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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4화

”잘 알겠습니다.”

정중은 쓸쓸한 표정으로 정봉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몽연이게 전화해서, 지금 당장 오라고 하거라.”

“예, 할아버지.”

뚜…뚜…뚜…

전화가 울린 지 1분이 돼서야 정몽연이 전화를 받았다.

정봉성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말투로 말했다.

“정몽연,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아? 빨리 회사로 와.”

하지만 휴대폰에서 들려온 건 한 남성의 목소리였다.

“둘째 형이죠? 미안하지만 몽연이는 못 갑니다.”

사람들은 모두 강책의 목소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정봉성이 물었다.

“무슨 말이지?”

“할아버님께서 몽연이에게 이틀 휴가를 주시지 않았나요? 그래서 제가 몽연이를 데리고 싼야로 와서 지금 해변에 선탠 중입니다. 그렇게 바로 돌아가지 못해요.”

“너 이 자식!!!”

정봉성은 조금 있으면 곧 터질 듯한 얼굴을 하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 그 둘은 시답잖은 선탠을 하고 있다고?

“전화 이리 내.”

정중이 고함을 질렀다.

그가 전화를 받자,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강책, 그만하지. 우린 지금 부국장님과 건설 계획을 상의 중이다. 중요한 일이니 잔꾀 부리지 말고 몽연이한테 당장 오라고 하게. “

“저는 잔꾀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정말로 싼야에 있고요. 믿기 힘드시면, 사진을 찍어서 보내 드릴까요?”

정중은 이내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럼 빨리 비행기 표를 예매해서 돌아와!”

“돌아가서 뭘 하죠? 제가 알기론 프로젝트 책임자는 큰 누님이고, 프로젝트 또한 본사가 관리하는데 우리 몽연이와 무슨 관련이 있죠? 할아버님이 특별히 허락하신 이틀 휴가잖아요?”

정중은 빨개진 눈으로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며, 테이블을 다 부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도시 건설국 사람들이 현장에 있던 탓에, 그는 화를 간신히 참아내며 말했다.

“그래, 내가 잘못했다. 어떤 일은 몽연이가 와서 처리할 수밖에 없어. 빨리 비행기 표를 사서 돌아오거라, 몽연이에게 프로젝트 담당자 자리를 다시 내어주마.”

몇 십 년의 세월 동안 정중은 처음으로 자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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