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점점 강책 예상대로 흘러갔고, 언론 매체는 맹렬한 기세로 기모 엔터테인먼트를 깎아내렸고 아주 작은 움직이라도 바로 포착했다.심지어는 정단정의 사생활까지 보도했다.드디어 기모 엔터테인먼트가 버틸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방경양을 비롯한 영화관 대표들은 하나같이 집에 숨어 몰래 웃었고 이 기회를 틈타 기모 엔터테인먼트를 제거하면 나중에 박스오피스에서 더 많은 분장 수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물이 흐려진다고 해도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총구가 가리키는 곳이 일치하다.이제 더 이상 돌아갈 여지는 없는 것 같다.셋째 날.모두의 예상과 달리 강책은 정단정을 데리고 방경양의 회사로 향했고, 만나기를 원했다.1시간의 긴 기다림 후, 방경양은 그제야 느긋하게 두 사람 앞에 앉았다.그는 슬리퍼를 신은 채 그대로 소파에 앉아고 다리를 꼬고 입에 담배를 문 채 시큰둥하게 강책과 정단정을 바라봤다.“두 분, 귀한 손님이네.”정단정은 강책을 힐끔 보더니 예정된 ‘대사’대로 말했다.“방경양 대표님, 이번에 이렇게 찾아뵌 건 박스오피스 조작 사건 때문입니다.”당연히 이 일 때문이다.이 일 외에 다른 일이 또 있을까?방경양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왜, 견디지 못하겠어? 돈으로 막으려고? 하하, 꿈도 꾸지 마! 너희가 얼마를 주든 난 너희를 놓아주지 않을 거야.”그는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며 다리를 흔들었다.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못난 놈이 분별없이 날뛰는 게 그대로 다 드러났다.그러나 정단벙은 지극히 담담하게 행동했고 낮고 무거운 어투로 방경양이 경악할 만한 말을 내뱉었다.그녀가 말했다.“방경양, 박스오피스가 조작이든 아니든 너도 잘 알 거야. 이번에 이렇게 찾아온 건 예를 지키지 않으니 우리도 강경한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는 걸 말해주러 온 거야. 우리를 모욕한 일을 직접 대중 앞에서 인정해. 우리가 손쓰기를 기다리지 말고.”“우리가 손을 쓰면 너는 참담한 끝을 보게 될 거야.”“알아 들었어?”방 안은 극도록 조용해졌고 방경양과
“당연하지.”차가 떠났다.맑은 하늘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강책은 길에 휴대폰을 꺼내 목양일에게 미리 써놓은 문자 한 통을 보냈다. 오직 세 글자였다: 움직여.정단정 외에도 강책은 회사에 다른 임원들을 영화관 다른 대표들 회사로 보내 그들과 만나도록 했고 한 말들은 거의 정단정과 일치했다.물론 누구 하나 기모 엔터테인먼트의 “협박”을 신경 쓴 대표는 없었다.곧 죽을 사람이 뭐가 두렵겠는가?그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전화를 걸어 기모 엔터테인먼트에게 수모를 준 즐거웠던 시간을 공유하기도 했다.이 같은 행동은 곧 천정 그룹 사무실에 알려졌고 손영정, 손재언도 강책의 행동을 알게 되었다.손영정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야야야, 강책 바보 아니야? 우리더러 잘못을 인정하라니.”“잘못을 인정하면 다른 사람들과 맞서게 되고 외부의 거센 비난까지 받아야 하는데.”“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겠어!”그렇다. 이 일은 그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다.평범한 사람도 생각할 수 있는 일을 강책처럼 똑똑한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을 거라고?게다가 기모 엔터테인먼트는 첫 며칠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고 여론의 비난에도 냉정하게 있다가 왜 갑자기 오늘 나선 걸까?손재언은 생각할수록 이상했다.그는 계획서를 펼쳐 차근차근 살펴보았고 뭔가 빈틈이 없는지 확인했다.없다.적어도 손재언의 눈에는 빈틈이 없다.“강책,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며칠이 지나 이렇게 비현실적인 ‘위협’으로 손을 쓰다니, 정말 멍청한 거야 아님 좀 더 깊은 계략이 있는 거야?”손재언은 머리를 쥐어짜도 도대체 강책이 어떻게 판을 깨려는지 알 수가 없었다.빈틈이 없는 이 판을.......한 시간 후.검은 SUV 한 대가 방경양 회사 밑에 멈춰 섰고 제복을 입은 여러 명의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그 사람들은 바로 회사 건물로 들어갔고 방경양을 만나겠다고 했다.방경양은 아직도 사무실에서 차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며 여유로운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비서가 다급히
