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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3화 먼저 나를 만지다니

서민규는 신예준을 언급하면서 강민지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다. 강민지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을 뿐, 아무런 말 없이 국 한 그릇을 마셨다. 옆에서 서예나가 계속 강민지에게 권했다.

“언니, 이거 정말 맛있어요. 오빠가 말하길 미용에도 좋대요.”

서민규는 비록 외모나 성격이 눈에 띄지 않고 여자 앞에서는 자신을 잘 다스리지 못했지만 그동안 동생에게는 꽤 잘해준 편이었다.

강민지는 서민규가 요리한 고기를 한 입 먹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문득 집에 돌아가기 싫어졌다. 하지만 그때 전화가 울렸다. 신예준이었다. 강민지는 이마를 찌푸리며 귀찮은 듯 전화를 받았다.

“어디야?”

요즘 들어 신예준이 가장 많이 묻는 말은 ‘어디야? 어디가?’였다. 강민지는 시계를 보았다. 이미 밤 8시가 넘었다. 설날에 서민규의 집에서 이렇게 늦게까지 머물러 있었다니.

“밖에 있어.”

“집에 와서 밥 먹어.”

“이미 먹었으니까, 신 대표님 혼자 드세요.”

신예준의 목소리가 순간 차가워졌다.

“강민지, 내가 말했지? 나를 화나게 하지 말라고.”

강민지는 짜증이 확 밀려왔지만 신예준이 화를 내면 곤란해지는 건 자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갈게.”

“9시 전에 와.”

그 말을 듣고 강민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옆에서 두 사람의 통화를 들은 서민규는 그녀가 곧 떠나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순간 아쉬움이 밀려왔다. 강민지는 일어나 옆에 있던 가방을 집었다.

“오늘 고마웠어요.”

서민규는 얼른 따라나섰다.

“제가 태워다 줄게요.”

강민지는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차에 오를 때 강민지는 발목을 살짝 삐끗했고 서민규는 얼른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정말 부드러웠다. 그는 참지 못하고 살짝 주물렀다. 강민지는 손을 빼고 차에 올라탔다.

“집 가까운 곳까지만 태워줘요. 거기서부터는 내가 알아서 갈게요.”

서민규는 조금 아쉬웠다. 그 손을 잡고 있었던 시간이 겨우 2초 남짓이었다.

“네, 알았어요.”

차는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30분쯤 지났을 때 신호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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