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679장

작가: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보아하니, 임 선생님은 츠치마카도 집안이 무엇을 대표하는지 알고 계신가 보네요.”

하현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임복원은 깊이 숨을 들이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

“츠치마카도 집안은 섬나라 황실 다섯 조직 중에 하나지요. 전설의 다섯 왕실 가문이에요.”

“이 다섯 조직은 평소에는 세상에 잘 나타나지 않고 세상이 어지러워질 때만 가끔 머리를 내밀어요. 그 다섯 조직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츠치마카도 가문이에요.”

“츠치마카도 가문 덕분에 역사상 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음양사, 안베 세이메이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츠치마카도 가문은 소남 임씨 가문을 건드린 적이 없는데 그들이 왜 내 아내에게 손을 댄 걸까요?”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임 선생님은 며칠 전 제가 음양술을 뽑아낸 일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츠치마카도 가문은 부인뿐만 아니라 선생님께도 여러 번 죽을 짓을 했습니다.”

“섬나라 사람들은 이익 될게 없으면 일찍 일어나지 않고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임 선생님이 전에 어떻게 섬나라 사람에게 미움을 샀는지 되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임복원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더니 한참 뒤에야 천천히 말했다.

“제 기억으로는 최근엔 섬나라 사람들과 부딪히기는커녕 우연히 마주친 적도 없는데……”

“근데 수년 전 제가 사들인 이 부동산의 이전 주인이 바로 섬나라 사람이에요.”

“다만 당시 제가 집을 살 때 양측 모두 대리인에게 맡겼어요. 그래서 양측은 서로 만나볼 기회조차 없었어요. 그러니 더더구나 충돌할 일도 없었죠.”

“하 형제님, 뭔가 잘못 짚은 거 아니에요?”

임복원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고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주술과 음양술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난 후 임복원도 살인술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일반 세상 사람이 아니고 관청사람인데 섬나라 사람들이 왜 이런 수단으로 그를 대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눈앞의 장원을 실눈을 뜨고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1680장

    밤새 임복원은 사람을 보내 시신을 수습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공사 작업반이 몇 대의 굴착기와 파쇄기를 가져왔다. 하현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임복원과 임정민과 함께 그 술 저장고에 갔다. 이 술 저장고는 이미 반은 무너져 있는 상태였고, 안에는 많은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었다. 대낮이었는데도 보기에 약간 음산한 느낌이 들었다. 하현은 도면을 대조한 후 벽 한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부숴!”임복원은 약간 의심스러웠지만 명령에 따라 손을 댔다. 곧 두께가 0.5m의 벽이 부숴졌고 그 안에서 딱 보기에 현대 공업의 산물처럼 보이는 검은 철문이 드러났다. 이 광경을 보고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임복원은 살짝 어리둥절했다. 지하실에 이런 건축물이 숨겨져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 형제, 이건……”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제 예상이 맞다면 이건 당시 섬나라가 설치해 놓은 생화학실험실입니다.”“전설은 거짓이 아닐 겁니다.”“다만 그 당시 섬나라가 전쟁에서 패배하고 황급히 이 곳을 떠나버렸기 때문에 이곳을 처리하지 않았을 뿐입니다!”“그리고 난 후 이곳은 섬나라 상인의 손에 들어가 섬나라 쪽에서도 크게 개의치 않았을 겁니다.”“하지만 최근에 임 선생님의 손에 들어가면서 섬나라 사람들은 선생님이 이곳의 비밀을 알게 될 까봐 일련의 습격을 하게 됐을 거예요.”“이런 점에서 볼 때 이곳은 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할 겁니다.”“심지어 당시 츠치마카도 가문이 이 일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하현은 담담한 기색이었다. 그의 말과 함께 수십 년 된 강철 문이 마침내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거무스름한 동굴이 드러났다. 임복원은 안 좋은 기색으로 잠시 후 큰 소리로 말했다. “서치라이트 가져와!”곧 수 십대의 서치라이트가 어두컴컴한 동굴 안을 비추었다. 많은 사람들의 시야에 오래된 목조 제단이 나타났다. 제단에는 붉은 밧줄이 많이 얽혀 있었지만 재단이나 붉은 밧줄은

