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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흔들린 적 없는 결심

로즈가든에 돌아온 성혜인은 주영훈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온통 반승제에 대한 욕을 쏟아내고 있었다.

“빌어먹을 자식! 찢어 죽이지 못한 게 한스럽다, 한스러워! 화가 나 죽겠어. 너랑 결혼한 걸 감사하게 여기지는 못할망정, 밖에서 헛짓거리하고 돌아다녀?! 내 제자의 명성이 바닥을 치게 하네! 바닥을 치게 해!”

성혜인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스승이 제원에 딱 하루, 그것도 일이 있어서 갑자기 돌아온 것뿐인데, 자신 때문에 사람들 앞에 서게 된 게 너무 죄송스러웠다. 주영훈이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승제를 욕하는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서둘러 사과를 건넸다.

“스승님, 죄송합니다.”

주영훈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머리에서 연기가 날 정도였다.

“어떻게 할 생각이냐? 계속 속일 작정이야?”

“모르겠어요.”

핸드폰 너머로 주영훈이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목은 또 왜 그래? 다 쉬어버렸네. 혹시 우는 것이냐?”

성혜인은 두 번 기침을 하더니 너무 아파 조금 전의 약을 또 두 모금 마셨다.

“아뇨, 목이 조금 아파서요.”

“페니야, 너는 반승제를 좋아하냐?”

성혜인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좋아한대도 사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아마도 그 미미한 설렘은 단지 그들이 매일 밤 친밀한 스킨쉽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끌어당기고 몸을 부딪치지 못해 안달 나 하는 반승제의 모습이 떠오르면 여전히 얼굴이 뜨겁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게 좋아하는 건가? 아닐 거야. 이혼에 대한 결심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으니까.’

“그럼 반승제 그 녀석은 너를 좋아하냐?”

“아뇨.”

그녀의 대답은 빨랐다. 반승제의 옆에는 윤단미가 있으니 말이다.

“그럼 너도 좋아하지 말렴. 찾으려면 일편단심인 남자를 찾아. 승제는 확실히 뛰어난 사람이 맞긴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들 네 것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알겠습니다, 스승님.”

“너도 네 생각이 다 있을 테니 나도 더 말은 하지 않겠다. 이 그림은 내가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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