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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희망의 불씨가 사그라지고

머리가 어질어질 했던 성혜인은 뒷좌석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다행히 몸에 힘만 풀렸을 뿐 정신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

차가 병원 앞에 멈춰 서는 것을 보고 성혜인은 백연서가 낙태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손잡이를 꽉 잡으며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다. 하지만 두 명의 경호원은 사정없이 그녀를 차 밖으로 끌어냈다.

성혜인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를 힘으로 경호원의 손을 깨물더니 휘청휘청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 전 금방 약을 들이마신 관계로 100m도 달리지 못하고 땀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몸이 힘든 것보다는 심적으로 두려운 게 더 컸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아무리 계획에 없던 아이라고 해도 그라면 이토록 냉정하게 병원으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짐승만도 못한 대우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최선을 다해 달리면서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으로서는 정체를 들킨다고 해도 아이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그녀가 스스로 결정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아이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백연서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반승제밖에 없는 상황에 그의 핸드폰은 애석하게도 꺼져 있었다. 마지막 희망의 불씨가 사그라들고 경호원들이 발걸음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성혜인은 급한 대로 반태승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하지만 전화를 걸기도 전에 경호원이 핸드폰을 차 냈고 그녀도 덩달아 바닥으로 쓰러졌다. 경호원들이 서서히 그녀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냈는데도 도망간 거리는 500m밖에 안 됐다. 성혜인은 바닥에 쓰러진 다음에도 핸드폰을 잡으려고 애썼지만, 경호원이 더욱 먼 곳으로 차버리며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성혜인은 땀인지 식은땀인지 모를 것으로 흠뻑 젖은 채 창백한 안색으로 쓰러져 있었다. 백연서는 천천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팔짱을 끼며 말했다.

“네가 원하지 않는대도 어쩔 수 없어. 명색이 반씨 집안 며느리인데, 혼외자식이 웬 말이니?”

성혜인은 손톱이 살결을 파고들 정도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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