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윤과 반지석이 모두 처리되고, 강남구 전체에 평화가 찾아왔다. 다른 대기업도 드디어 화상그룹의 손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사실은 정부가 각 회사에게 큰 지지를 넣어줌으로써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 이어서 강남구의 발전과 미래는 강책이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총괄자의 자리에서 벗어났기에 나머지 모든 일은 윤병철에게 넘기면 된다. 지금 강책에게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자신의 딸 강이영의 몸 안에 들어있는 독을 제거하는 것이다. 서심란이라는 독을 빼내지 않은 이상, 평생을 따라다니며 그녀를 괴롭힐 것이다. 동시에 강책에게도 큰 죄책감으로 남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것이다. 명원 단지 33번지, 별장 안.강책 가족이 소파에 앉아 있다. 정몽연이 품에 아이를 안고 가족 모두가 근심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의 상태는 멀쩡하지만 한달이 지나고 나면 약을 또 한번 더 복용해야했다. 식물인간의 몸에서 체취한 꽃으로도 다시 해독제를 만들 수 있지만, 아이의 몸 안에 있는 독을 완전히 빼낼 수는 없다. 완벽하게 독을 빼내기 위해서는 연산시로 가야만 했다. 이때, 정봉성이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지금까지 들은 모든 정보들에 의하면 서심산은 해독제가 없어! 강책, 네가 연산시로 간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게다가 네가 지금 연산시를 가는 건 스스로 함정에 뛰어드는 거잖아. 거기는 화상그룹의 신태열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너도 모르는 사이에 네 목숨이 날라갈 수도 있어.” 다른 가족도 같은 생각이였다. 하지만 강책은 자신만의 생각이 있는 듯했다. 그는 잠시 침묵하고는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서심산은 해독제가 없는 독입니다. 식물 인간을 통해 해독제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것도 잠시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절대라는 건 없어요. 진짜 해독제가 없다고 해도, 제가 독소의 생산방식, 가공방법 그리고 식물인간과의 접붙이기만 알아내기만 하면 진짜 해독제를 제조할 수 있을 지도 몰라요. 그게 바로 제가 연산시를 가려하는 이유입니다.”
가족들이 그의 말에 표정이 굳어졌다. 정몽연은 이해가 가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왜? 눈에 밟히면 좋을 게 뭐가 있다고? 오빠가 말한대로 잠복해서 들어간 뒤에 물건을 들고 몰래 빠져 나오는 게 더 좋잖아.” 강책은 고개를 저었다.“평범한 상대라면 그게 더 편해. 하지만 신태열은 달라, 신태열은 이미 그 방법까지 모두 꿰뚫고 있을 거야.” 정몽연과 정계산은 강책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서로만 멀뚱멀뚱 쳐다 볼 뿐이였다. 강책이 다시 말을 이었다.“간단해. 화상그룹은 연산시에서 큰 세력을 가지고 있어. 과장 안하고, 연산시 80%의 자원도 신태열의 손에 들어있어. 내가 어떤 방법으로 연산시에 들어가든 간에 무조건 첫번째로 발각 될 거야. 지금 시대는 옛날 시대가 아니야, 변장해서 무리 안으로 들어가도 마찬가지일 거고 지금의 첨단기술로면 소식이 순식간에 퍼져나갈거야.” 그는 잠시 멈칫하고는 다시 말했다.“몰래 들어가면 제일 먼저 발각 될거고, 신태열은 사람을 시켜 나를 공격하겠지. 아무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어.” 정봉성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부잣집에서 물건 훔친 도둑을 묻어버리는 건 일도 아니지. 강책이 몰래 연산시에 들어가면 무조건 들킬거야. 강책의 말대로 신태열한테 죽어도 아무도 모를 거고.” 정봉성은 말을 끝내고는 다시 강책을 향해 물었다.“근데 당당하게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네. 신태열의 시선도 주목시키는 동시에 연산시 모든 사람들의 눈에 띄도록 해야합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바로 사람들의 시선 아래서 살인을 저지르는 겁니다.”만약 강책이 제일 눈에 띄는 자리에 있게 되면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그의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큰 세력의 화상그룹이라도 언론을 신경쓰게 될 수 밖에 없다. 이어서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며 그로인해 강책도 안전해진다. 정봉성은 엄지를 치켜 세웠다.“역시. 네 머리가 좋아. 하지만 신태열이랑 연산시의 모든 사람들 앞에 모습을 보이면 네가 원하는 정보를
