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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유일한 구원자

“이건 제가 사장직에 오르기 전에 체결한 계약이니 그냥 취소해 주면 안 돼요?”

윤단미도 자신이 얼마나 파렴치한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SY그룹을 인수하자마자 4조 원의 빚을 짊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파렴치한 일도 할 수 있었다.

‘SY그룹을 인수하는 데 쓴 돈만 해도 이미 수천억이야. 근데 돈을 벌기도 전에 SY그룹을 팔아버려도 2조 원이나 더 물어내야 한다고?’

아무리 윤씨 가문이라도 해도 이 정도의 돈을 꺼내기는 어려웠다. 꺼낼 수 있는 돈도 최근 며칠 동안 전부 써버리고 말았다. 김경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샀다가 오히려 창피한 당한 가짜 그림과 SY그룹을 인수하기 위해서 말이다.

만약 윤씨 집안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윤단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숱한 모욕과 비웃음을 감당해야 할 게 눈에 뻔히 보이기도 했다.

윤단미는 인수의 성공이 곧 승리를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HS그룹과 체결한 계약서가 등장하자 이는 승리가 아닌 비극이 서막이 되어버렸다.

‘젠장!’

윤단미는 김경자와 백연서가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분노를 얼굴에 고스란히 담았다.

“취소가 어려우면 성혜인 씨한테 연락해서 위약금을 받던가요.”

“SY그룹의 사장은 성혜인 씨가 아닌 윤단미 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윤단미는 점점 빨개지는 눈시울로 입술을 깨물었다.

“계약 기간은 다음 주까지라고 했죠? 다음 주에 다시 연락해요.”

“하하, 저희도 재촉하는 것이 아닌, 그냥 알려주는 것뿐이니 천천히 준비해요. 지난번 성혜인 씨한테도 똑같이 연락했으니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전화를 끊고 난 윤단미는 잇몸이 다 아프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어쩐지... 어쩐지 성혜인이 쿨하게 꺼져준다고 했어! 진작 빚더미에 나앉을 걸 예상하고 사장 자리를 나한테 넘긴 거야. 그럼 나는 괜히 SY그룹을 인수해서 남의 빚을 대신 물어주게 생긴 거네?’

윤단미가 제대로 열 받고 숨도 쉬지 못하는 것을 보고 김경자와 백연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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