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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다정함 보다는 약한 척

이튿날 아침 반승제는 아직 자고 있던 성혜인을 깨우면서 말했다.

“일어나, 장 보러 가자.”

새벽까지 시달리고야 잠에 든 성혜인은 도무지 눈이 떠지지 않았다. 비몽사몽 옷을 입고 차에 올라탄 다음에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반승제의 어깨에 기대 눈을 붙였다.

반승제는 성혜인이 편히 잘 수 있도록 자세를 잡더니 한 손으로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한 손은 그녀의 머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었다.

잠시 후 백화점 앞에 도착하자 그들의 앞에 보이는 건 굳게 닫힌 대문밖에 없었다. 심인우도 도착한 다음에야 알아차리고 말했다.

“대표님, 백화점은 오전 9시가 되어야 여는 것 같습니다.”

아직 아침 7시밖에 되지 않았으니 백화점은 문을 열 리가 난무했다.

아주 오랫동안 백화점에 오지 않았던 심인우는 미처 시간 문제를 망각하고 말았다. 그리고 아침부터 백화점에 온 적 없는 반승제와 성혜인도 당연히 모르고 있었다.

심인우의 말을 듣자마자 성혜인은 눈을 살짝 뜨더니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

“대표님, 그럼 저희는 돌아갔다가 다시 나올까요? 아직 두 시간이나 남았잖아요...”

반승제는 머리를 숙여 서류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지.”

성혜인은 반승제의 말투에서 약간의 유치함을 느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단 1초도 기다릴 수 없이 당장 얻고야 말겠다는 어린아이와 같은 유치함 말이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반승제의 손을 잡았다. 반승제는 평소와 다름없는 정장 차림에 볼펜을 들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가 손을 뻗는 것을 보고 주저 없이 볼펜을 내려놓고 손을 맞잡았다.

“왜 그래?”

반승제는 자기 손바닥 안에 꼭 들어오는 성혜인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녀가 이토록 적극적인 것은 또 처음인지라 약간 위화감이 들기도 했다.

어젯밤도 마찬가지다. 성혜인은 줄곧 아래에 깔려서 반승제가 하는 대로 전부 받아줬다. 그러다 문득 그의 등에서 언제 남은 것인지 모를 흉터가 만져지던 것이 떠오른 성혜인은 이참에 물어보려고 했다.

하필이면 이때 반승제의 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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