  • 재벌 사위면 될까?   1681장

    “하 형제, 이게 도대체……”임복원은 안색이 안 좋아졌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이 칼이 뭐가 잘못됐다고 느꼈지만 그렇다고 뭐가 잘못되었는지는 말할 수 없었다. 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을 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제 짐작이 틀린 게 아니라면 이건 츠치마카도 가문이 유실한 전설의 신기, 무라마사일 거예요.”“하지만 이 칼은 오래 전에 유실된 거라 이제서야 나타났을 리가 없어요.”“그렇다면 당시 츠치마카도 가문이 여기서 실험한 목적은 혈기와 사악한 기운을 이용해 무라마사를 다시 새로 주조하는 거였을 거예요.”“하지만 다시 주조하는 것에 실패했던 게 분명해요. 성공했다면 이 칼은 진작에 뺏겼을 거고고 여기에 남아 있을 수는 없었을 거예요.”“그리고 최근 임씨 가문을 공격한 것은 이 칼을 겨냥해서 그랬을 가능성이 커요.”임복원과 사람들은 정신이 얼떨떨했다. 신화나 전설 같은 이런 일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믿을 수 있었겠는가? 임복원은 눈에 경련이 일더니 잠시 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 형제, 이 물건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이 물건이 섬나라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어떤 재앙을 불러일으키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가장 좋은 방법은 없애버리는 거예요.”말을 하면서 하현은 임정민이 선물한 고풍스러운 당도를 천천히 꺼냈다. ‘챙’하는 소리와 함께 칼날이 번뜩이더니 하현은 요괴 칼로 추정되는 섬나라 장도를 단칼에 두 동강 냈다. 목조로 된 칼날에는 비린내가 나는 붉은 즙이 방울 져 있었다. 하현은 횃불을 꺼내 곧장 던졌다. 다음 순간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같은 시각, 섬나라 후지산 정상에 있는 신성한 정자에서 목조 영패 하나가 갑자기 산산조각이 났다. 정자에 반듯하게 앉아있던 음양사는 갑자기 눈을 떴고 흑백이 뒤섞인 눈동자 속에는 핏빛이 한 줄기 나타났다. 그의 눈, 코, 입 등 몸의 여러 구멍에서 갑자기 시커먼 핏물이 흘러나왔다. 그는 메시지

  • 재벌 사위면 될까?   1682장

    “왕화천은 진주희가 일을 잘못 처리해 용문 대구 지회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대외적으로 선언을 했고,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왕화천 휘하의 제일가는 용맹한 장수가 연경에서 대구로 돌아오고 있다고 합니다……”각종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었다. 분명 조남헌과 진주희는 손을 잡고 용문 대구 지회를 이미 깨끗이 청소를 했다. 지금 보잘것없는 왕화천 하나가 남았으니 대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왕화천을 처리할 기회를 잡기만 하면 용문 대구 지회 누구도 다시는 하현에게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 하현은 한숨을 쉬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당당한 용문, 대구 같은 곳의 세력이 이 정도까지 부족하다니 사실 실망스러웠다. 하현도 보잘것없는 왕화천이 무슨 풍파를 일으킬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금방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잠시 쉬었다가 하현은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찾으러 밖에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문을 나서자마자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 맞은편에서 설유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부, 듣기로 대구에 있다면서요? 아직 식사 안 하셨죠? 오늘 저녁에 나랑 같이 고급 연회에 가요!”하현은 실소했다. “너 연기한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연회에 갈 시간이 있어?”설유아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형부, 형부는 몰라요. 촬영을 하려면 투자자들과 같이 먹고 마시고 해야 돼요. 나도 정말 가고 싶지 않은데 선배가 꼭 가야 한다고 그랬어요. 안 가면 선배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요.”“무슨 일이 날까 봐 무서워서 형부를 내 남자 파트너로 부른 건 아니에요.”하현은 웃었다. 처제의 부탁이니 분명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형부 어디에요? 제가 모시러 갈게요.”유아는 하현이 거절할까 봐 황급히 말을 꺼냈다. 하현은 전화를 끊고 주소를 보냈다. 곧 포르쉐 911이 향산 별장 정문에 도착했다. 차 창문이 내려가더니 차 안에는 젊고 아

