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이 오랫동안 정계산과 정몽연을 괴롭혔기 때문에 강책이 장인과 아내를 도와줘야 했다.정중이 강책에게 말했다. “개런티 1억도 전부 주고 내가 1억을 더 줄게.”“그리고요?”“그리고? 시합 한 번에 2억으로 부족해?”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2억이면 많긴 한데 언젠가는 다 쓰고 사라지겠죠.”정중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강책이 뭘 원하는지 알았다. 정중은 잠시 주저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네가 이기면 회사 주식의 5%를 정몽연에게 줄게. 그럼 정가 집안에 있는 동안 너희는 굶어 죽지 않을 거야.”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정가 집안 주식 5%는 대단한 약속이다. 정몽연은 정중의 압박으로 말할 권한이 없었다. 하지만 회자 주식을 받으면 적어도 말 할 권리를 가질 수 있다. 강책은 그제서야 만족하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은경사한테 전화해서 오늘 밤 8시 장산구연환에서 만나고 하세요.”정몽이 당황했다. “저녁 8시? 너무 늦지 않아?”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밤에 차가 별로 없어서 안전해요. 아니면 제가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났겠어요?”정중이 다시 한번 물었다. “장산구연환은 안돼, 커브길이 너무 많아서 위험해, 너 자신 있어? 좀 완만한 길이 낫지 않겠어?”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 사람들 모두 프로 레이서인 거 아시죠? 저 차들은 특수 개조된 차라 직선코스에서 우리는 못 따라잡아요. 이기고 싶으면 곡선 코스로 가야 해요. 곡선이 프로 레이서들의 고질병이라 그들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정중이 다른 사람들을 쳐다봤지만 모두 반응이 없었다. 레이싱에 대해 아는 게 하나 없는 이들은 강책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 좋아, 네 말대로 하자, 봉성아 전화해라!”정봉성이 곧장 은경사에게 전화해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다 끝났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밤이 찾아왔다. 8시, 구연환.젊은이들이 레이싱을 구경하러 왔다. 그리고 많은 기자들도 모였
은경사가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장난치는 거죠?”정봉성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지난번에 은경사님을 이긴 건 제가 아니라 제 매제 강책이에요. 그때 매제가 제 차로 시합에 나가서 오해하신 것 같아요.”은경사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럼 왜 당신이 레이서가 된 거야?”정봉성이 뻔뻔스럽게 말했다. “매제가 겸손해서 저인 척했어요.”뻔뻔스럽기 짝이 없다!은경사는 정봉성의 뻔뻔함에 말문이 막혔다.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봤으며 정봉성의 얼굴은 두껍기 짝이 없다!“정봉성, 너!”은경사가 아무리 험상궂어도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정봉성이 은경사에게 물었다. “저랑 시합해서 이겨도 아무 의미 없는 것보다 강책이랑 시합해서 이 실력을 증명하는 게 낫지 않아요?”정봉성의 말에 은경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은경사는 정봉성을 밀치고 강책에게 다가가 직접적으로 물었다. “열염호를 이긴 게 정말 당신이야?”“네.”“좋아, 그럼 어떻게 열염호를 이겼는지 실력 좀 보자!”두 사람이 각자 차에 올라탔다. GTR과 포르쉐가 출발선에 있었다. 은경사와 강책은 차 안에서 호루라기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삐~~!!!’호루라기를 불자 두 사람이 시동을 걸었다. GTR은 일반 스포츠 차 보다 좋고 가속도가 높아 포르쉐 보다 출발이 빨랐다. 잠시 후, 은경사가 강책을 코스에서 따돌렸다. 출발 직후 직선 코스에서 속력이 좋은 GTR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별다른 기술 없이 엑셀만 밟고 전속으로 달리면 됐다.은경사는 엄청나게 빠른 속력으로 앞서고 있었다. 은경사의 백미러에는 강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멀어졌다. 스피드 팀의 팬들이 엄청난 환호를 질렀다.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장면이다. 은경사는 모든 경기에서 1등을 차지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많은 프로 레이서들도 은경사에게 패배를 맛봤다. GTR의 속도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정봉성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이게 뭐야? 죽어라 잘난 체하
