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까지 강책의 험담을 하던 손준풍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내 친정집에서 사는 주제에 어떻게 이런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어디서에도 한정판 롤스로이스 차를 빌릴 수 있는 곳은 물론 빌려줄 사람은 더더욱 없을테고 정몽연의 차라고 하기에는 그녀의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며 정중의 차는 아닌 것이 뻔했는데, 그리고 이 차는 그저 돈의 요구만이 아닌 신분의 요구가 만족할시, 살 수 있는 차 종이다. 강책은 손을 내밀고 손준풍의 명함을 받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아이고 손사장님 , 지나치게 예의가 바르시네요, 저한테 명함까지 주시다니요. 잘 보관해 두겠습니다.” 손준풍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 가고 싶었다. ‘거물’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굽신 거리고, 혹시 같이 일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명함까지 준 것 이였는데, 그 ‘거물’이 강책인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강책은 담담하게 “아, 손사장님의 BMW X6차보다는 제 차가 조금 더 좋아보이죠?” 라며 물었다. 손준풍은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했다. 190억 한정판 롤스로이스와 1억 8천의 BMW X6은 비교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강책이 일부로 자신을 놀리는 것이 분명했다.손준풍은 이제와서야 방금 전 강책이 내뱉은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웃긴 건 손준풍 자신은 그의 말을 믿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를 비웃으며 지하철이나 타러가라고 말한 것이였다. 자업자득으로 그를 비웃은 만큼, 창피함도 그대로 그에게 돌아갔다. 강책은 명함을 휙휙 저으며 “갖고 있을게요, 필요하면 전화할거구요. 그럼 이만.”라고 말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그 자리에는 손준풍만 덩그러니 남았다. 손준풍은 낮은 목소리로 “강책 이 쓰레기 같은 놈!” 이라며 욕을 했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하고는 혼잣말로 “안돼, 강책 네 따위가 감히 나한테 모욕감을 줘?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거야. 네 아내로 갚아야 할거라고! 두고 보라고!” 라고 중얼 거리며 정가본사로 향했다. .. 도로에서, 상쾌한 바
집에 도착한 뒤, 정몽연은 가만히 있다가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서 차가 멈추자 마자 문을 열고는 밖으로 냅다 뛰었다. 강책은 그런 그녀를 보고 웃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은 순서대로 집으로 들어갔다. 소청은 정몽연의 산만한 움직임을 보고 “몽연아,너 왜 이래?”라며 물었다. 정몽연은 입을 내밀며 말했다.“강책이 나 괴롭혀!”“뭐? 어떻게 괴롭혔는데?”“차를 그렇게 빨리 운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죽는 줄 알았네 진짜.” 소청은 강책을 째려보고는 “너도 정말, 좀 천천히 몰지.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래?”라며 말했다. 이때 정계산이 방에서 나오더니 “사위한테 말을 왜 그렇게 해? 잘만 운전하던데, 사고는 무슨 사고야? 애들 놀이에 대해서 당신이 알긴 뭘 안다고 버럭 화를 내?”라며 말했다. 정몽연은 어이없어 하며 정계산을 바라보았다. 요새 무슨 일 인지 정계산이 항상 강책의 편을 들어주기 일쑤였다. 다들 정리가 끝난 뒤 어느 새 저녁시간이 되었다. 한 가족이 같이 모여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 순간, 집 전화기가 울렸다. 정계산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아버지, 몽연이요?” 그는 정몽연에게 전화기를 넘겨주었다. “네, 할아버지 무슨 일 있으세요?” 웃음이 가득했던 정몽연의 얼굴은 걸려온 정중의 전화에 성난 기색으로 변했다. 3분도 채 되지 않은 통화가 끝나고 정몽연은 화가 나서 자리에서 발길질을 몇 번 하고는 입술을 내밀고 소파에 앉았다. 소청과 정계산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무슨 문제가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소청은 다가가서 “몽연아, 왜그래? 할아버지가 너보고 야근하라고 하시니?” 라고 물었다. 정몽연은 “야근만 하라고 했으면 이 정도로 화가 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답했다. 소청이 되물었다.“왜, 또 무슨 일인데?” “암태구로 출장 다녀 오래, 내일부터 가서 그쪽 가서 재료 받고, 그 회사랑 합작 계획 의논하래.”“아~난 또 뭐라고, 하루 이틀이면 해결할 수 있는 일 이잖아.” “어휴, 만약에 재료 관
