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수 집안.이용진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편, 신태열과 장훈이 로비에 앉아 있다.장훈의 주위로 그를 감시하는 사람들이 사방으로 깔려져 있다. 감시자들은 24시간 동안 장훈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장훈은 이러한 상황이 익숙했다. 하지만 신태열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서 차를 한 입 마시고 말했다.“장 회장님께서는 그래도 용맥의 말을 전해주는 ‘대리인’이지 않습니까. 이러한 상황이 기분 나쁘시지 않습니까.”장훈이 무표정으로 답했다.“몇천 년 동안, 저희 장씨 가문은 항상 ‘감시’ 당하고 살아왔지 않습니까.”오랜 시간 동안, 협조보다는 장씨 가문이 용맥에게 통제 되어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신태열이 다시 말했다.“사실 이렇게 까지 안 하셔도 됩니다. 장 회장님, 대체 용맥 대신 강책을 도우신 이유가 뭡니까.”장훈의 순식간에 안색이 변했다.“말은 바른대로 하셔야 합니다, 제가 언제 강책을 도왔습니까?”“인정하지 않으시군요. 하하, 괜찮습니다.”신태열이 남은 차를 모두 마셨다.“만약 회장님의 정보가 아니었다면 강책이 어떻게 저희의 계획을 피할 수 있었겠습니까, 또 어떻게 이용진 씨가 욕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회장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입니다. 잘 생각하세요.”장훈이 차를 한 번에 들이켰다.“악의가 찬 행동은 결국 자신을 죽이는 짓이라는 건, 알고 계시지요?”“허허!”두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았다. 신태열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엄수 집안에서 나왔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 다시 화상 그룹으로 돌아갔다.신태열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장훈 그 새끼, 강책 도울 생각만 하고! 용맥의 ‘대리인’ 역할만 아니었으면 벌써 죽였어!”이때, 그의 비서 윤은재가 다가왔다.“회장님, 화내시면 몸에 안 좋습니다.”신태열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화가 안 나게 생겼어? 장훈이 강책 편에 서있고, 망할 강책은 죽지도 않아. 가끔은 내가 직접 그 놈 머리를 두 동강 내고 싶어.
신태열은 잠시 고민하고는 실패해도 큰 손해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좋아, 그 사람 찾아내.”“알겠습니다!”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그들이 찾던 사람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사람은 팔극문 김성수의 선배 ‘황준하’였다. 그는 단 3초만에 제이슨에게 패배한 사람이다.황준하는 서있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웠다, 호화스러운 곳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신태열이 그에게 물었다.“오늘 아침에 제이슨이라는 외국인이랑 같이 격투를 나누신 분입니까?”황준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신태열은 확신에 찬 미소를 지었다. 사실, 황준하는 강해 보이지 않았지만 실력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 않은가.신태열이 손가락을 치자 부하 직원이 상자 하나를 가지고 왔다, 상자 안에는 금괴가 가득 들어 있었다.“황 선생님, 소식 들었습니다. 그 유명한 제이슨을 이기셨다고요, 대단하십니다. 만약, 제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답례로 저 상자 안에 있는 금괴를 모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황준하가 잠시 멈칫했다, 신태열은 자신이 제이슨을 이겼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저기, 신 회장님...”“네, 말씀하세요.”황준하는 신태열이 오해를 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 순간, 금괴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하고 싶었던 말을 다시 집어 넣었다, 만약 진실을 토로한다면 금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조차 사라지기 때문이다.황준하는 헛기침을 하고는 신태열을 속이기로 마음 먹었다.“회장님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 실력으로 불가능 한 건 없습니다.”신태열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제가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지금은 일단 들어가셔서 쉬세요, 제가 오늘 밤에 ‘목표물’을 불러 놓겠습니다. 그때, 황 선생님께서 그 놈을 처리해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저한테 맡겨주세요.”“감사합니다.”신태열의 부하 직원들이 황준하를 데리고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방 안에는 음식, 술 어느 하나 빠지지 않았다.사무실 안, 윤은재가 신태열에게 축하를
