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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이 복 너한테 줄게

반승제가 들어오자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온시환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술 한잔을 건넸다.

“너 오늘 너무 늦게 왔어. 가장 재밌는 장면도 다 놓치고 말이야. 승제야, 네 아내 정말 대단하더라.”

반승제는 겨우 반씨 집안의 일을 모두 처리했다. 김경자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고 윤씨 집안에서는 계속 울며 간절히 하소연했다.

성혜인은 모두가 평온할 수 없어 잔뜩 헤집어 놓았다.

온시환은 반승제의 어깨를 토닥였다.

“생긴 건 그저 그래도 말솜씨가 좋더라고. 그런 사람하고 결혼할 수 있는 것도 네 복이야.”

오늘 내내 일이 순탄치 못해 예민했던 반승제는 시선을 떨군 채 차갑게 말했다.

“이 복 너한테 줄게. 가질래?”

온시환은 갑자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예쁜 여자를 좋아했으니까 말이다.

반승제는 술을 한 모금 들이키더니 뒤로 살짝 기댔다. 그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목에 있는 단추를 몇 개 풀었다.

그러자 온시환이 또 위로하며 말했다.

“됐어, 그 여자 말은 하지 말자. 그나저나 윤단미는 어떻게 할 작정이야? 오늘 밤 이후로 많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릴 텐데. 윤단미를 더 좋아하는 거면 빨리 이혼해서 명분을 줘.”

반승제는 손에 들려있는 술잔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는 내가 성혜인하고 결혼하기를 바라고, 할머니는 내가 윤단미하고 결혼하기를 바라고. 왜 나는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할 수 없는 거지?”

목소리가 너무 낮은 탓에 오직 온시환과 서주혁만이 그의 말을 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재벌가들 사이에는 진정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걸 믿는 사람들은 아직 이 무리를 접한 사람이라 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재벌가 사람들은 집안과 타협하여 집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아내를 선택하고 밖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을 몇 명 두었다.

집안에서는 잘 따르고 밖에서는 찬란하게 놀았다.

그리고 대중들 앞에서는 쇼윈도 부부를 연기를 하는 것이 회사의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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