강책이 비행기를 타고 연산시에 도착했다. 계획한 대로 당당하게 연산시에 들어갔다. 제일 먼저 도착한 목적지는 한 식당이다. 식당 전체는 강책이 투자한 것으로, 오늘 영업 첫날에 들어간다. 식당 이름은 식약식당이다. ‘약’ 이라는 이름이 식당이름에 들어가 생소하지만 ‘약국’ 이 아닌 분명한 식당이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귀에 들어왔다. 호기심이 생긴 사람들은 식약식당까지 찾아와 정확한 사실을 파헤치려 들었다. 그 덕에 식약식당은 개업 첫날부터 연산시에 소문이 자자했다. 강책은 식당의 사장으로 무대 위로 올라가 사람들 앞에 서서 마이크를 잡았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식약식당 개업 첫날입니다. 여기까지 찾아와 주신 분들의 생각을 감히 짐작해 제 식당이 진짜 식당인지, 아니면 식당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약국인지 확인 차에 오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식당이라면 어떤 종류의 음식이고, 만약 약국이라면 한의사인지, 양의사인지 말이죠.” 강책은 잠시 말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리고 다시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어갔다.“식약식당은 식당이기도 한 동시에 약국입니다!”그의 말에 사람들이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식당이면 식당이고, 약국이면 약국이지, 같이 섞는 건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밥을 먹으면서 부항을 뜰 수 없지 않느냐. 강책의 발언에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가 상술을 부리는 양심없는 상인이라고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돌리려 했다. 이때, 강책이 다시 말을 이었다.“제 말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왜 식약식당이 식당인 것과 동시에 약국인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가 옆을 바라보았다. 옆에 있던 물병자리가 그의 신호에 맞게 빨간 천을 벗기자 메뉴판이 나왔다. 강책이 메뉴판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건 저희 식약식당의 요리들 입니다. 아이, 노인까지, 남자, 여자 성별에 나뉘어 음식을 제공합니다. 제 식당의 음식은 음식으로가 끝이 아닌 약물까지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저희 요리를 드시는 여성분들은 피부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마음으로 식당을 찾았다. 순식간에 식당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개업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식당 안은 물론, 밖에서 웨이팅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밖에서 웨이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요리를 먹으러 온 것이 주목적이 아닌 치료효과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강책은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테이블을 자세히 관찰하며, 매 손님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나서야 주방으로 들어갔다. 요리사는 요리를 하고, 강책은 요리 안에 ‘소스’를 넣었다. 소스는 강책이 제조한 것으로, 소스안에 들어간 재료들은 모두 건강에 좋은 효과를 가져다준다. 손님들은 식후 체력보충과 건강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강책의 말처럼 큰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의심을 품고 식당을 찾아왔기에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다음 요리가 올라왔다. 닭고기 볶음이였다. 첫번째 손님이 의심을 품은 채 고기를 집어 음미했다. 나쁘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보였다. 식약식당의 요리사들은 모두 강책이 5성급 호텔에서 큰 돈을 써서 스카웃 해온 사람들이었다. 업계에서는 ‘생태파괴자’ 라고 불릴만큼 요리 실력이 좋다. 그리고 식재료까지 모두 직접 골랐기에 요리가 맛이 없을 수 없다. 게다가 강책은 음식값을 올리지도 않고, 정가 5000원-6000원으로 팔았기에 서민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였다. 적자가 생기는 장사였지만 강책은 오로지 사람들의 눈에 띄며 잠시나마 연산시에서 안정적이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에 목적을 두어 돈은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한편, 첫번째 테이블에 손님들이 닭볶음 요리를 먹고는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젓가락도 잘 들지 못하던 노인이 정신에 활기가 들어온 모습을 보였다. 노인은 믿기지 않는 듯 입을 열었다.“맛도 맛이지만 먹고 나니까 정신이 맑아지네, 젊었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아! 요리맛도 좋을 뿐더러 약물 효과까지 톡톡히 있어, 대단한 요리 솜씨야!” 테이블에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이
