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몽연은 강책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할 말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지만, 또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 지 몰랐다.결국, 정몽연이 말을 먼저 건넸다.“강책, 채무 위기에서 벗어난 걸 축하해.”강책은 매우 미안하다는 듯 대답했다.“미안해, 이틀 동안 채무 관계 때문에 너까지 고생시켜서.”일이 해결된 마당에, 초반의 불쾌감과 갖가지 고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정몽연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흥, 당연히 고생했지, 좀만 더 있었으면 나는……”그녀는 말을 끝까지 내뱉지 않고 삼켜버렸다.정몽연은 소개팅 한 사실을 강책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말했다간 강책의 화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그와 정계산과의 관계도 악화될 것이 보였다.빚을 다 갚은 이상 이런 시답잖은 말은 할 필요가 없었다.강책은 궁금한 듯 물었다.“좀만 더 있었으면 어떻게 됐는데?”정몽연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좀만 더 있었으면 널 버릴 뻔했다고, 돈 많고 능력 있는 남자랑 재혼하려 했지.”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강책은 화는 커녕 마음이 한편 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왜냐하면 정몽연의 조건으로는 마음만 먹으면 곧장 이혼이 가능했기에 소식이 전해지면 남자들이 줄을 설 게 분명했다.하지만 정몽연은 강책을 5년 동안이나 과부의 몸으로 기다렸고, 또 그에게 더없이 충성을 다하며 그의 고통을 나눠지려 했다.이런 여자를 어디 가서 찾을 수나 있을까?강책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정몽연을 지키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맞다, 난 또 다른 처리할 일이 있으니까 먼저 집에 가있어.”“아, 그럼 저녁은 집에서 같이 먹자, 기다릴게.”“응, 알겠어.”두 사람이 헤어진 뒤, 강책은 차 한 대를 불러 가위로 166번지의 원앙 식당으로 향했다.식당에 들어서자 주인 정해가 나와 그를 반겼다.“오, 큰 도련님, 웬일로 시간이 비어서 오셨어요?”그러자 강책은 정해의 손목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정 아저씨, 저랑 같이 어디 좀 가요.”
”도련님, 그만하고 가시지요.”말하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회사 로비에 와 있었다.그러자 모든 직원들이 두 줄로 나란히 서서 정해에게 공손하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정해 사장님, 안녕하십니까.”“정해……사장?”정해는 넋이 나가 아직 정신이 안 돌아온 듯 물었다.“도련님, 이게 무슨 일이죠?”강책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정해 아저씨, 오늘부로 당신은 침몽 하이테크의 사장님이십니다. 회사의 크고 작은 업무는 모두 아저씨께서 처리하실 겁니다!”“네? 이게 무슨……”정해는 믿기 힘들었지만, 사실이 눈앞에 있어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강책이 그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정해 아저씨, 저희끼리 한 약속 아직 기억하시죠? 제가 침몽 하이테크를 다시 회수하면 아저씨가 저를 도와주시기로 한 거요. 어떻게, 약속을 어기실 건가요?”“침몽 하이테크가……다시 회수됐다고?”정해는 감격에 겨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강모의 죽음과 침몽 하이테크의 상실은 그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하지만 오늘, 강책은 그중 하나의 한을 풀어주었다.“좋습니다. 너무 잘하셨어요!”정해는 강책의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큰 도련님, 너무 잘 하셨습니다. 침몽 하이테크가 다시 돌아온 날을 볼 수 있다니, 이 노인네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그러자 강책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정해 아저씨가 돌아가시면, 누가 회사를 관리하겠어요?”그는 정해를 데리고 사장 사무실로 들어섰고, 안에는 카뮈 회장, 물병이 서 있었다.“정해 아저씨, 이쪽은 저의 부하인 물병입니다, 밖에서는 카뮈라고 불리고요. 현재 회사의 공식적인 회장이죠.”“그럼 도련님은요?”“저는 주주이고, 회사의 전반적인 것들은 제가 관리를 해요. 하지만 외부인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됩니다.”강책은 잠시 뜸을 들이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물병은 저와 같은 군인입니다. 회사를 관리하는 일은 저희의 강점이 아니죠. 그래서 앞으로의 모둔 일들은 아저씨께서 저희를 대신해 신경
