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은 화가 나 휴대폰을 던져 발로 밟았다. 옆에 있던 정봉성은 산지 얼마 안 된 핸드폰을 보며 절망했다. 화가 난 정중을 보고 정봉성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본인이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정중이 냉랭하게 말했다. “고작 운전인데, 강책밖에 없다는 걸 믿을 수 없구나.”정봉성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운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프로 레이서보다 빠른 사람은 강책밖에 없어…”정중이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가서 회사 전 직원에게 누가 은경사를 이길 수 있는지 물어봐라. 이길수만 있다면 개런티 1억에 나도 1억을 주겠어.”자그마치 2억!큰 포상에 도전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정중은 화가 났지만 굴복하지 않았다. 얼마 후 정봉성이 돌아와 절망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나서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요.”이는 당연한 일이다. 프로 레이서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처럼 쉽게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운전 경력이 수십 년인 사람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정중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정중은 의자에 앉아 울분을 토하다 하늘을 쳐다보고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이고! 됐다, 됐어 정가 집안을 위해서 내가 가주고 만다.”정중이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냥 내가 한 번 가주면 되는 거 아니야? 그래, 좋아 내가 가준다. 가자!”정중은 어쩔 수 없이 강책에게 져줬다. 정봉성은 정중을 따라 명원 단지 33번지로 향했다. 그 시각 정몽연과 소청은 문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중이 온다는 소리를 듣고 정몽연과 소청은 매우 놀랐다. 정중에 평소에 잔소리를 많이 해도 집안의 가장으로서 위엄이 있었다. “할아버지.”“아빠.”정중은 소청과 정몽연을 무시한 채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가자 정계산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웃고 있었다.“강책 어디 있어?” 정중이 매섭게 물었다. “방에서 아직 자요.” 정계산이 옆에 있는 의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 “우선 여기 앉아서 TV 좀 보고 계세요. 이따 강책이 일어
정중이 오랫동안 정계산과 정몽연을 괴롭혔기 때문에 강책이 장인과 아내를 도와줘야 했다.정중이 강책에게 말했다. “개런티 1억도 전부 주고 내가 1억을 더 줄게.”“그리고요?”“그리고? 시합 한 번에 2억으로 부족해?”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2억이면 많긴 한데 언젠가는 다 쓰고 사라지겠죠.”정중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강책이 뭘 원하는지 알았다. 정중은 잠시 주저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네가 이기면 회사 주식의 5%를 정몽연에게 줄게. 그럼 정가 집안에 있는 동안 너희는 굶어 죽지 않을 거야.”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정가 집안 주식 5%는 대단한 약속이다. 정몽연은 정중의 압박으로 말할 권한이 없었다. 하지만 회자 주식을 받으면 적어도 말 할 권리를 가질 수 있다. 강책은 그제서야 만족하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은경사한테 전화해서 오늘 밤 8시 장산구연환에서 만나고 하세요.”정몽이 당황했다. “저녁 8시? 너무 늦지 않아?”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밤에 차가 별로 없어서 안전해요. 아니면 제가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났겠어요?”정중이 다시 한번 물었다. “장산구연환은 안돼, 커브길이 너무 많아서 위험해, 너 자신 있어? 좀 완만한 길이 낫지 않겠어?”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 사람들 모두 프로 레이서인 거 아시죠? 저 차들은 특수 개조된 차라 직선코스에서 우리는 못 따라잡아요. 이기고 싶으면 곡선 코스로 가야 해요. 곡선이 프로 레이서들의 고질병이라 그들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정중이 다른 사람들을 쳐다봤지만 모두 반응이 없었다. 레이싱에 대해 아는 게 하나 없는 이들은 강책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 좋아, 네 말대로 하자, 봉성아 전화해라!”정봉성이 곧장 은경사에게 전화해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다 끝났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밤이 찾아왔다. 8시, 구연환.젊은이들이 레이싱을 구경하러 왔다. 그리고 많은 기자들도 모였
