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과 양자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다. 차정민의 죽음은 매우 수상하다. 게다가 방금 전 차수진의 반응을 보니 차수진은 범인이 아닌 것 같았다. 차정민의 죽음에는 분명히 숨겨진 비밀이 있다. 이때, 차민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구경 다 끝났죠? 그만 가주세요. 저희 집에서 두 사람 반기는 사람 없으니까 당장 나가세요!"차민수는 차정민이 죽자마자 눈엣가시인 강책을 당장 쫓아냈다. 강책 또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양자리와 차가 집안에서 나왔다.거실에는 차민수 혼자 남았다. 모두 떠나고 더 이상 연기할 필요가 없어진 차민수는 눈물을 닦고 사악하게 웃으며 죽은 차정민을 쳐다봤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서 담해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차민수는 차정민의 시체를 발로 ‘툭’ 차며 말했다. “아버지, 항상 저를 못마땅해 하셨죠? 저한테 가주 자리를 제가 아닌 사위에게 물려주려고 하셨죠? 오늘은 웬일로 조용하세요? 능력 있으면 일어나서 제 뺨을 때리고 쫓아내 보세요. 하하하!”차민수는 담배를 피우며 계속해서 말했다. “진작에 저한테 가주 자리를 물려주고 우리 가족 모두 경성에 가서 여유롭게 즐기면서 지내면 얼마나 좋아요? 이 촌구석에서 거지 같은 산맥이나 지키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아버지는 이미 죽었고, 차수진은 살인범으로 경찰에 체포되었으니 곧 사형 당할 거예요. 죄송하지만, 아버지가 그토록 원하던 사위는 없어요. 지금 차가 집안에서 가주 자리는 차지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에요. 아버지, 편안히 눈 감으세요. 제가 아버지와 수진이 몫까지 잘 먹고 잘 살게요. 하하하!”사람은 양심이 없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강책과 양자리는 돌아가는 길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총수님, 차정민이 저렇게 갑자기 죽은 게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차수진이 아무리 못됐어도 자기 아버지에게 독이 든 와인을 마시게 해서 죽이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아요? 정말 이상해요.”강책은 말했다. “
사실 차수진이 누명을 벗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모든 증거에는 차수진이 범인이라고 말해준다. 차민수가 본인이 와인을 차수진에게 줬다고 인정하지 않는 한 차민수의 죄를 확정하기는 힘들다.하지만 강책은 말했다. “아무리 꾸미거나 숨기려 해도 진실은 변하지 않아요. 차정민 씨를 누가 죽였는지 반드시 밝혀질 거예요. 범인은 영원히 두 다리 뻗고 살 수 없어요. 저는 차수진 씨에게 자유를, 차정민 씨에게는 진실을 밝혀드리고 싶습니다.”강책은 말을 끝내고 자리를 떠났다. 차수진은 지금 이 순간처럼 강책이 좋은 적이 없었다. 지금 차수진이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강책뿐이다. 강책마저 포기한다면 차수진은 사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강책, 당신을 욕하지 말았어야 했어. 꼭 저를 구해줘요.”차수진은 혼자 조용히 말했다. 감옥에서 나온 강책은 대기 중인 양자리의 차에 올라탔다. “총수님, 어떻게 됐습니까?” 양자리는 강책에게 물었다. 강책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예상했던 대로야. 차수진은 차민수 속임수에 넘어가서 희생양이 된 거야. 지금 모든 증거는 차수진이 살인자라고 말하고 있고, 진짜 살인자 차민수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어.”“해결 방법이 있나요?”강책은 의자에 기대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사건을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 경찰은 차수진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민수가 스스로 본인의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어찌할 방법이 있을까?강책은 갑자기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강책은 말했다. “차수진 씨가 말하기로는 차민수가 만취가 되어서 들어왔다고 하던데, 혼자 마셨을까?”보통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실 때 만취한다. 게다가 차민수는 만취한 후 독이 든 와인을 가지고 집으로 왔다. 그렇다면 어젯밤 차민수와 함께 술은 마신 사람은 누굴까? 그 사람과 독이 든 와인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만약 와인과 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면 차민수가 살인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을까? 강책은 이를 깨닫고
