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9화 반승제를 상대하지 않다

전에는 성혜인에 대한 감정을 제대로 보고 싶지 않았고 조사하기도 귀찮아 그로 인해 잘못을 많이 했다.

최근 들어 성혜인 사촌 오빠의 일로 두 사람 사이는 한 걸음 더 멀어졌으니, 지금 반승제를 상대하지 않는 것도 마땅하다.

갑작스러운 그의 동작과 말에 성혜인은 온몸이 굳었지만, 곧장 반승제의 손을 밀었다.

들고 있는 붓에 먹물이 화지에 튈까 봐 힘껏 밀지는 못했다.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은 섬세함이 생명이라 자칫 잘못하면 그림 전체를 망칠 수 있다.

“반승제 씨, 심심하면 저 좀 방해하지 말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든지 해요.”

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성혜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를 않자, 아예 신경 쓰지 않고 남은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는데, 아마 하인이 마실 물을 갖다 주러 왔을 것이다.

성혜인은 얼른 반승제를 밀어 버렸지만, 반승제는 껌딱지처럼 다시 달라붙었다.

예전부터 그녀는 반승제에게 아이다운 심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집이 세고 기분이 오락가락하며 외부 사람에게 더없이 차갑다.

“놔요.”

반승제는 뒤에서 성혜인을 안고 있었는데, 아쉬워하며 손을 떼고 옆에 있는 의자로 갔다.

그러고 나서 성혜인이 하인에게 소리를 냈다.

“들어 오세요.”

역시나 하인이 맞았고 쟁반에 차 두 잔을 들고 있다.

“승제 도련님, 혜인 아가씨, 고생이 많으십니다. 회장님께서 가져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차 두 잔이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이고 하인은 인사를 마치고 물러났다.

성혜인은 손에 들고 있던 붓을 깨끗이 씻고 좀 큰 붓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반승제가 또다시 다가왔다.

“도와줄게.”

반승제는 이미 사용한 붓을 빼앗아 옆에 있는 맑은 물로 씻기 시작했다.

성혜인도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아 다른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가 옆에 인기척이 있는 걸 느끼게 되었는데, 곧 그림자도 시선으로 들어왔다.

반승제가 다시 다른 붓으로 옆에서 돕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부분을 떠나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