은경사가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장난치는 거죠?”정봉성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지난번에 은경사님을 이긴 건 제가 아니라 제 매제 강책이에요. 그때 매제가 제 차로 시합에 나가서 오해하신 것 같아요.”은경사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럼 왜 당신이 레이서가 된 거야?”정봉성이 뻔뻔스럽게 말했다. “매제가 겸손해서 저인 척했어요.”뻔뻔스럽기 짝이 없다!은경사는 정봉성의 뻔뻔함에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봤으며 정봉성의 얼굴은 두껍기 짝이 없다!“정봉성, 너!”은경사가 아무리 험상궂어도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정봉성이 은경사에게 물었다. “저랑 시합해서 이겨도 아무 의미 없는 것보다 강책이랑 시합해서 이 실력을 증명하는 게 낫지 않아요?”정봉성의 말에 은경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은경사는 정봉성을 밀치고 강책에게 다가가 직접적으로 물었다. “열염호를 이긴 게 정말 당신이야?”“네.”“좋아, 그럼 어떻게 열염호를 이겼는지 실력 좀 보자!”두 사람이 각자 차에 올라탔다. GTR과 포르쉐가 출발선에 있었다. 은경사와 강책은 차 안에서 호루라기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삐~~!!!’호루라기를 불자 두 사람이 시동을 걸었다. GTR은 일반 스포츠 차 보다 좋고 가속도가 높아 포르쉐 보다 출발이 빨랐다. 잠시 후, 은경사가 강책을 코스에서 따돌렸다. 출발 직후 직선 코스에서 속력이 좋은 GTR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별다른 기술 없이 엑셀만 밟고 전속으로 달리면 됐다.은경사는 엄청나게 빠른 속력으로 앞서고 있었다. 은경사의 백미러에는 강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멀어졌다. 스피드 팀의 팬들이 엄청난 환호를 질렀다.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장면이다. 은경사는 모든 경기에서 1등을 차지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많은 프로 레이서들도 은경사에게 패배를 맛봤다. GTR의 속도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정봉성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이게 뭐야? 죽어라 잘난 체하
“이제 커브길이예요!”사람들은 모두 전광판을 보며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GTR은 여전히 빨랐다. 은경사는 커브길에서 속도를 조금 낮췄다. 이런 커브길에서는 속도를 낮춰야 더 쉽게 코너를 돌 수 있다. 하지만 은경사는 속도를 조금만 낮추며 계속해서 고속주행을 해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GTR 차의 뒷바퀴가 들리며 멋있게 커브길을 돌았다!!!GTR도 이렇게 멋있게 커브길을 돌 수 있었다. 마치 코끼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다!잠시 정적이 흐르고 환화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 시합은 스피드 팀이 이겼다!염렬호가 의기양양하며 말했다. “가벼운 포르쉐만 코너를 돌 수 있다고 생각했지? GTR도 날아오를 정도로 우리 형님 운전 실력이 대단해!”정중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직선코스에서 따라잡지 못해 커브길에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은경사는 커브길에서도 빠른 속도를 유지해 강책이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겨? 하하, 어차피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어!’“빨리 좀 보세요, 포르쉐도 이제 곧 커브길에 들어와요!”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포르쉐가 커브길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포르쉐는 질주하는 치타 같았다. 강책은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았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더욱 빠르게 질주했다!‘코너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다니, 미쳤나? 무슨 생각이지?’“미쳤어, 저 사람 단단히 미쳤어.”“너무 빨라서 코너 못 돌 것 같은데.”“은경사 같은 운전 실력도 속도를 낮춰야 커브를 돌 수 있는데, 저 사람은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과속해서 가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코너 못 돌아.”사람들은 차마 죽는 모습을 볼 수 없어 눈을 가렸다. 이 속도라면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오랜 세월 레이싱을 연구해 온 베테랑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승리는커녕 살아남느냐가 문제다. 지금 당장 브레이크를 밟아도 늦었다. 정봉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강책 이 바보 같
