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266화

서총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고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만약 엽신공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저런 말을 했었다면 주먹이 먼저 날라갔을 것이다. 그는 분노를 억지로 누르며 “엽 선생님, 자세히 한번 더 봐주십시오.” 라고 그에게 말했다. 엽신공은 웃으며 답했다.

“가짜는 아무리 꾸며도 가짜입니다. 이건 진품이 아닙니다.”

엽신공의 단호한 태도에 서총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게다가 서예 업계에서 최고봉으로 불리는 서성의 평가였기에 반박할 수도 없었다. 이 ‘가품’ 을 위해 거금 19억을 썼다는 생각에 그는 심장을 파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엽신공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가품 치고는 디테일이나 여러방면에서 모두 우수합니다. 문화 재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5800만원 정도의 가치는 있을 겁니다.”

19억이 순식간에 5800만원으로 바뀌었다. 이때, 정계산은 “엽 선생님, 이것도 좀 봐주시겠습니까?” 라며 강책이 가져온 서예 작품을 펼쳤다. 한 번 가품을 보았던 엽신공 이라 아무렇지 않았다. 게다가 당백호의 작품이 이런 서민들의 손에 있을 리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엽신공은 정계산에게서 작품을 건네 받고는 무심한 눈빛으로 살펴보았다.

“응?!”

작품을 살펴보는 그의 눈빛이 긴장과 흥분으로 바뀌었다. 엽신공은 작품에 눈을 가까이 대고는 위에서부터 천천히 아래로 살피기 시작했다. 글자 그 다음으로 종이, 그 다음으로 질감, 그 다음 모서리 디테일까지 전부 살피기 시작했다. 엽신공의 두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강책이 가져온 작품을 손에 들고는 흥분해하며 소리질렀다.

“이...이건 진품입니다! 당백호의 작품입니다!”

‘진품’이라는 소리에 저녁내내 표정이 좋지 않던 정계산의 얼굴이 순식간에 기쁨으로 가득 찼다. 아무리 입방정을 떨어도 ‘진품’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지금까지 쇼를 하면서 정가 집안을 계속 까내렸는데, 정가 집안이 가져온 작품이 38억 가치가 있는 진짜 당백호의 작품이라는 말을 듣고 앞에 앉아 있던 왕가 집안 세명 모두 눈썹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