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두 손으로 식중독에 걸린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강책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의사가 먼저 그에게 물었다.“뭐하려는 겁니까?” 강책이 물병자리의 귀에 몇 마디 속삭이자 곧이어 강책을 대신해 3층에 있는 상자를 가져다 주었다. 강책이 상자를 건네 받고 입을 열었다.“저는 사실 약리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약리는 기본 약리가 아닌..” 말을 하면서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보라빛을 띤 지네 한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얼핏 보아도 독성이 강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제가 알고 있는 건 묘강의 고술입니다. 그 기술로 사람을 치료 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묘강기술이라는 말에 잔뜩 겁을 먹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지금 시대에 무슨 묘강고술이라는 게 있습니까. 제가 의사로 지낸 게 몇 년인데요! 그리고 당신이 가져온 지네, 딱 봐도 독이 강해보입니다. 이걸로 다른 손님한테도 피해주려고요?” 강책은 고개를 저었다.“이건 아마 모르실 겁니다. 독은 독으로 치료하는 방법해보셨는 지요? 제 지네가 이 분을 물게 되면 이 분 체내에 있는 식중독을 처리 할겁니다.” 황당한 답변이다. 현장에 강책의 말을 믿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고, 그를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지네의 겉모습도 무섭지만, 만약 물리게 되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죽을 거라는 생각에 쉽사리 나서지 못했다. 주변사람들이 강책을 점점 멀리하는 모습은 그가 절연체가 되기라도 한 것 같았다. 의사가 침을 꼴깍 삼켰다.“지네로 독을 빼낸다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치료하기는 커녕 사람을 죽이고 말겁니다, 당장 그만 두세요!” 강책이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저를 의심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정말로 죽게 된다면 저도 그만한 대가를 치루겠습니다.” 그의 말에 다른 손님들은 할말이 없었다. 뒷걸음을 치며 지네가 식중독에 걸린 사람에게 다가가는 모습만 지켜 보았다. 순간,
의사는 머리가 아파왔다. 자작극을 벌여 식당을 매장시키면 돈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게다가 사기를 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번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네받고 순조롭게 넘어갔었다. 하지만 강책 앞에서는 꼼짝 없이 들키고 만 것이다. 가짜 의사가 식중독 연기를 한 남자에게 소리 질렀다.“너 이새끼, 바닥에 누워서 죽은 척 하라니까. 그것도 못해? 능력없는 놈.” 그의 말에 남자가 버럭 화를 냈다.“매번 너가 의사하고, 내가 환자 노릇했잖아! 이번에는 좀 바꿔서 연기하자고! 너라면 지네한테 물려서 죽고 싶겠냐. 난 돈 벌러 왔지, 죽으러 온 거 아니거든?” 다른 손님들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상황파악을 마쳤다. 초반에는 자작극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확실했다. 돈을 먹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는 것을. 직원들은 두 사람을 잡아놓고 경찰을 불렀다. 경찰이 오기도 전에 구급차가 먼저 도착했고, 아무런 사고가 없다는 말에 그대로 돌아갔다. 이어서 손님들은 하나둘씩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리고 강책을 욕하던 손님들은 그에게 사과하기 바빴다. 이번 소란으로 식약식당의 명성이 또 한번 더 올라갔다. 또한, 강책이 두번째 시험을 무사히 통과한 것이다. 강책은 연속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천재적인 방법으로 해결했다. 이것이 바로 수라군신의 실력이다. 한편, 길 건너편.소헌이 입을 닦았다. 눈에는 짜증나는 눈빛이 섞어있다.“이게 네 일처리냐? 허허, 좋은 연기네.” 조유비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좋은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결심했지만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게다가 부하 몇명은 경찰에 잡혀가고 말았다. 완벽한 ‘패(败)’다. 소헌이 계속 말을 이었다.“됐어, 나도 네가 강책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 없어.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직접 나오지도 않았겠지.” 그리고 조유비를 돌아보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소헌은 두 번의 공격을 통해 그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 강책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였다, 그를 처리하기
