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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좋아하는 사람

반승제가 아직도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성혜인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없었다. 잠시 후 심인우가 가져온 새 옷으로 갈아입은 그는 회사가 아닌 병원으로 향했다. 심장도 머리도 불편해서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밀 검사를 끝낸 의사는 검사 결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대표님은 기억 상실에 두 번의 후유증이 한데 겹쳐서 절대 자극받으시면 안 됩니다. 혹시 어제 평소와 다른 자극을 받지는 않으셨나요? 지금과 같은 증상은 잠깐 쉬면서 진정하면 금방 나으실 겁니다.”

반승제는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는 야구 방망이에 맞기라도 한 것처럼 아파서 눈앞이 희미할 지경이었다.

“특히 감정 기복이 생길 일은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의사는 계속해서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반승제는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혜인이 좋아한다는 사람이 누군지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내 손에 걸린다면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어젯밤 한껏 취한 모습으로 몸을 내줄 때는 언제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독약을 먹이지를 않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를 않나... 정말이지 침대 위에서 보여준 모습은 연기가 아닌지 의심이 가는 순간이었다.

이런 생각에 머리가 점점 아팠던 반승제는 급기야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의사는 깜짝 놀라서 진정제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정제를 투여하기도 전에 반승제는 이미 쓰러져 버렸다.

...

같은 시각, 성혜인은 회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컴퓨터를 열어 자신이 익명으로 올린 글의 댓글을 확인하려고 했다. 하룻밤이 지났으면 더 많은 시선을 이끌었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때 장하리가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말했다.

“대표님, 배윤수 씨가 어젯밤 경찰에 체포됐대요. 학생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혐의로요. 더구나 박예진 씨의 사건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혀져서 지금 난리가 났어요. 대본을 빼앗기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서 자살했다면서요. 증거도 충분해서 배윤수 씨가 빠져나갈 리는 없을 것 같아요.”

성혜인은 놀란 듯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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