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확신하십니까?”“유타의 능력과 성격은 혼자 임무를 진행하는 쪽이 더 편할 겁니다.”타이요우는 이어서 유타의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도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 않았다.상사 야마모토 가즈오도 유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심지어 동료 중에는 그의 성별도 정확하게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그저 ‘역용술’ 능력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무서운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물고기자리는 코웃음을 쳤다.“다른 사람으로 변장하는 게 뭐가 대단합니까, 총수님으로 변장한다고 해도 저는 단 한번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타이요우가 미소를 지었다.“네, 하지만 식약 식당의 주방장, 한사랑 병원의 의사 혹은 저로 변장한다면 알아보실 수 있겠습니까?”물고기자리는 대답하지 못했다. 만약, 유타가 작정하고 변장하면 알아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물고기자리가 말했다.“그렇다고 저희가 거리를 유지하면서 다닐 수는 없지 않습니까.”유지 거리는 불가능하다. 유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누구로 변장했는 지, 언제 공격하는 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그저 추측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계속될수록 정신은 점점 피폐해진다. 결국 유타가 공격하기도 전에 먼저 죽을 가능성이 크다. 강책이 말했다.“한 사람이 움직일 때는 본능적으로 살의를 내뿜습니다, 주변에 살기가 느껴지면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겁니다.”그는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 덕에 지금까지 적을 한번에 제압할 수 있었다, 이 또한 매번 강책에게 암살 계획이 통하지 않는 이유다.타이요우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안타깝게도 유타의 행동에서는 살의가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암살자에게 어떻게 살의가 없을 수 있을까.“유타는 매순간마다 신분을 바꿉니다. 성격부터 시작해서 성별까지 바꾸면서 움직입니다, 그 때문인지 정신이 온전하지 않습니다. 행동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겁니다.”즉, 유타는 ‘미치광이’라는 뜻이다. 멀쩡하다가 갑자기 상대방의 목에 칼을 꽂을 수도 있는
물고기자리가 머리를 긁적였다.“이열치열이라면 어떤 방법을 의미하시는 겁니까, 저는 ‘역용술’ 할 수도 없을뿐더러 유타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게다가 유타는 항상 혼자서 움직인다고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 조차도 없지 않을까요?”물고기자리의 분석은 정확했다, 적을 파악하려면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대방의 성별, 위치 조차도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타이요우가 설명했다.“제 말은 유타를 암살하자는 게 아닙니다, 우연을 기다리자라는 뜻입니다.자, 한번 생각해 보세요. 유타가 아무리 변장을 해도 목적은 강책 씨를 죽이는 일 아닙니까, 이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강책 씨의 곁에서 떠돌면서 기회를 노리겠지요, 저희는 강책 씨 주변에 ‘함정’을 파서 기다리면 되는 겁니다.”그의 계획은 강책을 미끼로 삼아 유타를 잡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의 대처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네, 이 방법은 ‘모’ 아니면 ‘도’입니다.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구출하겠습니다.”강책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걱정 마세요.”강책은 ‘수라 군신’으로 죽음에 대해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타이요우가 의외의 말을 했다.“저는 당신이 죽을까 봐 두렵습니다. 강책 씨는 저의 목숨을 살리신 분입니다. 생명의 은인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저의 과실입니다, 죽으시면 저도 따라가겠습니다.”강책은 타이요우가 고집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복수를 위해서 일본에서 넘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이어서 그들은 계획에 대한 논의를 끝내고, 행동에 나섰다. 강책은 숨어 지내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 사이에서 노출하면서 유타가 그를 찾아오길 기다렸다.만약 계속 숨어 지낸다면 유타의 계획을 도와주는 것뿐이다, 물고기자리는 순서가 맞아지게 대다수의 환자를 한사랑 병원에 옮겼다.병원 안에 있던 인력이 부족해서 강책
