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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대역전극의 서사

윤단미는 BH그룹 밖으로 나와서도 미처 진정하지 못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혹시 반승제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건 아닌지 의심도 들었다.

윤단미가 귀국한 이후로 반승제에게 다가간 적 있는 여자는 페니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결벽증이 있는 반승제가 신이한과 뽀뽀하려던 페니의 모습을 보고서도 계속 만날 것 같지는 않았다. 둘이 보는 눈이 없는 데서는 어디까지 갔을지 모르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도 윤단미는 페니를 가만히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 밤 성혜인을 없애버리고 난 다음은 페니의 차례가 될 것이다.

윤단미는 시계를 힐끗 봤다. 곧 있으면 저녁 9시가 된다. 지금 반씨 저택으로 출발하면 그녀를 좋아하는 집안 어른들과 함께 성혜인의 비굴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후련했다.

반씨 저택에 도착하자 이미 윤단미를 기다리고 있는 김경자와 백연서의 모습이 보였다. 세 사람은 함께 차와 과일을 준비해 놓은 테이블 앞으로 가서 앉았다. 성혜인이 무조건 무릎 꿇고 사과하러 올 것이라고 단정 지은 듯한 모습이었다.

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경자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윤단미가 SY그룹을 인수한 것은 기쁜 일이었기 때문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야, 이번에는 진짜 잘했어.”

김경자는 미소를 지으며 윤단미의 손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윤단미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반승제의 마음이 어찌 됐든 김경자는 그녀의 편을 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머리를 돌려 보니 백연서도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머리를 끄덕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인정받을 수 있을 듯했다.

윤단미는 이제 와서 걱정되는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근데 이 일을 할아버지한테 들키면 어떡해요?”

김경자는 피식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느긋하게 대답했다.

“네가 아직도 승제에 대해 잘 모르나 보구나. 승제는 처음부터 성혜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영감탱이 때문에 억지로 결혼했다. 이제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넘어 증오까지 생겨났겠지. 영감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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