방경양은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저기, 박스오피스 세금이라뇨? 전 모르겠는데요.”“모른다고요?”맹승은 그렇게 말할 것을 미리 예상한 듯 과감하게 데이터 시트를 꺼냈다.“이건 당신네 영화관에서 세무서에 제공한 박스오피스 분장 및 세금 상황인데 이 위의 숫자에 근거하면 의 세금은 문제없죠.”“하지만......”맹승은 두 번째 데이터 시트를 꺼냈다.“이건 당신이 기자 회경 때 꺼냈던 ‘진짜’ 박스오피스 표예요. 이 표의 박스오피스 분장으로부터 보면 당신네 영화관은 이 영화에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이 있습니다.”“당신들은 절반에 가까운 세금을 내지 않았습니다!”웁~~방경양은 하마터면 토를 할 뻔했고 사건의 엄중성을 생각했지만 이렇게 엄중할 거라는 생각지 못했다.절반에 가까운 세금?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일까?만약 나머지 절반을 보충한다면 그 박스오피스라면 그는 10년 동안 헛수고를 한 것이다!그 돈을 낸다면 영화관은 바로 문을 닫아야 한다.방경양은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에이, 그저 표 두 장인데 어떻게 증거가 되겠어요?””농간을 부릴 생각하지 마세요.”맹승은 엄숙하게 말했다.“우리가 오기 전에 법원으로부터 확정을 받았으니 오늘 당신이 세금을 다 내지 않으면 즉시 가게를 닫아야 할 것입니다!”“방경양, 가택 연금을 실시하고 모든 세금을 보충할 때까지 한 발자국도 집을 떠날 수 없다.”뭐?방경양은 얼굴마저 새파래졌다.폐점+가택연금, 이걸 누가 견딜 수 있겠어?그렇게 하면 그가 전반생 동안 열심히 일했던 그 돈을 모두 털어놓아야 하고, 또 언제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를 많은 빚을 져야 한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를 잃는 것이다!사실 계획을 세웠을 때 방경양 등 사람들은 세금 문제를 알아차렸고 그들의 생각은——시간 끌기였다.세무서랑 빙빙 돌면서 끌 수 있을 때까지 끄는 것이었다.기모 엔터테인먼트가 무너질 때까지 끈 후, 세무서
빠르게 흘러가는 일 처리에 방경양의 ‘미루기 전법’은 아무런 소용이 되지 않았다. 그는 다급하게 돌아가려는 맹승을 붙잡고는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맹부국장님, 잠시만요. 보신 게 전부가 아닙니다. 사실 저 박스오피스는..” 맹승은 그를 보고는 “저 매표소가 왜요?” 라며 물었다. 방경양은 할말을 멈추었다. 만약 여기서 인정을 해버린다면 결국 자신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모엔터테인먼트를 일부러 곤경에 빠뜨리려고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만약 인정을 하지 않는 다면 곧 파산과 연금의 후과를 겪어야 하며 남은 인생까지 모조리 박살 날 수 있다. 기모엔터테인먼트를 쳐버리고 모든 수입이 자신에게 향하길 바랬지만 그렇게 된다면 곧 자신의 손목이 날아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맹승은 방경양이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자 큰소리로 외쳤다.“말을 해보세요! 저랑 지금 장난치는 겁니까?!” 방경양은 깜짝 놀랐다.“아, 아닙니다. 박스오피스 일은 사실..맞습니다. 세무국에서 보낸 데이터에 따르면 확실한 데이터 입니다.” 맹승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물었다.“그럼 그때 기자회견은 어떻게 된 일이죠?” “사실..기모엔터테인먼트를 모해하려고...일부러 그런 겁니다.” 맹승은 부하에게 녹음을 하라고 지시했다.“방금 전에 했던 말 처음부터 다시 해주세요. 모두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방경양은 일의 발단부터 끝까지 구구일절 설명했다. 동시에 그의 마음도 깊게 바닥으로 내려가는 듯했다. 맹승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네요. 자선하겠다고 한 회사를 그런 식으로 모해하다니요. 내일 안으로 다시 기자회견 열어서 공식 입장 발표하도록 하세요.” 라며 방경양에게 말했다. 방경양은 이빨을 갈면서 다시 그에게 말했다.“그렇게 되면 세무국도 건드린 셈 일텐데요?” “이런 일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 기록은 경찰과 기모엔터테인먼트의 담당자에게 전달하도록 하죠. 그리고 기자 회견에서 꼭 잘못을 인정하시고 사과하세요. 그래야
