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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도청

온시환은 사무실에 앉아 있는 반승제를 바라봤다.

얼마 전 BH그룹은 온시환의 대본에 투자하는 것을 계기로 엔터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는 오늘 BH그룹에서 찾은 감독과 미팅하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반승제의 사무실에 들렀다.

“성혜인 씨 말이야, 꽤 대단한 것 같지 않아?”

통화를 하고 있던 반승제는 미처 대답하지 못하고 온시환에게 소파에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온시환은 그가 바쁜 것을 보고 말없이 소파로 가서 앉았다.

한 번 시작된 통화는 두 시간이나 지속되었다.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골치 아픈 일들을 해결하느라 애썼다. 이때 심인우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대표님, 비행기는 세 시간 뒤 출발합니다.”

반승제는 이제야 핸드폰을 내려놓고 미간을 눌렀다.

“임원진한테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해줘요.”

심인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한쪽에서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반승제는 온시환을 바라보며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온시환은 성혜인에 대해 다시 언급하지 않았다. 반승제가 너무 바빠 보였기 때문이다.

“출장 가는 거야?”

“응.”

반승제는 휴게실로 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온시환도 그를 방해하지 않고 이만 밖으로 나갔다.

반 시간 만에 출국 준비를 끝내고 차에 올라탄 반승제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협력사와 회사 임원 외의 연락은 여전히 없었다. 물론 성혜인도 포함해서 말이다.

반승제는 어두운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나마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머리를 돌리며 심인우에게 말했다.

“이번 출장은 이틀 정도 걸릴 것 같으니까, 이틀 뒤의 귀국 비행기 티켓을 미리 사줘요.”

“네, 대표님.”

반승제는 아무에게도 출국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성혜인도 당연히 모르고 있었다.

같은 시각, 성혜인은 로즈가든에서 유경아의 전화를 받았다.

“사모님, 어젯밤 경비가 포레스트에서 침입자의 흔적을 발견했어요. 회장님께서 직접 마련하신 별장이라 지금껏 도둑 한 번 든 적 없는데, 혹시 요즘 사모님한테 무슨 일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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