정계산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까짓 벌 받고 말지 뭐! 아들도 몰라보는 사람이 무슨 아버지야, 그리고 내 딸을 건드려? 그리고 자기 손녀 사위 욕을 얼마나 많이 하셨니, 몽연이가 그때 프로젝트 담당자만 아니였어도 그 노인네랑은 벌써 연 끊었을거야.” 그는 말하면 말할수록 화가 나서 욕이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소청도 어찌 할 도리가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만 내쉴 뿐 이였다. 이때, 강책이 웃으면서 다가가 “괜찮아요, 가게 하죠. 저도 같이 가면 되잖아요?” 라고 말했다. 세 사람은 동시에 강책을 바라보았다. 정몽연이 물었다.“괜찮아?” 강책은 “당연하지, 이틀 휴가 내면 되는 거잖아? 내 귀한 아내를 어떻게 외간 남자랑 단 둘이 출장을 보내 겠어?”라고 말했다. 정몽연은 웃음을 보이더니, 입을 내밀고는 “그래, 이게 맞지.” 라며 말했다. 정계산이 말했다.“그래, 좋은 방법이네. 그럼 책아랑 몽연이랑 같이 가면 되겠구나. 책아가 살펴주면 아무 문제 없겠네. 그리고 암태구는 강남구랑 다르니까 길도 모르고, 사람도 낯설 테니까 조심해야 할거야. 일 끝나면 거기서 놀지 말고 바로 돌아와.”강책이 “네.”라고 답한 뒤, 가족들은 저녁밥을 다 먹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문을 닫고 강책과 정몽연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왜인지 모르게 두 사람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정몽연이 “강책, 오늘밤은...나 안고 자면 안될까? 요즘 불안해서 그런지..무서워..”라고 말했다. 강책은 “응.”이라 답했다.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서로를 꼭 껴안았다. 강책의 품에 있던 정몽연은 작은 목소리로 “너...나 평생 지켜줄 거야?” 라며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강책은 고개를 격하게 흔들며 “당연하지!” 라고 답했다. 정몽연은 그런 그를 보고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활짝 웃음을 보였다. 강책을 꼭 껴안고 그의 가슴팍에 머리를 대며 행복한 잠에 들었다. 그 다음날, 정몽연과 강책은 같이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를 타고 암태구에 도착하자마자 손
손준풍은 강책,정몽연을 데리고 검은 색 차 앞으로 안내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 같이 가서 밥이라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다 먹고 좀 쉬시다가 일 얘기해도 늦지않습니다.” 배가 고팠던 정몽연은 “네. 좋아요.” 라고 답했다. 차는 암태구에 있는 제일 큰 호텔-심원 호텔에 도착했다. 세 명은 순서대로 들어가 예약한 자리에 앉았다. 손준풍은 메뉴판을 가져오고는 그가 살 테니 정몽연에게 걱정 말고 마음대로 시키라고 알려 두었다. 오는 길에도 그는 성인 군자 같은 면모를 유지하며 자신들을 해하려는 마음이 없는 걸 보고 정몽연은 자신이 아는 손준풍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몽연은 마음속으로 ‘어쩌면 어제 강책한테 당해서 그런건가?’라고 생각했다. 시킨 메뉴들이 다 올라오자 모두 젓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 먹고 있는 와중에 정장을 차려 입고 넥타이를 맨 진행자가 보였다. 그는 호텔 중앙에 있는 무대로 올라가고는 마이크를 만지고는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재미있는 점심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정몽연은 호기심에 뒤를 돌아보았다. 진행자 옆에는 빨간 천을 덮은 유리보관함이 큰 탁자위에 올라 놓아져 있었다. 안에 어떤 신기한 물건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진행자가 말을 이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도 잊지않고 경매를 찾아와 주신 분들께 주최자 분들을 대신하여 진행자인 제가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정몽연은 “경매?”라고 하며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이건 또 뭐에요?”라고 손준풍을 바라보며 물었다. 손준풍은 손을 펴고는 “저도 잘 모르죠, 아마 제가 예약한 시간과 경매시간이 우연히 겹친 것 같은데요?” 라고 말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손준풍의 입꼬리에서 보이는 음흉함은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고, 모두 그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중이였다. 진행자가 말을 이었다.“모두 경매품에 기대를 잔뜩 하고 계실 텐데요, 자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빨간 천을 거두었다.