노영진은 500억이라는 소리를 듣고 물을 뿜을 뻔했다. 그리고 넋을 놓고 헛기침을 했다. “이봐, 영진 씨. 가격이 살벌하네, 500억? 그럼 왜 영진 씨가 안 가져가? 정말 우리 장사꾼들을 만만하게 보네?”차민수는 노영진의 말에 전혀 개의치 않고 단 한 푼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차민수는 웃으며 말했다. “영진 형님, 와룡 산맥의 가치는 형님이 저보다 더 잘 아시잖아요. 형님이 와룡 산맥을 손에 넣고 개발하면 500억은 무슨, 1000억은 벌 수 있을 거예요. 너무 인색하게 굴지 맙시다. 500억이면 연합회 사람들이 조금씩 보태면 되지 않습니까?”노영진의 얼굴 표정이 일그러졌다. 노영진은 차정민만 죽으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다. 하지만 차민수가 이렇게 돈 욕심이 있을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노영진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차민수, 기어코 500억을 받아야겠어?”차민수는 웃으며 말했다. “500억에서 한 푼도 못 빼줍니다. 제가 한 마디 드리자면, 와룡 산맥은 명당자리로 예로부터 채굴된 적이 없어서 그야말로 노다지입니다. 형님이 말고 가져간다는 사람 줄 섰습니다! 오늘 밤까지 생각할 시간 드릴게요. 내일 아침 8시까지 연락 주세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답이 아니면 죄송하지만 와룡 산맥은 다른 사람이 인수할 겁니다.”차민수는 말을 끝내고 거들먹거리며 룸에서 나왔다. 차민수는 엄청난 돈을 벌어야 한다. 500억이 있으면 앞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노영진은 차민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에 든 술병을 바닥에 내던졌다. “제기랄!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한테 죄를 뒤집어 씌운 나쁜 놈.”노영진의 옆에 있는 사람은 말했다. “ 차민수는 이미 인간성을 상실했어요. 형님,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500억은 절대 안 됩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맞장구를 쳤다. 원래 생각했던 100억에서 가격을 올리려면 100억, 200억 정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400억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뭐야? 누가 허락도 없이 들여보내래?”남자는 의자를 가지고 와 앉으며 말했다. “목소리 낮추세요. 제가 당신 부하들 처리하고 들어온 거니 부하들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노영진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누구세요? 왜 왔습니까?”남자는 말했다.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원래 차정민 씨의 사위가 될 뻔했던 강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차정민 씨가 누군가에게 죽음을 당했어요.”강책?사위?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노영진은 강책에게 물었다. “강 선생님, 설마 저희가 차정민 씨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아가려는 겁니까? 저희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절대 사람을 죽이지는 않습니다.”강책은 말했다. “저도 압니다. 당신들이 한 짓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당신들이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것도 압니다. 노영진 씨, 오늘 제가 당신을 찾아온 이유는 저와 손을 잡고 범인을 잡아내자는 제안을 하러 온 것입니다.”강책의 말에 노영진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강 선생님, 저더로 범인 찾는 것을 도와달라고요? 하하, 저한테 무슨 이득이 있나요?”현재 와룡 산맥의 소유권은 차민수에게 있다. 게다가 와룡 산맥을 손에 넣고 싶은 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은 노영진은 붙잡아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배신을 할 수 있겠는가?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에게 강책의 제안은 매우 어처구니없었다. 그러나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잠시 후, 강책이 그 이후의 일을 말하자 노영진과 사람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큰 변화가 생겼다. 다음 날 아침 7시가 넘은 시각. 차민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핸드폰을 손에 꼭 쥔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차민수는 어젯밤 말을 심하게 했지만 사실 다른 사람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와룡 산맥을 노영진에게 팔고 싶었다. . 차민수는 노영진에게 연락이 오지 않자 초조해졌다. “8시가 다 돼가는데 왜 아직도 연락이 없지? 차민