한편, 강책은 신태열의 계획을 전혀 모르고 있다. 하지만 상인 동맹회에서 초대장이 날라왔다.초대를 보낸 사람은 이창진이다, 그는 신태열의 충실한 ‘개’이다. 하지만 신태열의 적인 강책에게 초대를 보냈다는 뜻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물고기자리가 말했다.“신태열이 총수님을 모함하려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운 것 같습니다. 총수님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 ‘상인 동맹회’라는 통로까지 썼습니다, 가능하다면 안 가시는 게 좋습니다.”강책이 답했다.“안 가면 신태열이 또 무슨 짓을 하고 있을 지 어떻게 알아? 그리고 상인 동맹회의 초대장이라면 회장인 내가 빠지면 안돼. 거절해도 계속 요청이 올 거야.”회의는 무조건 필참이다, 물고기 자리는 안전에 대비해 실력 좋은 보안요원들을 많이 데려갔다.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강책은 차를 타고 약속 장소인 호텔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그를 안내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평범한 파티와 다름이 없었다.하지만 강책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미소 뒤에 또 다른 음모가 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강 회장님, 안 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강책이 레드 카펫에 올라 가고, 호텔의 보안요원들이 물고기자리를 막았다.“죄송합니다, 초대장을 받으신 분 이외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물고기자리가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규칙 입니까?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 지는 겁니까?”“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호텔의 보안 시스템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폭탄이 터져도 무사 하실 겁니다.”사실, 강책은 호텔의 규칙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책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신태열도 강책의 이러한 성격을 알고 있었다.그 덕분에 강책의 부하 직원들을 쉽게 떼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창진이었다면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강책이 물고기자리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걱정하지 마, 문 앞에서 기다려.”“총수님!”물고기자리는 초조하고 화가 났다, 명백한 신태열의 수법이지만 자신이
아부와 칭찬이 때로는 사람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강책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표정이 좋지 않았다.강책이 손을 내저었다.“이 회장님, 이번에는 또 어떤 ‘홍문연’을 준비하신 겁니까.”이창진이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아이고, 회장님. 그게 무슨 말씀 이십니까. 오늘은 저희 상인 동맹회가 큰 이익을 얻게 된 의미로 여는 축하연입니다! 이런 성대한 자리에 회장님이 빠지시면 되겠습니까.”“정말입니까?”“그럼요! 회장님, 들어오세요.”이창진 등 다른 회원들도 강책을 치켜 세우기 바빴다, 이어서 그들은 휴게실 안으로 들어갔다.방은 넓고, 깨끗했다. 단, 한가지 이상한 점은 방 안에 ‘무기’가 배치 되어있다는 점이다. 칼, 총 또는 방망이 등등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응?”강책의 안색이 나빠졌다.“무슨 뜻입니까?”이창진이 다급하게 설명했다.“회장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건 그냥 장식품입니다, 방 안 분위기를 살리는 용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먼저 앉으십시오.”곧이어 강책은 방 안에 있는 커다란 소파 위에 앉았다,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음식이 나오려면 조금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 준비가 다 되면 제가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푹 쉬십시오.”이창진의 말이 끝나고 그를 포함한 나머지 회원들이 자리를 떴다, 방 안에는 여자 직원들이 남아 강책의 시중을 들었다.“회장님, 차 따라 드리겠습니다.”직원의 예쁘장한 외모에도 강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찻잔을 밀어냈다.“밥 들어갈 공간은 남겨 놔야 해서요.”“아이고, 혹시 부끄러우셔서 거절하시는 겁니까?”그리고 한 여직원이 강책의 품에 덥석 들어갔다. 품에 파고들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강 회장님, 딱 한 입만 마셔주세요.”여직원은 강책도 다른 평범한 남자들처럼 자신의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책은 그런 부류의 남자가 아니다.“비켜요!”강책은 여직원의 어깨를 밀쳤다, 그 바람에 4-5미터나 되는 거리로 날라갔다. 여직원 손에 들고 있던