한편, 소헌이 화상그룹 본사로 돌아와 신태열의 사무실에 와있다. 그 시각 신태열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제왕과 비슷했다. 연산시 전체를 관리하는 동시에 통제도 가능했기에 누구도 그에게서 연산시를 뺏을 수는 없었다. 신태열은 돌아온 소헌을 보지도 않고 물었다.“왔어?” “네.”소헌은 의자에 앉아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제가 연속으로 두 번 공격했는데도,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강책이라는 놈 결코 쉽게 볼 상대가 아니에요, 조심해야 합니다.” 사실 신태열도 예상했던 결과였다. 그는 서류를 고치면서 대답했다.“당당하게 연산시에 들어올 때 부터 쉽지 않은 놈이라고는 생각했어. 일단 가만히 지켜보자고.” 신태열의 대답은 소헌의 예상을 빗나갔다.“네? 강책이 연산시에서 날뛰는 걸 가만히 두신다고요?” “모든 연산시는 내 손 안에 있어, 날뛰기는 무슨.” “방금 연산시에 정착한 사람입니다. 아직 힘이 약할 때, 바로 잡는 게 저희 쪽에서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신태열은 다른 생각이다.“너가 해봤잖아. 아무런 소용도 없어. 매장시키는 커녕 오히려 명성이 더 높아졌잖아, 다시 한번 더 했다가는 더 올라갈거야.” 잠시 머뭇거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상대가 올라갈 때는 피해야 할때야. 지금 강책의 명성이 저렇게 높은데, 우리가 지금 나서서 그럴 필요가 있겠나? 초조한 건 우리가 아니라 그 놈이야. 우리한테 남고 남는 게 시간이야, 놀아주면서 천천히 공격하면 돼. 하지만 강책은 달라, 저 놈 딸은 서심산에 중독됐어. 남은 시간이 별로 없을 거야. 조금만 기다리면 알아서 초조해질거야. 그때 다시 공격하는 게 좋지 않겠어?” 소헌은 고개를 끄덕였다.“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회장님, 이제 뭘 하면 될까요?” “이제 해야할 일 해야지.”신태열이 고개를 들어 답했다.“모레에 성문전시관 물건을 받아야해. 그리고 외국인들한테 팔면 돈을 두둑히 받을 수 있을거야. 이 일은 문
신기하게도 몇일이 흘러도 강책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식약식당의 인기는 점점 많아져서 순조롭게 연산시의 대표식당이 되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특히 물병자리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공격 대처를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상대방은 종적을 감춘 것처럼 잠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태열이 포기 했을리는 없다. 그는 강책에게 다가가 물었다.“총수님, 요 몇일 신태열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딱 두 번 공격하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저희 실력을 확인하고 그냥 포기할 사람은 아니지 말입니다.” 강책은 차를 한입 마시고는 답했다.“잠시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지금 우리가 잘 나간다는 걸 알고 있어서 일부러 나타나지 않는 거야. 사실, 급한 쪽은 우리야. 신태열은 복수만 하면 돼, 시간은 충분하겠지. 하지만 우리는 달라, 빨리 얻을 수록 좋지. 오히려 저쪽은 우리가 나서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물병자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지금 바로 화상그룹을 공격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강책도 연산시에서 사업을 이어 갈 수는 없지만 막무가내로 공격을 할 수도 없다.“우리가 공격을 한다고 해도 빈틈을 노려야 해. 바로 정면으로 공격하자는 뜻이 아니라 화상그룹에 내적 분열을 일으켜야 한다는 거야.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쉽게 사람시켜서 요즘 화상그룹에 무슨 일이 있는 지 알아봐.” “네, 알겠습니다.”물병자리는 사람을 시켜 지시를 내렸다. 화상그룹을 공격하기 전에는 해야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강책은 가만히 있지 않고, 주위를 눈에 익히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한 공원에 다다랐을 때,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하자 구경거리는 다름 아닌 ‘도박장’ 이었다. 공원에는 바둑, 카드를 하며 노는 사람도 많았다. 이기면 상대에게서 많은 돈을 가져갈 수 있지만 지게 되면 여분으로 도전비용을 내야한다. 하지만 상대는 이런 판으로 벌어서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쉽게 승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오