하유룡은 사무실에 들어서는 그 순간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다, 그저 달갑지 않을 뿐.그는 침몽 하이테크에서 매년 몇 천만 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었는데, 만약 해고당한다면 어디서 다시 이런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막막했다.침몽 하이테크의 배경이 없어지면 천정 그룹도 분명 그를 받지 않을 텐데. 또한 다른 회사들은 더욱이 그를 회사를 팔아먹은 악행을 알고 안 받아 줄 것이 뻔했다.일단 제명되면 하유룡은 이 업종에서 끝장난 셈이다.그러자 그는 얼굴을 붉히며 무릎을 꿇고 말했다.“정해 사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무조건 고칠 테니 제발 절 내쫓지 말아 주세요.”정해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당신이 무슨 낯짝으로? 당신을 보기만 하면 강모의 죽음이 떠올라. 내쫓기만 한 것도 이미 최대의 자비를 베푼 건데, 내가 당신을 영원히 없애주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아, 아닙니다.”하유룡은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난 뒤 말했다.“사장님 알겠습니다, 곧장 떠나겠습니다.”그는 몸을 돌려 곧바로 사무실을 나섰고, 하가명은 그의 뒤를 바짝 따라붙어 두 사람은 침몽 하이테크에서 떠났다.“인간쓰레기 자식들!”정해가 퉤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강책은 웃으며 정해가 나이가 있어도 이렇게 화를 잘 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는 정해를 위로한 뒤 잠시 침몽 하이테크 빌딩을 나왔다.강책은 빌딩을 나선 뒤 정신을 가다듬었다.회사를 돌려받고, 순조롭게 정해를 사장 자리에 앉히고 거액의 채무도 다 갚았으니, 지금의 강책은 일말의 위안이 되었다.다음 며칠 동안 침몽 하이테크는 정해의 관리 아래 나날이 안정될 것이었고, 큰일들을 하나씩 맡아 왕성하게 발전해 나갈 것이었다.이날, 햇살이 좋은 틈을 타 강책은 길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심신의 안정을 취했다.계속해서 축적되었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걷기를 반복하다 그는 길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걸 발견했고, 가까이 가서 보니 각종 꼬치류를 파는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마차였다
말을 마치자, 그는 고개를 들어 강책을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당신은 서경의 군인이죠?”역시, 강책의 예감이 맞았다.“그게 보이나요?”“당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제가 서경에 있을 때의 전우와 똑같은데, 이런 군인의 기운은 평범한 사람에게서는 느껴지기 힘들죠. 특히나 서경의 군인은 더욱 특별하고.”강책은 웃으며 그의 절단된 팔을 가리키며 물었다.“어쩌다가?”“탄약이 다 떨어져서, 1 대 3으로 붙다가 잘렸죠.”“그런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라면 수완이 있군요, 성함이?”“섭쟁입니다.”“저를 따라올 마음이 있으신지?”섭쟁은 고개를 숙여 살짝 웃으며 말했다.“지금의 저는 그냥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싸우고 죽이는 건 저와 무관하게요.”두 사람이 한창 대화를 나누던 중, 멀리서 도시에서 관리하는 차 한 대가 왔다.차 문이 열리고 임시 제복을 입은 남자 3명이 나왔다. 일용직 노동자라고 하기에는 그들의 권력과 기질은 커 보였다.무리를 이끄는 사람은 인근 노점상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염라대왕이라 불리는 구숭이었다.구숭의 호리호리한 몸과 큰 키는 대나무 장대 같았고,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했다.그는 하품을 하며 노점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어이, 여기 간선도로인 거 몰라? 여기서 노점 하는 거 불법이니까 빨리 꺼져.”그러자 섭쟁은 얼굴을 찡그렸다. 노점과 도로와의 거리는 3미터는 되어 보였다!게다가 그곳은 보도이지 간선도로가 아니었다.“친구, 이 노점은 사람들이 길 지나다니는 거에 피해를 주진 않는 것 같은데?”“얼씨구, 감히 말대꾸를 해?”구숭은 꼬치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서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잖아, 그러면 안 되니까 얼른 치워.”섭쟁은 이를 꽉 깨물며 화를 간신히 억누른 뒤 물었다.“그럼 어디로 옮기면 되는데?”“어디도 안 돼.”“그게 무슨……”구숭은 돈도 내지 않고 아무렇게나 꼬치를 집어 들고 먹기 시작했다.“물론 당신이 이 사업을 정말
