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유진명은 재빨리 일어나 말리기 시작했다."그만해, 뭐 하는 거야? 빨리 술을 가져가!"그러자 상동진이 웃었다."유 본부장, 이건 내가 권한 게 아니라 강책 도련님께서 마시고 싶으시다고 한 거야, 난 그냥 강 도련님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한 것뿐이라고."유진명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려 강책을 바라보았다."강책 도련님, 이 술은 도수가 너무 높아서 몸에 좋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드시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그는 강책에게 계단을 놓아주었고, 강책은 그 계단을 타고 내려오기만 하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됐다.비록 체면을 구겨서 구경꾼들이 우습게 보겠지만, 그래도 피를 토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하지만 수라군신이 또 어찌 후퇴를 하겠는가?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이렇게 좋은 술은 평생 맛볼 기회가 없을 텐데 오늘 마시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유진명은 할 말이 없어졌다.계단을 놓아주기까지 했는데 스스로 총부리에 부딪히니, 누가 그를 구할 수 있겠는가.옆에 있던 임지란도 긴장해 손을 뻗어 강책을 말리려고 했지만, 양자리가 그 순간 한 손으로 임지란을 막았다.양자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강책을 따라 전쟁을 치르던 유능한 부하였던 양자리는 강책의 주량을 매우 잘 알았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합쳐도 강책 하나를 주량으로 이기지 못하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다른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강책이 어쩔 수 없이 청하대곡 한 잔을 마셔야 하는 줄 알고 강책을 비웃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책은 술잔을 들고 상동진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상 팀장님, 제가 마셔야 하는데 안쓰럽지 않으세요?""저는 괜찮습니다! 마음껏 드세요.”“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강책은 예의를 차리며 말을 한 뒤, 고개를 들어 술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좋은 술이군!!!" 강책은 술잔을 탁자에 내려치고는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솔직히 평생 술을 마셨는데도 이렇게
상동진은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정말 '여자'가 될 줄 몰랐다.그는 마치 술 접대부처럼 전전긍긍하며 강책의 곁에 서서 세 번째 잔을 채웠다.두려우면서도 상동진은 마음속으로 매우 내키지 않았다. 그는 강책을 차갑게 쳐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그렇게 술을 잘 마신다 이거지? 능력이 있으면 어디 계속 마셔 보시지! 이렇게 독한 술을 나는 네가 계속 마실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아, 이렇게 가다간 죽지도 않고 토를 할 테니 망신만 당하라고!” 아쉽게도 상동진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강책은 곧 세 번째 잔을 들이켰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전혀 흥이 나지 않았다.아예 컵을 버리고 테이블에서 국그릇을 집어 들고 그 안에 든 국물을 휴지통에 부은 뒤 상동진에게 가서 남은 술을 모두 국그릇에 부으라고 말했다. "따라줘요!!!"그러자 상동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강책에게 술을 따라 주었고, 한 병을 다 부어도 모자라 얼른 두 번째 병을 따 국그릇에 다 부었다.청하대곡 한 병 반이 국그릇을 가득 채웠다. 강책은 만족한 듯 국그릇을 들어 넘쳐흐르는 술 냄새를 맡으며 흥분한 듯 말했다."이렇게 맛있는 술을 이번 한 번만 마실 수 있다니 매우 아쉽네요. 앞으로도 맛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이고, 오늘 술이 있으면 오늘 취하는 것이지요, 얼른 들이키세요!” 그는 국그릇을 들어 올렸다.갑자기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뒤에 있는 테이블 사람들은 강책이 보이지 않자 그들은 아예 의자에 서서 이쪽을 바라보았다.그동안 '대주'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직접 본 적은 없었고, 오늘 강책은 그들 모두에게 '대주'가 무엇인지를 실감케 했다.강책은 고개를 들어 국그릇을 들고 커다란 국그릇을 가득 채운 청하대곡을 단숨에 뱃속에 넣었다. 달콤하며, 상쾌했다. 이 술은 정말 천하제일의 좋은 술이다!꿀꺽꿀꺽, 강책은 마시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고, 무려 1분 동안 마시고 나서야 청하대곡 한 그릇을 다 마셨다.강책은 만족한 듯 국그릇을 내려놓고 옷소매로 입을 닦
