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중펑은 강책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 알겠어요. 설마 몽연씨 데리고 지하철 타려는 건 아니죠? 지하철 타는 게 제 차 타는 것보다 6배나 비싸네요. 하하.”“근데… 지금 퇴근 시간인데… 소중한 아내를 다른 남자들이랑 붐비는 지하철 태우면 마음이 편해요?”“그래도 남자인데…. 남자의 존엄성 좀 지켜주면 안 되나요?”강책은 꿈쩍하지 않고 차 키를 꺼내며 말했다. “몽연아 가자.”“응!”강책은 정몽연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 손중풍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쓰레기 같은 놈,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해? 자기 분수도 모르고 까부네?”손중풍이 차 문을 열자 뒤에서 여자들 목소리가 들렸다.“어?”손중펑이 뒤를 돌아보니 길가에 여자들이 멍하나 차 한 대를 보고 있었다. “저 차는…. 한정판 롤스로이스?!”차에 대해 잘 하는 손중풍은 한눈에 차를 알아봤다. 저 차를 차는 사람은 어마어마한 부자이다. 이런 차는 아무나 탈 수 없고 심지어 돈이 있어도 수 없는 것이 롤스로이스다. 하물며 한정판?롤스로이스에 비하면 자신의 BMW X6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 손중풍은 평생 저런 차를 몰 수 없다. 손중풍은 눈살을 찌푸리며 혼잣말을 했다. “정가 집안에 저런 차를 타는 사람이 있었나?”손중풍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가 집안에는 절대 저 차를 탈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정중도 벤틀리를 탄다. 그도 한정판 롤스로이스까지는 탈 수 없다. ‘그럼 누구지?’롤스로이스가 길가에 멈춰 서자 손중풍이 얼른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달려갔다. 이런 엄청난 부자는 아무 때나 만나지 못한다. 이번 기회에 얼굴도장을 찍어야 한다. 명함 한 장이 큰 기회를 만들지도 모른다. 손중풍은 롤스로이스 차 쪽으로 바람처럼 달려가 공손하게 창문을 두드렸다.창문이 열렸다.손중풍은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이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우관 부동산 회장 손중풍이라고 합니다. 선생님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폐를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
방금 전 까지 강책의 험담을 하던 손준풍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내 친정집에서 사는 주제에 어떻게 이런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어디서에도 한정판 롤스로이스 차를 빌릴 수 있는 곳은 물론 빌려줄 사람은 더더욱 없을테고 정몽연의 차라고 하기에는 그녀의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며 정중의 차는 아닌 것이 뻔했는데, 그리고 이 차는 그저 돈의 요구만이 아닌 신분의 요구가 만족할시, 살 수 있는 차 종이다. 강책은 손을 내밀고 손준풍의 명함을 받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아이고 손사장님 , 지나치게 예의가 바르시네요, 저한테 명함까지 주시다니요. 잘 보관해 두겠습니다.” 손준풍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 가고 싶었다. ‘거물’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굽신 거리고, 혹시 같이 일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명함까지 준 것 이였는데, 그 ‘거물’이 강책인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강책은 담담하게 “아, 손사장님의 BMW X6차보다는 제 차가 조금 더 좋아보이죠?” 라며 물었다. 손준풍은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했다. 190억 한정판 롤스로이스와 1억 8천의 BMW X6은 비교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강책이 일부로 자신을 놀리는 것이 분명했다.손준풍은 이제와서야 방금 전 강책이 내뱉은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웃긴 건 손준풍 자신은 그의 말을 믿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를 비웃으며 지하철이나 타러가라고 말한 것이였다. 자업자득으로 그를 비웃은 만큼, 창피함도 그대로 그에게 돌아갔다. 강책은 명함을 휙휙 저으며 “갖고 있을게요, 필요하면 전화할거구요. 그럼 이만.”라고 말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그 자리에는 손준풍만 덩그러니 남았다. 손준풍은 낮은 목소리로 “강책 이 쓰레기 같은 놈!” 이라며 욕을 했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하고는 혼잣말로 “안돼, 강책 네 따위가 감히 나한테 모욕감을 줘?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거야. 네 아내로 갚아야 할거라고! 두고 보라고!” 라고 중얼 거리며 정가본사로 향했다. .. 도로에서, 상쾌한 바