중학생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우선 저를 이긴 다음에 말씀하세요.”정신이 나간 게 틀림없다!중년 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누군지 똑바로 봐!”중학생은 중년 남자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행인들 중에 중년 남자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다. “프로 선수 김영모 아니야?”“맞아,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김영모 선수였네, 근데 김영모 선수 은퇴하지 않았어?”“작년에 은퇴했지. 예전에 실력 좋은 유명한 선수로서 대회에서 항상 멋진 모습을 보여줬지, 실력이 정말 대단했어.”“쯧쯧, 저 학생 이제 큰일 났네. 프로 선수랑 싸워서 이기는 게 이상하지.”김영모는 바지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중학생에게 ‘휙’ 던지며 말했다. “만 원 내고 너한테 도전할게. 이렇게 해야 다른 사람들이 내가 어린 학생을 괴롭힌다고 하지 않을 거 아니야.”중학생은 만 원을 가운데에 두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그럽게 생각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김영모는 웃으며 말했다. “너그럽게 생각해? 마치 네가 이겨서 만 원을 가지고 갈 것처럼 말하네? 프로 선수에게 함부로 도전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게.”두 사람이 1:1로 붙으려고 하자 물병은 강책을 힐끔 쳐다봤다. 물병은 이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는 강책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총수님, 두 사람 대결에 관심 있으세요?”강책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아니, 전혀 관심 없어. 저 중학생에게 눈길이 가. 고집이 세고 자신만만한 모습이 예전의 나를 닮았어.”물병은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강책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강책은 뜻밖에도 오늘 처음으로 중학생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관심은 그저 관심에 불과하다. 물병은 중학생이 프로 선수 김영모를 절대 이길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잠시 후, 김영모와 중학생은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김영모는 말했다. “실력이 있는 사람만이 나의 상대가 될 수 있어. 학생, 이름이 뭐야?
“저 학생 한 판 이기더니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네.”“3분 안에 프로 선수를 이긴다고? 그것도 가장 강한 캐릭터를 고른 프로 선수를? 자기가 그렇게 대단한 줄 아나 보네?”“아직 어리잖아, 한 판만 이겨도 자신감이 넘치지.”사람들은 박대기가 한판 이기고 김영모를 무시하자 정말 그저 어린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박대기의 행동은 잘못됐다!하지만 정말 잘못된 걸까?패기는 어렸을 때가 아닌 나이 먹고 난 후에 가져야 하는 건가?젊은이는 반드시 젊은이 만의 패기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강책은 중학생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보면 볼수록 어렸을 때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욱 눈길이 갔다. 강책은 중학교 입학 당시 그 누구도 자신의 상대로 여기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사람은 보통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잠시 후, 두 번째 대결이 시작되었다. 은퇴한 프로 선수 김영모는 절대 실수하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스러웠다. 이런 상황이라면 3분 안에 김영모를 이기기란 상당히 어렵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곧 3분이 되어갔다. 박대기는 초조했는지 큰 실수를 했다! 김영모는 웃으며 이 틈을 타 박대기의 캐릭터를 공격했다. 박대기는 온 힘을 다해 도망치려고 했다. “도망가려고? 어림도 없지, 끝내주겠어!”김영모는 도망치려는 박대기의 캐릭터를 쫓아가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김영모는 궁지에 몰린 적을 쫓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김영모는 박대기를 쫓아가는 순간 깨달았다. 박대기는 일부러 실수 한 척하며 김영모를 함정에 빠트린 것이다. 김영모가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시합은 끝났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2분 46초였다! 박대기가 시합 전에 말한 대로 정말 3분 만에 시합이 끝났다.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특히 김영모는 더욱 어안이 벙벙했다. 이번 시합에 잔뜩 긴장한 김영모는 실수라도 할까 봐 매우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결국 실수를 하