"네?" 상동진은 멍해졌다, 이게 무슨 말이지? 강책은 그를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아까 제가 말했지 않습니까? 여자가 되고 싶으면 제대로 여자가 되고, 오늘 술자리에서는 제대로 접대부를 하라고 말입니다.” "다른 테이블에 가서 술을 따르세요, 오늘 술잔치에는 당신이 앉을 자리가 없으니 서 있고요, 알겠습니까?” 상동진은 금방이라도 울고 싶었다. 아직 회장직도 아니며, 모리 하이테크를 물려받지도 않았는데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거드름을 피우는 거지? 하지만 상동진 자신의 탓이기도 했다. 만약 그가 자발적으로 강책을 찾아와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러니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싶을 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고쳐질 각오를 해야 된다, 이 세상에 다른 사람을 괴롭혔다고 해도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가세요!” 상동진은 유진명을 흘끗 쳐다보고, 또다시 회장 강한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은 상동진을 전혀 상대하지 않았고, 자신이 저지른 짓은 자신이 감당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상동진은 술병을 들고 다른 테이블 사람들에게 술을 따라주러 가야 했고, 한 테이블 한 테이블씩, 그렇게 기고만장하던 연구개발부 팀장이 이런 꼴을 당하다니, 매우 한스러웠다. 상동진이 이렇게 참교육을 당하니, 다들 강책을 두려워하고 적대시했다. 강책이 오자마자 후계자 자리를 빼앗은 것도 한스러웠고, 그가 상동진에게 한 짓을 자신들도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 지금 모리 하이테크는 강책에 대해 여전히 불만이 많지만, 적어도 아무도 감히 거리낌 없이 나서서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강책은 상동진을 대처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본보기를 보였고, 서경을 오랫동안 통솔하면서 강책은 이 안의 비결을 모두 꿰뚫고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을 관리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존경하게 할 뿐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게 해야 하는 것이
유진명이 돌아서자 강책이 뒤에서 건들거리며 물었다.“유 본부장님, 모리 하이테크는 원래 당신이 후계자였는데, 저는 영문도 모른 채 그 자리를 가로챘는데 저를 질투하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유진명이 발걸음을 멈추었고, 잠시 뒤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물론 아닙니다. 당신은 회장님의 친아들이고, 자식이 부업을 이어받으며 회장님의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 가장 적합하죠. 도련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회장님이나 저나 모두 최선을 다해 보좌하겠습니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유 본부장님,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유진명은 자리를 떠났고, 강책의 옆에 있던 임지란은 유진명이 떠나는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유 본부장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젊은 나이에 저 직책까지 가서, 성품도 모두 최고이고 말이야. 책이 네가 그 사람 자리를 빼앗고도 조금도 질투하지 않다니, 아주 괜찮은 사람이 분명해.” 강책과 양자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란 아주머니, 일단 별장에 들어가시죠.”"그래.” 세 사람은 별장에 들어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별장은 그리 크지 않았다, 부지면적이 600평 이상이며 앞에는 마당, 뒤에는 수영장이 있고, 지하 차고가 딸려 있는 지상 3층 건물이었다. 지상 1층은 거실로 각종 오락시설이 갖춰져 있고, 2층은 휴게실, 3층은 대부분 서재, 헬스장 등 여가 공간으로 쓰였다. 경성에 이렇게 호화로운 별장이 있다면 분명 백억 이상의 가치가 있을 텐데, 강한비는 정말 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사람은 씻고 나온 뒤 거실 소파에 앉았고, 강책은 TV를 켜고 문을 닫았다. 10분 동안 TV를 말없이 보다가 강책은 무심코 물었다."지란 아주머니, 이 강한비가 정말 제 아버지라고 생각하세요?"임지란은 어리둥절했다."어……물론이지, 그는 전과 거의 똑같아. 한비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비슷하게 생긴