집에 도착한 뒤, 정몽연은 가만히 있다가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서 차가 멈추자 마자 문을 열고는 밖으로 냅다 뛰었다. 강책은 그런 그녀를 보고 웃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은 순서대로 집으로 들어갔다. 소청은 정몽연의 산만한 움직임을 보고 “몽연아,너 왜 이래?”라며 물었다. 정몽연은 입을 내밀며 말했다.“강책이 나 괴롭혀!”“뭐? 어떻게 괴롭혔는데?”“차를 그렇게 빨리 운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죽는 줄 알았네 진짜.” 소청은 강책을 째려보고는 “너도 정말, 좀 천천히 몰지.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래?”라며 말했다. 이때 정계산이 방에서 나오더니 “사위한테 말을 왜 그렇게 해? 잘만 운전하던데, 사고는 무슨 사고야? 애들 놀이에 대해서 당신이 알긴 뭘 안다고 버럭 화를 내?”라며 말했다. 정몽연은 어이없어 하며 정계산을 바라보았다. 요새 무슨 일 인지 정계산이 항상 강책의 편을 들어주기 일쑤였다. 다들 정리가 끝난 뒤 어느 새 저녁시간이 되었다. 한 가족이 같이 모여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 순간, 집 전화기가 울렸다. 정계산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아버지, 몽연이요?” 그는 정몽연에게 전화기를 넘겨주었다. “네, 할아버지 무슨 일 있으세요?” 웃음이 가득했던 정몽연의 얼굴은 걸려온 정중의 전화에 성난 기색으로 변했다. 3분도 채 되지 않은 통화가 끝나고 정몽연은 화가 나서 자리에서 발길질을 몇 번 하고는 입술을 내밀고 소파에 앉았다. 소청과 정계산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무슨 문제가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소청은 다가가서 “몽연아, 왜그래? 할아버지가 너보고 야근하라고 하시니?” 라고 물었다. 정몽연은 “야근만 하라고 했으면 이 정도로 화가 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답했다. 소청이 되물었다.“왜, 또 무슨 일인데?” “암태구로 출장 다녀 오래, 내일부터 가서 그쪽 가서 재료 받고, 그 회사랑 합작 계획 의논하래.”“아~난 또 뭐라고, 하루 이틀이면 해결할 수 있는 일 이잖아.” “어휴, 만약에 재료 관
정계산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까짓 벌 받고 말지 뭐! 아들도 몰라보는 사람이 무슨 아버지야, 그리고 내 딸을 건드려? 그리고 자기 손녀 사위 욕을 얼마나 많이 하셨니, 몽연이가 그때 프로젝트 담당자만 아니였어도 그 노인네랑은 벌써 연 끊었을거야.” 그는 말하면 말할수록 화가 나서 욕이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소청도 어찌 할 도리가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만 내쉴 뿐 이였다. 이때, 강책이 웃으면서 다가가 “괜찮아요, 가게 하죠. 저도 같이 가면 되잖아요?” 라고 말했다. 세 사람은 동시에 강책을 바라보았다. 정몽연이 물었다.“괜찮아?” 강책은 “당연하지, 이틀 휴가 내면 되는 거잖아? 내 귀한 아내를 어떻게 외간 남자랑 단 둘이 출장을 보내 겠어?”라고 말했다. 정몽연은 웃음을 보이더니, 입을 내밀고는 “그래, 이게 맞지.” 라며 말했다. 정계산이 말했다.“그래, 좋은 방법이네. 그럼 책아랑 몽연이랑 같이 가면 되겠구나. 책아가 살펴주면 아무 문제 없겠네. 그리고 암태구는 강남구랑 다르니까 길도 모르고, 사람도 낯설 테니까 조심해야 할거야. 일 끝나면 거기서 놀지 말고 바로 돌아와.”강책이 “네.”라고 답한 뒤, 가족들은 저녁밥을 다 먹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문을 닫고 강책과 정몽연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왜인지 모르게 두 사람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정몽연이 “강책, 오늘밤은...나 안고 자면 안될까? 요즘 불안해서 그런지..무서워..”라고 말했다. 강책은 “응.”이라 답했다.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서로를 꼭 껴안았다. 강책의 품에 있던 정몽연은 작은 목소리로 “너...나 평생 지켜줄 거야?” 라며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강책은 고개를 격하게 흔들며 “당연하지!” 라고 답했다. 정몽연은 그런 그를 보고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활짝 웃음을 보였다. 강책을 꼭 껴안고 그의 가슴팍에 머리를 대며 행복한 잠에 들었다. 그 다음날, 정몽연과 강책은 같이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를 타고 암태구에 도착하자마자 손