고된 하루를 끝내고 먹는 밥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질 것이다.물고기자리가 말했다.“무슨 음식인지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여러 주방장들이 강책에게 음식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매 사람마다 다른 지역의 음식을 만든 덕에 더 풍부한 식사가 되었다. 동시에 강책도 오랜만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감사합니다. 그럼 어디 한 번 먹어 볼까요?”강책이 젓가락을 들고 고기를 집었다, 이어서 큼직한 고기를 입에 넣고 천천히 음미했다.“총수님, 이 술도 드셔 보세요.”물고기자리가 강책에게 천천히 술을 따라주었다. 술잔이 반쯤 채워지고 있을 때,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물고기자리의 손에 있던 물건이 칼로 변하고는 그대로 강책의 심장을 찌른 것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강책과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물고기자리는 강책이 움직이기 전까지 칼로 계속 그를 찔렀다, 강책은 자신이 제일 신뢰했던 대상에게 살해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암살은 더 은밀한 곳에서 행동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물고기자리가 코웃음을 쳤다.“이 딴 새끼 한 명 죽이는데 5억이 필요하다니, 유키가 이런 놈한테 당했단 말이야?”그는 도망치지 않고 현장에 남아서 시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곧이어 시체 머리만 잘라서 가죽 가방에 넣고는 밖을 향해 걸어갔다.“노망난 야마모토 할아범, 이런 일을 왜 나한테 시키는 거야? 이번에는 돈이라도 더 많이 달라고 해야겠어.”사실, 이 사람은 물고기자리로 변장한 유타였다. 강책 주위의 인물로 변장하여 그에게 접근했고, 방심하고 있을 때 칼로 찔러서 암살 임무를 순조롭게 완성했다.그는 항상 이런 식으로 임무를 끝냈었다.유타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보안요원, 경찰들이 각자 무기를 꺼내 들었다.하지만 유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대중들의 사이로 들어갔다. “잡아!”“도망치게 하면 안 돼!”하지만 경찰들이 쫓아 갔을 때, 유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현장은 난장판이 되었다. 확실한 건, 유타가 다른 사람
“다들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길 바랍니다! 검문이 끝나고 나서야 자리를 뜨실 수 있습니다.”경찰은 현장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한 명씩 신분을 맞춰가면서 검문을 시작했다.하지만 유타를 잡기에는 쉽지 않았다, 정말 연기처럼 증발되어버린 것인가.시간이 흐르고, 사람들도 하나 둘씩 지치기 시작했다. 살인자와 같이 있기 거북하다면서 떠나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소란을 피우면서 나가게 해달라는 사람도 있었다.어느새 현장에는 공포감이 조성되었고, 사람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찰은 눈을 뜨고 범인을 놓칠 수는 없었다. 유타가 현장에 있는 한, 보안요원도 포함하여 경찰도 자리를 뜰 수 없다.상황은 점점 악화되었고, 쌍방 간의 모순이 점점 커져만 갔다. 게다가 자리에 있던 환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했다. 강책을 대중에게 노출시키기 위해 다수의 환자를 방문하게 했지만 오히려 더 역효과가 되어 버렸다.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를 챙기기 급급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다들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임산부 한 명이 배를 잡고 비명을 질렀다.“배, 배가 너무 아파요!”하필 이때, 진통이 오면서 출산이 임박해진 것이다. 의사들은 임산부를 부축하면서 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간호사들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황급하게 준비했다.“여기에서 잠시 기다리세요, 산실 준비가 다 끝나면 바로 출산 시작하겠습니다.”의사들은 임산부를 한 환자실에 데리고 갔다, 임산부는 침대에 누워서 고통을 호소했다.이때, 예상 외의 일이 일어났다. 문과 창문에 철난간이 나타나더니 방 전체가 순식간에 밀폐된 공간으로 변했다. 그리고 수많은 경찰이 문 밖에서 임산부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임산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출산을 앞둔 사람을 가두고 어떻게 자신에게 총을 겨눌 수 있는가.“뭐 하시는 거예요?”“유타, 이제 끝났어!”의사의 한 마디에 임산부와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 살인자가 눈 앞의 임산부라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의사가 말했다.