“이제 커브길이예요!”사람들은 모두 전광판을 보며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GTR은 여전히 빨랐다. 은경사는 커브길에서 속도를 조금 낮췄다. 이런 커브길에서는 속도를 낮춰야 더 쉽게 코너를 돌 수 있다. 하지만 은경사는 속도를 조금만 낮추며 계속해서 고속주행을 해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GTR 차의 뒷바퀴가 들리며 멋있게 커브길을 돌았다!!!GTR도 이렇게 멋있게 커브길을 돌 수 있었다. 마치 코끼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다!잠시 정적이 흐르고 환화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 시합은 스피드 팀이 이겼다!염렬호가 의기양양하며 말했다. “가벼운 포르쉐만 코너를 돌 수 있다고 생각했지? GTR도 날아오를 정도로 우리 형님 운전 실력이 대단해!”정중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직선코스에서 따라잡지 못해 커브길에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은경사는 커브길에서도 빠른 속도를 유지해 강책이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겨? 하하, 어차피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어!’“빨리 좀 보세요, 포르쉐도 이제 곧 커브길에 들어와요!”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포르쉐가 커브길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포르쉐는 질주하는 치타 같았다. 강책은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았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더욱 빠르게 질주했다!‘코너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다니, 미쳤나? 무슨 생각이지?’“미쳤어, 저 사람 단단히 미쳤어.”“너무 빨라서 코너 못 돌 것 같은데.”“은경사 같은 운전 실력도 속도를 낮춰야 커브를 돌 수 있는데, 저 사람은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과속해서 가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코너 못 돌아.”사람들은 차마 죽는 모습을 볼 수 없어 눈을 가렸다. 이 속도라면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오랜 세월 레이싱을 연구해 온 베테랑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승리는커녕 살아남느냐가 문제다. 지금 당장 브레이크를 밟아도 늦었다. 정봉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강책 이 바보 같
정몽연의 응원에 힘입어 강책이 핸들을 꽉 잡았다. ‘끼익~~~’브레이크를 밟자 차 뒤쪽이 들리며 커브길을 돌았다. 코너를 돌 때 차가 들리는 건 당연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속도가 너무 빠르다. 빠른 속도로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 코너를 도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엄청난 원심력에 차가 날아갈 지경이었다. 그 모습을 본 관중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탄식했다. 눈앞에서 큰 사고가 일어날 것 같았다.그때 그 순간…차의 뒷바퀴가 살짝 들렸지만 앞바퀴는 여전히 안정적이다!커브길이 끝나자 강책은 악셀을 밟아 쏜살같이 질주했다.커브길을 순조롭게 지났다!차 사고? 재난? 하하,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관중석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느 팀 팬이라 할 것 없이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물리학에서 벗어난 일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 누구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모르겠어, 저렇게 속도가 빠르면 차가 날아가는 게 정상인데.”“그리고 취 뒷바퀴가 들렸는데 앞바퀴는 어떻게 안 들리지?”“나도 모르겠어, 도저히 이해가 안 가.”관중들은 물론 프로 레이서들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강책이 은경사를 따라잡았다는 것이다!강책은 짧은 커브길에서 거리를 좁혔다. 은경사는 속도를 줄이고 강책은 속도를 올려 커브길에 진입했다. 그렇게 격차가 좁혀졌다. 아직 격차가 있지만 커브길이 9홉개나 남아있었다. 커브길이 모두 험준해 은경사가 추월당할 수 있었다. 강책은 빠르게 질주했다. 두 번째 커브, 세 번째 커브, 네 번째 커브.그리고 다섯 번째 커브에 진입했을 때 강책은 이미 은경사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은경사가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말도 안 돼, 귀신이야?”“속도를 내면서 커브를 도는데 어떻게 안 날라가?”여섯 번째 커브길에 진입했다. 강책과 은경사가 동시에 커브길에 진입했다. 역시 은경사는 산길이 험준해 속도