  • 재벌 사위면 될까?   1683장

    유아의 말을 듣고 당지수는 잠시 멍해있더니 코 위의 선글라스를 밀어 올리며 말했다. “그래 좋아. 공주님이 남자 파트너를 데려가고 싶다면 차에 태워.”“근데 내가 미리 쓴소리 한 마디 하겠는데, 우리가 가는 곳은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유흥업소거든. 만약 그가 거기서 함부로 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상관하지 않을 거야.”당지수는 하현과 함께 가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또 설유아가 가지 않을까봐 이렇게 밖에 입을 열 수 없었다. 유아는 당지수의 말을 듣고 차에서 내려 하현과 함께 뒷자리에 앉았다. 이 장면은 당지수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무슨 개똥 운으로 이 사람이 설유아를 알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해 보면 이 사람은 향산 별장의 경비원일 뿐이고 연회에 따라와 먹고 마시겠다고 한 것뿐이라 당지수도 마음이 편안했다. 경비원일 뿐이니 한 명 더 많거나 적다고 오늘 밤 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이 생각에 당지수는 가속 페달을 밟았고 차는 굉음을 내며 달렸다. 차에서 유아는 궁금해 하며 물었다. “하현, 왜 향산 별장에 간 거예요? 어느 동에 있는 거예요? 내일 내가 이사 갈 테니 같이 지낼까요?”하현은 잠시 생각하고 나서 말했다. “문제 없어. 나는 1호 별장에 있어. 오면 마중 나갈게.”앞에 있던 당지수는 ‘1호 별장’이라는 네 글자를 듣고는 냉소를 금치 못했다. 대구 전체에서 향산 1호 별장이 임복원의 소유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경비원이 감히 자기가 1호 별장에 산다고 말하다니? 그는 자신이 얼마짜리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당지수도 하현을 까발리거나 가타부타 뭐라 말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계속 엑셀을 밟았다. 30분 후 포르쉐는 벨라루스에 도착했다. 대구의 벨라루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 있어왔던 대형 유흥업소로 듣기로는 대구 최고 가문인 정씨 집안이 암암리에 운영해 오고 있다고 한다. 벨라루스는 물 한 잔에도 아

  • 재벌 사위면 될까?   1684장

    “유아가 너를 데리고 와서 세상을 보여주려고 하는데는 나도 이견이 없어. 하지만 말썽은 부리지 마!”“홀에 가서 혼자 알아서 자리 잡고 먹고 마시면 돼. 나랑 유아는 접대할 사람이 많으니 너를 상대할 시간 없어!”“그리고 게걸스럽게 먹지 말고 좀 자제해서 먹어. 사람들한테 비웃음 당하지 말고!”“그럼 내 체면 구겨지니까!”당지수가 당부하는 말을 듣고 하현은 웃으며 평온한 기색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유아를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는 여기 오는 것이 귀찮았을 것이다. “참, 그리고 한 가지 더. 조금 있으면 종 도련님도 오실 거야.”“만약 종 도련님을 보면 유아와 거리를 두는 것 명심해!”“종 도련님이 유아한테 첫눈에 반했거든. 그래서 네가 만약 유아와 너무 가까이 있으면 화가 나서 너를 다치게 할지도 몰라.”“종 도련님?”하현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며 유아를 한 번 쳐다보았다. 유아는 귀엽게 혀를 내두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형부, 화내지 마요. 종민우라는 종 도련님인데요. 대구 일류 가문의 도련님이에요.”“며칠 전에 저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집요하게 저한테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저는 관심 없어요!”“그래서 오늘 밤 제 남자친구인 척을 해달라고 했던 거예요!”하현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자기 처제는 다 좋은데 너무 예쁘게 생겨서 어딜 가나 여기저기서 집적거린다. “참, 종민우씨 집안은 최정상 가문은 아니지만 심재욱과 관계가 아주 좋아요.”“심재욱은 심씨 집안 사람이고, 심가성의 막내 아들로 대구 여섯 세자 중의 한 명으로 알려져 있어요.”“형부, 겁 먹은 거 아니죠?”하현은 담담하게 설유아를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툭 쳤다.유아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안 무서우면 안 무서운 거지 손찌검을 할 필요는 없잖아요?”하현의 동작을 보고 당지수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녀는 하현을 보고 다른 지나친 행동은 하지 않았다. 또 설유아에게