음식이 거의 다 차려졌을 때, 노영진과 사람들이 하하 웃으며 들어왔다. “민수 씨, 우리 왔어.”차민수는 고개를 돌려 웃으며 쳐다봤다. “마침 음식 준비 다 됐는데 오셨네요. 맛있는 냄새나죠? 자 다들 와서 앉으세요.”차민수는 좋은 의도로 노영진과 사람들을 불러 술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이때, 노영진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잠시만요. 아직 한 사람 안 왔어요.”올 사람이 더 있다니?당황한 차민수는 노영진에게 물었다. “올 사람이 또 있어요?”차민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인지 확인해 보니 경찰차 한 대가 차민수의 집 앞에 멈춰 서있었다. 차민수는 더욱 의문스러웠다.경찰이 왜 온 거지?차민수는 이미 죽었고, 차수진은 경찰에 잡혀갔기 때문에 경찰이 차민수의 집을 찾아올 리가 없다. 게다가 사이렌 소리도 어마하게 컸다. 이때, 노영진은 말했다. “왔네, 우리가 기다리는 친구가 왔어!”노영진이 기다리던 친구가 경찰이라니?차민수는 넋이 나갔다. “영진 형님, 이게 무슨 뜻이죠?”노영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무 뜻도 없어. 나는 그저 좋은 시민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야. 네가 아버지를 죽이고, 여동생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도 못된 짓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어? 그럼 당연히 나 같은 선량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를 해야지.”쾅!!!차민수는 마치 번개에 맞은 듯했다. 이게 무슨 말이지?차민수는 노영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 못 됐네요? 영진 형님,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와룡 산맥은 제 것이고, 제가 들어간다면 당신들은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남에게 손해 끼치는 일까지 하시게요?”이것은 오직 차민수만의 생각이다. 잠시 후, 경찰과 강책이 함께 들어왔다. 강책은 차가운 얼굴로 차민수 앞에 다가와 담담하게 말했다. “차민수 씨, 당신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와룡 산맥은 당신 것이 아닙니다.”차민수는 껄껄거리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차민수는 당장이라도 강책의 목을 졸라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차민수가 강책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차민수가 손을 쓰기도 전에 강책은 옆차기로 차민수의 얼굴을 걷어찼다. 차민수는 순식간에 테이블 위로 엎어졌다. “데려가세요.”경찰들은 즉시 달려와 차민수가 도망갈 틈도 주지 않고 수갑을 채웠다. 아버지를 잔인하게 죽인 차민수는 법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이로써 사건은 해결되었다. 노영진은 강책에게 고개 숙이며 인사했다. “강 선생님, 저는 제가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강 선생님께서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차수진 씨를 데리러 가겠습니다.”강책은 말을 끝내고 곧바로 양자리와 차수진이 있는 감옥으로 향했다. 그리고 노영진도 강책을 뒤따라 갔다. 노영진은 지금 이 순간 강책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차수진을 데리러 가는 길.양자리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총수님, 대단하십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친구란 없고, 단지 영원한 이익만 있네요. 노영진과 차민수는 한통속이지만 이익 앞에서는 내부 분쟁이 일어나네요. 하하.”양자리는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그런데 어젯밤에 차민수가 욕심내지 않고 100억에 팔겠다고 했으면 저희한테 기회가 없지 않았을까요?”강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차민수가 100억에 팔면 나는 50억에 팔 거야, 어차피 나는 차민수보다 훨씬 싸게 팔 생각이었어. 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은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내가 금액을 저렴하게 부르면 차민수의 죄를 자백하게 되어있어. 이건 변하지 않는 결과야.”양자리는 강책에게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자리는 강책에게 또 물었다. “지금 차수진 씨를 데리러 가고 있는데... 총수님, 정말 차수진 씨와 결혼하고 차가 집안의 가주 자리를 물려받아 와룡 산맥을 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에게 팔 생각이십니까?”강책은 웃음을 지었다. “가능할 것 같아