구숭은 급소를 찔린 듯 동공이 확장되었고, 품에서 막대기를 꺼내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너 이 새끼 살고 싶지 않구나? 어딜 감히 내 일에 간섭해?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누군데?”“하하, 가서 알아보지 그래, 이 근방에 나 이 염라대왕 왕구숭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강책은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증명서를 가리키며 말했다.“넌 그냥 일용직 근로자 아니야? 어디서 갑질을 하고 있어?”그러자 구숭은 냉소를 띠곤 강책을 향해 막대기를 겨누며 말했다.“갑질? 네가 지금 진정한 갑질을 겪어 보지 못했구나?”그는 막대기를 들어 강책을 때리려고 했지만, 강책이 발로 걷어차자 그가 한 방에 넘어지고 말았다.다른 두 일행이 와서 도와주려 했지만 역시나 강책의 발에 한 발씩 걷어차여 세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닥에 널브러졌다.구숭은 얼굴을 가리며 황급히 말했다.“네가 감히 날 때려? 넌 이제 뒤진 목숨인 줄 알아!”그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도시 관리국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더 많은 인원을 불러 그를 돕도록 했했다.그러자 섭쟁이 다가와 강책의 팔을 끌며 말했다.“빨리 가세요.”강책이 웃으며 물었다.“왜죠?”“당신은 그 사람들을 감당 못해요, 그들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데에 도를 텄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그들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어요.”그러자 강책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오늘 전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겁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목양일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휴대폰을 집집넣었다.강책이 갈 생각을 하지조차 않는 모습을 본 섭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뭘 위해서죠? 용은 고개 숙인 뱀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잠시 뒤, 시에서 관리하는 차가 도착했다.섭쟁은 마지막으로 말했다.“지금 뛰어도 늦지 않았어요, 조금만 더 늦으면 당신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책은 버젓이 앞으로 나와 차 앞에 섰다.구숭은 바보를 만나 봤어도 이
짧은 한 마디가 전경의 심장병을 도질 뻔했다. 그가 총괄책임자랑 같은 위치라니, 아무리 용기가 있어도 손 하나 까딱 하지 못할 것이다. 계획이 주도면밀 한 전경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강책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되었다. 정경은 강책 옆에 공손히 서서 침을 삼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직원이 잘 몰라서 실수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세요.”정경의 한 마디에 구숭과 두명의 직원이 놀라서 온몸이 굳었다. 자신의 직속 상사가 강책에게 이렇게 공손하다니, 강책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까?강책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직원들에게 증명서 한 장을 두 번 발급받으라고 가르쳤나요?”전경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저희 회사 제도가 원래 그렇지는 않아요. 아랫사람들이 뒷돈 챙긴 거예요.”“”하하.” 강책이 냉랭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그 일은 눈 감아 줄게요. 당신이 잘못한 것은 나중에 다시 말합시다. 오늘 일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전경이 긴장하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만족스러운 답변 드리겠습니다.”전경이 직원들에게 말했다. “직권남용한 놈들 안 잡아내고 뭐해! 얼른 경찰서에 넘겨!”“네!”직원 두 명과 구숭이 즉시 붙잡혔다. 이들은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강책이 구숭에게 다가가 냉랭하게 말했다. “잔인한 사람? 당신 권위는요?”전경은 놀라 간 떨어질 뻔했다. 권위?전경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잡아가!!!”“네, 알겠습니다.”강책의 명령에 부하들이 구숭에게 수갑을 채우고 끌고 갔다. 강책이 전경을 보며 말했다. “이번 일은 끝장을 볼 거예요. 허튼수작 부릴 생각하지 마세요.”“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공정하게 원칙적인 절차에 따르겠습니다.”“그래.” 강책이 한 마디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당신들 회사 관념이 고지식하고 직원들 자질도 너무 떨어져요, 좀 고쳐야 되겠어요.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제일 먼저 당신을 찾을 거예요.”전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직원
