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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같은 집안사람이 될 몸

성혜인은 이력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마음에 드는 듯 사무실로 불러달라고 청했다. 이력서의 주인 장하리는 올해 초에 입사한 21살의 예쁘장한 신입사원이었다.

성혜인은 장하리를 훑어보며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장하리 씨, 제 개인 비서로 일할 생각 없어요?”

장하리는 잠깐 멈칫하다가 바로 머리를 끄덕였다. 성혜인이 어떤 사장인지는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 이것은 분명 승진할 좋은 기회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사부로 가서 수속을 밟고 오후에 다시 돌아와요. 제가 자리를 만들어 줄게요.”

장하리는 또다시 머리를 끄덕였다. 말없이 순종적인 그녀의 모습이 성혜인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같은 시각, 어제 크게 창피를 당한 윤단미는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김경자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를 만나러 갔다.

김경자는 이미 반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법원에서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자칫 기절할 뻔하기도 했다. 분노는 성혜인의 피부 껍질을 찢어내고 싶을 정도로 솟아올랐다.

“요망한 년 같으니라고, 콜록콜록.”

“할머니, 저 이제 어떡해요? 그런 말을 듣고 어떻게 사람을 만나고 파티에 참석해요...”

김경자는 잠깐 기침하다가 백연서에게 물었다.

“성씨 집안에서는 무슨 사업을 하니?”

성씨 집안에 관한 일은 백연서도 당연히 몰랐다. 그저 BH그룹에서 많은 투자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이때 윤단미가 먼저 대답했다.

“성씨 집안에서는 페인트 사업을 해요.”

김경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너희 집안은 부동산 사업을 한다고 했지? 페인트 회사를 인수해서 도움이 되려나?”

“도움은 당연히 되죠. 근데 SY그룹을 인수하면 할아버지께서 화내지 않을까요? 그리고 승제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가장 중요한 건 SY그룹도 나름 큰 회사라 인수가 쉽지는 않을 거예요.”

만약 윤씨 집안이 재벌가의 문턱을 밟았다고 하면 성씨 집안은 재벌가의 ‘ㅈ’자도 본 적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인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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