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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아직 질리지 않았어

성혜인이 한 번 키스했을 뿐인데, 반승제는 곧 예전과 같은 횡포를 부리며 반격에 들어갔다.

그는 성혜인을 안아 창가 쪽으로 향했다. 뒤에는 창문이 열려있었고 바깥에서 날리는 하얀 눈송이가 훤히 보이는 게 아무런 가림막도 존재하지 않았다.

서늘한 기운이 그녀의 몸에 스며들었지만, 앞은 또 온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얼음과 불이 뒤덮인 공간에서, 반승제는 그녀를 더욱 꼭 안았다.

“페니, 그럼 그런 거로 하자.”

성혜인은 일렁이는 눈빛으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반승제가 갑자기 속도를 높이며 거센 파도가 일었다.

그리고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힘껏 반승제를 끌어당기는 것뿐이었다.

그 자극은 온몸의 모든 세포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반승제는 한번 시작하면 끝이 없었다. 그렇게 그녀가 침대에 놓였을 때, 시간은 이미 새벽이 다 되어있었다.

그는 그녀가 깊이 잠들었다고 생각하고는 옆에 있는 발코니로 가서 전화를 했다.

눈을 뜬 성혜인은 온몸이 온천에 잠긴 듯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그녀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발코니에서 반승제의 목소리를 들려왔는데,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질리면 안 놀 거예요. 다만 전 아직 질리지 않았어요.”

성혜인은 몸을 흠칫하더니 다시 천천히 자리에 누웠다.

몸의 나른함이 갑자기 뼈에 스며드는 통증으로 변했지만, 분명하게도 그것은 정상이었다.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다가 발코니의 문이 밀리는 소리를 듣고 재빨리 눈을 감았다.

밖에서 담배를 피운 반승제는 즉시 그녀의 곁에 눕지 않고 욕실로 가서 양치한 후, 자신의 담배 냄새가 확실히 없어진 걸 확인하고 나서야 침대에 천천히 누웠다.

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반태승이었다. 누가 그의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반태승은 이미 이런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으면서 반승제에게 여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만약 반태승에게 성혜인의 존재가 알려진다면, 그 결과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그래서 그는 “아직 질리지 않았어요.”라는 말로 대충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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