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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화

오늘은 아무래도 할아버지를 한 방 먹인 것 같다.

두 사람은 싼야에서 하루 종일 먹고 논 뒤, 비로소 허둥지둥 강남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돌아갔을 때는 이미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

정중은 강책이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잔꾀를 부릴까 두려워 일부러 사람을 보내 공항으로 두 사람을 픽업해 회사로 데려왔다.

두 사람이 회의실로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9시가 다 되어 있었다.

사무실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고, 곽창은 당황한 기색 없이 다시 정 씨 집안의 회사 건물로 도착했다.

정중이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을 꺼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회의를 진행해 볼까요?”

정몽연은 몸을 일으켜 전반적인 계획을 쭉 한번 훑은 뒤 세부적인 사안들을 논의하며 회의는 진행되었고, 회의는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이어졌다.

모든 논의가 끝난 뒤 곽창은 정몽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좋아요, 정말 잘했습니다. 역시 난 사람을 잘 보는군.”

“정몽연 여사가 건축 프로젝트의 책임자라서 내가 정말 안심이 되는군요.”

곽창이 웃으며 자리를 떠났고, 정몽연이 정중 앞에 다가섰다.

“할아버지, 의논하고 싶은 게 있어요.”

“응? 정 여사께서 나 같은 노친네와 의논할 게 있다고?”

“할아버지……”

“말하거라.”

“제 생각엔 이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본사가 맡는 게 맞는 거 같아요.”

그러자 정중이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흥, 그래도 약삭빠르게 구네. 이 프로젝트는 절대 너 혼자서 진행할 수 없다. 걱정 말렴, 본사가 도와주마. 프로젝트 책임자는 그대로 네가 하고.”

말을 마치자 그가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섰다.

다른 친척들도 모두 그를 따라나섰고, 하나같이 정몽연을 악랄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녀는 정 씨 집안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되었고, 기분이 우울해졌다.

그러자 강책이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네 친절함이 또 이렇게 악의적으로 평가받네, 네가 본사에 프로젝트를 책임지게 하는 건 그들한테 이익을 양보하는 것과 같은데 말이야. 결국 할아버지는 고마워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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