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신자민이 강남구에 없는 틈을 타 신 씨 집안을 상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신온이 감히 오기만 하면 아주 패가망신을 시키겠어!”“신온이 신 씨 집안과 석 씨 집안을 연결시켜주는 징검다리 삼아 우리 석 씨네의 영광을 이루자꾸나!”석관은 얘기를 하면서 부인을 바라보았다.“당신에게 부탁한 일은 다 준비되었소?”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다 준비했어요.”“아이는 말을 잘 듣습니까?”“네, 하라는 대로 다 잘 해요.”“그래요, 이건 천만 원이고, 일이 성공하면 다시 2천만 원을 드리죠.”“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석 선생님.”석관은 눈을 감고 연극을 들으며 흥얼거렸다.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날이 금세 저물었다.검은 승용차들이 문 앞에 가지런히 서 있다.전국 각지에서 온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은 오늘은 의사들의 ‘명절’로 모두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은백색의 승용차 한 대가 다가와 빈자리에 주차했고, 차 문이 열리자 남녀가 각각 양쪽에서 걸어 나왔다.남자는 위풍당당하고 여자는 경국지색과 같은 아름다움을 지녔으니, 바로 강책과 신온이었다.오늘 밤 신온은 짙은 블랙 컬러와 깊은 브이넥 라인이 돋보이는 연회복으로 갈아입어 그녀의 섹시함을 드러냈다.신온은 손을 내밀었고 강책의 손에 이끌려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신온에게 쏠렸고, 이 여인은 ‘여화타’라는 별명을 가진 슈퍼 신인이며 의술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물론 그녀의 흠잡을 데 없는 외모와 몸매에 사람들은 더 많이 감탄했다.오늘 밤, 신온은 마치 밤 하늘의 달과 같이 빛났고, 다른 여자들은 모두 별처럼 빛을 잃었다.석 씨네 부자가 특별히 문 앞까지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아이고, 신가 병원의 신온 의사께서 행차하시다니, 정말 과강 회랑을 빛내 주시는군요!”“자,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석관의 인솔하에 신온과 강책은 함께 연회장 안으로 들어섰고, 연회장 안은 휘황찬란했다.석관은 자신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고, 자신의 터전도
군중들이 신온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을 때, 갑자기 경비원 한 명이 뛰어들어와 다급하게 말했다.“석 선생님, 밖에 한 아이를 안고 있는 부인께서 치료를 원하십니다.”현장에 있던 한 사람이 불만인 듯 말했다.“오늘은 우리 의사들의 교류회라서 치료를 하지 않으니 병원에 가보라 하세요.”그러자 경비원이 대답했다.“부인께서 방금 병원에서 나왔는데, 치료를 잘 못해줬다고 합니다. 아이는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금방이라도 어떻게 될 것만 같아요”석관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말했다.“저희가 의술교류회를 여는 목적은 의술을 정진하고, 아픈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환자가 문 앞에 있는데, 이렇게 많은 의사들이 설마 죽어가는 환자를 보고도 구하지 않겠다는 겁니가? 그럼 이 교류회가 또 무슨 의미로 여나요? 가요, 저랑 같이 갑시다.”석관의 의협심이 강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탄복했다.“석 선생은 정말 인심이 두텁군요.”“이렇게 중대한 연회에서 일의 경중을 구분할 줄 알고, 자신의 신분을 내려놓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병을 보러 가다니, 정말 저희 세대의 모범입니다.”“다들 갑시다, 가서 석 선생을 응원해요.”모두가 일제히 문으로 향했고, 강책과 신온도 그들과 함께 나갔다.사람들이 문간에 도착한 후에야 한 부인이 아이를 안고 있는 것을 보았고, 아이의 키를 보니 네댓 살쯤 되어 보였다.아이는 안색이 노랗고, 눈은 반쯤 뜬 채 매우 초췌해 보였다.“석 선생님, 저희 아이 좀 살려주세요.”부인은 말을 하며 무릎을 꿇으려 했고, 석관은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무릎 꿇으실 필요 없습니다. 자, 아이를 병상에 눕히세요, 한 번 봅시다.”그러자 즉시 사람이 와서 임시 병상을 옮겨 아이를 눕혔다.석관은 진단을 내리며 말을 건넸다.“아이가 전에 다른 병을 앓았었나요?”“아뇨, 항상 건강했는데요.”“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된 거죠?”“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퇴근하고 오니까 갑자기 아이가 얼굴이 초췌해져서 계속 심장이