배수구의 접지력을 통해 차가 날아가지 않게 하는 작전이였다. 하나의 방법이였지만 생명을 내놓고 하는 방법이였기에 정작 실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배수구의 접지력이 부족, 또 들어가는 타이밍이 안 맞거나 또.. 조금의 오차에도 강책은 바로 묵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실력을 발휘하여 ‘만약’이라는 상황에서 벗어난 것 이였다. 어쩌면 ‘차의 신’은 강책을 뜻하는 게 아닐까? “차의 신이다!차의 신이야!”“차의 신 만세!”“저 선수들 실력이 왜 저래? 차의 신 한테 지는 건 뻔하네.”“웃긴 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졌잖아.”“저 팀, 보기에도 창피하다!” 열염호 무리들은 관중들에게 욕을 먹어도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실력 앞에서 처참하게 짓 밟힌 상황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레이스에서는, 차들이 치열하게 코너를 돌고 있었다. 포르쉐가 GTR보다 2순위나 더 앞서갔고,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GTR이 지는 것은 뻔한 전개였다. “아, 안돼.”“질수 없어.” 은경사는 레이스에서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었다. 수 많은 막강한 상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오른 자리였기에 이렇게 쉽게 아마추어 선수에게 패배를 당하는 건 자신에 대한 모욕에 가까웠다. “절대. 지지 않아.” 하지만 지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던 은경사도 마지막 아홉 번째 코너에서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속도를 낮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더 올렸고 GTR의 마력이 세지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 덕에 코너에서 포르쉐를 제치고 앞장 서서 달리기 시작했다.“강책, 이렇게 쉽게 우승 자리를 내줄 것 같아? 꿈도 꾸지 말라고!” 두 차 동시에 빠른 속도로 코너에 들어갔다. 포르쉐의 앞 바퀴가 배수구를 잡고 접지력을 통해 원심력을 이겨내고 재빠르게 코너를 돌았고, GTR은 포르쉐와 마찬가지로 같은 방법을 썼지만 차의 무게로 인해 속도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차 바퀴와 배수구의 접지력이 맞춰지지 않아 차
산벽 아래로 불이 활활 타올랐다. 스탭들이 달려가 은경사를 불구덩이에서 꺼내 병원으로 옮겼다. 수 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달려 들었다. 기자들의 반은 포르쉐를, 반은 불에서 타고 있는 GTR를 찍어댔다. 강책은 차를 출발점으로 옮기고 차를 멈추고는 밖으로 나왔다. 자랑스러운 마음에 정몽연과 정게산이 그에게로 달려갔다. 정계산은 기뻐하며 말했다.“사위야, 네가 이런 쪽에서도 재능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진짜 대단 했어, 오늘 내 어깨를 팍팍 살려주는 구나.”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다른 한 쪽을 바라보았다. 정중, 정봉성도 기뻤지만 강책을 통해서만 이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졌다. 염열호가 그에게 다가가서는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졌으니까, 약속한 대로 19억..” 염열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책이 손을 들고 말을 끊었다.“19억 필요 없어. 은경사 수술비에 보태.” 염열호는 그의 말에 깜짝 놀라며 “진짜?” 라며 물었다. 강책은 어깨를 올리고는 “원수 져서 좋을 건 없잖아. 내 행동으로 네 팀이 비웃음 거리가 된 것에 그만한 책임은 져야 하니까.”라고 답했다. 강책의 말에 감동을 먹은 염열호는 “감사합니다!!!” 라고 답했다. 그는 강책의 실력, 행동,인품으로 강책에게 존경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와 그 뒤에 서있던 스탭들은 강책에게 허리 숙여 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책은 뒤 돌아 자리를 떴다. 그의 행동은 길이 남을 차의 신의 전설로 모두에게 기억되었다. ... 그 다음 날, 점심이 다가오는 어느 오전. 정가 본부의 사무실 안에는 정중,강책, 정몽연, 정봉성이 같이 있었고, 다른 회사의 핵심인원들이 한명 한명씩 사무실에 도착했다. 정중은 정봉성을 바라보며 계속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는 목을 가다듬고 자리에 참석한 모든 직원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스피드 팀이 저희 정가와 계약했던 ‘생사상’ 관련 일은 다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봉성이가 상대선수를
