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연이 그들에게 물었다."여기까지 온 거 보면 목적이 있는 것 같은데, 말해봐, 뭐 하러 온 거지?” "하하, 역시 내 여동생은 시원시원하구나."정봉성은 티켓 4장을 꺼내며 말을 이어갔다."오늘 오락장 입장료 4장을 구했어, 이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거라고! 그래서 큰누나랑 몽연이, 그리고 강책을 초대해서 같이 놀려고 한 거야.” 이런 허튼소리를 누가 믿겠는가?정계산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허, 또 무슨 허튼수작을 부리려고 그러는 겐가? 날이 저물었으니 우리 몽연이는 너희들과 놀지 않을 걸세.” 그러자 정봉성은 매우 억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삼촌, 나를 너무 쓰레기 취급하는 거 아니에요? 저도 그동안 여동생과 강책에게 과한 짓을 많이 한 건 인정하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당신들이 비웃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정말로 오늘은 특별히 당신들과 화해하려고 온 거예요. 어찌 됐든 우리는 모두 가족이잖아요. 원수져서 좋은 일이 없다는데, 하물며 우리는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눈 친척 사이이지 않습니까?”"그러니까 몽연아, 이번 기회에 화해하자.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것처럼 모두들 시기와 질투는 내려놓고,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 되는 것 어때?” 그의 말은 정몽연의 가슴에 와닿았고, 그녀의 일생에서 가장 큰 유감은 바로 이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눈 친척들과 눈코 뜰 새 없이 싸운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은 매우 부드러웠고, 남들과는 별개로 할아버지, 큰누나, 둘째 오빠와 평생 이렇게 서로 미워하고 싶지 않아 했다.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화해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으니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정몽연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오늘 밤 신나게 놀아보자!”"몽연아!" 정계산은 자신의 딸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이것은 함정인데, 왜 자발적으로 안으로 뛰어드려는 거지? 사실 정몽연은 바보가 아니라 착한 것이었고, 그녀는 가족 간의 회복을 너무나도 갈망했다. 정봉성의 입가에는 미소가
강남 서남쪽에 위치한 오락장은 24시간 운영되며 밤으로 갈수록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일반인이 입장할 수 없는 특별한 장소도 많아 그에 해당하는 입장권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오락장은 네온사인으로 반짝반짝 빛나며 온통 황금빛에 취해 있다.정봉성은 가까스로 적당한 자리를 찾아 차를 세웠다."다 왔다!"정봉성의 두 눈은 반짝였고, 웅장하고 넓은 오락장 입구를 바라보며 들락날락하는 미남 미녀를 보며 덩달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이곳에 처음 온 것이 아니었다. 평소에 정봉성은은 돈이 생기면 이곳에 와서 돈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술을 마시고, 도박, 카드놀이, 계집애 꼬시기 등등 남녀가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날 따라와, 여긴 내가 꽉 잡고 있으니까!” 정봉성은 흥분한 모습으로 앞장을 섰고 정자옥과 일행이 뒤를 따랐다.길을 가다가 정몽연은 강책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는 비교적 얌전한 여자로,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이런 호사 방탕한 생활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친척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오늘은 조금 내려놔야 했고, 강책이 곁에 있으니 나름 괜찮았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각종 시끄러운 소리가 귓속으로 들려왔다.그들은 술집 입구에 도착했고, 술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술집보다 훨씬 큰 규모였으며 입구에는 경호원이 많이 있어서 일반인들은 전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었다. "바로 여기야!"정봉성이 앞장서서 가다가 경비원에게 막혔다."뭐 하는 사람이지?""당연히 놀러 왔지?” "티켓은?” “하하.” 정봉성은 손을 뻗어 네 장의 표를 꺼내 건네주자 경호원은 검사를 마친 후 길을 비켜 주었고 정봉성과 그 무리들을 들여보냈다.문을 밀고 들어가자 커다란 홀이 눈에 띄었고, 그 사이에 다양한 술들이 놓여 있었으며 수많은 부자들이 소파에 앉아 맛있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정봉성은 빠르게 두 걸음 걸어가 술 한 잔을 들고 마시기 시작했다."훌륭하다 훌륭해. 동생아, 강책, 다들 처음
