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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사랑을 원하는 인간이야말로 가장 멍청한 거야

격투장의 경기는 이미 시작된 지 한참 되었다.

링 밖이든 링 안이든 가열되어 있는 상태다.

마지막 늑대까지 죽이고 나자, 모든 사람들은 두 손을 높이 들었다.

반승제를 향한 숭배 소리, 환호 소리, 땀 냄새, 담배 냄새 그리고 술 냄새까지 밀폐된 이 공간에 꽉 차 있다.

공기 중의 강렬한 호르몬은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갓! 갓!”

“갓! 갓!”

“갓!”

반승제는 가면을 벗지 않았고 퇴장할 때 피가 묻은 천을 잡아떼냈다.

땀은 이마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려 갈라진 근육을 타고 서로 방향을 달리했다.

위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어 땀이 폭포수처럼 미친 듯이 흘러내리고 있다.

제대로 한바탕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옆 사람이 건네준 물을 가지고 반승제는 조금 전에 있던 그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경호원이 여자의 두 다리를 안고 벽에 밀치고 여자는 고양이처럼 경호원의 허리를 꼭 감고 있는 장면이 보였다.

순간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반승제는 안구 정화를 하고 싶었다.

여자는 반승제가 들어온 것을 보고 경호원을 툭툭 건드렸다.

그러자 경호원은 속도를 높여 서둘러 끝냈다.

그러고 나서 무릎을 꿇고 공손하고 세심하게 여자의 치마를 정리해 주었다.

여자는 다리가 나른해져서 경호원의 부축을 받아 반승제의 맞은편에 앉았다.

반승제은 차갑게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언젠가 남자하고 침대에서 죽게 될 거야.”

그러자 여자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숨을 내쉬었다.

“인제 젊은 나이도 아닌데,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해. 승제야, 사랑을 원하는 인간이야말로 가장 멍청한 거야.”

그 말에 반승제는 순간 온몸이 굳어지더니 옆에 있는 외투를 들고 일어섰다.

“샤워하러 갈게.”

온몸이 땀범벅일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에도 땀방울이 맺혀 있다.

여자는 지금 밖을 바라보고 있다.

아래 격투장에는 흥분에 겨운 사람들인데, 그들은 지금, 마치 극도로 흥분한 악마와 같다.

그러나 이곳에서 나가게 되는 순간 그들은 직장의 엘리트로 변하게 된다.

“승제야, 이 세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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