손준풍은 강책,정몽연을 데리고 검은 색 차 앞으로 안내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 같이 가서 밥이라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다 먹고 좀 쉬시다가 일 얘기해도 늦지않습니다.” 배가 고팠던 정몽연은 “네. 좋아요.” 라고 답했다. 차는 암태구에 있는 제일 큰 호텔-심원 호텔에 도착했다. 세 명은 순서대로 들어가 예약한 자리에 앉았다. 손준풍은 메뉴판을 가져오고는 그가 살 테니 정몽연에게 걱정 말고 마음대로 시키라고 알려 두었다. 오는 길에도 그는 성인 군자 같은 면모를 유지하며 자신들을 해하려는 마음이 없는 걸 보고 정몽연은 자신이 아는 손준풍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몽연은 마음속으로 ‘어쩌면 어제 강책한테 당해서 그런건가?’라고 생각했다. 시킨 메뉴들이 다 올라오자 모두 젓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 먹고 있는 와중에 정장을 차려 입고 넥타이를 맨 진행자가 보였다. 그는 호텔 중앙에 있는 무대로 올라가고는 마이크를 만지고는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재미있는 점심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정몽연은 호기심에 뒤를 돌아보았다. 진행자 옆에는 빨간 천을 덮은 유리보관함이 큰 탁자위에 올라 놓아져 있었다. 안에 어떤 신기한 물건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진행자가 말을 이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도 잊지않고 경매를 찾아와 주신 분들께 주최자 분들을 대신하여 진행자인 제가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정몽연은 “경매?”라고 하며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이건 또 뭐에요?”라고 손준풍을 바라보며 물었다. 손준풍은 손을 펴고는 “저도 잘 모르죠, 아마 제가 예약한 시간과 경매시간이 우연히 겹친 것 같은데요?” 라고 말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손준풍의 입꼬리에서 보이는 음흉함은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고, 모두 그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중이였다. 진행자가 말을 이었다.“모두 경매품에 기대를 잔뜩 하고 계실 텐데요, 자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빨간 천을 거두었다.
원래부터 옥 목걸이에 반한 상태 였는데, 감동적인 배경을 들으니 정몽연은 목걸이를 당장 사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목걸이의 가격이 사악할 것은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돈이 많아 보였기에 자신의 손에 절대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준풍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일부로 “정아가씨, 보아하니 저 목걸이에 관심 있으신것 같은데요?” 라고 물었다. 정몽연은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맞다고 한 것과 다름 없었다. 손준풍은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고는 웃으면서 말했다.“’꽃은 미인과 어울린다’라는 말이 있듯이, 정아가씨처럼 절세미인은 저런 감동적인 옥목걸이만이 아가씨한테 어울리는 목걸이입니다. 정아가씨가 좋아하시니, 제가 사도록 하죠.” 그의 말에 정몽연은 “에?” 라고 말이 튀어나왔다. 이제서야 그녀는 그의 속임수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목걸이를 갖고싶은 건 사실이지만, 그가 사주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진행자의 ‘목걸이를 가져가신 남자분은 한평생 같이 할거라는 의미로 사랑하는 여자분에게 선물로 주시길 바라겠습니다.’라는 말 때문 이였다. 그녀는 손준풍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에 불과한데, 만약 손준풍이 그 목걸이를 사서 사람들 앞에서 선물로 주게 된다면 좋지 않은 장면이 나올 게 뻔했다. 자신의 명성도 떨어지지만, 강책이 화나게 되면 부부간의 감정도 나빠 질 수 있었다.이제 와서야 방금 전 단호하지 못한 태도를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몽연은 “어...그게...아니에요, 필요 없어요, 저..”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손준풍은 머뭇거리는 그녀에게 “필요 없다니요?정아가씨, 제가 그렇게 돈이 없어 보이십니까? 저거 하나도 못 살 정도로요?” 라며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리고는 그는 강책을 하찮게 바라보고는 비꼬아 말했다.“걱정마세요, 성 손씨인 제가 부자나 재벌은 아니지만 그 정도 돈은 당연히 있죠. 옥 목걸이에 하나에 얼마한다고 그래