하지만……가능할까?이 부인의 아이는 분명 석관이 설계한 함정일 텐데, 분명히 쉽게 고칠 수 있는 병은 아닐 것이다.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신온은 병상에 다가가 맥을 짚었다.진단을 내리면서, 부인에게 아이에 관한 여러 가지 증상과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걸 했는지, 더러운 곳에 간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하지만 부인의 대답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고, 병은 고치기 어려웠다.한차례 진단이 끝나자, 신온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침대 위의 아이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신 선생님, 저희 아들 어떤가요?”부인이 물었지만, 신온은 말이 없었다.그렇게 침묵이 이어진 뒤, 그녀가 고개를 내저었다.“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두둥!!!장내가 떠들썩 해졌다.사람들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했고, 내과 전문의조차 치료할 수 없는 병이면, 아이는 구해내지 못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사람들은 신온을 향해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여화타는 무슨,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그녀도 속수무책이지 않은가?명성이 그렇게 높은데,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지도 못했으니, 아마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에 속아 그녀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했을 것이다.덩달아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쯧쯧, 신 씨 집안 의술이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네? 어떻게 어린아이의 병도 고치지 못하는 거야?”“고치지 못하는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병이 뭔지도 판단을 못하니. 내가 보기에 신 씨 집안도 한 물 갔어.”“오죽하면 강남구 최고 보스 자리를 신 씨네에서 석 씨네로 넘겼을까,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오늘 신 씨 집안의 실력을 보니 이제야 확실히 이유를 알겠군.”“그 고사 성어가 뭐였지? 아, 유명무실!”사람들의 야유에도 신온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안색을 보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그녀처럼 시크하고 체면 치례하는 여자가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견딜 수 있겠는가? 신온 자신뿐만 아니라, 그녀가 대표하는 신 씨 집안도 웃음거리가 되
신온의 말에 강책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어쩐지 신온이 증상을 단 하나도 눈치채지 못하더니, 알고 보니 그 아이는 전혀 아프지 않은 것이었다.병이 없고 꾀병을 부리는 환자를, 어떻게 고친단 말인가?마치 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지 못하듯이, 아픈 척하는 사람을 치료할 수 없을 것이다.강책은 처음에 신온도 속수무책인 아이가 정말 심각한 병에 걸린 줄 알았다, 누가 아이의 연기가 이토록 훌륭하다고 생각이나 했을까.기모 엔터테인먼트의 아역배우로 스카우트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었다.그나저나 석관의 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어떤 환자를 데려와도 신온은 완치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병은 알아챌 수 있다.게다가, 진짜 환자라면 신온이 치료하지 못하는 병을 석문병은 당연히 치료할 수 없을 텐데, 어떻게 신온을 징검다리로 삼아 석문병을 도울 수 있겠는가?그러니 가짜 환자를 만들면 문제가 쉽게 풀린다.신온이 치료를 못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을뿐더러, 석문병은 분명히 고칠 수 있는 병이니, 일석이조였다.강책은 고개를 내저었다.석관은 인재라고 할 수 있지만, 좋은 두뇌를 알맞은 데 사용하지 않을 뿐이었다.현재 신온은 치료에 실패했고, 부인은 더욱 슬퍼하며 다른 의사에게 치료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다른 의사가 어떻게 갈 수 있겠는가?그들 역시 명성을 신경 쓰는 것이다, 신온과 석관도 고칠 수 없는 병은 다른 사람들도 고칠 수 없을게 뻔했다.군중 속에서 석문병이 꿈틀거렸다.하지만 이때, 강책이 그 앞을 가로채며 덤덤하게 말했다.“제가 해보죠.”그러자 사람들이 잇달아 강책을 바라보았다.신온과 왔을 때부터 곁에 붙어 있던 강책은 그녀와 꽤나 친밀해 보였고, 많은 남자들이 그를 탐탁지 않아 했다.한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당신은 누구죠? 석 선생님과 신 선생님도 치료하지 못한 환자를, 무슨 자격으로 치료하겠다는 겁니까?”강책은 웃으며 거만하게 대답했다.“신 씨 집안의 할아버님이신 신자민의 제자입니다. 신 씨 가문의 비밀 의술을