  • 재벌 사위면 될까?   1685장

    홀 전체의 분위기는 고급스러운데다 또 약간 트렌디했다. 대구의 도련님, 세자, 이름난 규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제 장소였다. 하현은 이 사람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심지어 눈에 익은 스타들을 몇 번 더 구경하러 올라가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접시를 들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는 오늘 하루 종일 굶었는데 푸짐한 식사가 차려져 있어 혼자 나가서 먹지 않아도 되었다. “너 왜 여기에 있어?”하현이 스테이크 세 점을 먹고 있을 때 약간 의아한 목소리가 하현 곁에서 울렸다. 하현이 고개를 돌리자 체크무늬 양복에 금테 안경을 쓰고 겉으로는 유순해 보이나 속은 검어 보이는 남자가 자신을 위아래로 응시하는 것이 보였다. 하현은 T자 뼈를 접시에 떨어뜨리고는 입을 닦으며 말했다. “누구세요? 우리가 아는 사이인가요?”“임마, 너 귀머거리인 척 하는 거지?”“주씨네 가서 지낸 건 그렇다 쳐도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생각도 못했어!”상대방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오오, 왕 도련님이구나!”하현은 상대가 누군지 떠올랐다. 왕동석. 하지만 그는 이 사람에 대한 인상이 별로 없었다. 상대방이 자신을 기억할 줄은 몰랐다. 이때 위아래로 왕동석을 훑어본 후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무슨 일이냐고!?”왕동석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난번 하현 앞에서 체면을 구겼고 줄곧 복수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그는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너 여기는 어떻게 왔어?”“여기가 너 같은 촌놈이 올 수 있는 곳이야?”“내가 여기에 온 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하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 새우 한 마리를 가져 갔다. “이 벨라루스를 네가 열었어? 아니면 이 연회를 네가 주최한 거야? 네가 빌렸냐고?”“내가 보기에 너는 이런 고급스런 자리를 감당할 수 없을 거 같아. 이런 연회를 조직할 인맥이나 능력도 없어 보이고!”“다들 손님으로 여기에 왔으니

  • 재벌 사위면 될까?   1686장

    벨라루스 같은 고급 장소에서 많이 먹고 마시는 것은 이름난 규수와 귀부인들에게는 창피한 행동이었다. 이 놈은 어디서 튀어 나온 거야?배고파 죽은 귀신이 환생한 건가?얼마 지나지 않아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는 보기에 점잖아 보였지만 눈동자에는 사나운 빛을 띠고 있었다. 이런 사람은 분명 길에서 빈둥거리다가 막 깨끗이 씻고 나왔을 것이다. 그의 가슴에는 명찰이 달려 있었는데 홀 매니저 방승훈이라는 몇 글자가 적혀 있었다. 방승훈은 곧장 성큼성큼 하현 앞으로 다가가 그가 손에 들고 있는 접시를 식탁 위에 ‘탁’하고 치며 차갑게 말했다. “선생님, 초대장은요? 아니면 누가 데리고 왔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왜요? 연회에 참석하는 데 초대장이 필요해요?”“누군가가 꼭 데리고 와야 해요?”“이렇게 허름한 곳이 황궁인 줄 아나 보죠?”하현은 눈꺼풀을 치켜들고 아랑곳하지 않고 에그타르트 하나를 더 가지고 갔다. “나는 왜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요구하는 걸 못 봤을까요?”“나를 겨누는 거예요?”방승훈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그의 평범한 옷차림을 보았을 때 눈동자에는 무시하는 기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우리 벨라루스가 어떻게 하든 너는 이래라 저래라 할 게 못 돼.”“나는 지금 네가 우리 왕 아가씨의 초대를 받지 못했다는 의심할 만한 이유가 생겼어.”방승훈이 보기에 하현 같은 사람은 그저 먹고 마시러 온 것이 분명했다. 하현이 웃었다. “왜 나를 이렇게 의심하는 거야?”방승훈은 담담한 기색으로 정의롭게 말했다. “여기는 고급스러운 곳이라 물 한 잔도 네가 입고 있는 옷보다는 비싸!”“게다가 너는 시골 촌놈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촌놈은 환영하지 않아!”“우리 벨라루스의 귀빈들의 안전을 위해, 우리 연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나는 반드시 너의 신분을 확인해야겠어.”“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례하게 굴어도 양해 해주길 바라!”하현은 웃었다.

