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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마치 바람이라도 피운 듯

조금 놀란 그녀가 손수건을 받으려고 손을 내밀자 반승제가 성혜인을 뒤로 끌어당겨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이런 장소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그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었다.

두 남자는 서로 질세라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들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치하다 보니, 명희정은 도리어 찬 밥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성혜인의 손은 반승제에게 꽉 쥐어져 있었고,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그 가면에 떨어졌다.

하지만 가면의 남자는 그저 성혜인을 살짝 아래 우로 훑어볼 뿐이었다.

성혜인은 그에게서 묘한 친숙함을 느꼈다. 그녀가 자세히 들여다보려 하자 상대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떴다.

반승제는 속은 마치 누군가에 의해 불이 달린 마냥 활활 타올랐다. 뒤이어 그는 목소리를 낮추고 성혜인에게 물었다.

“이건 또 누구야?!”

그는 성혜인이 마치 바람이라도 피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성혜인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저도 몰라요.”

그녀는 정말로 가면을 쓴 남자에 대해 몰랐고, 단지 친절하게 손수건을 건네주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몰라? 모르는데 손수건을 건네줘? 모르는데 그런 눈빛으로 너를 쳐다봐?!”

반승제는 성혜인의 귀에 입술을 갖다 댄 채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페니야, 그 멍청한 척하는 수단은 나한테 더 이상 쓰지 말았으면 좋겠어.”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반승제의 이 틈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

하지만 성혜인은 이 일에 대해 정말 결백했다. 그러던 그때, 뒤에서 또 명희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제야, 저 여자가 나한테 술을 끼얹었는데, 너는 내가 못 따지게 할 작정이니?”

자신이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보고 명희정은 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주머니도 끼얹지 않으셨나요?”

반승제는 담담한 말투로 말하며 성혜인의 손을 쥐고 놓지 않았다.

“저는 페니와 할 얘기가 있어서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윽고 그는 성혜인의 손을 잡고 한쪽 모퉁이를 향해 걸어갔다.

오늘 밤 큰 창피를 당한 명희정은 치밀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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