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 안, 두 남자가 서로 민망해 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주윤강, 염강호였다. 염강호는 이미 도망까지 다 계획했지만 항상 실패로 돌아갔다. 강남구를 빠져나가려고 했던 그는 결국 독은 든 쥐처럼 잡히고 어쩔 수 없이 주윤강의 옆으로 돌아가야 했다. 주윤강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돌아오는 것 밖에 못하는 거야? 내 집사까지 죽여놓고 도망치기 직전까지 아무말도 안하더니 이제서야 무서워져서 나한테 온거야?” 염강호는 눈을 잡아당기면서 민망해하며 답했다.“주 사장님, 다 살려고 하는 행동 아니였습니까? 게다가 저희 둘은 지금 같은 배를 탄거라고요. 강책이 말한 기간이 이제 3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저희 둘이 싸울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같이 강책을 이길 방법을 생각해내야 해요.” “강책을 이겨? 허허, 잔인하고 무서울 것 없는 놈을 우리가 어떻게 이겨? 네가 정해를 죽이지만 않았어도 이 지경까지는 오지도 않았어!” 염강호는 한숨을 내쉬었다.“후회해봤자 소용 없습니다.” 3일 뒤, 두 사람의 목숨이 결정된다. 주윤강은 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한 번에 죽일 것이지, 하루 종일 불안함에 잠도 못자게 하고 말이야. 눈만 감으면 강책의 얼굴이 보여.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울 지경이야! 죽더라도 나 혼자는 못 죽지!” 이어서 주윤강의 안색이 변하더니 염강호에게 물었다.“강책한테 예쁜 아내가 있지 않았나? 어디서 일한다고 했지?” 염강호는 손을 휘젓거리더니 “조사하다가 강책한테 죽을 수도 있어요. “ 라며 답했다. 주윤강은 그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쓸모 없는 놈. 강책 가족이 아니면 양군여한테 가서 따지면 되겠네. 저 여편네들 아니였으면 일이 이 지경까지 흐르지는 않았어. 양군여도 내 저승길에 꼭 데려가겠어!” 염강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주 사장님, 저희는 강책에게 24시간 동안 감시 당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나갔다가 걸리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요?”주윤강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내가
도와주려는 사람은 없고, 모두 소란을 보러 온 사람들 뿐 이였다. 장발 남자는 양군여의 손목을 잡고는 “따라와!” 라며 외쳤다. 양군여는 그제서야 자신이 그들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눈치챘다. “뭐하시는 거에요? 저는 그쪽 몰라요!” “바람나서 남편도 못 알아보는 거야?” 같이 온 동료는 장발의 남자를 밀치면서 “그 손 놓아요. 경찰 부릅니다.” 라고 말했다. 장발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지금 나 치려고 하는 거야? 얘들아, 나와!” 그의 외침에 건장한 남자 4명이 튀어나왔다. 양군여 무리는 그들에게 둘러싸였다. 도망칠 기회는 주지 않았고, 남자 2명이 양군여 동료가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하게 그를 잡아 눌렀다. 이어서, 장발남자와 남자 한 명이 양군여의 손목을 잡고는 주차해 둔 봉고차로 끌었다. 양군여는 소리를 치면서 놓아달라고 외쳤다.“이거 놓으세요! 누구신데 이러시는 거에요!” 그녀의 절박한 외침에 시민 한명이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라며 다가왔다. 장발 남자는 시민에게 울상을 지어보였다. “제가 밖에서 열심히 번 돈으로 이 년이 바람피고 있었다니까요? 만약 제 동료가 안알려줬으면 지금까지 헛돈 벌고 있었던 거나 다름 없어요. 흑흑.” 울음 섞인 목소리까지 내면서 진짜 인듯 하소연을 했다. 이어서 옆에 있던 남자도 말을 더했다. “제 친구가 아무 말도 못하니까 만만하게 봤던 거라니까요. 저 여자 불륜 현장 들키더니 모르는 사람이라고 잡아 때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 몇 마디에 양군여를 도와주러 온 시민들의 눈빛이 그녀를 멸시하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자칫하다가 불륜한 여자를 도와줄 뻔 했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아이고, 고생이 많아요.”“빨리 데려가세요. 밖에서 창피하겠어요.” 장발 남자는 눈물을 닦고는 “돌아가자마자 이혼 할거에요!” 라며 울먹였다. 그리고 그의 손짓 한번에 부하들이 양군여를 데리고 차에 태웠다. 그녀의 동료는 남자 2명의 발길질에 의해 바닥에 뒹굴었다. 장발 남자 무리 5명이