그는 쉽게 말을 했다. 석관은 속으로 비웃었다. ‘침을 아무리 놓아도 소용없어!’강책이 아이의 몸에 침을 놓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강책은 의아했다.“말도 안 돼, 이럴 리 없어.”“내 침술이 절대 틀릴 일 없어.”“왜 아무 반응이 없지? 이상하네.”강책은 두 눈썹을 찌푸리며 씁쓸한 표정으로 침을 제거했다. 부인이 다급하게 물었다. “강 선생님, 우리 아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말씀 좀 해보세요.”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게…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어찌할 방법이 없네요.”강책은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자 사람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방금까지 그렇게 잘난 척을 하더니 다 허세였네? 아이가 침을 맞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강책은 그야말로 사기꾼이다!사람들이 경멸의 눈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저게 뭐 하는 거야, 신가 병원은 정말 희한해. 여화타, 비전 의술 모두 한 줄 알았더니 아무 소용 없네.”“웃겨 죽겠네, 다들 허세만 가득하고 실력은 하나도 없네. 신가 병원은 그야말로 쓰레기야!”“지금까지 신씨 집안을 존경했는데, 하하 앞으로 내가 신씨 병원에 오면 사람도 아니다!”사람들은 모두 신씨 집안을 비하했다. 신씨 집안은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강책이 쓸쓸히 걸어오자 신온이 화를 내며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내가 분명히 말하지 않았어? 왜 허세를 부려?”강챙은 석연치 않게 웃었다. 강책이 신온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연극은 지금부터 시작이에요. 고생을 견뎌 내야만 큰 사람이 되는 법이죠. 지금 욕하고 이따 칭찬해도 소용없어요. “저를 칭찬해요?”신온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가 있나?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지 않는 것도 다행인데 칭찬을 해? 정말 터무니없는 말이다.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못 믿겠으면 내기할까요?”“무슨 내기요?”“음… 이따 사람들이 정말 당신을 칭찬하면 저한테 ‘오빠 최고예요’라고 세 번 하세요.”신온은 얼굴이 빨개졌다. “
부인이 소리치며 말했다. “내 아이가 죽을 지경이니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치료해!”석관은 눈살을 찌푸리며 사람들에게 물었다. “여러분들 의견은 어떠세요?”사람들 속에서 강책은 웃음이 나올 뻔했다. 석관은 위선자 연기를 실감 나게 했다. 석관의 말에 아이의 부모는 진찰을 받고 싶어 안달이었다. 할 수 있으면 하게 해야지, 막을 방법이 있을까?석관은 석문병의 행동이 좀 더 정당하게 보이게 하여 자리에 있는 의사들에게 망신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약삭빠른 것도 석관의 재능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하라고 해요. 되든 안 되든 해보는 게 낫죠.”“맞아요, 우리는 석관 씨 편입니다.”석관은 한숨을 내쉬며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제가 아들을 대신해 감사하다고 전하겠습니다. 제 아들의 거만함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아이고, 석 선생님 별말씀을요!”석 선생님처럼 훌륭한 의사들 많지 않아요.”연기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사람들의 지지에 석문병은 병상으로 가 맥을 짚는 척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잠시 후 석문병은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어렵지 않은 병이에요.”‘어렵지 않은 병?’사람들은 모두 어안이벙벙했다. 석관과 신온도 속수무책인 병이 석문관에게 어렵지 않은 병이 되었다. 석관이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 “문병아 많은 전문가님들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러다 웃음거리 된다.”석문병이 담담하게 말했다.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저도 다 생각이 있어요.”석문병은 종이와 펜을 가져오라고 하여 처방전을 내렸다.“이 처방전대로 약을 지으세요.”직원은 아무도 못 보게 처방전을 받았다. 다른 사람이 봐서는 절대 안 된다. 심신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수양하는 약이기 때문에 안 먹어도 괜찮지만 마셔도 되는 보양제이다. 이 아이는 원래 병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보양제를 마시고 나은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잠시 후 직