정몽연의 응원에 힘입어 강책이 핸들을 꽉 잡았다. ‘끼익~~~’브레이크를 밟자 차 뒤쪽이 들리며 커브길을 돌았다. 코너를 돌 때 차가 들리는 건 당연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속도가 너무 빠르다. 빠른 속도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 코너를 도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엄청난 원심력에 차가 날아갈 지경이었다. 그 모습을 본 관중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탄식했다. 눈앞에서 큰 사고가 일어날 것 같았다.그때 그 순간…차의 뒷바퀴가 살짝 들렸지만 앞바퀴는 여전히 안정적이다!커브길이 끝나자 강책은 악셀을 밟아 쏜살같이 질주했다.커브길을 순조롭게 지났다!차 사고? 재난? 하하,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관중석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느 팀 팬이라 할 것 없이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물리학에서 벗어난 일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 누구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모르겠어, 저렇게 속도가 빠르면 차가 날아가는 게 정상인데.”“그리고 취 뒷바퀴가 들렸는데 앞바퀴는 어떻게 안 들리지?”“나도 모르겠어, 도저히 이해가 안 가.”관중들은 물론 프로 레이서들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강책이 은경사를 따라잡았다는 것이다!강책은 짧은 커브길에서 거리를 좁혔다. 은경사는 속도를 줄이고 강책은 속도를 올려 커브길에 진입했다. 그렇게 격차가 좁혀졌다. 아직 격차가 있지만 커브길이 9홉개나 남아있었다. 커브길이 모두 험준해 은경사가 추월당할 수 있었다. 강책은 빠르게 질주했다. 두 번째 커브, 세 번째 커브, 네 번째 커브.그리고 다섯 번째 커브에 진입했을 때 강책은 이미 은경사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은경사가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말도 안 돼, 귀신이야?”“속도를 내면서 커브를 도는데 어떻게 안 날라가?”여섯 번째 커브길에 진입했다. 강책과 은경사가 동시에 커브길에 진입했다. 역시 은경사는 산길이 험준해 속도
배수구의 접지력을 통해 차가 날아가지 않게 하는 작전이였다. 하나의 방법이였지만 생명을 내놓고 하는 방법이였기에 정작 실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배수구의 접지력이 부족, 또 들어가는 타이밍이 안 맞거나 또.. 조금의 오차에도 강책은 바로 묵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실력을 발휘하여 ‘만약’이라는 상황에서 벗어난 것 이였다. 어쩌면 ‘차의 신’은 강책을 뜻하는 게 아닐까? “차의 신이다!차의 신이야!”“차의 신 만세!”“저 선수들 실력이 왜 저래? 차의 신 한테 지는 건 뻔하네.”“웃긴 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졌잖아.”“저 팀, 보기에도 창피하다!” 열염호 무리들은 관중들에게 욕을 먹어도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실력 앞에서 처참하게 짓 밟힌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레이스에서는, 차들이 치열하게 코너를 돌고 있었다. 포르쉐가 GTR보다 2순위나 더 앞서갔고,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GTR이 지는 것은 뻔한 전개였다. “아, 안돼.”“질수 없어.” 은경사는 레이스에서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었다. 수 많은 막강한 상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오른 자리였기에 이렇게 쉽게 아마추어 선수에게 패배를 당하는 건 자신에 대한 모욕에 가까웠다. “절대. 지지 않아.” 하지만 지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던 은경사도 마지막 아홉 번째 코너에서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속도를 낮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더 올렸고 GTR의 마력이 세지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 덕에 코너에서 포르쉐를 제치고 앞장 서서 달리기 시작했다.“강책, 이렇게 쉽게 우승 자리를 내줄 것 같아? 꿈도 꾸지 말라고!” 두 차 동시에 빠른 속도로 코너에 들어갔다. 포르쉐의 앞 바퀴가 배수구를 잡고 접지력을 통해 원심력을 이겨내고 재빠르게 코너를 돌았고, GTR은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같은 방법을 썼지만 차의 무게로 인해 속도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차 바퀴와 배수구의 접지력이 맞춰지지 않아 차