넓은 아스팔트 도로에 작은 차 한대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안에서 파티장처럼 신나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나성민 무리는 아직까지도 새로운 계약에 한껏 취해있었다. 이때 갑자기 인지병원의 신온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네, 신선생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나성민씨, 지금 어디에요? 군여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20분 뒤, 차가 인지병원의 문 앞에 도착했다. 나성민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군여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위급한 일이였기에 신온대신 자리에 있던 동료가 일어난 모든 일을 설명했다. 강책과 김씨 형제들도 뒤에서 듣고 있었다. 일의 시작과 끝을 듣고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법으로 살아가는 사회에 낮에 납치극을 벌이면서, 불쌍한 연기까지 하며 시민들을 설득한 것 보면 처음 하는 짓이 아니였다. 제일 급해 보이는 건 나성민이였다. 남자들이 여자를 납치하고 무슨 일을 저지를 지는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양군여의 순결이 사라진다. “그러니까, 어디에서 납치 됬다고요?” “사거리에서 남쪽 방향에서 끌려갔어요.” “저랑 같이 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신온은 나성민을 진정시키며 “나성민씨 다리가 다 낫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흥분하시면 안돼요. 경찰한테 연락하도록 하죠.” 라고 말했다. “아니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얼른 저랑 가자니까요!”나성민은 말하면서 눈물이 고였다. 이어서 동료는 허겁지겁 나성민을 데리고 현장으로 향했다. 강책은 김씨 형제에게 지시를 내렸다.“김씨들도 같이 가서 나성민이 허튼 짓 안하게 막아줘.” 김씨형제들은 “네, 알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 그들을 쫓아갔다. 신온은 멀어져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기도를 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군여야, 제발 무사해.” 강책도 그들을 도우러 자리를 떴다. 자신의 차에 올라타 목양일에게 전화를 걸었다.“양일아, 인지병원 근처의 모든 CCTV를 총동원해서 교통부한테 넘겨
그녀의 절절한 “살려주세요!” 라는 외침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개미 한 마리 없는 거리에서 소리쳐도 듣는 사람 한 명 없었다. 황야에는 양군여의 절규의 메아리가 맴돌았다. 우는 강도가 세질 수록 남자들은 더욱 더 흥분했다. 남자 한명이 참지 못하고 양군여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서혁은 그의 손을 내리쳤다.“이봐, 순서도 몰라? 내가 먼저야.” “알겠습니다. 근데 빨리 해주셔야 해요. 저 못 참겠어요.” “닥쳐. 넌 가서 침상이나 깔아.” “지금 바로 깔겠습니다요.”침상이라고 했지만 그냥 담요 한 장이다. ]남자들이 양군여를 펼쳐진 담요 위로 내던졌다. 손 발이 다 묶여 있는 상황에서도 있는 힘껏 뒷걸음질을 했다. 하지만 큰 창고 안에서 그녀는 독 안에 든 쥐와 다름 없었다. 결국, 옷도 더러워지고 머리도 흐트려 진 채로 울기 시작했다. “제발, 그만해주세요. 여기서 풀어주시기만 하면 경찰 부르지도 않고, 조용히 살게요.” 서혁은 미소를 지어보였다.“동생, 무서워 하지 말라니까? 폭력적이게 안할게.” 그리고는 옷 단추를 풀면서 양군여에게 다가갔다. 다가오는 악마를 보고 양군여는 더욱 절망했다.“오지 말라고, 오지 말라고! 하지마 제발! 풀어줘!” 양군여는 목이 쉰 채로 서혁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계속 외쳤다. 하지만 서혁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 반대 였다.“오랜만에 제대로 즐길 수 있겠어.” 서혁은 바로 양군여의 위에 올라탔다. 모든 것이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오토바이의 큰 시동소리가 들려왔다. 오토바이를 끌고 온 사람 한명이 창고 앞에 도착했다. 강책이 도착했다! 경찰을 피해다니던 서혁 무리들은 오토바이의 큰 소리에 바로 반응 했다. 서혁은 강책 한명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다가갔다.“미친 놈이야? 누군데 여기를 와? 아, 영웅놀이라도 하고 싶은 거구나. 여기 온 걸 후회하게 해주마.”