강책은 김영모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김영모는 강책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강책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강책의 힘은 보통 사람과는 차원이 달랐다. 김영모는 강책의 손을 뿌리치려고 안간힘을 다했지만 도저히 뿌리칠 수 없자 결국 포기했다. 김영모는 강책을 째려보며 말했다. “당신, 이게 뭐 하는 짓이야?”강책은 담담하게 말했다. “상대보다 실력이 못해서 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시네요. 졌으면 진 거지 왜 학생을 괴롭혀요?”주위 사람들은 잇달아 경멸의 눈빛으로 김영모를 쳐다봤다. 창피한 김영모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제... 제가 잘못했어요. 그러니까 이 손 놓으세요.”“제가 아니라 저 학생에게 사과하세요.” 강책은 박대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학생한테 사과하라고요?”“못 하겠어요?”강책은 김영모의 손목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김영모는 손목이 끊어질 듯 아파서 눈물이 핑 돌았다. 강책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힘이 센 걸까?”김영모는 아픔을 참으며 박대기에게 말했다. “학생, 미안해 삼촌이 잘못했어. 삼촌 사과받아줄래?”박대기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사과받아줄게요.”강책은 그제야 김영모의 손목을 놓았다 김영모는 뒷걸음질 친 후에 벌겋게 부어오른 손목을 빤히 쳐다봤다. 김영모는 호랑이에게 물린 것처럼 아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강책은 김영모를 무시한 채 박대기에게 다가가 말했다. “학생, 어린 나이에 돈 버는 재주가 뛰어나네.”박대기는 강책에게 말했다. “제가 돈이 필요하거든요.”“돈 벌어서 어디에다 쓰게?”“프로 선수 지원해야 하거든요.”“뭐?”강책은 학생에게 물었다. “프로 선수 지원하려면 얼마가 필요한데?”박대기는 오늘 번 돈을 세며 말했다. “지원비는 150만 원이요. 그 외에 기숙사비, 식비, 학비 등 모두 합치면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는 필요해요. 이 금액이 일반적인 비용이고, 만약 선수로 뽑히지 않으면 계속해서 남아야 하기 때문에 돈을 더 내야 해요.”프로 선수가 되려면 이
강책은 박대기에게 물었다. “대기야, 너는 네가 프로 선수가 될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니?”박대기는 자신 있게 말했다. “네.”“그렇게 자신 있어?”“당연하죠. 반드시 저의 형의 꿈을 안고 세계 최고 프로 선수가 될 거예요!”강책은 어린 나이에 이런 말을 하는 박대기를 다시 봤다. 강책은 박대기가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강책은 박대기에게 어렸을 적 모든 사람을 업신여기고 패기 넘치던 어린 강책의 모습을 보았다.박대기는 강책의 어린 시절 모습과 많이 닮았다!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대기야, 오늘 내가 너를 구해줬지?”“네.”“그럼 나한테 보답해야 하는 거 아니야?”박대기는 손에 쥐고 있던 만 원짜리들을 움켜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네? 어떻게 보답할까요?”강책은 순진한 박대기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돈은 안 뺏으니 걱정 마. 너희 집 가서 차 한 잔 대접해 줄래?”“그게 다예요?”“응.”박대기는 강책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며 더욱이 강책이 의도는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린 박대기는 아직 세상을 잘 알지 못한다. 박대기는 별생각 없이 강책의 부탁을 승낙했다. 강책과 박대기는 함께 버스를 타고 박대기의 집으로 향했다. 박대기는 철거 지역의 아파트 8층에 거주하고 있었다. 박대기의 집은 거실과 방이 세개였다. 박대기의 가정 형편은 넉넉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정말 평범한 집안이었다. “아버지, 저 왔어요.” 박대기는 가방을 내려두고 강책과 물병에게 차를 대접했다. 박대기의 아버지 박현민은 방에서 나와 말했다. “너 오늘도 학교 안 가고 게임하러 갔지?”박대기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게임하러 간 게 아니라 제 꿈인 e스포츠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돈 벌러 간 거예요!”“너 이 자식!”박현민은 빗자루를 들고 박대기를 때리며 화를 냈다. “감히 아버지한테 말대꾸를 해? 가라는 학교는 안 가고, 반에서 꼴찌나 하고! 이 쓸모없는 놈아! 너 때문에 내가 화병 나 죽겠어!”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