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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90화

연산시의 중심, 118층 빌딩이 바로 화상그룹의 본사이자 연산시의 상징이다. 또 연산시에서는 ‘화상이 있기에 연산이 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빌딩은 연산시 전체의 경제 중심이자, 연산시의 명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신태열 회장의 사무실은 44층에 위치해있다. 빌딩 대부분은 ‘4’ 가 포함된 층은 봉쇄하거나, 숫자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4’라는 숫자는 죽을 ‘사(死)’의 발음과 비슷하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신태열은 미신을 믿지 않는다. 그는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 라는 좌우명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44’층을 골라 그 층을 모두 자신의 사무실로 만들었다. 신을 믿지 않는 그는 신이 찾아와도 다시 내쫓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시각, 신태열은 휴게실 안에서 최고급의 차를 맛보고 있다. 한 모금씩 마실때마다 마음이 완화해졌다. 아들을 잃었던 슬픔은 또 다른 에너지로 변해 그의 몸에 깃들었다. 이때, 한 남자가 다리를 절며 들어왔다. 남자는 신태열의 비서 소헌, 어렸을 때 부터 신태열의 곁을 지켰으며 성인이 된 뒤에는 신태열을 따라 각지를 돌아다닌 인물이다. 동시에 신태열이 자신의 자녀보다 더 신뢰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소헌의 다리는 신태열이 젊었을 시절, 내기를 걸고 싸움을 하다가 지는 바람에 그가 직접 나서서 신태열 대신 맞다가 다리가 부러지고 만 것이다. 소헌은 신태열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신태열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의 형제 같은 우정은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 소헌이 절뚝절뚝 거리며 들어오더니 신태열의 옆에 앉았다. 감히 신태열의 자식인 신태윤, 신태희도 하지 못하는 행동이다. 그가 지팡이를 쥔 채 소파에 앉자, 신태열이 그에게 직접 차를 따라주었다. 차를 한 입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강책이 연산시에 왔다고 합니다.”

신태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온거야? 다른 신분으로 분장해서 온거래? 기회를 노려서 처리하는 수 밖에 없지, 처리하고 나면 그놈의 시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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