강책도 자신보다 더 강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쯤은 당연히 알고 있다, 동시에 신태열이 또 어떤 ‘사람’을 데려왔을 지 궁금했다. “대단한 사람을 데리고 오셨나 봅니다.”신태열은 강책의 도발에도 침착함을 유지했다.“오늘 아침에 무술계에 큰 사건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나?”강책은 신태열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한 외국인이 연산시에서 여러 도장을 쓰러뜨렸다고 하더군. 근데 오늘 아침, 팔극문이라고 하는 도장의 한 선수에게 당하고 말았네.”강책은 신태열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민망했다, 동시에 상대방의 의도를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팔극문이 얼마나 대단한 도장인지는 알아? 오늘 데리고 온 사람이 바로 그 외국인을 쓰러뜨렸다던 팔극문 소속, 황준하 선생이라고!”신태열이 강책을 가리켰다.“황 선생님, 바로 이 사람입니다! 제발 저 놈이 악행을 멈출 수 있게 도와주세요!”황준하가 그에게 다가갔다.“걱정하지 마세요, 대체 어떤 놈이 신 회장님께...”황준하가 말을 하다가 갑자기 멈추었다. ‘정지’버튼을 누른 것 마냥, 그 자리에서 얼어 붙었다.신태열은 황준하의 반응을 보고 점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주위를 돌아 보았다.“황 선생님?”신태열이 황준하를 불렀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황준하는 떨고 있었다. 50미터 높이에 서있는 사람처럼 다리를 덜덜 떨었다.그는 침을 꼴깍 삼키고 신태열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신 회장님께서 말한 사람이… 저분 입니까?”신태열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강책이라고 하는 저 놈입니다!”황준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태열과 강책을 번갈아 쳐다보고는 창피한 마음에 죽고 싶었다.한편, 강책은 상황 파악을 마쳤다. 황준하는 자신이 제이슨을 쓰러트렸다고 한 뒤, 신태열에게 부탁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강책’을 처리하라는 부탁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황준하는 쥐구멍이라도 파서 숨고 싶었다. 강책의 분노에 가득 찬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히려 신태열의 계획을 보면서 웃음 밖에 나오지
강책이 황준하에게 미소를 지었다.“황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어…”황준하는 과거의 자신을 탓했다, 적어도 상대방이 누군지는 정확히 짚고 넘어가지 그랬을까.당시에는 돈에 눈이 멀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제이슨을 쓰러뜨린 ‘진짜’인물과 대면하고 말았다.신태열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황 선생님, 강책이랑 아시는 사이십니까.”신태열은 두 사람이 서로 알고 있는 사이기 때문에 황준하가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황준하는 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지 몰라했다. 잠시 뒤, 강책이 민망한 분위기에 몸에 소름이 돋았다. “신 회장님, 데리고 오셨다는 분이 황 선생님입니까.”신태열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황 선생님의 실력이 좋기는 하나 한 가지 사실을 오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오해라니?”“오늘 아침에 그 외국인을 쓰러뜨린 사람은 저분이 아닙니다.”“뭐라고?”신태열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내가 속은 건가.“황 선생님! 선생님께서 쓰러뜨렸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황준하가 눈살을 찌푸렸다.“죄, 죄송합니다.”“감히 네가 나를 가지고 놀았다는 거야?”“그게 아니라, 회장님께서 결과는 물어보지 않으셨잖아요. 몇 초 만에 패배했지만 외국인과 같이 무대에 오른 건 사실입니다.”지금까지 신태열은 아무것도 모르고 줄곧 황준하에게 예의를 지켰다.“쓰레기 같은 놈!”신태열이 크게 소리 질렀다.“그럼 대체 누가 그 외국인을 쓰러트렸다는 거야?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찾아와.”황준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책이 먼저 입을 열었다.“가끔 돈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회장님께서 황 선생님께 얼마를 드려도 이번에는 도와주시지 않을 겁니다.”신태열이 코웃음을 쳤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확신합니다.”“그 ‘고수’라는 사람을 알고 있는 건가.”“네,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게 무슨 말인가? 알면 아는 거고, 모르면 모르는 게 아닌가! 하하!”강책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냥
