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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9화

전화를 끊은 뒤, 정몽연은 대충 차려입고, 차를 운전해 청몽카페에 도착했다. 차를 세운지 얼마 되지 않아 정계산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물었다.

“아빠, 부른 이유가 뭐에요?”

정계산은 그녀를 위아래로 흝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이 정도면 꽤 단정 한거지. 따라와라.”

그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정몽연의 팔을 잡고 카페 안에 있는 방으로 데려갔다. 방에는 중단발을 하고 있는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는 행위예술을 하는 사람 처럼 보였고,나이는 30살이 조금 되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

정계산은 그 둘을 소개시켰다.

“몽연아, 이 분이 내가 저번에 너한테 얘기했던 분이야. 내 주임 아드님, 맹지정 군이다. 서로 천천히 얘기 나눠.”

정몽연은 멍하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표정이였다.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와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랑 무슨 얘기를 하라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맹지정은 그녀를 유심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럭저럭 봐주게 생겼고, 몸매도 괜찮고,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네요. 결혼하면 내 그림 모델은 될 수 있겠어요.”

뭐가 돼? 그의 말을 들은 정몽연은 의심쩍은 얼굴로 물었다.

“아빠!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정계산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뚱 한 척을 하며 그녀에게 답했다.

“뭐하는 거라니? 내가 주선해주는 자리잖아. 맹 군은 외국에서 유학하다 왔어. 예술점수가 얼마나 높은데! 게다가 내 주임 외동 아들이라고. 얼굴이나 재능,몸매까지 어떤 쪽에서도 강책 그 무능한 놈보다는 백배는 나아! 몽연아, 맹 군한테 실망시키면 안된다.”

실망시키지 말라니?

정몽연은 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정계산이 강책 때문에 미뤘던 주선자리를 강책의 빚 때문에 다시 생각을 바꿔 진행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아차렸다. 정계산은 강책도 마음에 들지 않고, 자신의 주임한테 해코지 당하는 게 두려워 정몽연을 데리고 이 자지를 마련했던 것이다.

정몽연은 그의 행동에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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