서혁은 허리를 숙여 철방망이를 주워서 바로 강책에게 다가갔다. 잔인한 수법으로 유명해진 그는 자신만만해하며 방망이를 내둘렀다. 슉! 서혁이 빠른 속도로 강책의 왼쪽 얼굴을 가격했다.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내 실력을 알겠어? 오늘, 네 머리는 내가 공처럼 시원하게 차줄게!” 그의 무리들도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구석에 있는 양군여는 강책을 바라보며 마음이 쓰렸다. 강책까지 일에 휘말려 죽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했다. 서혁 무리들의 비웃음이 오가는 와중에 강책이 손을 들고 바로 방망이를 잡고는 담담하게 “남자맞아? 너무 약한데?” 라며 말했다. 서혁 무리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머리에 철방망이로 맞았는데 쓰러지기는 커녕,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하는 강책을 보며 깜짝 놀랐다. 사실, 강책은 방망이를 본 순간부터 피할 생각이 없었다. 서혁은 조급해하며 다시 방망이를 휘두르려고 했지만 강책의 손에서 방망이를 뺄 수 없었다.“약하다니까.” 강책이 방망이를 내두르고는 서혁의 다리에 가격했다. 뼈가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다리가 부러졌다.“으악!” 서혁은 비명을 지르더니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자신의 다리를 껴안으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정확히 가격한 탓에 어쩌면 회복이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강책은 더 이상 공격할 마음이 없었기에 바로 그의 몸 위로 넘었다. 서혁이 큰 소리로 외쳤다.“얘들아, 저 놈 때려!” 그의 말이 끝나자 그의 무리들이 손에 철방망이를 들고는 강책을 향해 휘둘었다. 이길 수 있다는 그들의 예상은 정확히 빗나갔다. 강책은 번개처럼 공격을 피했고, 무리들이 손을 쓸 틈도 없이 그들의 다리를 가격했다. 2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무리들이 바닥에 누워 고통을 호소했다. 강책은 더 이상의 공격은 하지 않았고, 바로 양군여에게 다가갔다. 그는 허리를 숙여서 양군여의 손발에 묶인 테이프를 풀었다. 그리고는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주었다. “가자.” “응.”양군여는 울면서 창고에서 뛰어나갔다. 강책은 그들의
이런 사람은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다. “광두용, 어쨌든 우리가 이렇게 만났는데 한 번만 봐주면 안 되겠나?” “내가 다시는 양군여에게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아 아니, 내가 다시는 여자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그러니까, 제 발 날 좀 내버려 둬, 응?” 그러자 광두용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널 놔줘? 늦었어. 세상에 여자가 이렇게 많은데 하필 골라도 지뢰밭을 고르니, 그 아무도 널 구할 수는 없어. 다음 생에 환생할 때는 보는 눈을 길러서 태어나길 바라.” 말을 마친 광두용은 담배를 피우며 창고를 나갔고, 부하 몇 명이 동시에 늑대의 목에 걸린 밧줄을 풀었다.이 여섯 마리의 늑대들은 모두 며칠을 굶어서 미친 듯이 고기를 먹고 싶어 했다. 게다가 서혁의 몸에는 피가 뿌려져 있어서 늑대의 흥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고, 늑대의 눈에 서혁은 푸짐한 식사나 다름없었다.“광두용, 너 이 개자식!” 서혁은 최후의 비명을 질러댔다. 그는 달아나고 싶었지만 강책에 의해 다리가 부러졌고,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생겨 도저히 달아날 수 없었다.그는 두 걸음도 못 가서 바닥에 우당탕 넘어졌고, 그 상태로 입구 쪽을 향해 기어갔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사납고 굶주린 굶주린 늑대들이었다. 퍼벅! 늑대 한 마리가 바로 달려들어 입을 벌리고 서혁의 팔을 물어뜯었고, 힘껏 잡아당기자 팔 위의 살덩어리가 뜯겨 나갔다.“아악~!!!” 창고 안에서는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여섯 마리의 늑대들이 미친 듯이 서혁의 등을 물어뜯고 있었고,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와 텅 빈 황무지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서혁은 평생 동안 수도 없이 많은 꽃들을 꺾었고, 그가 한 여자 때문에 이렇게 목숨을 잃게 되리란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들도 모두 함께 목숨을 잃었다. 악행을 저질렀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계속해서 잔인하게 사람들을 괴롭힌다면 언젠가는 응징을 받게 될 각오를 해야 했고, 그렇게 참사는 그의