그의 말에 강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정중이 그를 남긴 이유는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였다. 정중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또 다시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강책, 아무래도 큰 실수를 한 것 같은데.” 강책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실수요?” “네 실력이 대단하다는 건 너도 알고 있겠지만, 왜 그 실력으로 아직도 이렇게 가난한지, 네 마누라집에서 먹고 사는 그런 사위로 살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 본 거냐? 네 차 실력, 전투 능력, 의지력 모두 흠잡을 곳이 없는 데, 왜 가난에서 못 나오는 지 알고는 있느냐?” “저한테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네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원만하게 해결하거나 쉽게 해결하는 일이 없기에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가난에서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다. 이 쪽에서는 당문호한테 많이 배울 수 있을 게다. 당문호도 너처럼 군인 생활을 해본 적도 있었기에 눈치도 있고, 잘 어울려서 지금 그 자리에 오른 것이야. 그 반대로 너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구나. 이름도 없고, 돈도 없고, 인맥도 없고 말이야. 아무것도 없는 너는 네 재능만 믿고 거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런 태도로 어떻게 잘 어울릴 수 있겠어? 강책, 져 줘야 할 때는 져 줘야 하는 것이다.” 져 주라니, 강책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서서 죽더라도 절대로 무릎 꿇고 살지 않겠다는 서경 ‘전쟁의 신’ 앞에서 그의 말은 한낱 웃음거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강책은 차갑게 그에게 “어르신과 저의 뜻이 달라 아무리 말씀 하셔 봤자 시간낭비 일 뿐입니다.” 라고 말했다. 정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그래, 가르쳐 봤자 내 입만 아플 뿐. 하지만 이건 알아둬야 할 것이야. 네가 몇 번 이겨 놓고 날 전부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말거라. 너는 그래도 내 손 안이야. 또한 몽연이가 주식5%를 가졌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내가 준 것이니, 내가 다시 뺏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강책, 다음부터는 스스로 눈치를 잘 살피며 행동 하거라.” 라며
해가 지고, 노을의 붉은 빛이 큰 창문에 내비췄다. 그 탓에 바닥,회사 안, 사무실, 의자도 모두 붉은 빛으로 변했다. 강책은 슬픈 표정으로 의자에 기대어 앉아 고개를 살짝 들어 그의 전우 신기와 같이 지냈던 시절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의사였다. 같은 부서는 아니 였지만 강책과 수 없이 많은 고비들을 이겨 낸 전우였다. 매번 다칠 때 마다 신기는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해주었다. 그는 소문난 명의로 성품, 수술 실력 모두 흠잡을 곳 없었기에 그에게 직접 부탁하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았다. 신기는 그런 사람들도 모두 정성껏 치료를 해주었다. 그의 눈엔 신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으며, 전쟁을 증오했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 이였다. 신기는 강책이 믿고 의지하는 사람 중 한명이였다. 강책이 몇 번이나 적에게 당하고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와도 신기가 직접 그를 치료 해주었고, 강책은 농담으로 “신기, 네가 있는 한 난 죽는 것도 무섭지가 않아. 아무리 다쳐도 네가 다 치료해 줄 거잖아?”라고 그에게 말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명의, 평화주의자였던 신기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강책은 그의 죽음을 받아 들일 수 없었고, 한 동안 침묵을 유지했다.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신기는 어떻게 죽은 거야?” 목양일이 그에게 답했다.“신기의사집안에는 유전으로 내려오는 병이 있다고 합니다. 매년에 딱 한번 나타나는 데, 그 강도가 점점 세져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신기의사는 항상 약한 방법으로 치료하였다고 합니다. 맞는 치료법인지는 모르지만 고통을 살짝 낮추는 치료만 했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고통에서 몸부림을 치셨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는 그래도 이겨 낼 수 있었으나 나이가 들고 나서는 점점 버거워 지기 시작했으며, 신의사가 10가지 유전병 치료 방법을 가지고 나타나는 증상에서 신의사는 약한 방법이 아닌 10가지 치료 방법 모두 실행했다고 합니다. 10가지 모두 부담이 큰 치료 방법 이였습니다. 보통사람이면 한 가지 방법에도 아파서 몸부림을 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