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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도움의 조건

신이한은 성혜인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말했다.

“조금 전에 한 말은 그냥 장난이었어요. 그래도 돕겠다고 한 건 진심이에요.”

성혜인은 스테이크를 우물우물 씹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표정은 한결같이 차분하기만 했다.

신이한은 그런 성혜인에게 경외심이 들 지경이었다. 반승제의 위압감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지구를 통틀어도 몇 안 되기 때문이다.

반승제의 곁에 서 있던 윤단미마저도 약간 겁먹은 듯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승제야.”

반승제는 이제야 몸에 힘을 풀었다. 역시 성혜인은 가벼운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온시환의 말이 맞았다. 불륜도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그는 성혜인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진실게임을 할 때도 그녀는 그가 아닌 신이한에게 키스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말없이 성혜인을 쏘아보던 반승제는 금세 생각 정리를 끝내고 멀어져갔다. 윤단미는 그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성혜인을 노려보며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

“정말 더러워서 못 봐주겠네요. 남자가 그렇게도 고파요?”

말을 마친 윤단미는 반승제를 쪼르르 따라갔다. 반대로 성혜인은 입맛이 뚝 떨어진 듯 가만히 머리를 숙였다.

신이한은 성혜인를 바라보며 와인잔을 들었다. 눈빛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페니 씨, 아까는 반 대표님이 오는 걸 보고 일부러 그랬죠?”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신이한은 한쪽에 놓인 숟가락을 가리켰다. 마침 그녀의 뒤를 볼 수 있도록 배치된 숟가락을 말이다. 신이한은 그녀가 반승제의 반응을 보기 위해 일부러 뽀뽀하려 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제가 막지 않았다면 진짜 뽀뽀하려고 했어요?”

“아마도요?”

신이한은 약간 후회가 되기도 했다. 반승제 앞에서 대놓고 성혜인과 뽀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는 이미 날아갔고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은 소용없었다.

그는 원샷으로 와인잔을 비웠다. 그러자 성혜인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이한 씨.”

신이한은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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