  • 재벌 사위면 될까?   1687장

    만약 상대방이 관례에 따라 일상적이 일로 그런 거라면 하현도 일부러 상대방을 난처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도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분명히 왕동석에게 끌려가 손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하현이 어떻게 예의 있게 행동할 수 있겠는가?“배짱이 있냐고?”“임마, 너 손 좀 봐줘야겠구나. 난 이런 거 필요 없어.”“근데 다시 말하지만 너 구태여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방승훈은 어린 아이를 가르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아랫사람일 뿐이야. 상류사회의 테두리에는 들어올 수 없으니 억지로 들어오려고 하지마. 알겠어?”“분수를 모르고 이 테두리에 들어오려고 하다니. 네 자신이 망신당하는 거 말고는 다른 좋은 점이 없어!”“내가 너한테 이렇게 말하는데 너 무슨 말인지 알겠어?”“네가 순순히 떠나겠다고 하면 내가 차비는 내줄게.”“나는 우리 벨라루스가 쥐 똥 하나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해가 가?”말을 마치고 방승훈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2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툭’ 내던졌다.“푸흡______”사방에서는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운이 좋네. 여기 와서 잘 먹고 잘 마시고 갈 때는 2만원이나 가져갈 수 있으니!”“방 매니저가 지금 손을 깨끗이 씻었으니 망정이지 예전 같았으면 이 놈의 손발을 다 부러뜨렸을 거야!”“아이고, 다들 화내지 마세요. 연회 시작 전에 어떤 사람이 우리 지루함을 달래줬으니 좋지 않아요?”“자, 다들 돈 좀 던져 줍시다!”말이 끝나자 주위에 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잔돈을 꺼내더니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이봐, 공짜로 얻어 먹고도 아직도 뻐기는 거야? 돈이나 들고 썩 꺼져. 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방승훈은 냉담한 얼굴로 이 광경을 쳐다보았다.

최신 챕터

  • 재벌 사위면 될까?   4319장

    ”홍민아... 네가... 어떻게...”진홍헌은 자신의 동생도 이여웅에게 찰싹 달라붙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똑똑해. 아주 똑똑해...”이여웅은 껄껄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여동생이 외모는 별로지만 아주 똑똑하군.”“내가 당신 총명함을 봐서 함께 데리고 가지!”진홍민은 눈이 번쩍 뜨였다.“여웅 오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광이에요!”진홍민도 중천그룹이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만약 그녀가 빨리 이여웅 같은 사람을 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진홍헌은 똥 씹은 얼굴을 했지만 이여웅은 두 여자를 끌어안고 깔깔대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가자, 오늘 날 기쁘게 한다면 둘 다 내가 수양딸로 거둘게!”“앞으로 난 의붓아버지로서 매달 일억씩 용돈을 줄게!”“자, 아빠라고 불러!”그러자 진홍민과 강우금은 동시에 입을 모았다.“와! 너무 좋은 아빠다!”진홍민은 이여웅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강우금도 지금 이 순간 이여웅의 재산이 진홍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서 그녀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여웅의 품에 안긴 것이다.심지어 진홍민은 속으로 조심스레 몇 가지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이여웅을 잘 모신다면 나중에 혹시 그가 가지고 있는 중천그룹 주식이 자신에게 넘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그러면 자신이 쉽게 중천그룹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이여웅은 환하게 웃으며 진홍헌을 쳐다보았다.“진홍헌, 당신은 먼저 꺼져!”“오늘 밤 당신 여자친구와 여동생은 돌아가지 않을 거야.”“앞으로 난 당신의 매부이자 동서이자 아버지야...”“하하하하!”말 같지도 않은 이여웅의 말을 들으니 아무리 부잣집 도련님이라도 진홍헌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이를 갈며 말했다.“개자식!”“사람을 이렇게 무시하

