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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그럼, 누구 좋아해

“아니에요.”

성혜인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여기서 할아버지와 이야기도 나누고 그래요.”

말을 마치고 성혜인은 주저 없이 대문으로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반승제는 양복 외투를 들고 빠르게 따라갔다.

성혜인은 정말로 돌아갈 때도 그와 한 차로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대문 밖으로 나가고 보니 자기 차를 몰고 온 것이 아니기에 지금 눈앞에는 반승제의 차와 고택의 차밖에 없다.

둘 다 싫다면 성혜인은 걸어서 돌아가야만 한다.

이 구역에는 택시가 단 한대도 없기 때문이다.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반승제는 외투를 성혜인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 참이어서 밖은 좀 쌀쌀했다.

“그냥 입고 있어. 바래다줄게.”

거절을 용납하지 않는 말투였다.

성혜인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수석에 앉았다.

반승제가 직접 운전을 했는데, 엑셀을 밟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차를 몰아야 하기에 그는 발신자 번호도 체크하지 않고 스피커를 눌렀다.

“여보세요.”

그러자 여전히 애교가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제 오빠, 나 안 보고 싶어? 왜 전화 한 통이 없어? 난 오빠 보고 싶단 말이야.”

처음으로 걸려 오는 전화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반승제는 전화를 단번에 끊어버리고 곁눈질로 성혜인을 바라보았다.

성혜인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조금 전에 걸려온 전화에 대해서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반승제는 해석하느라 바빴다.

“아마 스팸 전화일 거야. 모르는 사람이야.”

성혜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대답만 하고 말았다.

“네.”

반승제는 양손으로 핸들을 꼭 잡고 조용하고 외지고 조용한 곳에 정차했는데, 주위에는 그들 말고 아무것도 없었다

성혜인은 순간 경계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차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뭐 하자는 거예요?”

반승제는 좌석을 뒤로 당겼고 앞자리에 공간이 제법 많이 생기게 되었다.

그는 단번에 성혜인을 확 끌어당겨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네? 그게 다야? 너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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