원래부터 옥 목걸이에 반한 상태 였는데, 감동적인 배경을 들으니 정몽연은 목걸이를 당장 사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목걸이의 가격이 사악할 것은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돈이 많아 보였기에 자신의 손에 절대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준풍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일부로 “정아가씨, 보아하니 저 목걸이에 관심 있으신것 같은데요?” 라고 물었다. 정몽연은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맞다고 한 것과 다름 없었다. 손준풍은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고는 웃으면서 말했다.“’꽃은 미인과 어울린다’라는 말이 있듯이, 정아가씨처럼 절세미인은 저런 감동적인 옥목걸이만이 아가씨한테 어울리는 목걸이입니다. 정아가씨가 좋아하시니, 제가 사도록 하죠.” 그의 말에 정몽연은 “에?” 라고 말이 튀어나왔다. 이제서야 그녀는 그의 속임수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목걸이를 갖고싶은 건 사실이지만, 그가 사주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진행자의 ‘목걸이를 가져가신 남자분은 한평생 같이 할거라는 의미로 사랑하는 여자분에게 선물로 주시길 바라겠습니다.’라는 말 때문 이였다. 그녀는 손준풍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에 불과한데, 만약 손준풍이 그 목걸이를 사서 사람들 앞에서 선물로 주게 된다면 좋지 않은 장면이 나올 게 뻔했다. 자신의 명성도 떨어지지만, 강책이 화나게 되면 부부간의 감정도 나빠 질 수 있었다.이제 와서야 방금 전 단호하지 못한 태도를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몽연은 “어...그게...아니에요, 필요 없어요, 저..”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손준풍은 머뭇거리는 그녀에게 “필요 없다니요?정아가씨, 제가 그렇게 돈이 없어 보이십니까? 저거 하나도 못 살 정도로요?” 라며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리고는 그는 강책을 하찮게 바라보고는 비꼬아 말했다.“걱정마세요, 성 손씨인 제가 부자나 재벌은 아니지만 그 정도 돈은 당연히 있죠. 옥 목걸이에 하나에 얼마한다고 그래
1원도 아니고 17억 4천이라는 거액을 고민도 없이 부른다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경악하는 눈빛으로 손준풍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부자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서 “쯧쯧, 역시 부자는 뭐가 다르기는 다르네, 17억 4천 가지고 목걸이 하나를 사다니, 다른 세계 사람이야.”, “찐 사랑 인가봐, 아니면 어떻게 저렇게 많은 돈을 내려고 하겠어?”, “목걸이 받는 여자 너무 부럽다~”라는 등의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손준풍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고, 올라가는 자신감에 고개를 높게 들었다. 그와 마주 앉아있던 정몽연은 다른 사람이 자신과 그의 사이를 오해 할까봐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하지만 강책은 여전히 아무런 미동 없이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런 강책을 본 정몽연은 마음 속 으로 ‘자기 아내가 다른 사람한테 뺏기게 생겼는데 밥이 넘어 가나보지?’라며 욕을 했다. 진행자는 “와, 큰 손이 오셨네요. 한 번에 1억 9천을 올리셨습니다! 그럼 17억 4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더 있으십니까?” 라며 말했다. 손준풍은 의기양양하게 의자에 기대 앉아 다리를 꼬았다. 사실 자신에게 17억 4천은 부담이 되는 금액이였지만 정몽연과 바꿀 수 있다면 전혀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했다. 경매장에 사람이 많은 건 사실이였다. 하지만 모두 작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 지나치지 않았기에 17억이라는 금액에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손준풍은 그와 대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 순간, 건너편 모퉁이에서 “19억 3천”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20살 초반의 청년이였다. 키가 크지는 않았지만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명품을 두르고 있었다. 게다가 몸에 두르고 있는 명품만 해도 190만원은 훌쩍 넘어보였다. 재벌 2세가 확실했다, 그의 옆에는 20살 정도로 보이는 예쁜 여자가 앉아 있었고 돈을 써서 데리고 온 것 같았다. 안면식이 있는 사람들이 수군거렸다.“쯧, 저거 연경보 집안 셋째 아들-보야진
