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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무슨 자격으로

그는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지만, 차에 탄 뒤 운전대를 잡은 자신의 손이 약간 뻣뻣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혜인이한테 묻겠어. 애초에 내가 이 결혼을 애들 장난으로 여기고 거추장스럽게 여겼던 것처럼, 혜인이도 그렇게 생각했던 거지. 그래서 줄곧 마음에 좋아하는 사람을 숨기고 이혼하기만을 기다렸던 거야.’

반승제는 이 상황이 참 우스웠다. 이혼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던 건 본인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혼을 가장 기다린 사람은 성혜인이였던 것이다.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반승제의 안색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져 있었다.

그러나 반승제는 끝끝내 참아냈다. 이윽고 그는 차를 몰고 다시 네이처 빌리지로 향해 상처를 치료하려고 했다.

한편.

성혜인은 이미 송아현과 약속한 술집에 도착했다.

그러나 송아현이 오늘 이곳에 온 것은 사실 다른 목적이 있었다. 그녀는 요 며칠 동안 줄곧 여러 사장들을 만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모두들 그녀를 진열대 위의 상품으로 여기고, 심지어는 그녀의 앞에서 중개인에게 한 번 자면 얼마냐고 묻기도 했다.

부유한 사람들은 그녀와 같은 여자 연예인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그녀는 이 역겨운 접대를 이 악물고 참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 밤도 마찬가지다. 오기 전에 그녀는 같이 나와 술을 마셔달라는 조강우의 부름을 받았다.

‘조금만 참으면, 나도 S.M에 가서 아저씨랑 같이 있을 수 있을 거야.’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앞에 있는 문을 밀어 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조강우뿐만 아니라 여러 명의 제작진들이 앉아 있었는데, 하나같이 모두 돈 많은 거물들이었다.

오늘 저녁 그녀가 이곳에 오는 건, 직접 호랑이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송아현이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자, 순간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한 사람이 그녀를 끌어갔다.

“이게 바로 한서진이 숨겨놓은 여자애입니다. 확실히 물도 올랐고 연기는 아주 좋은데 조금 미숙합니다.”

“그러든 말든, 아직 한 번도 안 해봤다면서요?”

누군가 조강우에게 물었다.

“이제 갓 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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