병이 없는데도 있는 척을 하는 거라고? 이 말이 나오자 임지란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고, 정보력이 막강한 양자리마저 어리둥절해 했다.확실한 건가? 양자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총수님, 이 정보가 확실합니까? 어떤 경로로도 그런 정보를 얻은 적이 없습니다.” 양자리 같은 정보 고수조차도 탐지해낸 정보가 없었다. 만약 강책의 몸 안에 있는 ‘기’ 때문이 아니었다면 강책마저 속았을 것이다. "책아, 빨리 말해 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임지란이 물었고, 강책은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말을 해도 잘 못 알아들으시겠지만, 쉽게 말하자면 제가 진찰을 하다가 그의 몸속에 이상한 현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몸속은 오장 육부가 모두 고장 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특수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허상이었어요.” "의사라고 해도 이 점은 발견하기 어려워요. 그의 몸은 아무 문제 없이 건강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술과 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가 없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확실히 그의 말이 맞았다. “병이 없는데 있는 척을 하고, 지란 아주머니 같은 소중한 사람을 까맣게 잊은 것은 아무리 봐도 문제가 있네요. 이 강한비는 팔 할은 가짜입니다."양자리가 분석을 하며 말했다.“그건 아니지.”임지란이 말했다.“만약 가짜라면, 세상에 이렇게 닮은 사람이 둘이나 있다고? 목소리, 생김새 모두 완전히 일치해. 무엇보다 강책과 강모의 일을 속속들이 알고 있잖아.” 그녀가 말한 것 모두 강책이 걱정하는 것이다. 이 사람은 어느 모로 보나 강한비인데, 하필 현재 파악된 단서가 또 다른 결과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진상이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 흥미진진했다. “내가 허경을 진찰하고 내린 결론이 뭐였는지 기억해?” 백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총수님께서는 허경이 약물에 의해 통제되고 다른 사람의 통제를 받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총수님의 아버지도 약물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건 아닌지
임지란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임지란이 말했다. “오늘 본 사람이 가짜 강한비라면 회장이 됐는데 왜 진짜를 죽이지 않았어? 죽이면 다 해결될 문제 아닌가?양자리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 죽일 수 있다면 의사를 불러서 치료할 필요가 없었겠죠. 제 추측으로는 모리 하이테크의 핵심 기술 또는 핵심 기밀은 강한비 손에 있어서 가짜 강한비가 약물로 진짜 강한비를 통제해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요. 만약 무언가 얻는다고 해도 손쓸 수 없어요. 때문에 모리 하이테크가 망하지 않고,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서는 이 가짜 강한비는 최선을 다해 진짜 강한비의 목숨을 지킬 거예요!”임지란은 이제야 모든 것이 대략적으로 이해갔다. 임지란이 침을 꿀꺽 삼키고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우리는 24시간 가짜 강한비한테 감시당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왜 우리가 계속 여기 살아야지?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호랑이 보고 가죽을 달라는 거나 다를 바 없어요. 가짜 강한비가 24시간 저희를 감시하면 우리도 가짜 강한비에게 접근하고 정체를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예요.”잠시 후, 강책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제가 유진명의 자리를 뺏었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아 하는 이유도 알 수 있죠. 유진명은 제가 가진 것들이 모두 단지 달콤한 속임수라는 것을 알거든요. 겉보기에는 휘황찬란해 보이지만 사실상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거예요. 제가 조금이라도 허점을 드러내면 저를 참혹하게 죽일 거예요.”임자란이 강책의 말을 듣고 표정이 멍해졌다. ‘정말일까? 점잖고 고상해 보이는 유진명이 이렇게 의미심장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니?’“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강책이 말했다. “지란 아주머니, 이 세상에 공리심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유진명은 젊은 나이에 회장님 사랑을 듬뿍 받고 모리 하이테크의 후계자가 돼서 앞길이 창창할 때 제가 그 자리를 빼앗았는데도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돼요. 만약 오늘 유진명이 오히려 화를 냈다면 더 사실적이었을 것 같아요.”양자
