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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물거품이 된 기대

성혜인은 겨울이의 상황이 너무 급한 나머지 반승제에게 강아지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그녀는 겨울이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절대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사실 성혜인이 조금만 반승제에게 눈길을 줬다면, 이내 그의 이상함을 감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성혜인의 시선은 단 한 번도 반승제에 향하지 않았다.

그렇게 처음 반승제가 가졌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성혜인은 발견하지 못했고, 반승제 본인도 주동적으로 말을 꺼내지 않았다.

차가 동물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곧 기절할 것 같았으나 이내 겨울이를 냉큼 안아주고 안정된 걸음걸이로 차에서 내렸다.

의사는 겨울이를 건네받고 바로 응급치료를 시작했다.

이때 한 직원이 반승제를 발견했다. 그의 호흡은 분명하게 흐트러졌고 목에는 붉은 발진이 뚜렷하게 나 있었다.

“선생님, 혹시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으신가요?”

반승제는 눈앞이 마치 산수화마냥 흔들리며 어지러웠다.

그제야 성혜인은 그에게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서둘러 입구에 서 있는 심인우를 바라보았다.

“심 비서님, 대표님을 먼저 병원에 데려다주세요. 대표님한테 털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더 늦어지면 사고가 날지도 모릅니다.”

“성혜인 씨는...”

‘성혜인 씨는 그럼 안 가십니까?’

본래 심인우는 이렇게 물어보고 싶었으나, 성혜인을 보니 그녀는 전혀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또 반승제를 힐끗 바라보았다.

반승제는 성혜인의 말투에 정신을 차리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순간 그 어떤 감정은커녕, 온몸에 난 발진 때문에 뜨겁기만 했다.

성혜인의 그런 태도에 반승제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마치 이미 익숙해진 듯 말이다.

“성혜인, 딱 기다려.”

차갑게 이 말을 남기고 난 뒤, 그는 스스로 몸을 돌렸으나 어지러움 때문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심인우가 급히 다가가서 반승제를 부축했지만, 그는 오히려 밀어낼 뿐이었다.

반승제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조금 전 성혜인이 입을 열 때, 심장이 어찌나 요동치던지, 그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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