 것이다.그녀는 하현이 잘못을 인정하길 기다리는 눈치였다.하현은 고개를 들어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사장이라는 여자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기세가 대단한 걸 보니 아마도 당신은 신사 상인 연합회 사람인가 보지?”“정확히는 아니지만 뭐 비슷해.”“내가 여기 책임자야. 모두가 날 이 사장이라고 불러.”“이 바닥 사람들은 웬만해선 내가 신사 상인 연합회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걸 알아!”“일반 사람이건 어둠의 사람들이건 남녀노소 불문하고 내가 있는 이곳에선 싸움을 해서는 안 돼!”“간단히 말해서 당신이 지금 내 구역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운 건 큰 사고를 친 거나 마찬가지지!”“그것도 어마어마하게 큰 사고!”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오늘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옳고 그름을 따져볼 생각도 하지 않는 거야?”“누가 먼저 때렸는지 물어보지도 않냐고?!”이 사장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약간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말했다.“어이, 젊은이. 내가 발로 생각해

  • 재벌 사위면 될까?   4139장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은 오싹함이 룸 안을 가득 메운 가운데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고성양만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입을 열었다.“야! 너 도대체 어느 길바닥에서 굴러먹다 온 놈이야?!”“이렇게 날뛰다니! 뒷감당할 수 있겠어?”“어디서 손을 함부로 놀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신사 상인 연합회에서도 널 죽이려 들 거야!”“신사 상인 연합회?”하현은 옅은 미소를 떠올렸다.“재미있군.”“딱 봐도 외지인 놈이구만!”“이곳이 어디라고 함부로 행패를 부려?”“이곳의 사장인 이 사장은 신사 상인 연합회 엄 회장과 각별한 사이라고!”“여기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건 이 사장 얼굴을 짓밟는 짓이야!”“이 사장 체면을 건드렸다는 건 바로 엄 회장 체면을 건드렸다는 얘기야!”“당신들 모두 이제 끝났어! 아마 죽어도 편히 묻힐 땅 한 평이 없을 거야!”고성양은 이를 갈며 하현과 설은아 일행을 노려보았다.그의 입에서 신사 상인 연합회라는 말이 나오자 주위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장청 캐피털이 큰소리 떵떵 치는 것은 그들이 가진 자산, 즉 돈 때문이었다.하지만 신사 상인 연합회는 달랐다.신사 상인 연합회는 차원이 다른 건달 조직이었다.다만 많이 순화되었을 뿐이다.장청 캐피털한테만 미움을 샀다면 그래도 살아날 길은 있다.하지만 신사 상인 연합회의 미움을 샀다면 그건 말하자면 더 이상 살 길이 없다는 얘기였다.순간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하현의 얼굴을 사정없이 갈기고 싶었다.개자식!여기가 신사 상인 연합회의 영향력이 상당한 곳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모두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몰라?“하현, 당신 너무 막무가내군!”“사소한 일 가지고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거야?”진서기가 참다못해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마치 공정과 정의를 위해 나선 사도 같았다.“똑똑

  • 재벌 사위면 될까?   4138장

    ”퍽!”순식간에 하현은 손바닥을 들어 고성양의 얼굴을 때렸다.얼마나 빠르고 갑작스러웠던지 고성양은 고통에 몸서리치던 비명을 뚝 멈추었다.고성양이 몇 미터나 나뒹굴다가 그의 부하 몇 명과 부딪혔다.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들로 고성양의 오른손은 꽈배기처럼 돌아가 소리도 지를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그를 삼켰다.결국 그의 입가에서는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하현의 동작은 너무 빠르고 거침이 없었다.반응하려야 할 수도 없는 속도였다.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는 수십 개의 눈이 하현을 보고 있었지만 도대체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진서기와 임민아 두 사람은 입을 가린 채 공포에 질린 비명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다.그녀들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하현은 휴지를 꺼내 손가락을 하나하나 닦으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고성양 앞으로 걸어갔다.하현은 오른발을 들어 고성양의 종아리를 지그시 밟으며 옅은 미소를 떠올렸다.“어서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 그렇지 않으면 이 다리마저 부러뜨릴 거야!”“아!”“이 개자식!”“감히 날 건드려?!”“내가 누군지 알아?”“난 장청 캐피털의 고성양이야!”“날 건드리면 넌 죽어서도 묻힐 곳 하나 없는 신세가 될 거야!”고성양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면서도 상대를 향해 사나운 발톱을 드러내며 위협했다.역시 얼굴도 본 적 없는 낯선 이에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 고성양이 아니었다.“그래?”“아이고 무서워라!”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보이며 사방에서 놀란 눈으로 그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성양의 종아리를 단번에 부러뜨렸다.“차칵!”“앗!”고성양은 눈알에서 피가 튀어나올 정도로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하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성양의 다른 한쪽 다리를 마저 밟았다.“아! 어떻게...”진서기와 임민아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놀라서 입이 쩍 벌어졌다.이런 일이 일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