야시장 포장마차, 두 남자가 구석 테이블에 앉아 꼬치에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화가 좀 풀렸어?” 유진명이 물었다. “화가 풀릴 것 같아?” 상동진이 대답했다.상동진은 오늘 낮에 강책을 엄하게 다스리러 갔다가 오히려 강책에 호되게 혼쭐이 났다.상동진은 술집 아가씨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술을 따라줬다. 그야말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앞으로 부하 직원들을 어떻게 상동진에게 맡길 수 있을까? 상동진은 연구개발부의 과장를 계속 맡을 수 있을까?“진짜 열받아 죽겠네!” 상동진이 화를 내며 꼬치를 강책인 마냥 뜯어먹었다. 유진명이 웃으며 상동진에게 맥주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 “그때 내가 여려 번이나 힌트를 줬건만, 내 말은 듣지도 않고 화를 자초했으면서 누구 탓을 해?”상동진이 언짢아하며 말했다. “강책 그 자식이 그렇게 잘 마실 줄 누가 알았겠어? 강책은 진짜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이게 다 누구를 위한 건데? 다 너를 위한 거 아니야? 너는 그렇게 오랫동안 힘들게 회장님을 도와준 노력의 대가도 받고, 모리 하이테크에서 위상도 높아져서 모리 하이테크의 후계자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인데, 지금 갑자기 영문도 모르는 회장님 친아들이 나타났잖아, 솔직히 말해서 친자 확인도 안 했으니 회장님이 어디서 주워온 아들인지도 모르지!”유진명은 하하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상도진이 조급하게 말했다. “야, 난 왜 네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지? 정작 당사자는 급하지도 않는데 내가 괜히 오버하는 것 같네? 진명아, 너 정말 대단하다, 모리 하이테크 후계자 자리를 정말 포기할 거야? 정말 강책한테 이대로 넘길 거야?”상동진이 이렇게 많은 질문을 했는데 유진명이 대답하지 않는 것도 도리가 아니다. 유진명은 맥주를 따르며 미스터리하게 말했다. “걱정 마, 네 것이면 너한테 오고, 아니면 네 것이 아닌 거야.”“헐, 이렇게 미스터리하게 말한다고?” 상동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진명아, 형한테 솔직하게 말해봐, 회장님
“주제넘는 말이네요!”한바탕 폭풍이 몰아치려 할 때 강책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저는 아버지와 상 팀장님 두 분 심정 모두 이해합니다. 맞아요, 월급 받고 일은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러니 아버지, 저에게도 업무를 주세요. 아니면 이렇게 합시다, 상 팀장님이 불만을 제기하셨으니 제가 상 팀장님의 연구개발팀에 들어가서 상 팀장님과 함께 일하는 건 어떨까요?”상동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아주 좋습니다. 환영합니다!”강한비의 안색이 더욱 안 좋아졌다. 사실 강한비가 정말 강책을 편애하는 것은 아니다. 강책에게 월급만 받고 일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은 강책이 회사의 핵심 기밀을 아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으며, 부회장 자리를 맡긴다는 것은 사실상 다른 형식으로 강책을 가둬두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업무를 주지 않는 것이다. 강책은 강한비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리고 해결 방법을 찾고 있을 때 마침 상동진이 먼저 나섰다.상동진은 자신의 행동이 강책을 난처하게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강책을 도왔다. 모리 하이테크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과 기밀은 연구개발부에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부서가 아니다. 하지만 강책은 상동진의 몇 마디 말 때문에 아주 절묘하게 연구개발부에 들어갈 수 있는 이유를 찾았다.가여운 상동진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강한비는 얼굴 표정이 바뀌며 말했다. “그렇게 하자, 그럼 강책이 너는 당분간 연구개발부에 가서 상동진 팀장과 함께 일 하도록 해. 네가 상동진 팀장보다 직책이 높지만 연구개발부에 들어갔으니 상동진 팀장에게 지시하지 말고 열심히 배우도록 해.”강한비는 강책이 권력으로 상동진을 무너뜨릴까 봐 겁이 나서 마음이 조급했다. 강책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저는 연구개발부에 배우러 가는 것이지, 사람을 관리하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강한비는 언짢은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강한비는 오른쪽에 앉아 있는 유진명을 쳐다봤다. ‘부하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한 거지?’유진명은 체념한 듯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