주위에서는 “보가 셋째랑 겨룰 생각하다니, 돈이 진짜 많나봐.” , “얼마나 사랑하길래, 금액을 저 정도로 올리는 거지?”라며 수군거렸다. 보야진은 멈칫했다. ‘감히 나를 넘봐?’라고 생각 하고는 손을 들고는 “29억 3천”이라고 말했다. 한 번에 8억을 높여서 불렀다. 보야진은 손준풍을 한 마디로 그의 체면을 무너뜨렸다. 손준풍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목걸이가 보야진의 눈에 들어온 이상 뺏을 수 있는 방법도 없었고 29억 3천이라는 돈도 자기가 낼 수 있는 선을 넘은 것이다. 설령 다시 가격을 높게 부른다고 해도 보야진은 다시 또 높게 부를 것이 뻔했기에 그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다. 손준풍은 고개를 저으며 “못 해먹겠네.” 라고 말했다. 모두가 예상한 그대로 흘러갔고 군중들 속에서는 탄식 소리가 나오고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손준풍은 미안한 듯 “정아가씨, 실망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보가집안 아들은 원하는 건 무조건 다 가져야 하는 성격이라, 제가 못 드릴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정몽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전혀 실망할 게 없었고 사실 상 그가 자신에게 실망한 것 이였다. 보가집안의 이름을 빌려 ‘실패’를 감추고 창피함을 피하기 위한 자기방어형식의 말이었을 뿐이다. 무대위의 진행자는 값을 올려서 불렀지만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옥 목걸이가 보야진의 손에 들어가기 일보 직전 이였다. 그림의 떡같은 목걸이를 바라보고는 정몽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강책은 음식을 다 먹고 입을 닦고 고개를 들고는 “몽연아, 저 목걸이 마음에 들어?” 라고 물었다. 정몽연은 웃으면서 “당연하지, 어떤 여자가 싫어 하겠어?” 라고 답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그래, 사줄 게.” 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옆에 있던 손준풍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요? ‘사줄 게.’라니? 저 목걸이는 지금 29억 3천으로 올랐다고요! 네 몸을 팔아도 부족할거라고, 알아들어? 돈이 있다고 쳐도, 보가집 셋째
손을 든다는 건 값을 더 부르겠다는 소리다. 지금 목걸이의 가격은 29억 3천까지 올랐고 적어도 29억 6천 이상은 불러야 했다. 당연히, 손준풍의 안색이 안좋아진 건 강책의 경제적인 이유가 아닌 부야진이 강책과 같은 무리인 줄 알고 착각하여 자신을 해 할 것같은 이유였다. 그래서 강책에게 소리를 지른 것 이였는데,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진행자는 강책을 보고는 잠시 놀라더니 웃으며 물었다.”거기 계신 선생님, 가격을 더 부르실 생각이십니까?” 강책이 답했다. “네.” “가격은 어떻게 하실건지요?”“38억 7천이요.” 38억 7천?! 보야진과 마찬가지로 강책도 한 번에 8억을 보태 불렀다. 돈을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이였다. 옆에 있던 정몽연은 깜짝 놀라더니 “강책, 하지마. 네가 돈이 어디 있다고 그래? 돈 못 바치면 어떡 할려고!” 라고 말했다. 손준풍은 차가운 미소를 보이고는 “못 바치면 그냥 저사람들 한테 맞는 거지 뭐.” 라고 말을 더했다. 진행자는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저기 계신 선생님께서 39억 7천을 부르셨습니다. 더 부르실 분 계십니까?” 슥- 모두의 시선이 보야진으로 향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 와중에 그 말고는 더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 이였다. 하지만 사실상 아무리 보야진이 돈이 있다고 한들 고작 악세사리 하나에 39억 7천을 쓰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에 놀려고 들고 온 돈은 48억 3천만원 정도 되지 않았다. 그는 이빨을 깨물고 손을 들어 말했다.“40억” 보야진은 1억정도를 더 보태서 불렀지만 진행자의 추가금액여부에 강책이 또 한번 더 손을 들고는 말했다.“96억 7천” 손준풍은 “미친놈!!!” 이라고 말한 뒤, 의자에 앉아 어이없는 표정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보야진은 1억을 올렸지만 강책은 50억 이상을 올렸으니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강책이 미친 것 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정몽연은 강책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어 얼굴에 괴로운 표정이 들어났다. 처음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