  • 재벌 사위면 될까?   4318장

    ”오호! 아주 미녀들이시군!”이여웅의 시선이 강우금에게 쏠려 그녀를 위아래로 바쁘게 훑어보았다.“강우금, 오늘 내가 82년산 마오타이를 가져왔는데 나와 함께 위층에 가서 맛보는 건 어때요?”“참, 미리 말해 두자면 난 다른 사람이 내 체면을 무시하는 걸 제일 싫어해요.”“내 체면을 무시한다는 건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거나 마찬가지거든.”말을 하면서 이여웅은 자신의 오른손을 스리슬쩍 강우금의 허벅지 위로 올렸다.“어머, 이거 왜 이래요?!”“나 술 잘 못 마셔요. 기껏해야 두 잔밖에 못 마신다고요...”강우금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명품 매장에서 퇴출된 후 그녀는 진홍헌의 품에 안겨 그의 여자친구가 되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여자친구로서의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싫은 척하는 듯했지만 속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듯 한껏 아양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모습에 이여웅은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띠었다.“형님, 이 여자는 내 여자친구입니다...”진홍헌은 이여웅의 오른손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떼었다.진홍헌은 강우금이 죽고 못살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가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건 다른 문제였다.게다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홍헌은 앞으로 금정 바닥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형님, 제 체면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제가 다른 여자들 소개해 드릴게요...”“퍽!”눈앞의 여자에게 한껏 흥미가 끓어올랐던 이여웅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진홍헌의 얼굴에 내리쳤다.진홍헌은 한방에 온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그의 얼굴을 벌겋게 부어올랐고 입가에는 붉은 피가 넘쳐흘렀다.“체면?”“진홍헌이 내 앞에서 무슨 체면이 있어서 세우네 마네 하는 거야?”이여웅은 담배를 깊이 빨아들여 연기를 내뿜고는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진홍헌은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형님, 그 여

  • 재벌 사위면 될까?   4317장

    흥미로워하는 이여웅의 눈빛을 본 순간 진홍헌의 눈꺼풀이 펄쩍 뛰어올랐다.그는 방금 일부러 이여웅이 들어오는 것을 못 본 척했는데 상대가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금정 부잣집 도련님 망신은 혼자 다 시켜 놓고 어째서 이 형님한테 인사도 안 하는 거야?”“인사하는 법도 못 배웠어?!”“아주 정말 거만하군그래!”말을 하는 동안 이여웅은 자신의 사람들을 데리고 진홍헌 앞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자기 세상인 것처럼 한껏 떠들고 있던 진홍헌은 이여웅이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는데도 화를 내지 못했다.“아, 형님, 제가 몰라봐서 죄송합니다.”비록 진홍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여웅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여웅과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오호, 중천그룹 진홍헌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어?”“이 이여웅을 못 본 척할 정도로?”“눈이 나쁜 거야? 아니면 대놓고 날 무시하는 거야?”이여웅은 진홍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분 나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 형님, 너그럽게 봐주세요.”평소에 어디서도 당당하던 진홍헌이었지만 지금 이여웅 앞에서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고 애써 웃음을 쥐어 짜내었다.하현의 얼굴에 더욱 짙은 의혹의 빛이 떠오르자 나박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당신이 모르는 게 있어요. 진화개발은 중천그룹 주식의 50%에서 60%정도를 가지고 있어요. 이는 당시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게 막대한 투자금을 빌렸기 때문이에요.”“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큰소리치는 중천그룹도 진화개발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해요.”“듣자 하니 진홍헌이 당신 처제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구 정 씨 가문의 보호를 받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그렇지 않으면 중천그룹이 진화개발에 합병될 수도 있거든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렇게 처량한 신세가 된 데에는 다 이유