산벽 아래로 불이 활활 타올랐다. 스탭들이 달려가 은경사를 불구덩이에서 꺼내 병원으로 옮겼다. 수 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달려 들었다. 기자들의 반은 포르쉐를, 반은 불에서 타고 있는 GTR를 찍어댔다. 강책은 차를 출발점으로 옮기고 차를 멈추고는 밖으로 나왔다. 자랑스러운 마음에 정몽연과 정게산이 그에게로 달려갔다. 정계산은 기뻐하며 말했다.“사위야, 네가 이런 쪽에서도 재능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진짜 대단 했어, 오늘 내 어깨를 팍팍 살려주는 구나.”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다른 한 쪽을 바라보았다. 정중, 정봉성도 기뻤지만 강책을 통해서만 이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졌다. 염열호가 그에게 다가가서는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졌으니까, 약속한 대로 19억..” 염열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책이 손을 들고 말을 끊었다.“19억 필요 없어. 은경사 수술비에 보태.” 염열호는 그의 말에 깜짝 놀라며 “진짜?” 라며 물었다. 강책은 어깨를 올리고는 “원수 져서 좋을 건 없잖아. 내 행동으로 네 팀이 비웃음 거리가 된 것에 그만한 책임은 져야 하니까.”라고 답했다. 강책의 말에 감동을 먹은 염열호는 “감사합니다!!!” 라고 답했다. 그는 강책의 실력, 행동,인품으로 강책에게 존경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와 그 뒤에 서있던 스탭들은 강책에게 허리 숙여 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책은 뒤 돌아 자리를 떴다. 그의 행동은 길이 남을 차의 신의 전설로 모두에게 기억되었다. ... 그 다음 날, 점심이 다가오는 어느 오전. 정가 본부의 사무실 안에는 정중,강책, 정몽연, 정봉성이 같이 있었고, 다른 회사의 핵심인원들이 한명 한명씩 사무실에 도착했다. 정중은 정봉성을 바라보며 계속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는 목을 가다듬고 자리에 참석한 모든 직원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스피드 팀이 저희 정가와 계약했던 ‘생사상’ 관련 일은 다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봉성이가 상대선수를
그의 말에 강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정중이 그를 남긴 이유는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였다. 정중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또 다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강책, 아무래도 큰 실수를 한 것 같은데.” 강책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실수요?” “네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너도 알고 있겠지만, 왜 그 실력으로 아직도 이렇게 가난한지, 네 마누라집에서 먹고 사는 그런 사위로 살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 본 거냐? 네 차 실력, 전투 능력, 의지력 모두 흠잡을 곳이 없는 데, 왜 가난에서 못 나오는 지 알고는 있느냐?” “저한테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네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원만하게 해결하거나 쉽게 해결하는 일이 없기에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가난에서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다. 이 쪽에서는 당문호한테 많이 배울 수 있을 게다. 당문호도 너처럼 군인 생활을 해본 적도 있었기에 눈치도 있고, 잘 어울려서 지금 그 자리에 오른 것이야. 그 반대로 너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구나. 이름도 없고, 돈도 없고, 인맥도 없고 말이야. 아무것도 없는 너는 네 재능만 믿고 거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런 태도로 어떻게 잘 어울릴 수 있겠어? 강책, 져 줘야 할 때는 져 줘야 하는 것이다.” 져 주라니, 강책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서서 죽더라도 절대로 무릎 꿇고 살지 않겠다는 서경 ‘전쟁의 신’ 앞에서 그의 말은 한낱 웃음거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강책은 차갑게 그에게 “어르신과 저의 뜻이 달라 아무리 말씀 하셔 봤자 시간낭비 일 뿐입니다.” 라고 말했다. 정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그래, 가르쳐 봤자 내 입만 아플 뿐. 하지만 이건 알아둬야 할 것이야. 네가 몇 번 이겨 놓고 날 전부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말거라. 너는 그래도 내 손 안이야. 또한 몽연이가 주식5%를 가졌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내가 준 것이니, 내가 다시 뺏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강책, 다음부터는 스스로 눈치를 잘 살피며 행동 하거라.” 라며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