1원도 아니고 17억 4천이라는 거액을 고민도 없이 부른다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경악하는 눈빛으로 손준풍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부자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서 “쯧쯧, 역시 부자는 뭐가 다르기는 다르네, 17억 4천 가지고 목걸이 하나를 사다니, 다른 세계 사람이야.”, “찐 사랑 인가봐, 아니면 어떻게 저렇게 많은 돈을 내려고 하겠어?”, “목걸이 받는 여자 너무 부럽다~”라는 등의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손준풍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고, 올라가는 자신감에 고개를 높게 들었다. 그와 마주 앉아있던 정몽연은 다른 사람이 자신과 그의 사이를 오해 할까봐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아무런 미동 없이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런 강책을 본 정몽연은 마음 속 으로 ‘자기 아내가 다른 사람한테 뺏기게 생겼는데 밥이 넘어 가나보지?’라며 욕을 했다. 진행자는 “와, 큰 손이 오셨네요. 한 번에 1억 9천을 올리셨습니다! 그럼 17억 4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더 있으십니까?” 라며 말했다. 손준풍은 의기양양하게 의자에 기대 앉아 다리를 꼬았다. 사실 자신에게 17억 4천은 부담이 되는 금액이였지만 정몽연과 바꿀 수 있다면 전혀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했다. 경매장에 사람이 많은 건 사실이였다. 하지만 모두 작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 지나치지 않았기에 17억이라는 금액에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손준풍은 그와 대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 순간, 건너편 모퉁이에서 “19억 3천”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20살 초반의 청년이였다. 키가 크지는 않았지만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명품을 두르고 있었다. 게다가 몸에 두르고 있는 명품만 해도 190만원은 훌쩍 넘어보였다. 재벌 2세가 확실했다, 그의 옆에는 20살 정도로 보이는 예쁜 여자가 앉아 있었고 돈을 써서 데리고 온 것 같았다. 안면식이 있는 사람들이 수군거렸다.“쯧, 저거 연경보 집안 셋째 아들-보야진
주위에서는 “보가 셋째랑 겨룰 생각하다니, 돈이 진짜 많나봐.” , “얼마나 사랑하길래, 금액을 저 정도로 올리는 거지?”라며 수군거렸다. 보야진은 멈칫했다. ‘감히 나를 넘봐?’라고 생각 하고는 손을 들고는 “29억 3천”이라고 말했다. 한 번에 8억을 높여서 불렀다. 보야진은 손준풍을 한 마디로 그의 체면을 무너뜨렸다. 손준풍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목걸이가 보야진의 눈에 들어온 이상 뺏을 수 있는 방법도 없었고 29억 3천이라는 돈도 자기가 낼 수 있는 선을 넘은 것이다. 설령 다시 가격을 높게 부른다고 해도 보야진은 다시 또 높게 부를 것이 뻔했기에 그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다. 손준풍은 고개를 저으며 “못 해먹겠네.” 라고 말했다. 모두가 예상한 그대로 흘러갔고 군중들 속에서는 탄식 소리가 나오고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손준풍은 미안한 듯 “정아가씨, 실망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보가집안 아들은 원하는 건 무조건 다 가져야 하는 성격이라, 제가 못 드릴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정몽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전혀 실망할 게 없었고 사실 상 그가 자신에게 실망한 것 이였다. 보가집안의 이름을 빌려 ‘실패’를 감추고 창피함을 피하기 위한 자기방어형식의 말이었을 뿐이다. 무대위의 진행자는 값을 올려서 불렀지만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옥 목걸이가 보야진의 손에 들어가기 일보 직전 이였다. 그림의 떡같은 목걸이를 바라보고는 정몽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강책은 음식을 다 먹고 입을 닦고 고개를 들고는 “몽연아, 저 목걸이 마음에 들어?” 라고 물었다. 정몽연은 웃으면서 “당연하지, 어떤 여자가 싫어 하겠어?” 라고 답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그래, 사줄 게.” 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옆에 있던 손준풍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요? ‘사줄 게.’라니? 저 목걸이는 지금 29억 3천으로 올랐다고요! 네 몸을 팔아도 부족할거라고, 알아들어? 돈이 있다고 쳐도, 보가집 셋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