“아, 제가 다시 말씀드려야겠네요. 당신의 뱃속에 있는 건, 사람 시체가 아닙니다. 당신은 저를 죽이지 못했어요.”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의사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이어서 의사는 얼굴을 잡아 뜯더니 다른 모습으로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방금 전 목이 잘려 나간 ‘강책’이었다. 임산부는 깜짝 놀란 탓에 말을 더듬었다.“어, 어떻게 아직 살아있는 거예요?”“많이 놀랐나? 쇼타, 당신이 물고기자리로 변장했을 때 나조차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칼에 공격을 당하고 나서야 눈치챘어. 하지만 이 모든 건 우리가 만들어낸 ‘함정’이야, 혹시 ‘이열치열’이라는 말 들어봤나? 네가 공격하기 전에 나도 의사로 변장해서 숨어 있었어.”‘진짜’ 물고기자리와 타이요우 이외에는 강책이 의사로 변장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결국 쇼타는 강책을 죽이지 못하고 자신의 신분을 들켜 버렸다.곧이어 임산부의 안색이 점점 굳어졌다, 그리고 강책을 향해 물었다.“당신 대신 죽은 사람은 누구예요?”“대신 죽어? 나 대신 죽은 사람은 없어. 쇼타, 한번 봐봐. 네 배 안에 뭐가 있는 지 말이야.”임산부는 배 안을 살펴보았다. 현장에 있던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임산부가 꺼낸 건 ‘아기’가 아니라 고무공이었다.“이게 어떻게 된 거야?”임산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강책의 머리가 왜 고무공으로 변한 것일까.강책이 그를 비웃었다.“어디서 많이 본 장면일 텐데?”순간, 임산부의 뇌리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조국에 있을 때, 타이요우와 혈전을 펼치는 중에 그가 ‘분신술’을 쓰고 도망 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지금 상황이 그때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졌다.“코가 닌자의 분신술? 말도 안돼, 네가 어떻게 일본 코가 닌자의 분신술을 할 줄 알아?”강책이 미소를 지었다.“나는 못해. 하지만 할 줄 아는 사람을 알고 있지.”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코가 닌자의 도련님 ‘타이요우’였다.“타이요우?”
“내가 너희들의 함정에 걸린 거구나.”쇼타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도 다른 신분으로 변장할 수 있다, 게다가 타이요우는 ‘변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의 도움 아래, 강책은 의사로 위장했고 쇼타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만약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쇼타를 잡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제일 어려운 점은 쇼타를 속여야 한다는 점이다, ‘변장’ 고수인 쇼타를 속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변장 이외에도 혼잡한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공기를 통해 약을 뿌려서 사람의 시각, 후각을 낮추었다.이러한 노력 덕분에 쇼타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고무공 위에 위치추적기를 붙여 두었기 때문에 들키기는 시간문제였다. 완전무결한 과정은 타이요우의 계획 덕에 이뤄낼 수 있었다.쇼타는 이미 들킨 상황에서 더 이상 신분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손을 흔들더니 임산부에서 건장한 남자로 변했다. 하지만 변한 모습도 진정한 쇼타의 모습이 아니었다. 쇼타가 말했다.“타이요우, 내 연구에 힘 좀 들었나 봐.”“당연하지. 이가 닌자가 코가 닌자를 모두 죽였어,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내가 이런 것도 못 할 것 같아?“타이요우가 혼자 움직였다면 여러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강책과 손을 잡고 서로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다.게다가 두 사람은 길게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다. 쇼타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는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총으로 쏴 죽일 생각인가?”강책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강책이 손을 흔들자 경찰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쇼타는 깜짝 놀라면서 뒷걸음질을 쳤다.“이봐,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이잖아. 왜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래? 타이요우, 일본에서 여기까지 넘어왔는데 강책 말고 너가 직접 복수 해야 하지 않겠어? 네 모친은 아마 내 손에 죽었다지?”그는 일부로 타이요우를 자극했다, 하지만 타이요우는 이미 상대방의 생각을 알