  • 재벌 사위면 될까?   4316장

    하현이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그날 간민효가 비행기에서 총기를 가진 누군가에게 당했을 때, 그것도 완연결이 한 짓인가?”“맞아요. 얼마 전 간민효가 공격을 받은 것도 아마 대부분 완연결과 관련이 있어요.”“보아하니 해골파가 손을 쓴 것 같던데 배후에는 아마 완연결이 있었을 거예요. 확실해요.”엄도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 보기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아무 관련이 없는 독립된 일처럼 보였지만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고 보니 그 사건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하현은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이번에 금정에 온 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그가 금정에 오자마자 장생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니!하현은 자신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장생전이 운이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자, 그 얘긴 이제 그만하지.”하현은 손을 뻗어 엄도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엄도훈이 몸을 곧게 펴며 정중하게 말했다.“죄송하지만 형님, 임페리얼 빌딩에 좀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30분 후, 차는 임페리얼 빌딩에 도착했다.이곳은 금정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아래 4층까지는 대형 쇼핑몰이고 위층은 오피스텔이었다.이곳에 입주한 회사들은 모두 금정의 대기업들이었다.엄도훈은 비록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용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하현은 따라 들어가지 않고 시계를 슬쩍 본 뒤 나박하를 데리고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앉아서 막 식사를 주문하려고 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레스토랑 문을 벌컥 차며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한 남자와 두 여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남자는 진홍헌이었고 여자는 그의 여동생 진홍민, 그리고 전에 황보정에게 옷을 사 주다가 싸움이 벌어진 강우금이었다.“정말

  • 재벌 사위면 될까?   4315장

    하현은 희미한 시선으로 말했다.“장생전?”“네, 맞아요. 장생전이요.”엄도훈은 하현이 이를 짐작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자세한 내막을 캐묻지 않고 장생전에 관해 세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여섯 은둔가의 조상이 모두 제왕을 지냈기 때문에 신선을 찾아 장생전에 대해 알아보고 또한 그것을 꿈꿨다고 합니다.”“왕조가 멸망한 후 이러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후손들의 손에 넘어갔죠.”“여섯 은둔가들이 손에 쥐고 있는 비밀들을 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장생전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에 장생이 어디 있겠냐는 것입니다.”“제가 아는 한 여섯 은둔가가 가진 비밀은 사실 가문에만 전승되어 오던 것입니다.”“절대 다른 곳에 누설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죠.”“그래서 완연결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알게 된 여섯 은둔가는 간민효의 지도 아래 완연결을 토벌하였습니다.”“완연결은 하룻밤 사이에 강인하고 야심찬 인물에서 포로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그의 부하들도 사상을 입게 되었습니다.”“다만 감옥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의 차가 납치되었습니다.”“그 순간 우리는 그가 장생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말을 마치고 난 엄도훈은 심하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분명 장생전을 입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매우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여섯 은둔가가 이 상황에서 서로 연합한 것은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왜 간민효가 손을 썼을까?”엄도훈은 의아한 듯 눈을 살짝 찡긋거리며 말했다.“말하자면 완연결이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죠. 그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늘 간민효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간민효를 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고요.”“처음에는 간민효도 그를 무시하고 말았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여섯 은둔가와 연합을 하고 나섰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눈초리를 가늘게 늘어뜨렸다.간민효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

  • 재벌 사위면 될까?   4314장

    완연결은 장생전에서 지위가 낮지 않았고 당시 금정 지부 수장이었다.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하에 있는 유능한 인재들이었고 모두 일등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현과 맞붙어 제대로 방어도 해 보지 못하고 널브러졌다니?!하현은 엄도훈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얼른 부상 상태를 처리한 후 일어섰다.“됐어. 다친 곳은 기껏해야 3일 정도면 다 나을 거야. 시간 되면 한의사한테 찾아가서 약이나 몇 첩 지어서 컨디션 조절해.”엄도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자리고는 안간힘을 쓰며 일어섰다.“형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지금부터 언제든지 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해 주세요.”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는군. 별거 아니야. 게다가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건 나니까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그건 그렇고 여기는 당신 사람들을 좀 시켜서 정리하라고 해.”“당신은 나랑 함께 같이 가자고.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아니요. 같이 가시죠.”엄도훈은 주변을 휘익 둘러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형님, 어떻게 이런 곳에서 날 보자고 하셨어요?”“내 추측이 맞다면 이곳은 아마 예전에도 험악한 곳이었을 텐데요.”“이곳은 금정 전체에서도 가장 흉악한 곳이에요!”“여기서 만나자고 할 줄 알았더라면 아마 죽어도 안 왔을 거예요.”엄도훈은 이 사실을 미리 떠올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깊이 후회했다.“흉악한 곳? 이곳은 그냥 버려진 흉가 아니야?”엄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예전에 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이곳이 마음에 들어서 여름에 피서를 하기 위한 별장을 짓고 싶어 했죠...”“결국 반쯤 지어졌을 때 땅속에 있던 큰 무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일하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이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그러고 나서 이곳은 봉쇄되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게 되었고요!”“엽기적인 사건을 띄워 조회수라도 올려 볼까 했던 블로거들이 탐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전부