연산시의 중심, 118층 빌딩이 바로 화상그룹의 본사이자 연산시의 상징이다. 또 연산시에서는 ‘화상이 있기에 연산이 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빌딩은 연산시 전체의 경제 중심이자, 연산시의 명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신태열 회장의 사무실은 44층에 위치해있다. 빌딩 대부분은 ‘4’ 가 포함된 층은 봉쇄하거나, 숫자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4’라는 숫자는 죽을 ‘사(死)’의 발음과 비슷하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신태열은 미신을 믿지 않는다. 그는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 라는 좌우명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44’층을 골라 그 층을 모두 자신의 사무실로 만들었다. 신을 믿지 않는 그는 신이 찾아와도 다시 내쫓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시각, 신태열은 휴게실 안에서 최고급의 차를 맛보고 있다. 한 모금씩 마실때마다 마음이 완화해졌다. 아들을 잃었던 슬픔은 또 다른 에너지로 변해 그의 몸에 깃들었다. 이때, 한 남자가 다리를 절며 들어왔다. 남자는 신태열의 비서 소헌, 어렸을 때 부터 신태열의 곁을 지켰으며 성인이 된 뒤에는 신태열을 따라 각지를 돌아다닌 인물이다. 동시에 신태열이 자신의 자녀보다 더 신뢰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소헌의 다리는 신태열이 젊었을 시절, 내기를 걸고 싸움을 하다가 지는 바람에 그가 직접 나서서 신태열 대신 맞다가 다리가 부러지고 만 것이다. 소헌은 신태열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신태열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의 형제 같은 우정은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 소헌이 절뚝절뚝 거리며 들어오더니 신태열의 옆에 앉았다. 감히 신태열의 자식인 신태윤, 신태희도 하지 못하는 행동이다. 그가 지팡이를 쥔 채 소파에 앉자, 신태열이 그에게 직접 차를 따라주었다. 차를 한 입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강책이 연산시에 왔다고 합니다.” 신태열이 고개를 끄덕였다.“어떻게 온거야? 다른 신분으로 분장해서 온거래? 기회를 노려서 처리하는 수 밖에 없지, 처리하고 나면 그놈의 시체를
소한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식약식당 안, 강책은 3층 창문 너머 들락날락 하는 손님들을 바라보고 있다. 바라보는 눈빛에는 교활한 느낌이 드러난다. 그는 신태열의 등장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당당하게 들어왔다면 화상그룹이 모를리 없을 터. 그는 한발자국 나아가 신태열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물병자리가 한숨을 쉬며 다가왔다.“이건 저희가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매 결제마다 생기는 적자는 물론, 손님이 많을 수록 장사가 좋아지고, 결국 적자가 점점 많아질 겁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건, 지구에서 저희 식당밖에 없을 겁니다.”사실 식약식당은 적자수준이 아니라 길거리에 돈을 뿌리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손실이 컸다. 하지만 강책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연산시에 와서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적자가 커도 상관이 없었다. 이때, 창문너머 검은 색의 작은 차량이 길 옆에 세워졌다. 차 문이 열리고 유럽스타일의 옷을 입은 노인이 나왔다. 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구지?” 물병자리가 재빠르게 창문으로 다가갔다.“노문강입니다. 유명한 푸드잡지 ‘향기’ 의 편집장입니다. 요리평가에서는 제일 최상위에 위치해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저 사람이 좋다고 알려진 음식과 식당 모두 최고 평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 하지만 굉장히 까다롭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냥 음식은 성에 차지도 않아서 종종 별점을 낮게 준다고 합니다. 저 사람의 비평때문에 망한 식당도 한 두곳이 아니라고 합니다. 요리 업계에서는 사랑할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평을 받게 된다면 업계 뿐 아닌 사회적으로도 유명해지지만 그 반대로일 경우, 잔인하게도 다시 일어나지 못합니다.”이러한 늙은이가 식약식당을 찾아 온 것이다. 강책은 눈을 깜빡이며,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신태열이 보낸 스파이가 아닐까? 하고.“저분의 성격은?” “공평무사라고 알려져있습니다.”즉 돈, 여자등 어떠한 이익도 노문
