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18화 뒷모습

백연서는 손등에 핏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침대 시트를 꽉 잡아당겼다. 반기훈의 뒷모습이 어찌나 그녀의 마음을 파고들었는지 모른다.

눈을 부릅뜨고 천장을 바라보니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무슨 큰 잘못이라고...’

백연서는 반기훈과 사랑에 빠진 첫날부터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사랑에 바치기로 했다. 반기훈은 백연서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여생 동안 반기훈이 꼭 임지연을 잊으리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반기훈의 마음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백연서는 먼저 두 아이를 낳아서 그를 단단히 묶어 두겠다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타협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될 줄이야...

백연서는 가슴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마음껏 분출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반기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성혜인이라는 사람의 존재조차도 잊어버렸다. 반기훈이 이렇게 냉정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도구 취급당하는 성혜인은 그녀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비록 지금 반기훈은 백연서를 혐오하지만, 반승제가 백씨 집안에 등지게 하지 않게 하도록 그는 앞으로도 백연서를 보러 올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건강한 몸을 잃은 게 뭐 어떤가, 이렇게라도 반기훈의 관심을 끌었으면 됐지.

...

밤은 점점 더 어둑해져 갔다.

네이처 빌리지에서 반승제는 의사에게 등을 내보이고 상처를 치료했다. 그는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반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성혜인이 그 반지를 보는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게 그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심지어 반승제가 반지를 내 던지자 성혜인의 얼굴은 심장에 살점이 도려진 것처럼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성혜인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나 순간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없다면 좋겠지만, 만약 성혜인에게 첫사랑이 존재한다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