천정그룹의 사무실 안. 모래시계가 천천히 흘렀다. 손재언은 모래시계를 다시 뒤집고는 계속해서 모래시계를 바라보며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함이 가득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예측해 봐왔지만 자신이 예측하면서 두렵게 느낀 적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실패를 하게 되어도 다시 덤벼도 되는 것이지만 마음속의 불안감은 그의 머리까지 엄습해 도저히 빠질 줄 몰랐다. “지금 며칠이나 지났는데 강책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거야? 기모가 이대로 망해도 괜찮은 거야?” 손재언의 바람대로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이대로 강책이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한편으로는 반격해서 그에게 다시 공격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손영정은 컴퓨터를 킬 때마다 기모엔터테인먼트가 여러 루머와 안 좋은 평가에 휩싸이는 뉴스를 보고는 날아갈 것 처럼 좋았다. 반년동안 강책을 한번도 이긴 적이 없던 그였기에 마지막으로 웃는 자가 결국 승자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뉴스를 살피던 와중, 손영정은 방경양이 급하게 기자회견을 해 중요 발표 입장을 내놓겠다는 뉴스를 발견했다. “중요한 일? 우리 계획에는 없는 일인데? 방경양 이 자식 2번까지 가겠다는 거야?” 손재언은 손영정의 말을 듣고는 자리에 앉았다.“보여줘봐. “손영정은 생방송 화면을 눌러 들어갔다. 방경양와 회사의 모든 부서의 담당자가 자리에 앉아있었고 밑으로는 기자들이 가득했다. 저번에 방경양이 내놓은 파격 입장으로 인해 이번 기자회견도 같은 부류의 입장이 아닐까 하며 모여든 것이다. 손영정은 웃으면서 “방경양 이 자식, 상대를 무너뜨리는 거에는 확실히 소질이 있어. 기모를 끝까지 짓밟겠다는 의지잖아. 곧 망하겠네.” 라며 말했다. 옆에 있던 손재언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앞에 보이는 방경양을 바라보며 불안함이 솓아올랐다. 뭐하려고 하는 거지?띵. 오후 4시반이 되서야 기자회견이 정식으로 시작했다. 방경양, 회사의 담당자들 모두 일어나 허리를 숙여보였다. 첫 번째 기자회견과 똑같은 장면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길게 허리를 숙여 보였고, 장장 5분이
손영정은 눈이 멍해지더니 “미친 거 아니야? 뭐하려는 거지?” 라며 말했다. 손재언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떨리는 두 손에서 그의 흥분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반격했어, 강책이 다시 일어났어! 강책은 이렇게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며, 마지막 제일 중요한 순간에 다시 반격을 일으키리라고 그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화면에는 현장에 있는 기자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 진 모습이 비추었다. 저번 기자회견에서 기모엔터테인먼트가 박스오피스의 순위를 조작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제와서 입장이 틀렸다는 말을 하여 조롱하는 것 처럼 보였다. 기자들은 카메라를 들고는 계속하여 플레시를 터뜨렸다. 방경양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일단 사과의 말씀부터 전합니다. 저번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는 제가 거짓 정보를 내놓았습니다. ‘십만천병’쪽에서 내놓은 매표 데이터는 조작이 아닌 사실이며 저희가 내놓은 사실 매표 데이터는 조작된 것이며, 기모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을 일부러 먹칠하였던 사실을 인정합니다. 죄송합니다. 타 회사의 수입을 노리고, 타 회사의 발전을 보고는 여러 회사들과 합작하여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시 한번 더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언론기자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랬다 저랬다하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진위여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이어서 기자들의 질문이 비처럼 쏟아졌고, 모두 진실을 밝히라는 뜻이 담겨져 있었다. 이때 천정그룹의 이사장사무실은 쥐죽은듯이 조용했다. 손영정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방경양이 왜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게 득이 없는 말을 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친 거 아니야? 아, 알겠어. 강책이 방경양의 아내를 납치한 게 분명해. 안 그럼 또 무슨 이유가 있어?” 손재언은 살짝 웃으면서 “절대 그럴리 없잖아.” 라며 말했다. “왜?” “납치도 범죄야. 납치까지 말해서 기모를 더욱 더 바닥으로 내쫓겠지. 결국 지는 싸움이라는 거 강책이 몰랐을 것