노영진은 강책같이 막무가내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약속도 어기고 성질까지 포악한 강책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을 있을까?노영진은 강책을 째려보며 말했다. “당신은 본인이 아주 대단해서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죠? 잘 들으세요. 이곳은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운령산이에요. 감히 우리한테 맞서다니, 정말 죽고 싶은 거죠? 저는 경찰서 앞에서 당신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못 믿겠죠?”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협박을 하며 나쁜 짓을 일삼는다. 노영진이 강책에 한 말도 겁주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책은 노영진의 말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못 믿습니다.”강책의 말에 당황한 노영진은 말했다. “알겠습니다. 강 선생님, 잠시만 기다리세요!”노영진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강 선생님, 이제 무릎 꿇고 빌어도 소용없습니다. 이미 사람 불렀으니 기다리세요.”강책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렸다. 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의 무서움을 알고 있는 차수진은 살짝 두려워졌다. 노영진 무리를 화나게 하면 좋은 꼴을 볼 수 없다. 때문에 빨리 자리를 피하는 게 낫다. 차수진은 강책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혼자서 그 많은 상대를 감당할 수 없어요. 상대하지 말고 그냥 가요.”강책은 웃으며 말했다. “경찰서 앞에서 겁먹고 도망치면 어디로 가죠? 운령산에서 우리가 도망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노영진 무리가 경찰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어디로 도망치든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차수진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잠시 후, 4~5대의 차에서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내려 강책을 향해 달려와 강책 주위를 둘러쌌다.노영진은 말했다. “강 선생님, 마지막 기회입니다. 저희랑 협력하시겠습니까? 잘 생각하고 대답하세요. 잘못 대답했다가는 제 부하들이 쓴맛을 보여줄 겁니다. 맞다가 죽어도 제 탓하지 마세요.”강책은 주위를 둘러본 후 양자리를 쳐다보고 말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남은 사람은 노영진과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뿐 이었다. 강책을 총을 한 바퀴 돌린 후 노영진 머리에 총을 겨누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영진이 겁에 질려 무릎을 꿇자 비즈니스 연합회 사람들도 다 같이 무릎을 꿇었다. 약자는 강자를 두려워하고, 강자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노영진과 무리들이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용과 비교하면 그저 뱀에 불과하다. 기세가 확실히 뒤떨어진다. 이때, 경찰이 달려왔다. 노영진은 마치 구원자를 마주친 듯 경찰에게 소리쳤다. “경찰관님, 살려주세요!”여러 명의 경찰이 달려들어 노영진을 체포했다. 노영진은 어리둥절했다. 당황한 노영진은 소리치며 말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총은 강책이 쐈는데 왜 저를 체포해요? 도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한 경찰이 말했다. “당신들은 정부 당국 직원을 협박 및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저희랑 같이 경찰서로 가시죠.”‘정부 당국 직원? 누가?’노영진과 무리들은 모두 당황했다. 도대체 누가 정부 당국 직원이라는 거지?노영진과 무리들은 강책의 숨겨진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수라 군신을 협박하고 폭행한 죄의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감옥 살이 8년~10년 정도는 별것도 아니다. 강책은 노영진과 무리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것을 보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계속해서 와룡 산맥에 눈독을 들이는 노영진과 무리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또 언제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아마 차수진을 죽일 가능성도 있다. “드디어 해결됐네.”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차가 집안의 별장. 차가 집안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차수진은 아버지의 물건 정리 및 차가 집안의 각종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아버지와 오빠가 모든 일을 처리했다.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란 철없는 차수진은 지금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하려니 숨이 막혔다. 차수진은 이제서야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사셨는지 알게 되었다. 차정민은 쉴 틈이 없이 살아왔다. 강책은 차수진에게 다가가 말했다. “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