황준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외국인을 쓰러뜨린 사람은 강 선생님이 맞습니다. 회장님, 죄송하지만 강 선생님은 제가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신태열은 그대로 자리에 쓰러질 뻔했다.“야 이 개놈아!”억지로 ‘연극’까지 하면서 강책을 끌어 들였지만 황준하가 자신을 속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신태열은 황준하의 거짓말 때문에 ‘바보’가 되고 말았다.“감히 네들이…!”신태열은 강책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당장이라도 그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들어와!”그의 지시가 떨어지고 보안요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손에는 각자 칼을 들고 있었다. 보안요원 일행들은 신태열이 만약에 대비해 모집한 팀이다.신태열이 황준하가 강책을 이기지 못할까 봐 특별히 다른 대안을 준비해 둔 것이다, 하지만 황준하는 사기꾼에 불과했다.신태열은 강책과 황준하를 번갈아 가리켰다.“저 두 놈 갈기갈기 찢어버려!”황준하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연이어 손을 내저었다.“회장님, 어떻게 저한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저는 회장님의 편입니다!”“그 입 닥치지 못해?!”신태열이 크게 분노했다. “목소리 듣기도 싫으니까, 저놈 혓바닥 잘라내. 어서!”신태열은 자신이 한낱 사기꾼에게 당했다는 사실이 온 곳에 알려지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죽여, 다 죽여!”곧이어 보안요원 무리가 강책과 황준하를 향해 공격했다. 황준하는 신태열에게 용서를 빌었고, 강책은 그런 그의 어깨를 잡았다.“황 선생님, 저런 못된 사람한테 빌어 봤자 무슨 소용입니까. 저 사람이 선생님을 용서해 줄 것 같아요? 살고 싶다면 저와 같이 싸우는 것밖에 없습니다!”황준하는 더 이상 다른 길이 없었다.“아이고!”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돈에 눈이 멀었던 과거의 행동을 후회했다.이때, 칼 하나가 황준하의 머리를 향했다. 다행히도 옆에 있던 강책이 공격을 막아주었다. 이어서 적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순식간에 4-5미터를 떨어져 나갔다. “황 선생님, 계속 멍 때리고 계시면 도와드리지 않을 겁
강책은 간단한 채소 썰기를 하는 것 마냥 적들을 손 쉽게 처리했다. 한편, 황준하의 몸은 상처투성이였지만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다.결과는 강책의 완벽한 승리였다. 상대방은 강책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신태열이 원하던 결말이 아니었다.보안 요원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실패한다고 해도 강책이 황준하와 싸워서 겨우 이기는 장면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강책은 아무 탈 없이 자리에 서있을 뿐이다.이러한 결말은 신태열에게 모욕감을 가져다주었다. 그는 자리에 서서 계속 씩씩거렸다. 그리고 다시는 황준하 같은 사기꾼에게 속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때, 호텔의 보안 요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앞장서서 들어온 사람은 호텔 담당자 ‘이건모’다.“무슨 일입니까?”이건모는 소음을 듣고 직접 검사하기 위해 찾아왔다. 사실, 신태열에게 오늘 밤에 있을 일을 이미 전해 들었다. 그는 호텔의 안전을 지키는 ‘척’하러 온 것이다.하지만 정작 자신이 도착했을 때, 신태열에게 들었던 내용과는 전혀 달랐다. 강책은 멀쩡했고, 오히려 신태열의 부하 직원들이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이건모는 신태열을 바라 보았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한편, 신태열은 끓어오르는 분노 때문에 그의 눈빛을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모는 강책과 신태열을 번갈아 보면서 상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그는 일부러 질문을 던졌다.“이게 다 뭡니까?”황준하가 대답했다.“신 회장이 저희를 죽이려고 했어요! 담당자님, 얼른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네?”이건모가 미소를 지었다.“여기서 싸움을 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싸움이라니요! 신 회장이 사람을 시켜서 저희를 죽이려고 했다니까요?! 겨우 살아났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하지만 신 회장님의 부하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두 분이 멀쩡하게 자리에 서 계시잖아요, 저 보고 그 말을 믿으라는 겁니까?”황준하는 이건모의 말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어서 이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