감옥, 면회실.유리 너머로 정자옥과 정홍민 남매가 수화기를 들고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정홍민이 “축하해.”라는 짧은 인사를 건넸고, 정자옥의 입가에는 옅은 웃음이 번졌다. “일이 다 처리가 된 모양이네?”"응, 정중 그 늙은이는 미련하기 짝이 없어, 아직까지도 까맣게 속고 있다고. 나한테 아무런 의심도 품고 있지 않아, 정봉성 그 돼지는 말할 것도 없고.” 정홍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옥아, 네 가장 큰 장점은 그 사람들의 깊은 신뢰를 얻는 거야. 넌 이 점을 활용해서 은연중에 그 사람들의 이점을 우리 쪽으로 옮겨야 해.” 이 수법은 당시 정홍민이 정중에게 사용한 것이기도 했다. 당시 정홍민은 뛰어난 인재로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만약 그의 악행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로 암암리에 정중을 끌어내렸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번에는 여동생으로 바꿔서 그가 그 당시에 이루지 못한 계획을 실행하도록 했다. “오빠, 다음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돼?” 그러자 정홍민은 두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다음 차례는 정봉성이지.” 두 사람이 계획을 자세히 이야기할 때마다 정자옥은 들으면 들을수록 신이 났고, 이토록 큰 성찰을 한 적은 처음이었으며 그녀의 오빠는 역시나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이제 다 알겠어, 오빠, 기다려. 내가 반드시 소원을 들어줄게.” “그래.”정자옥은 전화를 끊고 돌아섰다.정홍민은 떠나는 동생의 뒷모습을 보며 혼자서 중얼거렸다.“정중, 그때 네가 나한테서 가져갔던 물건을 이제 조금씩 다 뺏어올 거야. 이젠 돌이킬 수 없고 넌 늙었으니 그만 물러나도록 해!” ……명원 단지 33번지, 단독 주택.강책은 차를 세우고 집으로 들어갔고, 장인 정계산과 장모 소청이 이미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놓은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아내 정몽연이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여보 왔어? 오늘은 아빠가 출근하지 않으셔서 특별히 좋은 음식을 준비했어, 네가 돌아와서 맛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정몽연이 그들에게 물었다."여기까지 온 거 보면 목적이 있는 것 같은데, 말해봐, 뭐 하러 온 거지?” "하하, 역시 내 여동생은 시원시원하구나."정봉성은 티켓 4장을 꺼내며 말을 이어갔다."오늘 오락장 입장료 4장을 구했어, 이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거라고! 그래서 큰누나랑 몽연이, 그리고 강책을 초대해서 같이 놀려고 한 거야.” 이런 허튼소리를 누가 믿겠는가?정계산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허, 또 무슨 허튼수작을 부리려고 그러는 겐가? 날이 저물었으니 우리 몽연이는 너희들과 놀지 않을 걸세.” 그러자 정봉성은 매우 억울한 얼굴로 대답했다. "삼촌, 나를 너무 쓰레기 취급하는 거 아니에요? 저도 그동안 여동생과 강책에게 과한 짓을 많이 한 건 인정하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당신들이 비웃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정말로 오늘은 특별히 당신들과 화해하려고 온 거예요. 어찌 됐든 우리는 모두 가족이잖아요. 원수져서 좋은 일이 없다는데, 하물며 우리는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눈 친척 사이이지 않습니까?”"그러니까 몽연아, 이번 기회에 화해하자. 마치 어릴 적으로 돌아간 것처럼 모두들 시기와 질투는 내려놓고, 서로 사랑하는 가족이 되는 것 어때?” 그의 말은 정몽연의 가슴에 와닿았고, 그녀의 일생에서 가장 큰 유감은 바로 이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눈 친척들과 눈코 뜰 새 없이 싸운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은 매우 부드러웠고, 남들과는 별개로 할아버지, 큰누나, 둘째 오빠와 평생 이렇게 서로 미워하고 싶지 않아 했다.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화해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으니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정몽연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오늘 밤 신나게 놀아보자!”"몽연아!" 정계산은 자신의 딸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이것은 함정인데, 왜 자발적으로 안으로 뛰어드려는 거지? 사실 정몽연은 바보가 아니라 착한 것이었고, 그녀는 가족 간의 회복을 너무나도 갈망했다. 정봉성의 입가에는 미소가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