노문강이 식약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순간, 다른 손님들의 젓가락질이 멈추더니 눈을 커다랗게 뜨고 그를 주시했다. 그 노인의 명성은 요리 업계에서 자자하다. 심지어 식당에 자리가 꽉차서 기다리는 그를 위해 양보를 한 사람도 있었다. 그의 위치가 어디쯤인 지 쉽게 알 수 있었다.“노선생님, 여기 앉으세요.” 노문강은 짧은 감사인사도 하지 않고, 양보한 빈자리에 바로 앉았다. 같은 테이블의 손님들도 불편했는 지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이어 식당 직원들이 눈치를 채고 재빨리 다가와 테이블을 치웠다. 그리고 메뉴판을 노문강에게 보여주며 정중하게 물었다.“노선생님, 저희 메뉴판 입니다.” 노문강이 여유롭게 메뉴판을 열고, 천천히 둘러보았다. 시끄러웠던 식당이 그의 등장에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화제의 식당이라고 하길래 찾아온 것 뿐이다. 식후에 정신이 맑아지는 건 느낄 수 있었지만 음식이 병을 치료해주거나 건강해지는 효과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노문강의 전문성을 통해 식약식당이 고급일지 허례허식일지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된다. “노선생님이 무슨 평가를 줄 거 같아?”“글쎄, 맛있는 식당들도 결국 낮은 평가 때문에 다 망했잖아.”“맞아, 제일 기억에 남는 게 그 중식집이야. 그 집 음식들 진짜 맛있었는데, 노선생님께서 돼지고기가 죽은 돼지고기를 사용했다고 지적하는 바람에 아예 망해버렸잖아.”“저 노인네 음식에 대해서라면 정확하지. 우리가 아무리 맛있게 먹었다고 해도, 노선생님한테는 다를 수도 있어.”“긴장되는 걸.”사람들은 결과가 어떻게 될 지 예상할 수도, 추측할 수도 없었다. 노문강의 평가는 항상 사람들의 예측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노문강은 메뉴판을 전부 살펴보고 요리 하나를 시켰다.“돼지고기볶음 하나, 밥 하나 주시면 됩니다.” 예상치 못한 주문에 직원은 민망한 듯 다시 물었다.“다른 건 더 필요 없으십니까? 아니면 저희 식당의 대표메뉴라도 시켜 드릴 까요?” “
노문강은 미식가이기에 음식을 모두 먹지 않았다. 1/5만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은 것이다. 휴지로 입술을 닦고 그의 평가가 시작되었다.“색깔과 향기, 음식 재료와 요리까지 모두 최상급 입니다. 아마 업계에서 잘 나가시는 요리사분들이 해주신 거겠죠.” 사람들의 예상대로 호평이 먼저 흘러나왔다.“하지만..” 그의 한마디에 모든 사람들이 갸우뚱거렸다.“하지만 그것뿐입니다. 음식 모두 기계적으로 요리한 맛이 납니다. 요리사는 감정을 전혀 넣지 않았어요. 전 이런 음식으로도 단번에 알 수 있어요. 일반 손님들은 만족하겠지만 저한테 있어 감정이 메마른 음식은 요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쓰레기’ 라고 표현해야 알맞겠군요.”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예상과는 다르게 ‘쓰레기’ 라는 평가가 나와버리고 만 것이다. 방금 전, 고개를 끄덕이며 잘 먹던 사람은 그가 아니였나. 노문강은 쓴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저 상술에 지나친 한 식당이네요. 음식도 평범했고요. 실망스럽습니다. 처음부터 겉만 번지르르한 식당한테 기대를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손님의 건강상태를 맞춰서 음식을 한다고요? 허허, 저랑 장난치시는 겁니까!” 말을 끝낸 노문강은 1초도 머무르지 않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서빙직원, 요리사 그리고 손님들 모두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노문강의 비평으로 식당의 미래가 어느정도 정해진 것이다. 문을 닫을 정도는 아니지만 더 이상 올라갈 수는 없게 된다. 평범한 길에 개업한 식당이 연산시의 대표식당은 될리가 없었다. 주방 문쪽에서 물병자리가 강책에게 물었다.“총수님,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침착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보자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거야.” 물병자리는 강책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인내심을 어떻게 가지라는 말인가, 방금 전 노문강이 화를 내며 나갔는데 기다려봤자 뭐가 달라지겠는가. 노인네가 중간에 돌아와서 사과라도 한단 말인가. 그가 갸우뚱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