  • 재벌 사위면 될까?   4313장

    ”이런 살인술은 기이하긴 하지만 나한테는 어린아이들 소꿉장난이나 마찬가지지.”하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여전히 담담했다.“단 3분 만에 내가 당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염한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가로 엄도훈을 풀어 달라는 거지? 그렇지?”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로서는 지금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어쨌든 어렵게 장생전과 관련된 몇 개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만약 그들이 죽기라도 하면 얼마나 낭패스러운가?죽은 사람을 앞에 두고 어떻게 진술을 받아낼 수 있겠는가?“아주 매력적인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난 당신한테 동의할 수 없어.”요염한 여자는 차가운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하지만 우릴 생각해 준 당신의 마음이 가상해서 나중에 우리가 당신을 죽일 때는 고통이 길지 않게 단번에 죽여 줄게.”하현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렸다.그는 요염한 여자가 자신이 내건 조건을 승낙할 줄 알았다.그녀가 아무리 엄도훈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하지만 상대방이 헌신짝 버리듯 하현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사혈이 막힌 그들의 상태는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행위였음이 분명했다.기꺼이 사혈을 틀어막은 것이다.그들을 이 지경에까지 만든 사람은 보통 잔인하고 냉혹한 사람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철저하게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사혈을 봉인해야 그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사혈이 풀린다면 그들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래서 하현의 제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난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았어.”“그런데 아쉽게 되었군!”“아쉬울 것 없어!”요염한 여자가 당차게 내뱉으며 웃었다.“당신은 이곳에 와서 몰래 염탐만 해도 될 일이었어.

  • 재벌 사위면 될까?   4312장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

  • 재벌 사위면 될까?   4311장

    ”생화학 무기?”이것을 보자마자 엄도훈은 숨을 헐떡이며 꿈틀거리는 것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당신들이 미국과 한통속이 되어 이렇게 역겨운 짓까지 할 줄은 몰랐어!”“그러나 당신들이 이런 물건을 들이댄다고 해서 내가 눈 하나 깜빡할 줄 알아?”“당신들이 내 몸을 갈기갈기 찢고 뼈를 가루로 만든다고 해도 난 절대 두희랑을 배신하지 않을 거야!”“어서 단번에 날 죽여!”“그렇지 않으면 당신들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내가 살아 돌아간다면 당신들 하나하나 갈기갈기 찢어 버릴 테니까!”“오호! 그 당찬 기개 정말 마음에 들어!”요염한 눈매의 여자가 메이크업 파우치를 닫고 나서 주사기를 꺼내 집게손가락으로 툭툭 털었다.“다만 그런 당찬 기개도 우리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어.”“당신은 이게 뭔지 잘 알 거야. 우리가 이걸 당신 몸에 넣기만 하면 1분 안에 아무리 기개가 강철 같은 사람도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게 될 거야!”“그렇게 되면 당신은 우리 말에 절대 복종하게 될 거야!”이 말을 듣고 엄도훈의 안색이 크게 일그러졌고 그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이 바닥에 오랫동안 굴러먹은 그는 분명 주사기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임에 틀림없다.미국인들이 개발한 생화학 무기는 사람을 해치는 가장 사악한 술법인 묘강고술의 특성과도 깊이 결합되었다.일단 몸에 들어가면 사람이 절대 자신의 의지력으로 살아갈 수 없고 완전히 통제력을 잃게 된다.순간 엄도훈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뻔뻔스러운 놈들!”요염한 여인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여섯 은둔가들 사이에 균열을 만들어 두희랑을 죽이게 된다면 서남 천문채의 금정 지부는 수장이 없는 꼴이 돼.”“우리가 조금 비열하고 뻔뻔스럽다고 해서 그게 뭐 어때서?”엄도훈은 치를 떨며 내뱉었다.“그 당시 당신들을 내쫓은 사람은 금정 간 씨 가문 간민효였어!”“당신들은 사람도 아니야!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야! 지금 와서 두희랑에게 그 분풀이를 하려고 하다니!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