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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사랑에 빠진 여자는 멍청하다

성혜인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 마침 이때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방우찬은 김정순의 허리를 감싸면서 말했다.

“어머니, 도착했어요. 여기서는 사장님과 마주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세요. 저희는 하리만 만나고 바로 가는 거예요.”

장하리는 성혜인의 비서이기에 그녀를 만나려면 당연히 사장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마침 휴식 시간이라 낯선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고 여러 사람이 시선을 보내왔다.

김정순은 작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기는 했지만 그래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방우찬의 곁에 가만히 있었다. 장하리는 두 사람이 온 것을 보고 부랴부랴 달려왔다.

“오빠.”

방우찬이 대답하려는 순간 장하리는 성혜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사장님, 오후에 결제하셔야 하는 서류는 사무실에 뒀어요. 결제가 끝난 다음 다시 저를 불러주시면 임원들께 알릴게요.”

성혜인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곁눈질로 어두운 안색의 김정순과 미묘한 표정의 방우찬을 힐끗 봤다.

방우찬은 불안한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장하리에게 물었다.

“하리야, 이 사람은...”

“이분은 우리 회사 사장님이셔. 어떻게 같이 올라왔어?”

성혜인이 조금 전 두 사람의 대화뿐만 아니라, 미술 전시회에서 홍규연과 다정하게 붙어 있던 모습까지 봤다는 생각에 방우찬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 김정순도 어색한 모습으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분위기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장하리는 머리를 갸웃하면서 물었다.

“사장님, 혹시 무슨 일 있으셨어요?”

“아니에요. 이분이 바로 전에 말했던 장 비서 약혼자인가 봐요?”

성혜인이 미소를 지으며 묻자 장하리는 머리를 끄덕였다. 처음 회사에서 만났기 때문에 약간 어색하기도 했다.

“네. 직원분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게 금방 돌려보낼게요.”

“아니에요.”

성혜인은 김정순을 힐끗 봤다. 그녀는 조금 전 기고만장하던 모습은 어디에 갔는지 머리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이렇게 젊은 여자가 회사 사장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장하리에 대한 평가까지 들었다는 생각에 김정순은 문득 불안해졌다. 방우찬이 홍씨 집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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