“아니야! 아닐거야!”손영정은 탁자 위에 둔 차잔을 바닥으로 내팽겨쳤다. 그리고는 화를 내며 “이런 완벽한 계획을 강책이 어떻게 빠져나갔단 말이야?” 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손재언을 보았다.“아직 지지 않았어. 방경양은 혼자서 지금 설명하고 있잖아. 우리한테는 아직 기회가 있을 거야! 다 같이 입을 맞춰서 방경양이랑 강책은 한편이라고 하면서 다른 회사랑 합작해서 공격하는 게 어때?” 손재언을 풉- 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멍청한 자신의 형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잠깐 고민하고는 입을 열었다. “너같은 닭대가리도 생각해 놓는 방안을 강책이 생각을 못했을 것 같아? 그리고 이미 한 회사가 공식 입장을 내놓았는데 두번째, 세번째 회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기다려봐, 방경양은 시작에 불과해. 우리가 힘겹게 모은 돈이 모두 날라갈테니까.” 문제를 파악하는 재능은 탁월했기에 손재언의 예언은 틀리지 않았다. 다른 회사들의 대표들이 머뭇거리다가 방경양의 입장을 듣고는 모두들 주동적으로 나와 잘못을 인정했다. 공식 홈페이지에 기모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일을 인정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허리 숙여 사과를 한 것이다. 또 몇몇 회사의 사장들은 무릎까지 꿇어 용서를 빌었다. 천자가 넘는 사과문이 기모엔터테인먼트로 발송되었고, 기자회견에서 편지의 내용이 공개적으로 발표되었다. 순간에 언론이 발칵 뒤집혔다. 자신이 저지른 일은 자신이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기모엔터테인먼트를 먹칠한 사람들이 직접 나서 해명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다. 기모엔터테인먼트 쪽에서 납치를 통해 협박을 했으리라고 의심한 사람도 있었지만 10몇개의 기업 모두 일어나 사과를 하는 것을 보고는 생각을 거두었다. 기모엔터테인먼트가 아무리 잘 나가는 기업이라고 하지만 규모가 너무 컸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세무국이 공식 홈페이지에 조사를 완료했으며, 십만천병의 매표 데이터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세무국이 간섭해야하는 일이 아니였지만 기모엔터
손재언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강책에게 두손, 두발 모두 다 들었다. 상대의 지혜는 자신보다 더욱 뛰어나며 그 동시에 그의 세력이 자신의 10배,100배 이상인 것을 알았다. 강책앞에서 그는 얼마나 작은 존재임을 지각할 수 있었다. 펑!문이 좌우로 갈라지고, 문이 열렸다. 총을 든 경찰들이 문을 박치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리더처럼 보이는 경찰이 그들에게 다가가 “손영정,손재언 본인들 맞습니까?” 라고 물었다. 손영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네, 근데요?” 라며 답했다. “기모엔터테인먼트를 사람을 시켜 먹칠한 것으로 명예 회손죄 피의자로 긴급 체포합니다.” 콰당-이라는 소리와 함께 손영정은 자신이 갖고 있던 문서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이번의 패배는 예전과는 달랐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없으며, 기회까지 사라진 것이다. 참패의 결말이였다. 손영정, 손재언의 대기업 이야기는 끝났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힘든 징역살이 뿐이다. “데려가!”수갑을 찬 두 형제는 경찰에 의해 끌려갔다. 오늘부터 천정그룹의 전설은 막을 내렸다. ..기모엔터테인먼트 이사장 사무실 안.강책은 편하게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천천히 음미하고 있다. 이때, 정단정이 노트북을 들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로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강책, 너 진짜 대단하다! 네가 말한 대로 지금 모든 회사들의 대표들이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대로면 우리가 아무것도 안해도 누명이 싹 벗겨지겠는데?” 강책은 그저 미소만 내보이며 아무말 하지 않았다. 정단정은 노트북을 옆으로 치우고는 뉴스를 확인하며 말했다.“게다가 예전에 우리를 욕했던 매체들도 하나둘씩 나와서 사과를 표하고 있어. 그것도 우리의 명성을 다시 되돌리려고 하는 것 처럼 말이야. 또 우리를 욕했던 댓글들도 다시 우리 홈페이지에 와서 용서를 구하고 있어! 우리가 자선을 위해 했던 행동들을 다른 편에 서서 욕을 하다가 진실이 밝혀지니까 이제서야 후회한다고 얼마든지 배상하겠다고 말이야. 그리고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