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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84화

총탄은 바로 선글라스남의 급소를 공격하지는 않았다. 사격기술이 별로라서가 아니라 명백한 고의였다.

강책은 상대를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양측의 모순을 극대화시켜서 거래를 무산시키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작은 실수 하나에도 바로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총을 쏘았다는 건 굉장한 도발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선글라스남이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지르자 현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맞은편 사람들은 하나 같이 총을 꺼내 반지석 일행을 겨누었다.

반지석은 이미 영혼이 나간 상태였다. 그는 자기 부하가 왜 갑자기 총을 쏘았는지 고민할 여유도 없었다. 지금 유일하게 드는 생각은 빨리 달려가서 해독약부터 확보하고 이곳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쉬울 리 없었다.

상대는 주저없이 반지석의 부하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죽어 버려!”

반지석은 필사적으로 달려가서 도망치려는 신태윤을 잡고 그의 목에 비수를 들이댔다.

“다 멈춰!”

신태윤이 잡히자 상대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런데 이때, 등 뒤에서 또 총소리가 들렸다.

이번에 선글라스남은 살아남지 못했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화상그룹 인원들은 다시 총격전을 시작했다. 그러는 과정에 신태윤이 다쳤다.

총탄이 오가는 와중에 반지석은 살아갈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의 눈속에는 오로지 증오뿐이었다.

“살아남을 기회도 안 주겠다는 거지? 그럼 다 같이 죽어!”

그 말에 가장 놀란 사람은 신태윤이었다.

그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반지석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다들 진정해! 진정하라고! 총 내려, 대화로 풀어보자고!”

대화로 해결할 문제였으면 애초에 총을 쏘지도 않았다.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린 반지석은 총을 맞고 죽은 부하와 총탄에 부서진 해독약 병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삶의 희망이 철저히 부서진 순간이었다.

그러니 대화로 풀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그는 비수를 높이 세우고 신태윤의 목을 힘껏 찔렀다.

“나 혼자 죽을 수는 없지! 다 같이 저승 가는 거야!”

비수는 단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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