수라…군신…?서경에서 군인이었던 사람이 수라 군신을 알다니, 정말 서경의 신이다!백전백승,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 섭쟁의 머릿속에는 온통 강책의 전설 이야기로 가득했다. 강책의 신분이 너무 낮아 서경에서 그의 진짜 면목을 본 적이 없었다. 드디어 오늘 그 실체를 볼 수 있게 되었다.수라 군신의 부하가 되는 것은 서경 모든 군인의 소망이었다. 섭쟁은 딸과 당시 본인의 소망 그리고 더욱이 현재 생활 형편을 위해 강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신과 함께 천하를 출정하여 평생 군대에서 복무하기를!”섭쟁은 큰소리로 외처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이는 강책에 대한 존중의 표시였다. “하하하!!!”강책이 환하게 웃으며 섭쟁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절대 다치지 않게 할게요. 딸도 보살핌이 필요하니까 싸움은 절대 안 돼요.”“섭쟁씨의 인품과 요리 솜씨가 마음에 들었어요. 자, 이제 노점 정리하고 저랑 어디 좀 가요.”섭쟁이 노점을 정리하고 딸 섭소운을 데리고 강책을 따라나섰다. 세 사람은 택시를 타고 가위로 166번지로 향했다. 도착하자 “원앙 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식당 문이 닫혀 있었다. 정해는 침몽 하이테크 과장을 맡는 바람에 식당 문을 닫았다. 강책이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 가게를 넘겨주기 위해 정해에게 가게를 인수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찾을 줄은 몰랐다. 강책이 가게 문을 열고 섭쟁을 데리고 들어갔다. “이 가게 어때요?” 강책이 섭쟁에게 물었다. 섭쟁이 특히 주방은 꼼꼼히 둘러보며 말했다. “가게는 크지 않지만 깔끔해요. 특히 주방이 다른 식당보다 훨씬 깔끔해요, 주인이 결벽증 정도로 깔끔했던 것 같아요.” “마음에 들어요?”섭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좋아요, 분위기도 좋고 길거리 노점상처럼 작지도 않고 작은 식당처럼 붐비지도 않고 큰 식당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너무 마음에 들어요.”상책이 가게를 마음에 들어 하자 강책이 기분이 좋았다. 강책이 손가락으로 카운터를 툭툭 치며 말했다. “
“제가 사업 초기 자금으로 1억 정도 주면 충분하나요?”“네, 충분합니다.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을 거에요” 섭쟁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많은 돈을 받아본 적이 없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강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됐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저를 군신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냥 편하게 형님이라고 부르세요.”“네, 형님.”섭쟁이 강책에게 물었다. “형님이 저에게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나한테 보답하고 싶어요?” 강책이 앉으며 물었다. “마침 제가 배가 고픈데 주방에 있는 재료로 맛있는 밥 한 끼 해주세요.”“하하, 바로 해드리겠습니다!”섭쟁이 딸을 식당 홀 소파에 앉혀 두고 주방으로 갔다.섭쟁이 식사를 준비할 때 섭소정은 강책을 멀뚱멀뚱 쳐다봤다.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꼬마야, 뭘 보니?”“삼촌한테 초능력이 있는지 보고 있었어요.”“어? 그게 무슨 말이야?”“아빠가 웃은지 오래됐는데 삼촌이 아빠를 웃게 했으니 분명 초능력이 있을 거예요.”강책이 섭소정의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강책은 주방에서 바쁘게 식사를 준비하는 섭쟁을 바라봤다. 그의 뒷모습을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소운아, 걱정 마, 너희 아빠 이제 앞으로 계속 웃을 거야.”“진짜요?”“진짜야, 삼촌 초능력으로 아빠를 계속 웃게 해준다고 약속할게.”“감사합니다, 삼촌.”......강책이 바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소청이 소파에 앉아 종이에 뭔가를 계속 쓰고 있었다.정몽연은 옆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있었다. 강책이 궁금하여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머니, 몽연아 뭐 하고 있어?”정몽연아 말했다. “곧 외할머니 생신이잖아, 할머니 생신 잔치 준비하고 있었어.”소청이 말했다. “할머니 올해 80세 되셔서 집안 식구들이 잔치에 신경 쓰고 있어. 남동생 둘은 세계에서 유명한 셰프님께 요리를 부탁했어.”“나도 셰프님 한 명 알아봐야 하나?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