타이요우가 허리를 숙이고 칼을 뺄 준비를 했다, 그의 발도술은 칼을 꺼내기만 하면 전투가 끝난다.하지만 이때, 쇼타가 스컹크가 쓸 법한 ‘방귀’ 기술을 썼다. 고약한 냄새와 누런 색깔의 안개가 방 전체를 뒤집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뒷걸음치기 바빴다. 강책도 처음 겪어보는 기술 때문에 역겨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이때, 방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타이요우였다.그는 사람들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칼을 칼집 안으로 넣었다.“끝났습니다.”쇼타의 방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타이요우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강책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쇼타, 어디 가는 거지?”사람들이 강책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쇼타는 이미 죽지 않았는가.타이요우가 눈살을 찌푸렸다.“아직 죽지 않은 겁니까?”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쇼타, 네 역용술에 또 한번 더 감탄했어. 진짜 감쪽같네, 속을 뻔했잖아.”현장의 분위기가 점점 이상해졌다. 이때, 타이요우가 칼을 강책에게 던지고는 출입문을 향해 달려갔다.타이요우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쇼타’였다. 방금 전, 방귀 기술로 타이요우를 쓰러뜨리고 그의 모습으로 변장한 것이다.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이러한 방법을 생각해낸 것만으로도 그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강책의 눈을 벗어나지는 못했다.쇼타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문 앞에서 똑같이 생긴 남자와 마주쳤다, 그 남자는 바로 타이요우였다.“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지? 분명 저기에 쓰러져 있어야 하잖아.”병실에 쓰러졌던 사람이 병원의 출입문 앞에 나타나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쇼타는 어리둥절하면서 분노했다, 처음으로 상대방에게 놀림 당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이다.타이요우는 칼 손잡이를 잡고 말했다.“그것도 다 내가 만든 함정이야, 이제 도망칠 곳은 없어.”그는 말을 끝내고 발도술을 또 한번 더 소환했다, 쇼타는 자신이 언제 당한 건지도 모른 채 자리에서 즉사했다.쇼타는 죽기 직전까지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알 수 없었다. 사실, 병실에 쓰러져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타이요우의 ‘대역’이었다, 대역을 이용해 쇼타가 방귀 기술을 펼칠 수 있게 재촉한 것이다.타이요우는 자신의 오래된 연구를 통해 상대방의 그 다음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여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그리고 쇼타가 방심하고 있을 때를 노려서 그의 앞에 나타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칼을 내둘렀다.쇼타를 잡기 위한 모든 과정은 성공적 이였다, 강책 일행은 그가 죽고 나서야 안도를 할 수 있었다.강책이 쇼타의 시체 곁으로 다가갔다.“대체 어떻게 생긴 놈입니까.”타이요우가 칼로 쇼타의 얼굴 위에 붙어 있던 실리콘을 떼어냈다. 잠시 뒤, 쇼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쇼타는 16-17살의 앳된 소년이었다. 한편, 강책과 타이요우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들은 쇼타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에 불쌍한 기분이 들었다.이때, 강책이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물고기자리는 어디 있습니까?”타이요우가 헛기침을 하더니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병원 영안실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혹여나 추우실까 봐 이불까지 덮어주고 왔습니다.”강책은 그의 말을 듣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곧이어 사람을 시켜 물고기자리를 영안실에서 데리고 나왔다.물고기자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로 강책에게 다가갔다, 그는 언제부터 쇼타에게 당한지도 모르고 영안실에 버려져 잠만 자고 있었다.타이요우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아마 동사했을 지도 모른다. 물고기자리는 타이요우를 노려보았다.“다 아셨으면서 왜 깨우지 않으신 겁니까?!”타이요우가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되면 물고기자리 씨가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