"바로……포커 게임! 쉽고 짜릿하지.” 그는 말을 하면서 정몽연을 끌어당겨 자리에 앉혔고, 이 테이블에는 벌써 네 명이 앉아 있었으며 정봉성, 정몽연 두 사람을 포함하면 초 여섯 명이었다. "놀래요?"딜러가 물었다."같이 하자.”정봉성이 카드를 던졌다. "비밀번호 알지, 안에 있는 돈을 전부 칩으로 바꿔줘.” 곧 누군가가 칩을 가져왔고, 10도 있고, 50, 100까지 있었다.정몽연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이건 어떻게 계산하는 거야?” "간단해, 10이면 2천만 원, 100이면 2억, 간단하지?” "2억?” 정몽연은 넋을 잃었고, 정봉성이이 가지고 있는 칩의 번호를 대충 보았는데 절대 60억 보다 적지 않았다!이렇게 많은 돈을 그는 겁도 없이 내놓은 것이다. 정봉성은 ‘100’짜리 두 개를 정몽연에게 건네주었다. "동생아, 이건 내가 너한테 빌려주는 본전이야, 만약에 돈을 벌었으면 나한테 갚는 걸 잊지 말고.” "어? 난......""이봐, 동생, 내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건 아니지? 네가 같이 안 하면 너무 서운할 것 같은데.” "하지만……”정몽연은 상당히 난처했다, 정봉성이 카드 게임을 하려고 데려온 것을 그녀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녀는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카드게임을 하지 않으면 갈등이 깊어질 것이고, 하지만 게임을 한다고 해도 그녀 같은 초보자가 어떻게 이런 베테랑을 이길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판은 매우 컸기에 한 판만 져도 타격이 컸다. 어떡하면 좋지? 이때, 강책은 방법을 생각해냈다. 하하, 관계를 회복하자는 건 핑계에 불과했고, 정봉성은 오늘 정몽연이 돈을 다 잃고 결국 회사 지분 10%로 빚을 갚는 그림을 그린 거겄지. 보통 사람 같았으면 벌써 그의 놀음에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정몽연의 어깨에 손을 얹고 부드럽게 말했다."마음 편히 놀아, 내가 알려줄게.” "알겠어.”옆에 있던 정봉성이 몰래 코웃음을
정봉성은 조금은 비웃는듯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동생아, 왜 이렇게 버리기 아까운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무슨 패인지 한 번 보자.” 그는 버려진 카드 더미 안에 있던 세 장의 카드를 닥치는 대로 들춰냈고, 567을 본 후 정봉성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했다. “야, 무슨 이런 패를 버리고 있어?”정봉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정몽연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고, 솔직히 이런 패는 버릴 이유가 없었는데 강책이 버리라고 하니 버릴 수밖에 없었다.정봉성은 강책을 돌아보며 말했다."매부, 포커 놀 줄 아는 거야 없는 거야? 이 패가 얼마나 좋은 패인지 알고 있는 거야 지금?” 그러자 강책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이번 판에는 이것보다 더 큰 패가 있어 돈을 못 딸 겁니다.” "야, 너 무슨 투시안이라도 있어? 이 판에 어떤 사람의 패가 이것보다 더 크다는 걸 어떻게 안다는 거지?” “믿거나 말거나.” "허어, 강책아, 네 그 허풍은 정말 이길 사람이 없구나.” 정봉성은 손을 들어 자신의 카드를 보더니, 조용히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나는 누구처럼 그렇게 겁이 많지는 않아서 말이지, 이번 판은 내가 가져야겠어. 첫판에는 가볍게 4천만 원부터!” “포기.”“포기.”“갑니다, 8천만 원.” 누군가 따라오자 정봉성은 입맛을 다셨다."서양 놈이, 겁도 없이 내 패를 따라와?” 그러자 그 서양인은 웃으며 말했다.“내 패가 좀 커서 말이지, 당신 패를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 “하하, 한 번 해보던가.”정봉성은 곧바로 2억을 내놓았다.“따라가지, 2억!” 서양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2억 3천.”이라고 맞받아쳤다. “정봉성, 그만 포기하죠.”강책이 말했다.“입 닥쳐!” 게임에서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바로 ‘포기’였고, 사기를 모두 떨어뜨리는 말이었다. 정봉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4억 6천, 두 배로 간다!” 서양인은 들고 있던 패를 펼쳐 보였고, J 4장, 즉 포카드였다. 정봉성