“가시려고요?”“네.”“좀 더 보고 가세요.”신온이 욱하며 말했다. “뭘 봐요? 저 사람들 연기하는 거요? 아니면 사람들이 우리 집안 욕하는 거요?“둘 다 아니에요.”강책이 손목시계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30초만 있으면 더 재미있어질 거예요.”신온은 눈살을 찌푸리며 강책이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석문병을 치켜세우고 아부를 하며 그를 아버지처럼 여겼다. 신가 집안은 본보기가 되어 하나, 하나 처참히 짓밟혔다. 하나, 하나 짓밟혔다. 신가 집안은 완전히 무너지자 더 이상 설자리가 없을까 봐 걱정이었다. 그때 무슨 일인지 치료를 받은 아이가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 인사불성이 되었다.“아들?!”갑작스러운 상황에 부인이 놀라 한걸음에 달려가 아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연기가 아니라 정말 조바심이 났다. 눈빛과 행동의 그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아들, 왜 그래? 엄마 놀라게 하지 말고 빨리 일어나.”몇 번이고 불러도 아이는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봤다. ‘치료를 받자마자 재발한 건가?’“선 선생님 빨리 가서 확인해 보세요.” 누군가 석문병을 재촉했다. 석문병은 얼떨떨하며 상황 파악이 전혀 되지 않았다. ‘대본에는 없는데 왜 마음대로 연기하지?’석문명은 할 수 없이 아이를 병상으로 옮겼다. 석문명은 아이를 안아 올리면서 나지막이 말했다. “이 정도면 됐어요. 이제 더 이상 연기 안 해도 되니까 아이 데리고 가세요. 돈은 넉넉히 드릴게요.”부인은 애간장이 탔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기절한 거예요. 저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요.”석문병은 골치가 아팠다. 병에 걸린 척을 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린 건가?이번에는 척이 아니라 정말로 맥을 짚고 진단을 했더니 아이의 호흡이 일정하지 않고 손발도 차가웠다. 무슨 병인지 알 수 없었다. 내과 진료에 취약한 석문병은 기괴한 병을 보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는 긴장해서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괜찮아요?”부인이 조
석관이 앉아서 아무 답이 없자 다급해진 부인은 펄쩍 뛰었다. “석 선생님, 치료 가능하세요?”“우리 아이 왜 그러는 거예요?석관은 부인의 재촉에 더욱 짜증 나고 혼란스러웠다.“조용히 좀 하세요!!!”다급해진 부인도 이를 악물고 석관을 노려봤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엄숙 해졌다.강책이 이 광경을 보고 한마디 했다. “혹시 방금 먹은 그 약 때문 아닐까요?”강책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약?”“맞아요. 방금 마신 그 탕약!”부인이 석문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도대체 우리 아이한테 뭘 먹인 거예요?”석문병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말하면 탄로 나는데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석문병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이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합시다.”부인은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 아이는 죽어가는데 뭘 다음에 얘기해요? 처방전 어디 있어요? 처방전 좀 봅시다!” 처방전?석문병은 부인이 무슨 말을 해도 처방전을 내놓을 수 없었다. 처방전은 평벙한 진정제일 뿐이다. 많은 전문가들 앞에서 처방전을 내놓으면 바로 탄로가 나 석가 집안의 체면이 무너질 것이다. 죽어도 처방전을 줄 수 없다. 석관이 말했다. “됐어요, 그만하세요. 아이는 치료실로 들어가서 저희가 치료하겠습니다.”“안돼요!”부인은 석관이 시간을 얻으려고 하는 것을 눈치챘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많은 전문가들 도와줄 사람이 있지만, 치료실로 들어가면 석관에 말에 따를 수밖에 없다. 부인이 어떻게 석관과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는가?절대 석관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부인이 말했다. “우리 아이는 병도 없고 미래가 밝았는데 당신들 처방한 약 먹고 이럴 수 있어요? 당신들 우리 아들 죽이고 입 막으려고 하는 거죠!”사람들이 모두 석관을 노려봤다. ‘이게 다 무슨 소리지? 사람을 죽이고 입을 막으려고 하는 거야?’석문병은 모든 것이 들통날 것 같아 다급히 말했다. “당신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당신 아들이 병이 없어? 처음 왔을 때부터 완치될 가망도 없었던 거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