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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그냥 너를 사랑하지 않는 거야

백지영은 참지 못하고 다시 반기훈을 바라보며 예의 바르게 웃었다.

“고모부, 최근에 밖에서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반기훈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었다.

“너도 그게 그저 소문이라는 걸 알잖아.”

그 말에 백지영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지만 이내 다시 페이스를 되찾았다.

“제가 방금 외국에서 돌아와서 국내 상황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듣자 하니 승제 오빠가 이혼하자마자 자신의 디자이너한테 마음을 뺏겼다 하더라고요, 근데 그 디자이너가 오빠 전처라던데, 맞습니까?”

“지영아, 정말 궁금하면 직접 승제 본인한테 물어보렴.”

백지영은 여전히 여유롭게 웃으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알겠습니다, 제가 기회를 봐서 승제 오빠에게 물어볼게요. 그리고 제 친구도 잊지 말라고 오빠에게 일깨워 주세요. 오빠가 제 친구랑 줄곧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하던데... 제 친구가 오빠를 아주 좋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젠 그 기회도 놓쳤을지 몰라요. 최근 몇 달 동안 편지를 쓰지 않아서 제 친구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거든요. 이번에 돌아온 것도 걔를 도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보려고 온 겁니다.”

반기훈은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편지를 쓰냐고 생각했다.

게다가 반승제는 핸드폰 메시지도 답장하지 않는 사람인데, 하물며 어찌 편지를 쓸 수 있겠는가?

“네 친구라는 사람이 남자야, 여자야?”

“여자예요, 게다가 사촌오빠랑 온라인으로 연애도 했어요. 이전에는 제 친구에게 관심을 퍼붓다가 최근 갑자기 사람을 냉대하니... 남의 감정을 속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승제는 편지 쓸 줄 몰라.”

“고모부, 그건 승제 오빠한테 물어봐야죠. 어쨌든 고모부도 제 아들에 대해 잘 모르시잖아요.”

약간 기분이 상할 만한 말이었는지라 반기훈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곧이어 백지영은 자신의 실언을 알고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모부를 더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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