나머지 몇 명은 모두 패를 버리고 결국 정봉성과 정몽연만 남게 됐다."여동생아, 나랑 끝까지 싸울래?"정몽연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고, 강책은 이미 계획이 다 있다는 듯 말헀다."이번 게임은 저희가 무조건 이길 테니 얼마를 제시하든 다 따라갑니다.” "하하하하, 미쳤네."정봉성이 말했다."우리는 어차피 남매니까 이렇게 목숨 걸고 할 필요 없어. 이렇게 하자, 인당 20억 씩, 바로 카드를 공개하는 거 어때?” 20억? 이게 목숨걸고 하지 않는 거면 뭐란 말인가? 정몽연이 만약에 지면 어떻게 이 20억을 갚으라는 거지? 그녀가 머뭇거리는 사이 강책이 대답했다."문제없다. 인당 20억씩, 카드를 공개하죠.” 정몽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자신의 패가 좋기를 기도했다.이번 게임은 무려 20억 원짜리이니 결코 질 수 없었다! “제발, 하느님.” 정몽연은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카드를 펼쳤고, 카드는 J 투페어였다. 족보에서 가장 낮은 단계에서 두 번째인 투페어, 승산이 없어 보였다. 정봉성은 그녀의 패를 보더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야, 강책아, 이게 네가 말하는 이번 게임에서 가장 큰 카드야? 오마이갓, 너무 커서 무서워 죽겠네.” "미안해, 동생아, 이번 판은 둘째 형이 이기게 됐네. 20억은 내가 가질게.” 정봉성은 매우 기뻐하며 20억을 손에 넣은 것 같았고, 이것이 그가 오늘 강책과 정몽연을 속인 주요 목적이었다. 카드게임을 통해 정몽연은 돈을 잃고 도저히 갚을 수 없을 때 주식으로 빚을 갚게 되는 것. 이렇게 하면, 그 10%의 주식을 순조롭게 회수할 수 있다. 정봉성이 이런 생각을 하며 옆에 있던 정자옥을 슬쩍 쳐다보자 두 사람은 모든 게 계획대로 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동생아, 내 카드 잘 봐.”첫 번째 카드는 10 하트, 두 번째 카드는 10 클로버였다. "하하, 이런 패는 이제 똑같은 게 한 번만 더 나와주면 된다고.” 그는 말을 하면서 세 번째 카드를 펼쳤다.9 스페이드, 그의 패는 10 투
몇 명은 기뻐하고, 몇 명은 절망에 빠졌다. 정몽연은 기쁨에 겨워 돈을 모두 가져왔고, 정봉성은 울먹이며 20억 원을 잃었다. 이기려고 하면 할수록 돈을 잃어가는 법. 업어!"한 게임 더!” 다시 한번, 카드를 뒤섞었다. 가장 무서운 건 강책이 매 게임마다 카드 판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이었고, 그의 지휘 아래 정몽연은 포기를 할지, 게임을 계속할지만 말하면 됐고 다른 건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그녀가 게임을 포기한다면 이번 판은 반드시 누군가가 그녀보다 더 좋은 카드를 갖고 있는 것이었고, 끝까지 버틴다면 반드시 그녀가 이기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허튼수작이라며 믿지 않았지만, 점차 이런 조작에 익숙해져갔다. 다른 사람들은 정몽연을 의도적으로 피했지만, 정봉성만은 돈을 많이 잃었기에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떤 카드든 끝까지 버텼다. 30억, 40억, 50억, 60억. 60억 원을 순식간에 날렸다."선생님, 더 이상 칩이 없습니다. 지금 바로 테이블을 떠나시죠."딜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지만 그의 말은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떠나라고? "망할, 지금 누굴 깔보는 거야?”정봉성은 카드 두 장을 더 꺼내며 말했다."이 안에 있는 돈 전부 칩으로 바꿔!” “OK.”다급해진 정봉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몇 년 동안 모은 돈을 모두 꺼냈다.그의 무모한 행동을 막아야 할 정자옥은 뒤에 숨어서 슬쩍 웃으며 그를 말릴 기색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정몽연이 나서서 그를 타이르며 말했다. “둘째 오빠, 우리는 오늘 기분 좋게 온 건데 이렇게 화를 내려고 온 게 아니잖아. 이제 그만하고 여기서 끝내는 거 어때?” "끝내자고?”정봉성은 그녀의 호의를 몰라주며 큰소리를 쳤다. “지금 내 돈을 다 가져가 놓고 도망가려고? 절대 그렇게 내버려 둘 순 없지! 자, 계속해, 그렇게 대단하다면 내 돈을 한 번 다 가져가 보시던지!” 그는 이미 정신이 팔려 있었기에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고, 더구나 정몽연에게 적대적이었던
정봉성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두들 강책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문제는 강책이 무슨 사기술을 썼는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강책은 패도 건드리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사기를 치고 싶어도 칠 수 없는 일이다. 그러자 강책은 벌 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좋은 패인지 나쁜 패인지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카드의 순서를 기억만 하면 되죠.” "카드의 순서?”“네, 매 게임마다 새로운 카드를 사용하는데, 새 카드는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카드가 A~K 순으로 배열되는 것인데 이는 카드가 나올 때부터 설정되어 있는 거죠.”“그래서?” 강책은 빙긋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그러고 나서 처음 카드의 순서를 알게 되면 딜러가 카드를 섞는 방법을 잘 보기만 하면 됩니다. 딜러가 카드를 섞을 때 각 카드가 어디에 끼워져 있는지 잘 보고, 각 카드의 순서를 기억하면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각자에게 카드가 주어질 때 어떤 카드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겁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카드를 섞는 순서를 보고 그 자리에서 기억하라고?강책의 뇌가 컴퓨터라도 된다는 말인 건가? “헛소리하지 마!”정봉성이 큰 소리로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너 이 새끼 지금 나를 바보로 아는 거야? 이걸 도대체 누가 할 수 있단 말이야?” "제가 할 수 있습니다.” 강책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그가 말한 방법은 너무나도 터무니없었다. 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아니면 제가 시범을 보여 볼까요? 딜러 님, 당신이 카드를 섞으면 저는 카드를 하나씩 정확하게 알아맞히겠습니다.” “저 자식 말대로 해!”정봉성이 손짓하며 말했다. 딜러도 매우 궁금해하며 새로운 카드를 꺼냈고, 확실히 강책의 말대로 A~K의 순서대로 카드는 놓여 있었고 이는 상식이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능숙하고 빠르게 카드를 섞기 시작했다.
또 칩으로 바꾼다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멍해졌다. 특히나 정몽연은 오늘 돈을 벌기 위해 온 게 아니라 오빠, 언니와 화해하기 위해 온 건데, 지금 상황을 보니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 정몽연은 그를 말리며 말했다."둘째 오빠, 이제 그만 바꾸지. 그럼 이렇게 하는 거 어때? 내가 이겨서 딴 돈을 다 돌려줄게, 한 푼도 받지 않고 말이야.” "하하, 지금 누가 누굴 동정하는 거야? 내가 네 동정이 필요한 사람으로 보여? 저리 비켜!” 정몽연의 호의는 정봉성에게 철저히 무시당했다. 곧 오락장 책임자인 해민 형님이 다가왔고, 그는 와인잔을 한 손에 들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정 도련님, 저를 찾으셨나요?” "그래요, 전 정 씨 집안 지분의 15%를 저당잡히고 돈을 좀 바꿔서 계속 카드 게임을 할 생각입니다.” “정 도련님, 생각을 잘 하셔야 합니다.” "물론이죠.""그래요, 그럼 천억 원을 담보로 드리죠.”천억? 정봉성은 못마땅해하며 말했다."아니, 해민 형님, 너무 의리가 없는 것 아닙니다. 저희 집안의 지분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모르시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예전 홍연 그룹의 안영운은 무려 2천억 원을 들여서 저희 집 지분 10%를 손에 넣었는데, 지금 천억 원으로 내 지분 15%를 빼돌린다고요?” 그러자 해민 형님은 눈을 가늘게 뜨고 대답했다."여기는 오락장이지 쇼핑몰이 아닙니다. 저는 천억을 제시했으니 원하면 하고, 아니면 말고요. 정 안 되면 안영운을 찾아가서 당신의 지분을 파시던지요.”안영운을 찾아가라고? 그럴 시간이 어딨겠는가! 정봉성은 지금 손이 근질근질했고 당장이라도 판을 뒤집고 싶어 했다. “좋아요 좋아, 천억 원으로 합시다, 거래 끝.” “정 도련님께 칩을 준비해 드려.” 곧, 수많은 칩들이 올려져 있는 커다란 쟁반을 들고 왔고, 자그마치 천억 원이었다. 정봉성은 웃으며 말했다."너희들 내 돈을 따갔으니 아무도 도망갈 생각 하지 마, 내 돈을 다 따가던지 아니면 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